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화 진남이 이렇게나 강하다니!
진남은 앞에서 번쩍이는 수많은 제광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귀를 울리는 폭발음을 들었다.
진남의 몸속에 오랫동안 침묵했던 전혈이 들끓기 시작했다.
진남은 두 눈에 흥분이 가득했다.
"이제…… 내 차례군."
진남은 입가에 곡선을 그렸다.
그는 오른팔을 단천도로 만들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는 강력한 도기를 무면 무인이 있는 제명 쪽으로 휘둘렀다.
진남의 도기는 목표가 없었다.
누구든지 막는다면 벨 작정이었다.
진남의 도기가 찬란한 유성처럼 눈부신 빛을 뿜었다.
천재들은 고개를 돌리고 확인하더니 안색이 변했다.
"단천도?"
"진남이 단천도를 얻었어?"
"허, 단천대제의 보물을 찾았다니!"
여기저기서 놀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 번째 관문에 도착한 무인들은 보통이 아니었다.
다들 견문이 넓었다.
단천도의 출현은 천재들을 놀래켰지만, 큰 파동을 일으키지 못했다.
천재들은 놀란 것도 잠시 곧 정신을 차리고 싸움에 임했다.
슉-!
진남은 앞으로 날아갔다.
천재들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연신 제술을 펼쳤다.
"보답천하!"
"붕멸영역!"
"베어라!"
진남은 빛처럼 이리저리 번쩍거리며 공격을 피했다.
그의 등 뒤에 펼쳐진 붕멸영역은 절세 방어술 같았다.
미처 피하지 못한 제술들이 붕멸영역에 닿으면 순식간에 사라져서 진남을 털끝도 다치게 하지 못했다.
단천도는 찬란한 도기들을 뿜어내며 사방에서 달려들어 진남을 공격하는 천재들을 베었다.
그들의 법보, 부적, 제술 등이 전부 잘려 나갔다.
많은 천재들은 안색이 변해서 뒤로 물러섰다.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진남은 길을 트고 거침없이 앞으로 나갔다.
"단천도도 대단하고 진남도 대단하구나. 사람들이 너를 과소평가한 모양이다! 내가 들고 있는 이 검은 네 칼을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어 했다. 절대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이때,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러 무인들과 엉켜 싸우던 무면 무인이었다.
그는 휙 돌아서서 진남을 마주했다.
그리고 납계에서 고검을 꺼냈다.
검은 얼음처럼 투명했고 한기를 뿜었다.
검 주변의 온도가 낮아졌고, 심지어 허공에서 눈이 흩날렸다.
"설신검(雪神劍)!"
"하마터면 증도신기(證道神器)가 될 뻔했다던 절세신병이잖아?"
주변의 천재들은 안색이 변했다.
설신검은 전설 속에 존재하는 병기인데 위력이 엄청났다.
그들은 이렇게 설신검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강한 검이구나!"
진남은 두 눈이 더욱 빛이 났다.
그러나 그가 들고 있는 단천검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무면 무인의 설신검은 단천도의 태도를 느꼈는지 연신 용의 울음소리를 냈다.
설신검은 화가 났다.
진정한 신기에게도 이렇게 무시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검천봉(一劍天封)!"
무면 무인은 싸늘한 목소리로 외쳤다.
검과 그는 하나였다.
검이 화를 내자 그도 화가 났다.
그는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허공에는 차갑기 그지없는 빛만 남았다.
방대한 차가운 기운이 폭풍우로 변해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사방의 무인들은 놀라서 뒤로 물러섰다.
"잘 왔다!"
진남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진남은 흥분해서 손이 떨렸다.
제방 십 위 안에 든 천재들과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었다.
진남은 화려한 수단을 쓰지도 않고 제술도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칼을 들어 그대로 베었을 뿐이었다.
차가운 기운이 흩어지고 폭풍이 부서졌다.
칼이 스친 곳은 만물이 산산조각이 났다.
쿵-!
눈 깜짝할 사이에 검과 칼은 부딪히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커다란 반동의 힘에 진남과 무면 무인은 동시에 뒤로 밀려났다.
