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647화 (647/1,498)

647화 의지는 전(戰)

"너와 싸우고 싶지 않다. 그러나 선배님은 반드시 제방 일 위와 싸워 이겨야 제명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구나. 미안하다."

진남과 만난 적이 있는 화수 천재 방상청은 공수하며 말했다.

그는 방대한 천화를 뿜으며 다른 여덟 천재와 연합하여 석청범을 공격했다.

석청범은 담담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그에게서 흘러나온 제위가 주변 허공에 퍼지더니, 오래되고 신비한 연꽃들이 피어났다.

강력한 살초가 그의 몸속에서 꿈틀거렸다.

"내가 너를 죽인다고 했지? 그게 바로 오늘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조용하게 있던 당청산은 흑도를 뽑았다.

엄청난 살기가 빛으로 변하더니 다른 천재들이 미처 반응하기 전에 도천중에게 날아갔다.

"나를 죽인다고? 네가? 건방지구나! 천도문의 일 위는 나다!"

도천중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냉소를 지었다.

그의 등 뒤로 다섯 개의 동시에 나타났다.

다섯 개 서로 다른 색깔의 도기는 놀라운 힘을 뿜었다.

강벽난, 사마공, 현월도 싸우기 시작했다.

강벽난은 제방 서열 십 위인 음천도인을 목표로 했다.

그녀는 짙은 사망지기로 음천도인을 제압했다.

음천도인은 안색이 변했다.

강벽난의 사망지기는 그의 구유지기와 천음지력을 누를 수 있었다.

사마공은 무슨 수단을 썼는지 현월, 목목과 연맹을 맺었다.

그들 셋은 실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사마공은 희귀하고 이상한 수단들이 많았다.

그들은 화지진을 이기고 돌아다니며 기회를 봐서 천재들의 뒤통수를 쳤다.

많은 천재들이 그들에게 화를 내며 부득부득 이를 갈았다.

불타 진자래, 마녀 천천, 오창천, 구구, 양제 등은 다른 천재들의 공격을 받았다.

그들 중 들어본 적도 없는 몇 사람들이 강한 전력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그들도 최선을 다해서 싸워야만 했다.

싸움은 점점 격렬해졌다.

대부분 천재들은 이미 숨겨둔 비장의 무기들을 사용했다.

도장의 분위기는 점점 혼란스럽고 살벌해졌다.

천재들이 죽어 나가고 도장에 피가 흩날렸다.

"바로 지금이야!"

진남은 눈에 빛이 스치더니 몸을 날리며 칼을 휘둘렀다.

한 천재는 방금 사용한 부적이 효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진남의 살초를 얻어맞았다.

그는 한 방에 중상을 입었다.

진남을 상대하는 천재가 한 명 줄었다.

무면 무인은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설혼살(雪魂殺)!"

무면 무인은 크게 외쳤다.

그는 빙설지력을 드러냈다.

손에 든 설신검에서 기이한 파동이 느껴지더니 빙설의 힘은 둘로 나뉘었다.

그중 하나가 설혼으로 변해 진남을 공격했다.

설혼은 속도가 빠르고 힘이 대단했다.

진남은 미처 피할 새가 없었다.

"다섯 개의 무수가 있건 단천도가 있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이 한 방이면 너를 죽이기에 충분하……."

무면 무인은 통쾌한 듯이 외쳤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진남이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발견했다.

무면 무인은 깜짝 놀랐다.

'조금 전 빈틈은 진남이 일부러 드러낸 건가?'

진남은 왼팔을 들어 가슴 앞을 막았다.

무혼이 왼팔에 부딪히며 굉장한 폭발음을 냈다.

진남은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곧 눈부신 도광이 번쩍이며 설혼을 베고 빠른 속도로 무면 무인에게 날아왔다.

"이럴 수가!"

무면 무인은 가슴이 철렁했다.

'설혼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털끝 하나 다치지 않다니?'

무면 무인은 죽음의 기운을 느껴,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는 망설임 없이 우연히 얻은 구리 환을 꺼냈다.

구리 환을 부수면 순식간에 도망갈 수 있어 싸움에서 졌을 때의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무면 무인이 구리 환을 꺼내는 순간 진남의 도광이 방향을 틀어 구리 환을 두 동강 냈다.

이어 진남은 권법을 날려 무면 무인의 가슴을 때렸다.

