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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51화 (651/1,498)

651화 아홉 개의 제명

"움직인다!"

당청산과 강벽난은 동시에 나섰다.

순식간에 살신도술과 사망도반이 동시에 운행되었다.

그들은 엄청난 신위를 풍기며 양대 호법처럼 진남의 좌우에 섰다.

사마공 일행은 살짝 놀랐다.

그들은 설마 아직도 진남을 공격하는 자가 있을 줄 몰랐다.

주변의 천재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정신을 놓으면 진남에게 달려드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응? 너희들도 나를 발견했느냐?"

남천영사의 목소리는 이상했다.

그는 살신경을 수련한 자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가 죽이려는 자들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는 현재 진남보다 등급이 높지 않았다.

그렇기에 남천영사는 이 둘이 자신을 발견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너를 발견한 게 그리 놀랄 일이냐?"

강벽난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등 뒤에서 사망도반이 날아가며 수많은 죽음의 빛을 뿌렸다.

당청산은 허공에서 걸어 다니며 칼을 휘둘렀는데, 살상력이 엄청났다.

남천영사는 제명쟁탈전에 세 번째 관문에 들어오려고 경지를 대제 아래로 낮추었다.

그런 상황에서 양대 천재가 연합하여 공격하니 발목을 잡혔다.

"허허, 나를 발견하면 뭐 하느냐? 내가 절반의 위력만 사용해도 진남을 탈사하기엔 충분하다."

남천영사는 음침하게 웃었다.

그의 미간에서 파란색 빛이 나와 빠르게 진남의 미간으로 들어갔다.

"안 돼!"

강벽난, 당청산, 사마공 등은 안색이 변했다.

강벽난은 화가 나서 사망도반에 더욱 힘을 실었다.

펑-!

진남은 미간이 찢어지는 고통과 함께 방대한 기운이 식해에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시커먼 그림자가 그의 식해에 떠올랐다.

"하하하, 나를 거절했지? 물론 내 요구에 응한다고 해도 좋은 결말은 없었을 거지만 나를 거절했으니 더 비참할 거다……!"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시커먼 그림자는 거만하고 흉악한 표정을 드러냈다.

곧, 그의 몸에서 검은빛이 흘러나와 진남의 식해를 침범했다.

"흥! 어림없다!"

진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진남은 검은빛이 뿜는 탈사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다.

'내 식해가 그리 쉽게 침범당할 것 같아?'

쿵-!

진남이 예상대로 식해에 구리거울이 나타나 눈부신 빛을 뿜었다.

검은빛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응?"

시커먼 그림자는 깜짝 놀랐다.

'어떤 물건이길래 남천의 빛을 없앨 수 있지?'

그는 고개를 들고 살피다가 벼락을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

'구리거울? 저 물건은 설마…….'

시커먼 그림자는 바로 알아차렸다.

'역시 그 두 개 물건이 진남에게 있었구나!'

"남천문의 수법은 변한 게 없구나. 한결같이 구역질 나."

구리거울 속의 신비한 여인은 차갑게 말했다.

동시에, 파란빛이 뿜어져 나와 시커먼 그림자를 뚫었다.

"대체 어찌 된 일이냐?"

진남은 얼른 물었다.

"내가 아는 건 없다. 다만 저놈이 네 적이라는 것만 알지. 나머지는 네가 직접 알아보거라."

신비한 여인은 한마디만 던져놓고 조용해졌다.

진남은 얼떨떨했다.

그러나 지금은 남천문이 전신의 일을 모른다는 것만 확인하면 충분했다.

그는 생각을 거두고 눈을 떴다.

당청산과 강벽난은 남천영사와 싸우고 있었다.

"하하하, 네가 그녀의 삼성겁이었구나! 그럼 너는 이제 남천문의 사성급 적이다! 너를 잡으면 남천신왕이 될 수 있겠구나! 오늘 내 손에서 도망갈 수 없다!"

남천영사는 진남을 바라보며 흥분했다.

그는 남천문의 명을 받고 제명쟁탈전에 참가한 남천문의 적들을 없애려고 왔다.

그러나 도장에 도착한 그는, 죽은 천재의 기억에서 진남이 다섯 개의 무수를 가지고 무도 규칙을 초월했다는 것을 알아냈기에 진남을 삼성급 적으로 정의했다.

