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화 생명을 모두 태우다
칼같이 예리한 파란색의 빛들은 뱀처럼 도장 위의 이미 죽은 서른여 명 천재의 시체에 들어갔다.
천재들의 몸은 빠르게 부풀어 올라 짧은 시간 내에 오장 남 짓 되는 파란색 거인이 되었다.
"뭐야?"
당청산, 강벽난, 오창천 등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퍼엉-!
커다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서른여 명의 파란색 거인의 몸이 터지면서 다량의 파란색 액체가 튀어나왔다.
액체는 한데 모여 눈 깜짝할 사이에 높이가 이십여 장 되고 넓이가 오십여 장 되는 파란색 강을 이루었다.
강이 강대한 기운을 뿜으며 진남에게로 몰려갔다.
이것이야말로 남천영사의 진정한 살초였다.
천재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무도 이런 변화가 생길 줄 예상치 못했다.
"큰일 났다!"
당청산, 강벽난, 오창천, 사마공, 목목 등은 모두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가장 강한 살초를 뿜어내며 파란색 강을 공격했다.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파란색 강은 살신경을 깨 당청산에게 돌려보내거나 다른 살초들을 부쉈다.
그것은 조금도 영향 받지 않고 진남에게 몰려갔다.
마치 진남을 완전히 부수려는 것 같았다.
"나의 피, 흑도를 물들여 만 리를 삼키자! 살신삼도(殺神三刀)!"
당청산은 소리치며 손바닥을 쫙 펴 크게 저었다.
정혈들이 칼에 떨어지자 흑도가 순식간에 눈부신 혈광을 내뿜었다.
그의 기세가 폭등했다.
크라아아-!
용이 포효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청산은 성큼 허공에 떠오르더니 손에 쥔 칼을 내리쳤다.
세 개의 매우 강한 혈색도기가 도장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커다란 파란색 강이 세 개로 나뉘었다.
오창천, 사마공 등은 이 광경을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이어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부서진 파란색 강이 빠르게 꿈틀거리더니 눈 깜짝할 새에 높이가 이십여 장 되는 파란색 사람 형상을 이루었다.
"하하하하! 역시 살신경이구나. 대단하다. 그러나 중주의 개미인 너희들이 어찌 술중지술(術中之術)이란 금법이 있는 걸 알겠느냐? 너희들은 진남을 지킬 수 없다. 진남, 죽어라!"
남천영사의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의 파란색 큰 손에서 수많은 번개가 나와 진남의 머리 위를 내리쳤다.
사방의 허공이 무너졌다.
세상이 번개로 가득 찼다.
그의 몸은 서른여 명의 천재의 힘을 빨아들여 매우 강해졌다.
대제와 거의 비슷했다.
그의 공격은 위력이 엄청났다.
설사 진남이 깨어난다 해도 버틸 수 없을 정도였다.
오창천, 사마공 등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당청산은 창백한 안색으로 칼을 꽉 잡았다.
그는 이미 금술 살신삼도를 펼치면서 체내의 힘을 이미 절반 넘게 썼다.
더 이상 금술을 펼칠 수 없었다.
'이렇게 끝난단 말인가?'
제단 위의 진남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제명의 본원을 빨아들이는 중요한 순간이라, 정신을 전부 본원을 빨아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깨어난다면 체내의 전신의 힘이 모두 사라져 구대 제명이 체내에서 빠져나올 것이었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이었다.
"천지유유, 생사무상!"
"만법지도, 생사가 가장 중요하다!"
"나는 죽음의 이름으로 천지와 만법, 세상만물, 세상의 신들에게 알린다……."
여러 목소리가 도장에 울려 퍼졌다.
강벽난의 몸에 희미한 불꽃이 타오르고 죽음의 기운이 그녀의 몸에 모였다.
그녀는 기세가 높아지더니, 눈 깜짝할 새에 매우 강해졌다.
강벽난이 손을 젓자 강력한 죽음의 기운이 뿜어져 나와 진남을 감쌌다.
펑-!
남천영사가 손을 젓자 수많은 뇌광이 터져 죽음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막이 연거푸 흔들리고 틈이 생겼다.
"흥! 감히 이 정도 힘으로 나를 막겠다고?"