"역시 강하구나!"
짧은 교전에서 진남은 무면 무인의 대단한 실력을 알아차렸다.
물론 진남도 아직 많은 힘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무수를 드러내지 않으면 진남은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번에 진남은 무면 무인의 뜻에 따라 그와 그의 설인검에게 단천도의 힘을 보여주려 했을 뿐이다.
무면 무인이 뒤로 밀려났다.
진남은 얼굴이 없는 그의 기분을 읽을 수 없었다.
그러나 사방의 천재들까지 무면 무인이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쨍-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싸우는 소리가 가득한 도장이라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리였지만, 많은 천재들은 그 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신념으로 훑어보다가 깜짝 놀랐다.
설신검의 칼날에 작은 흠이 하나 생겼다.
"역시 단천도는 명불허전이다. 그러나 제명을 얻으려면 칼 하나만 믿고는 어림도 없다!"
무면 무인은 잠깐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는 설신검을 다시 내질렀다.
그러자 얼음꽃들이 쏟아져 내리며 주변이 빙설 세계로 변했다.
"우리 연합해서 진남을 막자!"
제명 주변에 몰려들었던 실력이 약한 무인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신념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각자 지닌 제술들을 펼치며 달려들었다.
진남은 무수한 공격을 받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진남과 그가 들고 있는 단천도에게 위협을 느꼈다.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쉽게 진압할 수 있지만, 이 때문에 생기는 단점도 있었다.
다른 무인들이 연합하여 공격할 수 있었다.
도천중, 당청산, 오창천 같은 유명한 천재들도 거의 일대 십이나 그 이상으로 싸우고 있었다.
게다가 강한 천재들의 위협도 방어해야 했다.
다만, 석청범, 마녀 천천, 진자래는 서열 때문에 도전하는 사람이 적었다.
사람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강해지면 연합하여 상대하려는 마음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그들보다 더 강해진다면 도발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었다.
"전신의 혼!"
진남은 사람들의 공격에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등 뒤에서 다섯 개의 붉은 빛이 번쩍였다.
곧이어 전신의 혼이 허공에 우뚝 서서 전신의 위압을 풍겼다.
진남을 공격하던 천재들은 숨이 턱 멎었다.
'우리 무혼들이 제압을 당했어?'
많은 천재들에게 무혼은 중요한 무기였다.
그런데 무혼이 제압을 당했으니 날개가 꺾인 거나 마찬가지였다.
"무수, 나오거라!"
진남은 다시 한 번 성큼 발을 내디뎠다.
그의 등 뒤로 붕멸무수와 네 개의 전신의 나무가 솟아올라 수많은 제술 의지를 드러냈다.
진남의 기세가 마치 금술을 사용한 것처럼 쭉쭉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면 무인과 공격하려고 달려들던 무인들 그리고 제명을 쟁탈하던 다른 사람들은 다섯 개의 무수를 보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들은 두 눈에 충격이 가득했다.
'다섯 개의 무수?'
'진남이 무도 규칙을 초월했어?'
"싸우자!"
진남은 피가 들끓었다.
우레 같은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그의 전신과도 같은 위엄이 천재들을 휩쓸었다.
진남의 당당한 전의에 천재들은 정신이 들었다.
"무도규칙을 초월했어!"
"진짜로 이런 일이 있다니!"
"허, 천급 오품 무혼, 다섯 개의 무수 그리고 단천도까지, 진남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했다니!"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재들은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많은 고적을 읽고 많은 전설을 들었지만, 옛날에 전설적인 무인들이 무도 규칙을 초월했다는 일은 믿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이 다섯 개의 무수를 드러내자 그들의 그 상식을 뒤엎었다.
진남이 첫 번째 관문에서 만난 천재들은 세 번째 관문까지 진급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고, 천재들은 오늘에야 충격을 받은 것이다.
석청범, 마녀 천천, 불타 진자래는 묘한 눈빛을 드러냈다.
제방은 진남을 이수라고 불렀다.
