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7화 이렇게 해도 나타나지 않을까?
슉-!
잔뜩 화가 나 있던 도천중 등은 동시에 강한 기운을 뿜었다.
다섯은 신념을 단단히 연결시키고 현묘한 진법을 만들었다.
그들은 삼대 세력의 제자들을 사방에서 에워싸고 공격했다.
들끓던 도장이 순간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순식간에 큰 싸움이 시작되었다.
퍼퍼퍼펑-!
도장에서 연신 폭발음이 들려왔다.
수많은 빛들이 번쩍거렸다.
짧은 시간 동안 도천중 등 다섯은 연합하여 강한 전력을 폭발했다.
그들은 서로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삼대 세력의 제자들을 연신 뒤로 물러서게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한다고 할 새도 없이 삼대 천재도 엄청난 기세를 풍겼다.
그들은 강한 제술을 사용하여 도천중 등 다섯을 제압했다.
전세가 순식간에 역전되었다.
삼대 세력의 천재들은 경지를 제압했음에도 여전히 도천중 일행보다 강했다.
또, 제술에 대한 감오도 무척 깊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보기 싫게 구겨졌다.
시간은 흘러가고 싸움은 더욱 격렬해졌다.
드디어, 삼 주 향이 타는 시간이 모두 지났다.
요지성지의 여제자 둘은 강한 제술을 사용하여 도천중을 등을 꼼짝도 못 하게 묶어버렸다.
도천중 등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미처 반항도 하지 못했다.
무도종 제자들은 삼 주 향이 탈 동안 준비한 살초를 전부 드러냈다.
수많은 빛이 다섯을 덮어버렸다.
쿵-!
폭발음이 들려왔다.
도천중 등은 크게 다쳤다.
온몸에 피를 잔뜩 뒤집어쓴 그들은 그대로 날아가서 바닥에 부딪히더니 기절했다.
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대제, 장로 그리고 천재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치 커다란 손이 심장을 콱 움켜잡은 것처럼 숨이 막혔다.
'졌다! 중주의 다섯 천재들이 삼대 세력의 세 천재들에게 처참하게 졌다!'
"휴! 이럴 줄 알았어!"
"삼대 세력의 천재들은 역시나 대단하구나! 도천중 등 다섯이 연합해도 이길 수 없다니!"
"방금 그 청년은 제술을 신들린 지경으로 사용하더군!"
"역시 반신지국의 천재들이야! 같은 등급이라고 해도 더 강하구나!"
여러 사람이 떠드는 소리가 도장에 울려 퍼졌다.
장로와 천재들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분노하고 불쾌했지만, 차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는 삼대 세력이 이겼소."
흑동대제는 용제 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웃었다.
"용제, 두 번째 시합도 자네들이 먼저 제자들을 내보내시오."
* * *
용제원의 깊숙한 금지 용골애.
번쩍-!
진남은 두 눈을 뜨고 방대한 강기를 드러냈다.
"이런! 수련에 너무 빠졌구나."
진남은 이마를 탁 쳤다.
이번 수련에서 그는 용골애의 용기가 그의 몸에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저도 몰래 깊은 수련에 빠지게 되었다.
만약 깨닫지 못했다면 계속 수련 했을지도 몰랐다.
영패를 확인해보니, 구미요제의 신념이 와 있었다.
진남은 어색하게 웃었다.
'큰일이다. 나가면 크게 혼날 거 같군.'
"얼른 가보자! 등제의식이 끝나지 않았기를 바라야지!"
진남은 혼잣말을 하며 용골애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구미요제는 등제의식에 참가하러 갔을 테니 그를 데리러 오지 않았을 것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용제원에 돌아가야 했다.
"여기는 독립적인 공간이고……, 밖에는 아직 여러 금제도 있구나. 단천도를 사용할 수밖에 없겠구나. 나중에 구미요제와 다른 사람들에게 사과하면 되겠지……?"
진남은 잠시 살펴보더니, 하늘을 향해 단천도를 휘둘렀다.
* * *
흑동대제의 말에 용제, 비범도제, 타락마제 등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들의 예상대로 삼대 세력은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
삼대 세력이 데려온 천재들은 신방에서도 비범한 자들인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고작 셋이 중주의 다섯 천재를 이길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석청범은 표묘환부를 떠났고, 불타 진자래는 보제사의 진압을 받고 있으며, 오창천과 마녀 천천은 이미 대제가 되었기에 싸움에 참가할 수 없었다.