그래서 그는 진남을 가장 먼저 공격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여인의 삼성겁이 진남일 줄은 몰랐다.

'공을 세울 좋은 기회다!'

"도망갈 수 없다고 했느냐?"

진남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현재 경지의 육 할이 회복되었다.

천재들은 격렬하게 싸우느라고 여전히 진남을 주목하고 있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제단에 있던 석청범은 얼굴이 시뻘게지고 온몸에서 폭발음이 연신 들리더니 피를 왈칵 토했다.

그의 기운은 빠르게 쇠락했다.

"응?"

"석청범이 다쳤어?"

"석청범도 제명을 받는 데 실패했어?"

주변의 천재들은 그 모습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바로 빛으로 변해 달려들었다.

그들이 절반 정도 날아갔을 즈음, 갑자기 어떤 힘에 가로막혀 더 나아가지 못했다.

누군가 제명을 받고 있으면 제단에서 봉인의 힘이 나와 외부인의 간섭을 받지 않게 보호했다.

천재들은 깜짝 놀랐다.

'석청범은 실패했잖아? 그런데도 제단이 보호해주다니?'

"사형, 괜……."

어청동은 다급한 표정을 지었다.

"청동, 와서 나를 도와줘! 이대로면 제단의 힘에 밀려 나가고 완전히 실패할 거다."

석청범 낮게 외쳤다.

"알겠어요!"

어청동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빛이 되어 빠르게 날아갔다.

주변의 천재들이 말릴 새도 없이 어청동이 제단에 올랐다.

두 번째 제단, 세 번째 제단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마녀 천천과 진자래도 묵직한 신음을 내며 입가에 피를 흘렸다.

그들은 서로 바로 보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천재들은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이들도 실패했나?'

그들은 다시 한 번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제단에서 뿜는 봉인의 힘에 막혔다.

"아미타불, 무제가 되려면 너를 이겨야 하는구나."

불타 진자래는 합장을 하고 불호를 읊었다.

"그러니까, 운명에 정해진 건가 봐. 싸움을 피할 수 없겠네."

마녀 천천은 환하게 웃었다.

그녀의 몸에서 마기가 꿈틀거렸다.

"땡중, 지난번에도 내가 너를 이겼잖아. 이번에도 너는 내 상대가 못 돼."

슉-!

그녀는 발끝을 차고 불타 진자래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그녀가 손바닥을 힘껏 누르자 몇만 개의 마두 그림자가 떠올라 입을 쩍 벌리고 달려들었다.

이때.

슉-!

진남이 엄청난 전의를 풍겼다.

그의 등 뒤에서 붕멸영역이 나타나고 단천도에서 빛이 번쩍였다.

붕멸영역이 내리누르고 단천도가 베니 그 위력이 엄청났다.

"젠장! 빌어먹을 단천도!"

남천영사는 그의 초식에 안색이 변했다.

그는 욕을 하더니 얼른 몸을 바꾸었다.

남천영사는 붕멸영역이나 살신경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천도는 세상 만물을 벨 수 있는 칼이었다.

남천지신에 대해 강한 파괴력이 있었다.

"사형, 벽난, 목목, 사마공, 현월 제명쟁탈전을 계속……."

진남은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익숙하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 얼른 가서 증제하거라. 당청산은 남천영사를 막아라! 남천영사는 불순한 목적으로 왔다. 게다가 수단이 이상하고 항상 이어지는 공격이 있다. 나는 이번 싸움에 끼어들 수 없다. 오래 머물면 변고가 생길 수도 있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그는 문득, 이 목소리가 제방의 영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선배님, 저는 지금 못 갑니다. 당청산과 강벽난의 앞길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흔들었다.

'이들은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러니 어떻게 버려둘 수 있겠는가?'

"그건 걱정 말거라. 나도 한 수는 남겨뒀다. 네가 증제하면 남천문을 파괴할 계획이다. 그럼 당청산과 강벽난 모두 제명을 상으로 받을 수 있다."

제방의 영이 전음했다.

"응?"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럼 사마공, 현월, 목목은……."

"나는 두 개의 제명 밖에 못 내놓는다. 열두 개는 이미 내 최대치이다. 게다가 저들 셋은 다른 천재들을 이기고 제단에 오른다고 해도 제명의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제방은 말했다.

"진남, 가거라!"

