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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56화 (656/1,498)

656화 스스로 제위에 오르는 것

제명쟁탈전, 세 번째 관문.

"하하, 전에 너에게 알려 주지 않았지. 나는 왼팔에 세 개의 의지를 남겼다. 네가 대제로 진급하면 두 번째 의지를 발동할 수 있다."

청룡 성주는 통쾌하게 웃었다.

인자한 표정으로 진남을 보며 말했다.

"몇 년 만에 너의 실력이 이 정도가 될 줄 몰랐다."

"스승님……,"

진남은 코끝이 찡했다.

청룡 성주가 세 개 의지를 남긴 건 그를 위해서였다.

"지금은 회포를 풀 때가 아니다. 나는 이번에 너에게 한 가지 일을 알려 주려고 나타났다. 그러니, 무제가 되고 말고는 네가 알아서 잘 결정하거라."

청룡 성주는 표정이 점차 엄숙해졌다.

"네? 무슨 일입니까?"

진남은 긴장했다.

'방금 전신의 힘이 아홉 그루의 무수를 가뒀고 지금 청룡 성주가 직접 나타났다. 이 일은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너에게 묻겠다. 수련이 뭐냐?"

청룡 성주는 눈길이 날카로워졌다.

"수련이요? 저는 수련은 자신의 노력 등을 통해 강자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남이 대답했다.

청룡 성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다. 수련은 노력을 통해 강자가 되는 것이다. 무제가 되거나 무신이 되거나 혹은 창람대륙의 규칙을 깨고 구천에 오르려고 해도 모두 자신의 수련으로 이루어야 한다."

"스승님 말씀은……"

진남은 뭔가 깨달은 듯 표정이 흔들렸다.

"맞다. 창람대륙은 이미 많이 변했다. 창람대륙의 무인의 말에 따르면 제명쟁탈전, 신격쟁탈전에서 제명을 전수받거나 신격을 연마해야만 무제나 무신이 될 수 있단다."

청룡 성주의 눈은 칼처럼 예리해지고 목소리는 무거웠다.

"이 두 가지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무제나 무신이 될 수 없다."

청룡 성주의 말은 진남의 마음속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전에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명쟁탈전과 신격쟁탈전은 진남이 가려는 수련의 길과 맞지 않았다.

"창람대륙의 거물들은 모두 전에 이 문제를 느꼈다. 그러나 바꿀 힘이 없어 스스로 무제나 무신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제방과 신방이 제위를 얻는 데 필요한 본원 제력이나 무신이 되는데 필요한 신격의 힘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룡 성주는 천천히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의 말씀은 제방과 신방이 창람대륙의 모든 무인들이 스스로 제위를 얻어 신이 되는 희망을 박탈했다는 겁니까?"

진남의 눈에 예리한 빛이 스쳤다.

"맞다! 구천이나 다른 세상에서 무제나 무신이 되려면 반드시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물론 제방과 신방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들의 좋고 나쁨은 너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여기까지 말한 청룡 성주는 머뭇거리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 말은 제명이나 신격이나 모두 다른 사람이 주는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건 여기까지다. 어떻게 할지는 스스로 결정하거라."

"아, 너는 전신의 힘을 전부 한 번씩 움직일 수 있다."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마지막에 청룡 성주의 형상은 천천히 사라졌다.

"스승님?"

진남은 깜짝 놀라 청룡 성주를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침착하자. 침착해."

진남은 숨을 몇 번 길게 들이쉬었다. 마음이 천천히 평온해졌다.

이제 곧 제위를 얻게 된다.

그는 반드시 빨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청룡 성주는 많은 말을 했지만, 그가 구대 제명을 받는 걸 반대하진 않았다.

그저 창람대륙의 수련의 길이 이미 왜곡되었다는 걸 알려줬다.

"제명과 신격은 모두 제방과 신방이 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제명을 받아 구제의 몸이 되면 전에 없을 것이고 앞으로 아무도 이룰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진정한 무제나 무신의 힘이 없다. 신방과 제방이 이런 일을 했을 줄이야……."