이런 경우는 역사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진남이 비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강할 줄 몰랐다.
오창천, 구구, 양제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들은 진남이 무도 규칙을 초월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반년 동안 무조 나무가 다섯 개나 될 줄 몰랐다.
"이 녀석이……."
당청산은 두 눈에 빛이 스치고 몸속의 기운이 꿈틀거렸다.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
흑포에 가려진 강벽난의 아름다운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녀석, 역시 변한 게 없구나. 어디를 가든 모두의 시선을 끄는구나."
"하하하! 우물 안의 개구리들 같으니라고! 진남은 내 형제다! 저 실력이 전부인 줄 아느냐? 진남이 전력을 드러내면 더 깜짝 놀랄 거다!"
사마공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는 거만한 천재들이 진남의 아홉 개 무수를 보면 어떤 표정일지 기대가 되었다.
'정말 재미있는 구경거리일 거야.'
진남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뒤로 한 채, 무면 무인 등 천재들에게 날아갔다.
무면 무인과 천재들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거대한 압력이 자신들을 덮치는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가자!"
진남을 공격하던 천재들은 바로 다른 제명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
그들은 진남과 싸워봤자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너는 지금껏 내가 유일하게 탄복한 천재다. 무도규칙을 초월하다니! 그러나 오늘 다섯 개 무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부딪혀봐야겠다!"
무면 무인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정을 내렸다.
"설신강림(雪神降臨)! 빙봉천리(氷封千里)!
무면 무인 뒤로 오래되고 신비하며 강하고 웅장한 형상이 솟아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방이 허공까지 얼어붙었다.
무면 무인의 기세는 순식간에 솟아오르더니, 끝내는 설신(雪神)이 된 것만 같았다.
그는 투명한 손바닥을 내리쳤다.
하늘 가득 빙설이 몰려왔다.
빙설이 스친 곳은 모두 얼어붙었다.
"같이 공격하자!"
남은 몇몇 천재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를 악물고 부적들과 법보들을 전부 꺼냈다.
엄청난 기운이 폭발하며 진남에게 덮쳤다.
사방의 천재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이 광경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들은 진남이 다섯 개의 무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다섯 개 무수가 어느 정도 전력을 발휘하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파하라!"
진남의 전의가 솟아올랐다.
다섯 무수는 다섯 개의 찬란한 별처럼 하늘을 가르며 빙봉천리와 다른 제술들과 부적들에 날아갔다.
쿵-!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빙봉천리와 여러 제술들은 산산조각이 났다.
진남은 무면 무인들과 다른 천재들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지 않고 발끝을 차며 날아올랐다.
방대한 붕멸영역이 마치 큰 산처럼 그들을 눌렀다.
무면 무인과 천재들은 깜짝 놀라 다른 수단들을 빠르게 펼쳤다.
그러나 이를 이미 예상했던 진남은 다섯 무수를 이용하여 다섯 방향에서 그들을 진압했다.
허공이 막히자, 그들은 탈출할 수 없었다.
"설신주(雪神呪)!"
"대제의 부적!"
"관천패왕창(貫天覇王槍)!"
무면 무인과 천재들은 불길한 예감에 아껴두었던 수단들을 전부 펼쳤다.
붕멸영역과 다섯 개의 무수는 강하지만, 그들이 전력을 꺼내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저 잠시 흔들렸을 뿐 무너지지 않았다.
'습…….'
놀라서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제명 제단에 있던 천재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들이 예상대로 다섯 개의 무수는 하늘을 거스를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진남에게는 강한 무혼과 단천도가 있었다.
많은 천재들은 진남과 싸우고 제명을 쟁탈하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진남이 다쳤다면 모를까 지금은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진남의 실력은 이제 석청범이나 마녀 천천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심지어 더 강할 수도 있었다.
쿵-! 쿠쿠쿠쿵-!
귀를 울리는 폭발음이 도장에 연신 울려 퍼졌다.
진남이 일으킨 풍파가 끝이 나고 다른 천재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진남은 무면 무인을 상대하는 동시에 다른 상황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