무면 무인은 그대로 날아갔다.

진남은 다시 칼을 휘둘렀다.

수많은 도기가 무면 무인의 몸을 감쌌다.

고통스러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진남이 사정을 봐주었지만, 무면 무인은 중상을 입어 더 이상 싸울 수 없었다.

"무면 무인이 졌어!"

"역시 진남이야. 무면 무인은 제방 팔 위의 천재다. 그런데 진남은 모든 힘을 다 사용하지도 않고 이긴 것 같구나!"

사방의 천재들은 그 모습에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제방 십 위에 오른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수단도 많아서 쉽게 지지 않았다.

진남을 공격하던 다른 천재들은 그 모습에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목숨을 보호하는 수단을 사용하거나 경지를 손해 보더라도 금술을 펼쳐서 자리를 피했다.

'무면 무인도 진남의 상대가 되지 않는데 우리라고 별수 있겠어?'

진남의 앞에는 더 이상 상대가 없었다.

그의 앞에는 막는 이 없는 제단이 있고 제명이 있었다.

석청범과 마녀 천천, 불타 진자래 도천중 등의 눈빛이 동시에 진남에게 쏠렸다.

생각할 것도 없었다.

도장에서 제명과 가장 가까운 사람은 진남이었다.

천재들은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하하하! 덤비거라! 진남은 내 형제다. 제명에 오르는 것을 방해하는 자는 내가 목숨을 빼앗겠다!"

사마공은 호탕하게 웃으며 악독하게 말했다.

곁에 있던 현월, 목목도 기세등등했다.

쿠쿠쿠쿵-!

여러 제술들이 파도처럼 사마공 일행에게 몰려왔다.

주변의 천재들이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제명이 열 개 있었지만, 그들은 진남이 무제로 등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에잇!"

사마공은 안색이 변했다.

'나쁜 놈들아! 그냥 농담이었는데, 이렇게나 진지하게 달려들어?'

아우-!

"무정검(無情劍)!"

현월과 목목도 나서서 막았다.

"뭐야? 너도 공격하려고? 내 사제가 대제가 되는 길에 너 따위가 방해해서야 되겠느냐?"

당청산은 도천중과 다른 천재들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러자 더 살벌한 살기가 몰려왔다.

그의 칼끝에서 눈부신 혈광이 뿜어져 나오며 도천중과 천재들을 덮쳤다.

"죽음의 천막!"

강벽난은 섬섬옥수를 펼쳐 수많은 사망지기를 펼쳐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음천도인과 그녀 앞에 있던 무인들이 그 속에 갇혔다.

"하하, 진남, 얼른 제명을 받아오너라!"

오창천은 크게 웃었다.

그와 구구, 양제는 본체로 변해 공포스러운 위압을 사방에 풍겼다.

"아미타불, 진남 시주! 내 오늘 신세를 갚겠다!"

불타 진자래는 합장을 하고 말했다.

강한 천재들이 공격을 펼치자 도장의 대부분 천재들이 강한 제압을 받았다.

그들은 진남과 제명을 쟁탈하고 싶었지만, 그럴 여력이 없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남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는 허공에 대고 공수했다.

당청산, 강벽난과 다른 사람들은 진남과 경쟁 상대였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그를 도와주니 진남은 감동했다.

제명쟁탈전에서도 그들의 우정은 변함없이 존재했다.

슉-!

진남은 지체하지 않고 빛으로 변해 곧장 제단으로 향했다.

'기회는 한 번뿐이다!'

진남은 제단에 올라서자 굉음을 들었다.

이어 방대한 압력이 느껴졌다.

그는 문득 커다란 산에 눌린 기분이 들었다.

제명을 쟁탈하려면 상대를 이겨서 얻은 기회로 부족했다.

제명의 심사도 필요했다.

"고작 압력으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진남의 등 뒤로 다섯 무수가 솟아 하늘에 떠 있었다.

그것들은 하늘을 받치는 커다란 나무처럼 큰 압력을 모두 이겨냈다.

진남은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 이내 제단의 끝에 도착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 걸고 얻으려고 하는 제명과 이제 고작 삼십 장만이 떨어져 있었다.

도장의 싸움이 잠깐 멈추었다.

수많은 시선이 진남에게 쏠렸다.