진남은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는 제방에 관심이 생겼다.

'제방의 영은 나를 해치지 않았고 제사도 여러 번이나 나를 도와줬다. 내가 순조롭게 구대 제명을 받은 것도 제방의 영이 나의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어줬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속의 응어리라…….'

진남은 깜짝 놀랐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남천영사가 공격했을 때 제방의 영이 갑자기 참견하여 당청산과 강벽난을 도와주고 제명을 준비하여 나의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편히 제위에 오를 수 있게 했다. 그럼 제방의 영이 진작에 내가 제명이 아홉 개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

아니면 내가 제명을 얻었는데 제방의 영이 왜 나를 도와 당청산과 강벽난의 제명을 해결해줬을까? 이건 분명 제방의 영이 나를 구제의 몸을 이루는 길로 유도하는 것이잖아! 왜 일부러 나를 유도하지? 그리고 제명은 제방이 주는 것이다. 그럼 내가 제명을 연화하면 제방이 나도 조종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자 진남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 생각이 가장 합리적이다. 아니면 제방과 신방은 왜 창람대륙의 모든 무인들이 스스로 무제가 되어 도를 이룰 기회를 박탈했겠어? 왜 제명과 신격을 보내서 명쟁탈전과 신격쟁탈전을 열었겠어? 마치 두 개의 큰 손이 창람 전체를 덮은 것 같구나!'

"아니다, 완전히 조종할 수 없을 거다. 만약 완전히 조종한다면 창람대륙의 전체 무인들은 존재할 의미가 없잖아? 또 제방과 신방이 이렇게 대단하면 무제와 무신을 조종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제방과 신방이 제명과 신격을 조종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는 결론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제방과 신방이 이렇게 나를 유도하는 건 뭔가 계획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대로 제명과 신격을 얻으면 그들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스스로 무제가 되는 수밖에 없다."

진남은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

그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스스로 무제가 되어야만 모든 힘이 나의 것이다. 또, 제방과 신방에 음모가 있어도 제명을 이용해 나를 영향 줄 수 없다.

하지만 예로부터 지금까지 팔천 년 전에 구천으로 간 그 선배님을 비롯해 아무도 스스로 무제가 된 사람이 없다. 스승님의 말씀대로라면 제방과 신방이 모든 본원 제력과 신격의 힘을 장악했다는 건데…….

"……스스로 제위에 오르려면 본원 제력이 필요하다."

머리를 굴려 생각하던 진남은 눈썹을 찌푸렸다.

'본원 제력? 제명의 도움을 받는 것 외에 어떻게 본원 제력을 얻을 수 있지?'

"아, 스승님께서 전신의 힘을 한 번씩 움직일 수 있다고 하셨지."

진남은 눈이 환해졌다.

'전신의 힘은 매우 강하다. 전신의 힘에서 본원 제력을 분리하여 스스로 무제가 될 수 없을까?'

"해 보자!"

진남은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신념을 뿜어 파란색 전신의 힘에 주입했다.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제명을 받을 때 제명은 먼저 나의 육체, 혈액, 근골, 내장을 대제의 몸으로 변화시켰다. 다음, 제기가 나의 영혼 등에 영향 줬다.

그렇다면 우선 전신의 힘으로 무조의 나무에 융합된 본원 제력을 밀어내고 그것들이 제명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게 하자."

진남의 엄청난 무예천부가 중요한 작용을 했다.

진남은 진정으로 무제가 되지 않았지만, 연거푸 두 번 제명을 받았기에 이미 모든 걸 깨달았다.

그는 신념을 움직여 아홉 그루의 무수의 위쪽을 가리고 있던 전신의 힘을 움직였다.

전신의 기운을 뿜어내며 큰바람을 일으켜 아홉 그루의 무수를 공격했다.

아홉 그루의 무수가 세게 흔들리자 본원 제력이 금광을 뿜어 저항했다.

그러나 전신의 힘이었다.

본원 제력보다 몇 배나 더 강했다.