중주의 정상급 세력들은 다소 약해진 상황이었다.
"아, 참! 용제, 진남은 어디 갔소?"
그때, 비범대제가 물었다.
"그렇지! 하마터면 잊어먹을 뻔했소. 진남은 어디에 있소?"
타락마제도 문득 생각이 났다.
"진남이 나타난다면 문제없을 것 같소."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대제들은 눈앞이 환해졌다.
제명쟁탈전 이후 몇백 명이 되는 천재들이 자신의 종문에 돌아가서 신신당부했다.
누구든 진남의 미움을 받을 짓을 해서는 안 되고 진남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그리고 제방에 이름을 올린 많은 천재들은 석청범이 진남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비록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진 못했지만, 대제들은 진남이 나서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기회에 진남의 실력이 대체 어느 정도인지 보고 싶었다.
"진남은 폐관수련 중이오. 겨루기에 참가할 수 없소."
용제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삼대 세력은 기세등등하게 왔고, 심지어 무도규칙을 초월한 삼대 천재를 데리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혹시라도 삼대 세력에게 용제원에도 무도규칙을 초월한 천재가 있다는 사실을 들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용제원과 요신금지는 삼대 세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대제들은 그 말을 듣자 실망했다.
그러나 그들도 강요하지 않고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했다.
"목범(木凡), 네가 하거라."
"이운비(李雲飛), 이번 시합은 이겨야 한다!"
"장검(張劍)……."
여러 대제들은 제자들을 불러냈다.
목범, 이운비 등 다섯 명은 제방 십 위에는 못 들었지만, 제방 오십 위 안에는 든 인재들이라 꽤 실력이 좋았다.
슉-!
삼대 세력 측에선 요지성지에서 한 제자, 무도종에서 두 제자가 나섰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세 명만이 나왔다.
"또 셋이다!"
"이건 중주를 무시하는 게 분명해!"
"반신지국의 삼대 세력이 우리보다 강한 건 인정해. 하지만 불쾌하구나!"
도장에 있던 사람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시합을 시작하겠다!"
흑동대제는 담담하게 말했다.
쿵-!
싸움이 바로 시작되었다.
목범, 이운비 등은 반신지국의 삼대 천재를 상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았다.
이운비는 바로 세 제자와 연합하여 최대의 살기를 드러내고 먼저 달려들었다.
목범과 다른 한 제자는 좌우로 거릴 두고 떨어져 살초를 준비했다.
이때, 무도종의 두 제자가 흩어지더니 목범과 이운비에게 날아왔다.
요지성지의 여제자는 독특한 제술을 사용했다.
그녀는 선궁(仙宮)으로 변해 이운비 등 셋을 전부 감쌌다.
목범과 다른 제자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무도종의 두 제자는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날아와서 살초와 제술을 펼쳤다.
목범과 다른 제자는 연신 밀리다가 결국 공격을 맞고 날아갔다.
그들은 전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요지성지의 여제자는 법인을 만들어 선궁을 터뜨렸다.
이운비 등은 그 충격에 튕겨 날아갔다.
그들이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있을 때, 무도종의 두 제자가 공격했다.
잠시 후, 이운비 등도 패했다.
도장은 다시 조용해졌다.
도장의 장로, 천재들은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두 눈으로 결과를 확인하자 여전히 마음에 타격을 받았다.
"하하하! 대제들, 미안하오. 또 우리가 이겼소."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일부러 말했다.
"세 번째 시합은 어떻게? 진행하겠소? 내가 보기에는 불필요한 것 같소만……. 중주의 실력은 이 정도면 충분히 알 것 같소."
"맞습니다! 계속할 필요가 없습니다!"
"형편없습니다. 촌놈은 촌놈입니다. 우리와 어떻게 비교가 되겠습니까?"
"허허, 방금 싸울 때 나는 힘도 쓰지 않았습니다. 너무 시시합니다!"
"종문은 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저런 사람들을 가입시키는 건 영기를 낭비하는 일 아닙니까?"