남천영사의 커다란 몸집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의 발밑에선 번개가 번쩍거렸다.
강벽난은 그런 남천영사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힘은 남천영사와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
'저자를 막으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겠다.'
그녀는 진남을 힐끗 보았다.
복잡하던 눈빛이 확고해졌다.
두 번째 관문에서 만났던 '진남'이 말한 대로 그녀는 예전에 진남에게 상처가 되는 일을 많이 했다.
하마터면 진남을 죽일 뻔도 했다.
그녀가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했지만, 앞서 지은 죄는 씻을 수 없었다.
'그럼 이번 기회에 지난날의 잘못을 속죄하자!'
"천지, 만법, 만물, 중신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남은 생명으로 무상의 힘을 바꾸겠다. 후회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고 두렵지도……"
그녀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허공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기세가 점점 더 세졌다.
매우 깨끗한 죽음의 기운이 그녀의 발끝에서 위로 퍼졌다.
"너……. 자신의 모든 생명을 태우는 거냐?"
화를 내던 남천영사는 당황했다.
그는 강벽난이 이토록 미친 행동을 할 줄 몰랐다.
도장의 당청산, 오창천, 사마공, 목목 등은 남천영사의 말을 듣자 번개에 맞은 것 같았다.
"죽어라!"
정신을 차린 남천영사는 크게 소리치며, 손에 쥔 길이가 십여 장에 달하는 커다란 뇌정 창으로 허공을 가르고 강벽난을 찌르려 했다.
"생명을 태우니, 죽음의 신! 내 몸에 들어오거라!"
강벽난은 길게 소리쳤다.
도장 위의 허공이 찢어지더니, 그녀의 몸에서 방대한 죽음의 기운이 뿜어져 나와 그녀를 덮었다.
그녀는 기세가 더없이 강해졌다.
마치 사망대제가 다시 인간 세상에 나타난 것 같았다.
"깨라!"
그녀는 희고 매끄러운 발로 허공을 밟고 손바닥으로 커다란 뇌정 창을 내리쳤다.
창은 바로 끊어졌다.
법술도 사라졌다.
"허! 진남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다니? 하지만 소용없다! 남천만법, 남천문 나타나 모든 걸 눌러라! 죽어라!"
연거푸 방해를 받자 남천영사는 완전히 미쳤다.
그는 가장 강한 법인을 이루었다.
우르릉-!
태고의 위압이 뿜어져 나왔다.
남천영사의 뒤에 커다랗고 오래되고 신비하고 현묘한 문의 그림자가 나타나 강벽난의 머리 위를 눌렀다.
마치 천기가 모두 부서질 것만 같았다.
강벽난은 흰색 짧은 머리카락을 날리며 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엔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다.
"사망 탄식!"
강벽난은 심정이 복잡했다.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그녀의 눈앞에 떠올랐다.
그녀는 체내의 방대한 죽음의 기운을 뿜었다.
그녀의 한탄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방대한 죽음의 기운이 죽음의 신으로 변한 것처럼 남천문으로 날아갔다.
우르릉-!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커다란 도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허공에 틈이 생기더니 수많은 남천문의 기운, 죽음의 기운이 사방을 휩쓸었다.
도장에 있던 천재들은 안색이 크게 변해 허겁지겁 기운을 막으려 했다.
마치 천재지변이 닥친 것 같았다.
한참 후에야 도장이 조용해졌다.
강벽난은 숨을 헐떡이고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그녀의 몸에는 상처가 수두룩했다.
그녀는 이미 구 할의 힘을 썼다.
그녀 맞은편의 남천영사는 더욱더 비참했다.
몸에 난 상처에서 파란색 피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얼굴을 덮은 죽음의 기운이 그의 생명을 점점 삼켰다.
이 광경을 본 강벽난은 한숨을 쉬었다.
"이겼……어?"
오창천, 사마공, 목목 등의 멍하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이, 이년……. 대단하구나, 나를 이 정도로 다치게 하다니……. 그러나 나를 막으려고? 어림없다!"
남천영사는 눈을 번쩍 뜨더니 포효했다.
그의 몸에서 파란색 화염이 일어나 진남을 향해 날아갔다.
당청산, 오창천, 사마공, 목목 등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벽난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막을 수 없었다.
시공간이 모두 굳은 것 같았다.
