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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63화 (663/1,498)

663화 등제의식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보거라!"

단천대제가 걸음을 멈추고 소맷자락을 휘두르자 보이지 않는 힘이 뿜어져 나왔다.

굳게 닫혔던 정원의 대문이 활짝 열렸다.

어흥-!

대문 안에서부터 포효소리가 울려 퍼졌다.

포효소리가 울려 퍼지자 커다란 공간이 세게 흔들렸다.

정원 끝에는 매우 큰 벽이 있었다.

벽에는 커다란 물건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한데 뭉쳐 매우 예리한 빛으로 변했다.

쿵-!

제대로 보기도 전에 진남은 끝없는 어둠 속에 들어간 것만 같았다.

어둠 속에서 매우 눈부신 빛이 사납게 날아왔다.

빛 속에서 그는 먼지나 개미 같았다.

팍-!

단천대제가 소맷자락을 휘두르자 정원의 대문이 닫히고 이상도 사라졌다.

단천대제는 고개를 돌려 넋을 잃고 안색이 창백해진 진남을 보더니, 득의양양하게 물었다.

"어떠냐? 놀랍지? 이건 내가 오백 년이란 시간을 들여 준비한 병기다!"

"병, 병기요? 어……. 어떤 병기입니까?"

진남은 살짝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좀 전의 느낌은 아직도 뚜렷했다.

'대단하다!'

진남은 지금까지 이렇게 대단한 기세를 본 적 없었다.

용제의 본존의 기세도 방금 전의 기세의 만 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아니다. 아니야. 네가 본 건 한 가지 병기가 아니다."

단천대제는 뒷짐을 짚고 오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방금 네가 본 건 그림일 뿐이다. 병기의 그림이다."

그의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병기의 그림? 병기의 그림만으로도 이렇게 위엄이 있다고? 그렇다면 병기는 위력이 얼마나 강할까?'

"설마……. 이 병기는 단천도와 대등합니까?"

진남은 침을 삼켰다.

"당연히 단천도와 비교가 안 되지. 너의 경지가 강할수록 단천도도 강해진다. 단천도는 위력이 끝이 없다."

단천대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방금 전의 병기는 다르다. 그것은……. 아니, 됐다. 넌 아직 스스로 무제가 되지 못했다. 하니, 많은 걸 알 필요 없다. 지금 보여준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거라."

절반쯤 말한 단천대제는 진남의 의도를 깨닫고 진남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

"흠흠."

진남은 살짝 민망했다.

그는 속으로 결심했다.

'나중에 제위에 오르고 강벽난을 도와준 후 꼭 돌아와 볼 거다.'

단천대제는 진남을 상대하지 않고 혼자 정원으로 들어갔다.

진남에게 줄 법보를 만들러 간 것이었다.

진남은 공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련을 시작했다.

이 공간은 영기가 매우 짙었다.

하루가 지나서야 단천대제가 정원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진남에게 초록색 반지를 던져줬다.

초록색 반지는 살아난 것처럼 진남의 왼손 중지에 꽂혔다.

진남은 현묘한 느낌이 들었다.

반지는 그의 것으로, 다른 사람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단천대제의 연기수준은 진짜 비범하구나.'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다 끝났다. 여기서 내 영기를 빨아들이지 말고 썩 꺼져라."

단천대제는 귀찮은 듯 손을 저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공수했다

오묘한 힘이 그의 발아래에서 퍼져 나와 그를 감싸더니 사라졌다.

"……네가 스스로 제위에 오르려고 할 줄 몰랐다. 진짜 기쁘구나. 부디 나를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 진정한 대제는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거라."

단천대제는 제자리에 서서 중얼거렸다.

***

잠시 후,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진남은 벼랑 아래에 나타났다.

지난번과 달리 무극신맹의 사람들과 백의검객 무진, 요동 수남은 이곳에 없었다.

"응? 저장주머니?"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바닥에서 저장주머니를 하나 집어 신념으로 훑어봤다.

