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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78화 (678/1,498)

678화 이거 설마……

"방법을 찾아 반신지국에 들어가겠다고?"

궁양은 기민하게 진남의 말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네. 지난번에 연황전장에 왔을 때 저는 반신지국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남천신막이 저를 막았습니다."

진남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지난번에 널 막았다고?"

궁양은 어리둥절했다.

'이건 맞지 않다. 진남이 지난번에 왔을 때는 아직 남천문의 삼성 등급의 적이 아니었다. 그런데 남천신막이 왜 진남을 막은 거지? ……설마 다른 더 큰 이유가 있나?'

"고작 남천신막? 이 문제는 해결하기 쉽소."

사마공은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진남, 잊지 마오. 나는 미래의 도신이요. 자네를 위해 기관을 바꾸는 건 간단하오."

"기관을 바꾼다고요? 좋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남천신막의 문제만 해결하면 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진남, 남천신막의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반신지국에 들어간 후 어느 세력에 가입할지 고민해보거라."

궁양이 말했다.

"세력에 가입하라고요? 세력에 가입하지 않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미 무도종과 요지성산을 거절했다.

첫 번째론 무도종과 요지성산, 그리고 남천신지 이 세 세력이 충분한 이익만 있으면 언제든 힘을 합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그가 종문에 가입하면 굴레가 생겨 남천문을 부수는 데 방해될까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 세력은 다르다. ……바로 반천맹."

궁양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오늘 너를 도와 남검대제를 물리친 마발에 흰옷을 입은 사내가 반천맹 맹주 마발검신이다."

"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진남은 이번에 나타난 마발백의의 검신의 진신이 무연각이란 걸 알았다.

그러나 그는 반천맹이 궁금했다.

"마발검신은 창람대륙에서 이천여 년이나 사라졌어. 오 년 전에 나타나 반천맹을 성립한다고 선포했어. 반천맹의 취지는 남천문과 남천신지를 부수는 거야."

궁양은 천천히 말했다.

"허, 마발검신은 패기 있구나."

사마공이 깜짝 놀랐다.

"남천문과 남천신지를 부순다고?"

진남도 깜짝 놀랐다.

그는 반신지국에 이런 세력이 있을 줄 몰랐다.

"어떻게 하면 반천맹에 가입할 수 있습니까?"

진남은 빠르게 물었다.

그는 다른 세력에는 가입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반천맹에 가입하는 것은 좋은 점만 있었다.

나쁜 점이 없었다.

게다가 나중에 진남이 스스로 제위에 올라 남천문을 부수려 할 때 반천맹과 연합하면 남천문을 부술 가능성이 더 컸다.

"반천맹은 성립되고 나서도 매우 조용하고 신비했다. 제자를 받은 적이 없지. 그러나 반천맹에 인재가 부족한 건 확실해. 지금 너는 남천신지의 삼성 등급의 적이니 반천맹에 가입하기 어렵지 않을 거다. 혈강과 흑룡에게 명령해 알아보라고 할게."

궁양은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궁 형,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진남은 궁양에게 감사하다는 듯이 말했다.

궁양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는 시끄러운 일을 많이 겪었을 것이었다.

"됐어."

궁양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

"네가 반신지국에 들어갈 때면 나도 떠날 거야. 그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떠나려고요? 아, 지난번에는 왜 저를 만나지 않으셨습니까?"

진남은 문득 물었다.

"지난번에는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었다. 내가 만약 너를 만났다면 들켰을 거다."

궁양은 이 말을 하고는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진남은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아!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습니다."

그는 납계에서 얼굴 없는 조각상을 꺼냈다.

지난번에 명정문의 황천 점포에서 우연히 얻은 것이었다.

구자무신과 신비한 인연이 있었다.

"이건……?"

궁양은 깜짝 놀랐다.

그가 애타게 찾던 물건이 진남에게 있을 줄 몰랐다.

"진남, 이걸 나에게 줄래?"

궁양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연합니다."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얼굴 없는 조각상을 건네줬다.

"고맙다! 고마워! 그럼 먼저 가겠다!"

궁양은 인사를 마치고 빠르게 금지를 나갔다.