당청산은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너를 따라 움직이면 역시 좋은 일이 많구나. 싸울 필요도 없다니."

강벽난은 가볍게 웃었다.

그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진남은 두 사람의 태도에 깨달았다.

제방의 영은 이미 저 둘에게도 전음해서 일의 경과를 알려 주었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진남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정을 내렸다.

그는 공수하고 뒤로 물러갔다.

"어딜 도망가느냐!"

남천영사는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바로 당청산과 강벽난에게 막혔다.

사마공은 현월과 목목을 데리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영사를 공격할 시기를 살폈다.

남천영사는 그대로 발목을 잡혔다.

진남은 제단에 내렸다.

제방의 말이 맞았다.

남천영사는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왔고 수단이 이상했다.

지금 그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증제였다.

제정을 끝내야만 그는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생길 것이고, 그래야만 남천문을 부술 희망이 생길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무제가 되어야 하지?"

진남은 중요한 문제를 인식했다.

그가 굴복시킨 제명이라면 계속 받을 수 있지만, 제명 하나로는 부족했다.

일반 사람들은 무수 하나만 있으니 제명도 하나면 되었다.

'아홉 개의 무수가 있으니 제명 하나로 모자라다. 제정하려면 적어도…….'

그때 진남의 머릿속에 미친 생각이 떠올랐다.

'아홉 개의 무수……. 그럼 아홉 개의 제명을 얻으면 되지 않을까? 한 번에 성공할 수 있다면 아홉 명의 대제와 같은 힘을 가지지 않을까?'

"그래! 아홉 제명! 아홉 개의 제명이 있으면 나는 무제가 될 수 있어!"

진남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온몸의 피가 들끓었다.

'이런 미친 생각은 창람대륙 역사상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겠지?'

진남은 다른 아홉 개의 제단에 시선을 돌렸다.

그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주변의 천재들은 여전히 남은 제명을 쟁탈하려고 치열하게 싸웠다.

그들의 신념은 제일, 제이, 제삼의 제단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석청범이 상황을 만회하지 못하면 실패할 것이었다.

그러면 제명이 하나 남았다.

불타와 마녀는 무슨 이유인지 서로 싸웠다.

그들도 승부가 날 테니 그곳에도 제명이 하나 남을 수 있었다.

* * *

첫 번째 제단.

석청범은 엄숙한 표정으로 오래된 글자를 빠르게 내뱉었다.

"창천불지(蒼天不知), 윤회불지(輪回不止), 재생재세(再生在世), 하처위창(何處為傖), 구분불명(九分不鳴)……."

"창천불지, 윤회불지, 재생재세……."

맞은편에 앉은 어청동도 그와 함께 오래된 글자를 읽었다.

그 글자들을 따라 읽을 때 어청동의 석청범의 이마와 어청동의 하얀 목에 소용돌이 같은 검은 부호들이 생겨서 이상해 보였다.

"대도불지(大道不止), 영생무한(永生無限)"

석청범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대도불지, 영생무……한!"

어청동은 온 힘을 다해 마지막 글자를 내뱉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속에 있던 무조의 힘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후! 다 했다! 사형, 이제 제정할 수 있어요?"

어청동은 기쁜 표정을 지었는데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

석청동에게 도움이 되어서 그녀는 기뻤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끝나자 발밑에서 연꽃이 피어나더니 위로 빠르게 번졌다.

"사형, 이게……."

어청동은 깜짝 놀랐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그녀의 눈동자는 바늘처럼 가늘어졌다.

펑-!

크고 두터운 손이 날아와 그녀의 아랫배를 가격했다.

손바닥에서 엄청난 힘이 나와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경맥, 근골, 내장이 전부 부서졌다.

어청동은 입가에 피를 흘렸다.

"사……사형……. 사형이 왜……."

어청동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녀는 심장을 찌르는 듯한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손바닥을 날린 사람이 석청범이었기 때문이었다.

"미안하다."

어청동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탄식했다.

"제명을 받는 조건이 너를 죽이는 것이다."

"나……를 죽인다고요? 제명을 받으려고…… 나, 나를 죽여요?"

어청동은 믿을 수 없었다.

'사형이잖아. 매번 나를 도와주고 지켜주고 아껴주던 사형이잖아. ……아름다운 추억이 이렇게나 많은데 사형이 나를 죽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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