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8화 왕전혈 대 다섯 천재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 등 세 장로들은 깜짝 놀랐다.
그러나 곧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부하인 왕전혈은 중주를 짓밟을 수 있었다.
그는 중주의 모든 천재가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짓밟아줄 수 있었다.
다른 제자들의 의문을 느낀 삼대 세력의 장로들은 제자들에게 신념을 전했다.
삼대 세력의 제자들은 두 눈에 놀라움과 경외심이 드러났다.
'그 대인께서 남천신지 제자들 무리에 끼어서 직접 오실 줄이야!'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인!"
청년 앞에 덩치가 우람한 사내가 나섰다.
그는 두 눈에 핏줄이 가득하고 얼굴에 칼로 난 흉터가 있으며, 머리카락이 빳빳이 서 있었다.
살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은 사내는 입을 벌리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는 발끝을 차더니 맹수처럼 날아왔다.
쿵-!
사내는 눈 깜짝할 새에 구구 등 다섯의 앞에 나타났다.
그는 핏줄이 가득한 두 눈으로 구구 일행을 훑어보더니, 고개를 들고 도장 사람들에게 말을 내뱉었다.
"중주의 잡것들은 잘 들어라! 너희 같은 하찮은 것들을 상대하는데 나 하나면 충분하다!"
그의 말에 도장은 물 뿌린 듯 조용해졌다.
그들은 남천신지에서 온 자가 혼자서 구구, 방상청 등에게 달려들 줄 몰랐다.
"건방지다!"
"혼자서 다섯 천재들에게 도전하겠다니? 웃긴다!"
"허, 저 왕전혈이라는 자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나중에 후회하게 될 거다!"
"반신지국의 천재가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서 다섯 천재들을 상대한다고? 너무 오만하구나!"
장로들과 천재들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외쳤다.
왕전혈이 중주를 무시하자 그들은 화가 났다.
용제 등 대제들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혼자서 우리 다섯을 상대하겠다고? 좋다, 아주 재미있구나!"
구구, 양제, 방상청, 음천도인, 무면 무인은 모두 두 눈에 싸늘한 살기를 드러냈다.
"대전 시작!"
흑동대제는 무표정했다.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이 그와 전혀 무관한 것 같았다.
그는 담담하게 시작을 알렸다.
구구와 양제는 바로 본체로 변했다.
거대한 구미요호와 암흑기린이 허공에서 방대한 강기를 사방으로 뿜었다.
두 짐승은 좌우에서 발을 휘둘러 왕전혈을 힘껏 때렸다.
"고작 짐승 따위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왕전혈은 강대한 기운을 풍기며 훌쩍 뛰었다.
그의 몸에서 두 개의 혈광이 하늘로 치솟았다.
혈광은 두 개의 커다란 발로 변해 좌우에서 날아오는 발과 부딪히며 굉장한 폭발음을 냈다.
"음천도인!"
방상청은 낮게 으르렁거리며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천화가 하늘에서 활활 타올랐다.
가까이에 있던 음천도인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입을 벌려 구음지기를 뿜어냈다.
구음지기는 천화에 녹아들어 하나가 되었다.
순식간에 무진천화와 구유지기가 하나가 되어 빙화지도(氷火之圖)로 변했다.
빙화지도는 전보다 몇십 배는 더 강한 기운을 뿜었다.
"응? 시헐검!"
왕전혈은 미간을 찌푸리며 크게 외쳤다.
그의 몸에서 혈무가 터져 쏟아지더니 거대한 혈검으로 변했다.
혈검은 하늘의 빙화지도를 향해 날아갔다.
우르릉-! 쾅-!
굉음이 연속해서 터졌다.
왕전혈은 연신 뒤로 밀려났지만, 사대 천재의 연합 공격을 전부 막았다.
"하하하, 역시 중주의 잡것들이구나. 넷이 연합해야 내 그림자를 겨우 공격하는 수준이라니……."
왕전혈은 고개를 젖히고 웃다가 그대로 굳었다.
슉-!
빙화지도의 얼음 구역에서 사람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가 장검을 휘두르자 수많은 검광이 눈부시게 빛이 났다.
"설신검! 파하라!"
호통과 함께 차가운 빙설 검기가 왕전혈의 가슴에 부딪혔다.
충격에 왕전혈의 몸이 튕겨 날아갔다.
왕전혈은 몇십 장 밖으로 날아갔다.
설신검의에 그는 가슴이 뚫려 피가 줄줄 흘렀다.