그들 중에서 제단에 오른 사람은 진남이 유일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진남이 제명을 받으면 성공할 수 있을지, 또 어떤 일을 겪을지 궁금했다.

"제심, 나가거라!"

진남은 눈앞에 다가온 제명을 보자 심호흡을 하고 신념을 움직였다.

그의 몸속에 있던 제심이 순식간에 날아가 제명의 속으로 들어갔다.

촤락-!

보이지 않는 강기가 퍼졌다.

진남과 기묘한 제명 사이에 어떤 보이지 않는 연계가 생겼다.

둘은 하나가 된 것만 같았다.

"완전한 제심?"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심은 원래 형상일 뿐이라 실체가 없었다.

'진남의 제심이 이 정도로 완전할 줄이야!'

문득 다른 마음을 품었던 천재들은 그 순간 생각을 접었다.

진남의 실력과 천부적인 재능 그리고 완전한 제심까지, 제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우웅-

바로 그때.

출처를 알 수 없는 커다란 바람들이 제단에서 휘몰아쳤다.

바람은 점점 크게 불더니, 마지막에는 금색의 불꽃과 함께 풍화대겁으로 변해 진남을 덮쳤다.

진남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는 붕멸영역을 펼쳐 몸을 보호했다.

동시에 신념으로 제심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제명과 연계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쿵-! 쿠쿠쿠쿵!

귀를 먹먹하게 하는 폭발음들이 울려 퍼졌다.

제단의 하늘 위로 커다란 먹구름들이 몰려와 붉은색 번개를 미친 듯이 내리쳤다.

제단의 주변이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진남은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다섯 무수를 불러 모든 것들을 방어하게 했다.

그러나 붕멸영역과 다섯 무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천재들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진남의 무수의 힘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저렇게 힘들어하면 내가 저 자리에 가면 어떤 모습일까?'

"제명을 받는 건 역시 쉽지 않구나. 풍화홍뇌대겁을 막아내는 한편, 심신으로 제명과 교류해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소홀하면 다 끝이다."

한 천재가 중얼거렸다.

그는 이미 물러서려는 뜻을 드러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천재들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명을 받는 일이 저렇게 어려운데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마음도 한순간이었다.

제명을 받아야만 거두가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절대 물러설 수 없었다.

도장의 싸움은 점점 격렬해졌다.

천재들은 모두 일심이용했다.

그들은 진남을 관찰하는 한편 다른 천재들과 계속 싸우기 시작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삼 주 향이 타는 시간이 지났다.

순간, 진남의 마음속에서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희미한 않은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너, 나와 하나가 되고 싶으냐?"

제명의 목소리였다.

"영성이 있었어?"

진남은 살짝 놀랐다.

"나는 영성이 없다. 다만 내가 제명으로써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제명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나와 하나가 되려면 쉽다. 나를 굴복시키면 된다!"

"너를 굴복시키라고? 어떻게 굴복시키면 되느냐?"

진남은 두 눈에 빛을 드러냈다.

"쉽다. 이 환상에서 네 의지로 나를 굴복시키거라. 네가 무도 황제가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라!"

제명의 목소리가 끝나자 현묘한 힘이 펼쳐졌다.

눈앞에 벌어진 장면은 빠르게 변해 작은 공간이 되었다.

공간의 하늘은 불같이 노랗고 시뻘건 색이었고, 땅은 번개처럼 푸른색이었다.

공간에는 커다란 산봉우리가 있었다.

산 정상에는 흐릿한 금색 그림자가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진남은 산 아래에 서서 금색 그림자를 보고 자신을 살폈다.

환상이기는 하지만 단천도, 붕멸영역, 아홉 개의 무수, 전신의 혼 등등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의지로 굴복을 시키라니? 이게 무슨 뜻이지?"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에 빠졌다.

한참을 생각했지만,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한 사람의 의지는 위험한 순간에, 혹은 어떤 사건에서 드러날 수 있다.

'하지만 의지를 실체로 만들어 다른 사람을 굴복시키는 건 어떻게 하는 거지?'

"내 의지는 무소불전, 무소불승이다! 그렇다면……."

진남은 머릿속에 반짝하고 영광이 스쳤다.

그는 오른팔을 단천도로 변화시켜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리고 제명의 그림자를 베었다.

그의 의지는 '전(戰)'이었다.

'전천전지! 무소불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