남천신지, 요지성지, 무도종의 제자들 중 절반 이상은 시큰둥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촌놈들이고 보잘것없고 하찮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일부러 그렇게 행동했다.
그들은 중주의 무인들의 자존심을 뭉개놓고 중주, 더 나아가 창람대륙에 삼대 세력의 천재들이야말로 진정한 천재라는 것을 알려주러 온 것이었다.
중주의 장로와 천재들은 이마에 핏줄이 솟아오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건방지다!'
'너무 건방지구나!'
'우리 중주를 안중에도 두지도 않다니!'
"나쁜 놈들! 뭐가 그렇게 대단해서 건방을 떨어? 빌어먹을! 진남이 있다면 한 방에 다섯 정도는 그냥 날려 보낼 수 있는데! 안 되겠다, 더는 못 참아!"
사마공은 얼굴이 시뻘게져서 당장이라도 나설 것 같았다.
"조급해하지 마시오. 잠깐 기다려보시오. 저들은 아직 진짜 이빨을 드러내지 않았소."
궁양은 숨을 들이쉬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구자를 믿었다.
삼대 세력은 결국 진남을 노리고 온 것이다.
그들은 참았다가 진남에게 도움이 되어야 했다.
용제와 다른 대제들의 두 눈에 차가운 살기가 번뜩였다.
"……상대의 실력이 너무 강하다. 우리 예상을 뛰어넘었다. 결국 구구 등을 보낼 수밖에 없구나. 여러분도 제방 이십 위에 드는 천재들을 내보내길 바란다. 최소 한 번은 승리를 거둬야 한다!"
용제는 전음했다.
계획대로라면 구구와 양제 등을 마지막에 내보내려고 했지만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
그때, 여러 개의 기운이 도장의 관람석에서 솟아올랐다.
"허허, 건방을 떨기는. 누가 중주에 사람이 없다고 했느냐?"
한 청년이 불을 타고 바람을 일으키며 나타났다.
그는 제방 십일 위 화수 방상청이었다.
"재미있구나. 나도 놀아줄게!"
"나도 있다."
두 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그들은 음천도인과 무면 무인이었다.
용제는 그 모습을 보자 내심 기뻐했다.
그는 이들 셋이 나설 줄 몰랐다.
이 셋은 여러 세력에 소속되지 않은 무인들이었다.
"구구, 양제 너희 둘도 가거라!"
용제는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신념을 전했다.
비록 양제는 오창천을 배신하고 하마터면 오창천의 제명을 빼앗을 뻔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양제를 무예 시합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구구와 양제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고 두 개의 빛이 되어 날아갔다.
도장의 장로와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자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양제와 구구다!"
"화수 방상천이다! 저자의 전력도 제방 십 위 안에 든 자들보다 못하지 않다!"
"음천도인과 무면 무수까지 힘을 합치면 이들 전력은 제방 십 위 안에 들 거야!"
"이제 문제없겠어. 건방을 떨더니, 계속 웃을 수 있는지 어디 두고 보자!"
사람들은 얼른 반신지국의 제자들이 중주의 천재들에게 패하는 꼴을 보고 싶었다.
다른 대제들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응?"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 등 반신지국의 사람들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들은 방금 나선 다섯 사람의 실력이 강하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우리도 다섯을 내보내야 할까?'
'다섯을 내보내면 이길 수는 있지만, 중주 촌놈들을 짓밟는 효과가 크지 않다.'
'아니면……. 그를 나서게 해야 할까?'
보라색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 호화롭게 차려입은 중년 부인, 그리고 긴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드리운 중년 사내는 모두 같은 생각을 떠올렸다가 지웠다.
다른 제자라면 몰라도 그들은 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삼대 세력의 장로였지만, 그보다는 신분이 한참 낮았기에 함부로 부를 수 없었다.
"허허, 용제원의 구구와 양제가 드디어 나섰어? 여태 질질 끌다가 지금 나서다니, 시간 낭비만 했구나. 하지만 이제 슬슬 계획을 진행할 때가 되었어. 과연 이렇게 해도 네 놈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남천신지의 일곱 제자들 중 가장 뒤에 선 청년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싸늘한 시선으로 방상청 등을 바라봤다.
"왕전혈(王戰血),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거라. 중주의 하찮은 것들과 제대로 싸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