게다가 빙설지의가 상처 주변으로 번지면서 그의 경맥 등을 봉인했다.
"하하하!"
"왕전혈은 건방을 떨더니, 정면으로 얻어맞았구나!"
"저 검에 맞았으니 중상을 입었을 게 뻔해! 다음은 누구냐! 또 중주의 다섯 천재에게 혼자 덤빌 거냐?"
"반신지국의 삼대 세력이 강하긴 하지만 우리 중주의 천재들도 잡것이나 하찮은 것들이 아니다!"
도장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장로와 천재들은 무척 흥분했다.
그들은 드디어 기를 펼 수 있게 되었다.
연속 두 번이나 억압을 당하다가 이겼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겠는가?
삼대 세력의 장로와 제자들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중주의 다섯 천재가 연합해서 펼친 공격은 무릎을 칠 만큼 절묘했다.
다른 사람이 저런 공격을 당했다면 분명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삼대 세력의 장로와 제자들은 미소를 지었다.
왕전혈은 평범한 신방 천재가 아니었다.
그는 그 대인의 장수였다.
'그 대인은 무척이나 비범하다. 그러니 그의 부하도 평범할 리가 없다.'
도장 위쪽 전룡 의자에 앉은 용제 등 대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문득 안색이 어두워졌다.
"돌아가서 삼대 세력의 사람들에게 말하거라. 중주는 반신지국처럼 강하지 않고 여러 면에서 부족함이 많다. 그러나 우리 중주의 무인들은 하찮은 것들도 아니고 잡것도 아니다."
방상청은 차갑게 말했다.
구구, 양제, 음천도인, 무면 무인 등은 콧방귀를 뀌었다.
바로 그때.
이변이 벌어졌다.
"하하하!"
귀를 찌르는 듯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로 왕전혈이었다.
방상청 등은 깜짝 놀랐다.
장로들과 제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중주의 무인들은 잡것들이고 하찮은 것들이 맞구나! 너희 다섯은 합이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별거 아니구나! 그럼 신방의 천재가 어떤지 한번 느껴보거라!"
왕전혈은 벌떡 일어서서 가슴에 난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인을 만들었다.
"긍고혈신지삼도풍혈(亘古血神之三度瘋血)!"
쿵-! 쿵-! 쿠웅-!
왕전혈의 체내에 방대한 기운이 솟아올랐다.
기운은 점점 강하게 세 번 휘몰아치더니 멈추었다.
그의 몸은 수많은 혈광을 뿜었는데, 마치 혈갑옷을 입은 혈신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것 같았다.
"이런……."
방상청 등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왕전혈이 검을 맞고도 힘을 이 정도로 끌어올릴 줄 몰랐다.
도장의 장로와 천재들은 웃음이 사라졌다.
그들도 무척이나 놀랐다.
'이, 이게 가능한 일이야?'
"오지날심(五指捏心), 혈신법인(血神法印)!"
왕전혈이 움직였다.
그의 몸이 혈광으로 변해 방상청 등 사람들의 앞까지 날아왔다.
왕전혈이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가 손가락을 펼치니 손끝마다 시뻘겋고 신비한 그림자가 나타나 입을 쩍 벌리고 사나운 혈색 이빨을 드러냈다.
"팔방무극우위래(八方無極尤爲來), 무진천화종천강(無盡天火從天降)!"
방상천은 빠르게 반응하고 법인을 만들었다.
수많은 천화들이 동시에 떨어지며 벽으로 변하더니 천지를 덮고 방어를 했다.
"방심하면 안 된다. 이제 우리……."
방상청은 빠르게 전음했다.
다섯 중 그의 무예 천부가 가장 높았다.
그래서 사람들을 이끌고 그들의 힘을 최대로 발휘하게 하는 데 적합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이변이 생겼다.
쿵-!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높이 솟은 천화의 벽이 혈조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왕전혈은 천화의 벽을 뚫고 나와 발로 방상청의 등을 사정없이 할퀴었다.
촤악-!
방상청의 등이 찢기며 피가 흥건한 살갗이 보였다.
그의 몸은 남은 진기에 맞아 날아갔다.
방상청은 순식간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남은 혈신의 힘이 그의 몸을 계속 공격하고 있었다.
"으으……."
방상청은 무척 고통스러웠다.
동시에, 그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천화의 벽이 이리 쉽게 무너진다고?'
"고작 천화 따위가 내 혈신법인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이제 너희들이다!"
왕전혈은 강력한 기세를 드러내며 한 걸음 내디뎠다.