사람들은 커다란 사람 형상의 화염이 진남과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고만 있었다.
생사의 위기감을 느낀 진남이 순간 완전히 깨어나며 붕멸영역을 드러냈다.
펑-!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커다랗고 시커먼 붕멸영역이 부서졌다.
진남도 힘의 충격을 받아 신음을 흘리며 뒤로 밀렸다.
몇 발짝 밀리던 그는 멈췄다.
휙-!
진남의 체내에서 눈부신 금광이 하늘로 솟아올라 허공에 우뚝 섰다.
구대 제명이었다.
진남은 본원 제력을 흡수하는 과정에 방해를 받아 정신이 흐트러졌다.
따라서 전신의 힘도 흩어졌다.
구대 제명은 진남에게 흡수되기를 원했지만, 그것들은 제명 규칙을 따라야 하기에 진남의 몸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진남은 아직 본원 제력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봐!"
"구대 제명이다! 구대 제명이야!"
"진남이 제명을 받다 중단되었다. 아직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
중상을 입은 석청범, 도천중 등 천재들은 정신이 번쩍 들고 얼굴에 희색을 띠었다.
그들은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는데, 이렇게 형세가 바뀔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실패했나?"
당청사, 오창천, 사마공, 목목 등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제명을 받다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았다.
기회는 한 번뿐이었다.
"남천영사! 죽을라고 작정했구나!"
진남의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그의 온몸의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가 방금 흡수한 본원 제력은 겨우 삼대 제명 정도였다.
구대 제명까지는 아직 멀었었다.
한데, 남천영사 때문에 중단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니 어찌 화가 나지 않을까?
"하하하! 진남! 내가 중단시켰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난 네놈을 죽일 거다! 이만 지옥으로 가거라!"
남천영사는 미친 듯이 웃더니 표정이 흉악해졌다.
그의 파란색 피부에서 눈부신 파란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것은 그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남천지기를 태워 스스로 폭발하는 것이었다.
"큰일 났다!"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위급한 순간에 한 형상이 뛰어와 그의 앞을 막았다.
"죽음의 몸!"
끝없는 죽음의 기운이 내려와 형상을 감쌌다.
강벽난이었다.
"강벽난, 안 돼!"
진남은 잠시 얼떨떨해 하다가 뭔가 깨닫고 소리쳤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이십여 장의 남천영사의 몸이 폭발하며 하늘을 진동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끝없는 화염이 앞으로 몰려왔다.
도장의 앞은 파란색 불바다로 변했다.
폭발의 위력은 엄청났다.
"진남!"
사마공 등은 안색이 변했다.
다른 사람의 방해로 제명을 받다 실패한 건 작은 일이었다.
하지만 만약 목숨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한참이 지난 후.
꿈틀거리던 파란색 불바다가 점차 꺼지기 시작했다.
두 개의 형상이 불바다 속에서 밀려 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진남? 살아있구나!"
사마공 등은 깜짝 놀라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본 그들은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진남은 몸에 상처가 많았다.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방금 강벽난이 그의 앞을 막았지만, 진남도 상처를 입은 게 분명했다.
"강벽난? 강벽난? 정신 차려! 어서 정신 차리라고! 맞다. 나에게 옥패가 있다. 나는 너를 살릴 수 있다. 걱정하지 말아!"
진남은 상처투성이이고 기운이 쇠약하고 두 눈을 꼭 감은 강벽난을 보더니, 처음 당황하며 허겁지겁 옥간을 꺼내 생명의 힘을 뿜어 강벽난의 체내에 주입했다.
"진, 진남. 그,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몸에만 상처가 난 거 아니야. 내 생명의 힘은 이미 전부 다 탔어. 이 옥간은…… 나에게 도움이 안 돼……. 뒀다 너를 위해 써."
강벽난은 맥없이 겨우 눈을 뜨고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힘을 다 쓴 듯 힘겹게 말했다.
"뭐?"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벽난의 체내의 생명의 힘이 전부 다 탔다고? 강벽난은 수명을 태워 힘을 바꿀 수 있는 금술이 있다. 그러나 아까까지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왜 갑자기 다 탔다는 거야? ……설마 그녀가 좀 전에 모든 생명을 태워 남천영사를 막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