"흐흐, 뭐가 저렇게 급한 거지? 흠~ 이 커다란 혈강에 얼마나 많은 물건이 숨어있을까……?"

사마공은 음흉하게 웃더니 몸을 날려 연기로 변해 깊은 곳으로 날아갔다.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련을 시작했다.

이곳은 영기가 가득했다.

아직 열흘이란 시간이 있었다.

진남은 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다.

들끓던 중주와 반신지국도 점차 조용해졌다.

반신지국의 남천신지, 요지성산, 그리고 무도종도 중주에 제자들을 파견해 제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앞서 진남이 삼대 세력의 제자들을 격파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삼대 세력에 가입했다.

오창천은 용제원을 떠나 요신금지에 들어갔다.

마녀 천천은 요지성산에 가입하고 당청산은 출관한 후 진남에게 신념을 전하고는 혼자 반신지국으로 갔다.

도천중, 방상청, 음천도인, 무면 무인 등과 중주에서 명성이 자자하던 천재들은 일부만이 남았다.

대부분은 삼대 세력에 가입하거나 반신지국으로 갔다.

열다섯 날 이후, 눈을 감고 있던 진남은 눈을 번쩍 떴다.

"진남, 이건 반신지국의 대략적인 지도다. 서른여섯 곳이 특별표기 되어 있다. 우리가 조사해본 바로는 반천맹의 사람들이 빈번히 나타나는 곳이다. 반천맹에 가입하려면 우선 반천맹의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다."

궁양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몇십 일 사이에 그의 기운엔 큰 변화가 생겼다.

너무 현묘하여 가늠할 수 없었다.

"궁 형, 고맙습니다. 그럼 나중에 반신지국에서 만납시다."

진남은 궁양을 보며 웃고는, 공수하고 작별했다.

그들 사이에는 긴말이 필요 없었다.

궁양은 제명쟁탈전에 참가하지 않아 제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구자진언의 후계자라 수많은 태고의 비밀이 있었다.

그러니 후에 반신지국에서 이름을 날릴 수 있을 것이었다.

나중에 그들 형제는 다시 한 번 연합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진남은 사마공과 함께 떠났다.

궁양은 떠나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입가의 미소를 거두고 중얼거렸다.

"진남, 내 짐작이 맞다면 네가 제위에 오르지 않은 건 뭔가 발견했기 때문이지? 나는 네가 세상을 뒤흔들 그 날이 기대된다. 나중에 우리 함께……."

그는 하던 말을 멈추더니 갑자기 표정이 살벌해졌다.

* * *

진남과 사마공은 채색 큰길을 따라 남천신막 앞에 도달했다.

사마공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주문을 외우며 법인을 만들고 금술을 움직였다.

"소홍,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너에게 맡기겠다. 내가 강해진 후에 너희들을 데리고 가겠다."

진남은 신념을 전하고 한참을 망설이더니 결심을 내렸다.

이번에 반신지국으로 가는 데는 위기가 많았다.

게다가 그는 스스로 제위에 올라야 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게 뻔했다.

그러니 소홍과 천기견들을 데리고 가기보다 그들을 놔두고 가 스스로 발전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도제지경(盜帝之經), 세상을 바꾸자!"

사마공은 눈을 번쩍 떴다.

입에서 여든여덟 방울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

피들은 모두 노란색 부적으로 변해 한데 뭉쳐 진남을 감쌌다.

진남의 기운이 순식간에 변했다.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

"진남, 나의 핏방울이 헛되지 않게 하시오. 반신지국의 세력들을 혼내주는 건 자네에게 맡기겠소!"

사마공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반신지국으로 가지 않을 겁니까?"

진남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지금은 가지 않겠소. 아직 도제 그 영감탱이의 물건을 다 모으지 못했소. 또, 중주의 여러 세력의 보물창고에 아직 다 가보지 못했소."

사마공은 옥간을 꺼내 말했다.

"이건 홍진연선술(紅塵煉仙術)이요. 홍진연신술(紅塵練神術)보다 훨씬 더 강하오. 배우면 일반적인 대제는 자네의 진신을 알아볼 수 없을 거요."