수많은 혈광이 펼쳐졌다.
그는 거인처럼 하늘에서 주먹을 연속해서 휘둘렀다.
"이런! 흩어지거라!"
구구, 양제, 음천도인, 무면 무인은 동시에 안색이 변했다.
"혈신의 검!"
왕전혈은 입을 벌리고 수많은 혈광을 뿜었다.
혈광은 모여서 혈검으로 변하더니 무면 무인에게 날아갔다.
무면 무인은 가슴이 서늘해져서 얼른 설화검의 설신검기를 드러내며 막았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설신 검기는 혈검을 막았다.
그러자 혈검은 부서지더니 여러 마리의 혈귀로 변해 무면 무인에게 달려들었다.
설신검기도 혈귀들은 막지 못했다.
무면 무인은 혈귀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하나! 다음 차례는 네놈들이다! 혈신조석(血神潮汐)!
왕전혈은 소리를 질렀다.
그는 온몸의 모공에서 혈광을 뿜어냈다.
혈광은 거대한 혈해로 변해 그들을 덮쳤다.
기운은 엄청났고, 위력도 대단했다.
"구유고명사(九幽古冥詞)!"
"구미지조(九尾之爪)!"
"기린노(麒麟怒)!"
음천도인, 구구, 양제는 안색이 변해서 절세지법을 사용했다.
바로 그때, 혈해에서 강인한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주먹을 연신 휘둘렀다.
권법은 폭풍우처럼 셋에게 떨어졌다.
셋은 미처 막을 새도 없이 커다란 주먹에 맞아 비명을 지르며 날아갔다.
왕혈전이 방상청 등이 사용했던 수단을 모방한 것이었다.
허초로 시선을 끌고 진정한 살초를 뒤에 펼쳤다.
"눌러라!"
왕전혈은 허공을 딛고 서서 결인을 만들었다.
그는 몸에서 혈광을 뿜어 세 개의 혈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음천도인, 구구, 양제가 반응하기 전에 혈산으로 그들을 눌렀다.
셋은 허공에서 진압당하여 더는 싸울 수 없었다.
"저런……."
도장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장로와 제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방상청 일행이 왕전혈에게 패한 거야?'
용제 등 대제들도 안색이 변했다.
왕정혈이 가지고 있는 진짜 힘은 어떤 강한 것에 의해 봉인이 되어 있었다.
그들도 그 힘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왕전혈은 자신의 전력을 높이는 비밀도 가지고 있었다.
"흥! 역시 중주의 잡것들은 시시하구나. 다들 썩 꺼지거라!"
왕전혈은 입을 벌리고 웃으며 방상청, 음천도인, 무면 무인을 발로 걷어찼다.
"너희 둘은……."
왕전혈은 구구와 양제에게 다가가며 두 눈에 혈광을 활짝 드러냈다.
"잡것들. 폐인으로 만들어주마."
그가 법인을 만들자 커다란 혈조 두 개가 나타났다.
혈조 끝에는 다섯 개의 그림자가 떠올랐다.
"오지날심, 혈신법인!"
전룡 의자에 앉아 있던 용제와 구미요제, 암흑요제는 무언가 느끼고 벌떡 일어났다.
그들이 엄청난 제위를 드러내자, 힘이 바다처럼 일렁이었다.
왕전혈은 이 상황을 이미 예상한 것처럼 당황하지 않고 더욱 무궁무진한 혈기를 뿜었다.
그러자 혈조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펑! 펑!
두 번의 굉음이 들리고 혈조는 구구와 양제의 몸에 들어가 두 개의 시뻘건 구멍을 만들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미친 듯한 혈신지의가 순식간에 둘의 몸을 감싸고 그들의 경맥, 단전, 요골을 부셨다.
요조의 나무조차 혈의에 물들었다.
이제 둘은 반폐인 상태가 되었다.
모든 것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다.
용제, 구미요제, 암흑요제도 미처 막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죽어라!"
이때, 차갑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하늘에서 터졌다.
도장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커다란 용발이 마치 모든 빛을 흡수한 것처럼 보라색 빛을 번쩍이며 날아왔다.
이 공격을 받으면 왕전혈은 죽을 게 뻔했다.
"멈추시오!"
호통과 함께 깡마른 손이 날아와 용발을 잡았다.
쿵-!
하늘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이어 방대한 강기가 쏟아졌다.
장로들과 제자들은 강기에 맞아 온몸이 욱신거렸다.
대제끼리 싸우면 천지가 흔들렸다.
게다가 이들은 무제 정상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