안에 오십만 개의 제정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양피권(羊皮卷)이 있었다.

양피권에는 글자가 가득했다.

'미안하다', '진남, 내가 눈이 삐어 알아보지 못했다', '진짜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었다.

이 저장주머니는 무극신맹의 사람들이 남긴 것이었다.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무극신맹의 일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이 모르는 일이 있었다.

백의검객 무진과 요동 수남이 무극신맹의 제자들을 경고한 후 그들은 깜짝 놀랐다.

진남이 그렇게 대단하고 석청범 등도 그와 비교가 되지 않을 줄 몰랐다.

그들은 상의를 거쳐 조금씩 모아 이 저장주머니를 채운 것이었다.

그들은 직접 진남에게 줄 용기가 없었다.

혹시라도 진남이 화가 나 그들을 죽일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저장주머니를 챙긴 진남은 바로 떠나지 않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의 대제가 되는 길은 명확해졌다.

반신지국에 가 창람 나무의 조각을 찾아 아홉 그루의 무수를 융합시켜야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갈 수 없었다.

당청산, 오창천 등의 등제의식이 곧 열리기 때문이었다.

"일단 등제의식에 참가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용제원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만요원이나 다른 곳에서 폐관 수련하여 무조의 나무의 실력을 높이자……."

진남은 고민 후에 결심했다.

그의 아홉 그루의 무수는 아직 무조 정상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때문에, 그는 열심히 수련해야 했다.

반신지국에 가면 많은 위험에 부딪히게 될 것이었다.

무조 나무를 전부 정상으로 진급시켜야 하나로 융합시킨 후 제명을 받을 수 있었다.

***

몇 시진 후, 진남은 중도성을 통과해 용제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용제원으로 돌아온 진남은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끌렸다.

커다란 물체가 하늘에서 날아다녔다.

그것들은 손에 낡은 망치를 들고 허공에서 뭔가 만들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용제원의 산봉우리에서 요족 제자들이 본체로 변하여 산봉우리를 개조하고 있었다.

"진남 사형을 뵙습니다!"

한 요족 제자가 진남을 보고 서둘러 공손하게 인사했다.

"응. 어떻게 된 거냐?"

진남은 물었다.

"진남 사형, 아직 모르십니까?"

요족 제자는 어리둥절하더니 서둘러 말했다.

"유정도장에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예전의 경험으로 보아 열흘 후에 오창천 사형 등은 성공적으로 제명을 받고 완전히 출관할 겁니다. 하여, 지금 용제원은 개조하느라 바쁩니다."

"그렇구나."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인족봉으로 돌아갔다.

그는 영패를 꺼내 구미요제에게 신념을 전했다.

"응? 왜 갑자기 만요원에 가 수련하려는 거야?"

향기로운 바람과 함께 구미요제의 형상이 진남 앞에 나타났다.

"의식이 시작될 때까지 아직 열흘 정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열흘 사이에 경지를 진급시키고 싶습니다."

진남은 대답했다.

구미요제는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그렇구나. 더 좋은 곳이 있다. 용골애다. 우리 용제원의 금제 중 한 곳이다. 진전제자도 들어갈 자격이 안 된다. 용골애는 인간족이 수련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너를 그곳으로 가게 해주마. 그러나 넌 나에게 알려 줘야 한다."

구미요제는 눈에 빛이 반짝거리며 물었다.

"제방의 천재들이 왜 모두 너를 두려워하느냐?"

진남이 제위에 오르지 못하여 요신은 크게 실망했다.

그러나 용제, 구미요제, 암흑요제는 믿기 힘든 일을 알게 되었다.

이성, 삼성 세력에서 제명쟁탈전에 참가했던 천재들이 장로들이나 천재들에게 절대 진남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천재들은 이 정도만 말하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때문에, 삼대 요제는 더 궁금해했다.

'대체 진남이 무슨 짓을 했기에 천재들이 이토록 두려워하는 거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체, 말하기 싫으면 관둬."

구미요제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지금 너를 용골애로 보내줄게."