본원 제력은 잠시 저항하더니 뒤로 밀려 무조의 나무에서 빠져나왔다.

이는 전승에 실패한 것과 똑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진남의 육체, 혈액, 근골, 내장에 융합되었던 본원 제력 그리고 현묘한 제기가 모두 진남의 체내에서 나왔다.

예전 같으면 진남은 중상을 입고 기절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전신의 힘 한 개가 스스로 뿜어져 나와 진남을 스쳤다.

진남의 상처는 순식간에 나았다.

잠시 후, 진남의 몸은 원 상태를 회복했다.

구대 제명도 금색 사람 형상을 되찾았다.

'지금이다!'

진남은 생각했다.

모든 전신의 힘이 구대 제명에 쳐들어가 본원 제력을 뽑아 아홉 그루 무수의 주위에서 흘렀다.

"진짜 되는구나!"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본원 제력을 뽑아냈으니, 그 스스로 무제가 될 수 있었다.

한데, 제명을 받는 것과 다른 점이 있었다.

제명을 받으면 바로 무제경지로 진급하고 다시 뇌겁의 세례를 받게 된다.

그러나 진남은 아홉 그루의 무수를 수련하여 무조 정상 경지로 진급시키고 제명과 결합하여 천겁을 움직여야 했다.

좀 번거롭겠지만 진남은 왠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이제 그는 목에 조이던 족쇄가 풀린 것처럼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았다.

이때 구대 제명이 가볍게 떨린 걸 진남은 몰랐다.

구대 제명의 신념이 한데 엉켰다.

"저자는 스스로 제위에 오르려고 하는구나!"

"좋구나. 그런데 우리 규칙을 위반하지 않았어?"

"위반하지 않았어. 그리고 본원 제력을 뽑아갔지만, 저자의 힘이 너무 강하여 저항할 수 없어."

"하하! 진남이 이렇게 강한 힘이 있을 줄 몰랐어. 창람대륙에 드디어 스스로 제위에 오를 사람이 나왔구나!"

"맞아. 제방도 그에게 영향 주지 못했어. 진남이야말로 진정한 무인이야!"

* * *

그 시각, 도장 위.

금룡이 포효하고 제광이 번쩍거리는 이상에 사람들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

그들은 모두 뚫어지게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남이 구제일신을 이루는 걸 직접 보려 했다.

이를 보던 남천영사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발악하는 것 같았다.

그는 방금 남천문의 명령을 받았다.

'지금의 형세는 매우 분명하다. 당청산과 강벽난은 전력이 너무 강하다. 더욱이 살신경이 나를 눌러 움직일 수 없다. ……지금 내 전력으로 진남을 무너뜨리고 막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나 자신을 태우는 것이다!'

"해 보자! 남천문이 말했다. 성공하면 나는 남천문에서 환생하여 남천령왕이 될 수 있다! 나중에 남천문에 내가 사성 등급의 적을 죽였다고 하면 나는 바로 남천영신이 되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남천영사는 흉악한 표정으로 먼 곳에 있는 진남을 보며 중얼거렸다.

"진남, 구제일신을 이루겠다고? 어림없다! 오늘이 너의 마지막 날이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금기술을 펼쳤다.

그의 몸에서 파란색 화염이 일어나 세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아차! 저자가 스스로를 태우려 한다!"

이 광경을 본 강벽난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이런 금술에 대해 전혀 몰랐다.

"헛된 꿈을 꾸는군!"

옆에 서 있던 당청산의 눈에서 빨간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가 손을 젓자, 그의 체내에서 낡은 혈수경서(血水經書)가 날아 나와 현묘한 기운을 뿜으며 남천영사를 눌렀다.

경서는 전설 속의 살신경이었다.

살신경을 쓰려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위력은 그만큼 대단해 남천영사를 누르기 충분했다.

우르릉-!

끝없는 혈광이 누르자 남천영사는 몸이 터져 수많은 파란색 칼로 변해 예리한 빛을 뿜으며 사방으로 날아갔다.

강벽난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마지막에 그녀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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