"고맙습니다."

진남은 사마공을 보더니, 손을 젓고는 긴말하지 않고 돌아서 갔다.

그는 감동적인 말을 할 줄 몰랐다.

그러나 자신이 출세하면 반드시 형제들이 영광스러운 부귀를 누리게 하겠다고 결심했다.

잠시 후, 진남은 무사히 남천신막을 꿰뚫고 반신지국에 들어갔다.

반신지국에서 나오자 천지의 영기가 휘몰아치며 진남의 모공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몸이 따뜻해졌다.

"이곳은 중주와 가깝다. 반신지국에서는 황량한 곳인데도 이렇게나 영기가 짙을 줄이야."

진남은 중얼거리며 궁양이 준 옥간을 꺼내 신념을 주입했다.

그는 꼬박 한 시진 동안 옥간을 들여다봤다.

한 시진 동안 진남은 겨우 대략적인 내용을 이해했다.

옥간에는 반신지국의 지도뿐만 아니라 반신지국의 여러 세력들의 간단한 소개도 있었다.

남천신지, 요지성산, 무도종이 언제 건립되었고, 칠대 금지가 왜 육대 금지로 변했는지.

또, 창람대륙이 나타날 때부터 있었던 팔대 종족의 실력이 왜 지금은 육대 금지와 비교가 되지 않는가 하는 등이었다.

"여기 서른여섯 곳을 보자."

진남은 정신을 가다듬고 특수표기가 된 서른여섯 곳을 훑어봤다.

고적, 종문, 성 등이 가득했다.

한참을 들여다보던 진남은 '늠연성(凜然城)'에 눈길이 멈췄다.

늠연성은 늠연대제라는 강자가 세운 곳이었다.

반신지국에서 전체에서 작지 않은 세력이었다.

성에서는 여러 가지 경매, 법보 거래, 영약 거래, 지도 도박, 내기석, 조각 도박 등이 수두룩했다.

보물과 연관된 거라면 없는 것이 없었다.

"여기로 가자."

진남은 결정했다.

그가 반신지국으로 가려면 창람의 나무의 조각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반지 외에 그는 아무런 단서가 없었다.

그럴 바에는 늠연성으로 가는 것이 나았다.

창람의 나무의 조각을 얻을 기회가 더 클 테니 말이다.

진남은 반나절을 들여 홍진연선술을 장악하고 흰색 옷을 입은 우아한 청년으로 변하여 늠연성으로 떠났다.

가는 길에 그는 수련하면서 풍경을 관찰했다.

반신지국은 무도가 번영하고 비밀이 많고 중주보다 네 배나 컸다.

반신지국의 무인들은 무혼이 현급 팔품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신국에서 쫓겨나 중주나 다른 곳으로 유랑했다.

열세 날 후.

진남은 드디어 늠연성에 도착했다.

옅은 금색의 커다란 호수 위에 거대한 성이 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날개를 활짝 펼친 봉황이 성의 사방에서 채색 빛을 뿜는 길을 만든 것 같았다.

무인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채색 길을 따라 성으로 들어갔다.

"성 안에 대제 강자가 두 명이나 있네? 기운으로 보면 두 대제 강자는 모두 대제 이 단계나 사 단계 정도……."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성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이때, 이변이 발생했다.

우르릉-!

하늘에서 큰 폭발음이 들려왔다.

길이가 십 장, 크기가 삼 장 되고 몸이 시뻘겋고 두 눈에 번개가 번쩍거리는 요조 정상 경지의 큰 말이 파란색 화염에 휩싸인 금색 마차를 끌고 빠른 속도로 늠연성으로 달려갔다.

달리던 말은 문득 고개를 숙여 전광을 뿜는 눈으로 진남을 훑어보더니, 진남을 향해 포효했다.

말은 다시 고개를 들고 달려갔다.

마치 '용족의 기운이 다 뭔데? 내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 같았다.

말의 형상이 늠연성 안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걸 보며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그의 용족의 기운이 고작 말의 멸시를 받을 줄 몰랐다.

진남은 문득 고개를 숙여봤다.

그가 손가락에 낀 반지에서 약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거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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