그녀가 손을 젓자 현묘한 힘이 뿜어져 나와 진남을 감싸고 사라졌다.

진남, 삼대 요제 그리고 용제원의 모든 천재들 혹은 중주 사람들은 이번 등제의식에서 세상을 흔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

휙-

진남은 허공에서 나와 산골짜기에 떨어졌다.

"응?"

주위를 둘러보던 진남의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쳤다.

산골짜기에는 기화이초가 가득했다.

땅과 절벽에는 크기가 다른 보라색 해골이 드러났다.

해골들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짙은 전의와 패기를 뿜었다.

얼핏 봐도 해골은 몇십만 개나 되었다.

이곳은 용골애였다.

여기 있는 건 전부 자금전룡족의 시골이었다.

"구미요제가 이곳이 나에게 적합하다고 한 이유가 있구나. 용골의 영향으로 산골짜기의 영기 등은 매우 짙구나. 보기 드문 수련성지구나."

진남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가 아직 제위에 오르지 못했지만, 구미요제 등이 그를 대하는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진남은 고개를 젓더니 길게 생각하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전신의 혼을 드러내고 수련하기 시작했다.

"어?"

영기를 빨아들이자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가 체내에 빨아들인 영기는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무인이 수련할 때 영기를 얼마나 빨아들일 수 있는가는 무혼 등급과 연관 있다. 한데, 갑자기 어떻게 이렇게 많은 영기를 흡수하게 된 거지?'

"설마 본원 제력 때문인가?"

진남은 한참을 관찰하더니 눈에 빛이 스쳤다.

본원 제력은 세상에서 가장 현묘한 힘 중 하나였다.

그의 체내에 아직 연화하지 않은 본원 제력이 매우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몸도 느낄 수 없는 현묘한 변화가 생겼다.

"좋구나! 어서 수련하자!"

진남은 기뻐했다.

빠르게 집중하며 영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닷새 후 쿵 하는 폭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이 뿜는 기세는 더 대단해졌다.

닷새 동안의 수련으로 그의 붕멸무수는 구 장 정도로 커졌다.

전신무수도 칠 장 정도로 커졌다.

그의 실력은 한 단계 진급되었다.

이번에 이렇게 빨리 진급할 수 있었던 건 제명쟁탈전에서 두 번 연속 제명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 다 실패했지만, 그의 혈육, 골격 등에 여전히 힘이 남았다.

진남은 서둘러 출관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힘을 느낀 후 다시 한 번 영기를 빨아들였다.

또다시 닷새가 지났다.

***

그 시각, 중주, 유정도장.

윙.-

신비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만 리 밖에서 지키고 있던 무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몸을 씻는 것 같았다.

대도의 소리였다.

"어서, 종문에 알려라. 당청산 등이 곧 출관한다!"

무인들은 빠르게 반응하여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잠시 후, 이 소문은 유영루의 전파로 폭풍우처럼 중주 전체에 퍼졌다.

"마녀 천천, 오창천, 당청산이 출관한다고?"

"진짜인 것 같구나. 소문에 세력들이 등제의식을 소집하려고 이미 용제원으로 오고 있대!"

무인들은 시끌벅적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매번 제명쟁탈전이 끝나면 중주에서는 등제의식을 진행했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이는 이미 전통이 되었다.

중주 전체의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

그 시각, 용제원.

소문이 퍼지자 용제원 전체는 달라졌다.

쉰여덟 개의 봉우리에서 동시에 색깔이 특이한 커다란 빛기둥이 뿜어져 나왔다.

빛기둥은 허공에 뜬 커다란 검은색 도장을 찔렀다.

검은색 도장에서 금광이 뿜어져 나와 사방으로 빠르게 퍼졌다.

잠깐 사이에 길이가 구천 장이나 되는 커다란 빛 제단이 하늘에 나타났다.

"용제원의 모든 제자들은 명령을 듣거라! 이제부터 등제의식을 시작한다."

위엄 있는 외침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바로, 용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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