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645화 (645/1,498)

645화 열 개의 제명

제명쟁탈전 두 번째 관문.

강벽난과 어청동이 나타났다.

몇백 번 반복되는 임무가 악몽처럼 그녀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임무를 백 번 진행하면서 여전히 포기하지 않은 걸 보니 집념이 강하구나.

이제 제방이 유실한 보물 서른여섯 개를 수집하여 숨은 조건에 도달했으니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강벽난은 이 점, 어청동은 일 점을 얻었다. 두 사람의 진급을 축하한다. 이제 세 번째 관문에 들어갈 수 있다."

제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 성공했습니까?"

어청동은 두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녀는 제명을 받고 대제가 되겠다는 집념이 강하지 않았다.

다만, 두 번째 관문을 벗어나야 계속해서 반복되는 악몽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 성공했다."

강벽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

세 번째 관문에 진급하려면 적을 죽이는 것 외에 관문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도 중요했다.

"고맙다, 정말 고마워!"

어청동은 감격에 가득 차서 강벽난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강벽난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보물들을 살펴보지도 않았을 거고 진급할 수도 없었다.

"고마울 거 없다. 그럼 이제 세 번째 관문으로 가자."

강벽난은 무표정하게 흑포를 여미며 먼저 빛의 문에 들어섰다.

그녀들뿐만 아니라 다른 천재들도 연이어 두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비록 앞에 있는 '절친'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이지 못했지만, 실마리를 따라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세 번째 관문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세 번째 관문의 천재들 수도 빠르게 늘어났다.

짧은 시간 동안 백 명을 돌파했다.

제방의 수련은 잔인했지만, 그래도 여지를 남겨둔 것이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다.

제방 세 번째 관문에서 천재들은 외부와 단절된 궁전에 있었다.

그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세 번째 관문에 들었는지 몰랐고, 누가 세 번째 관문에 진급했는지도 몰랐다.

그들은 다만 제기를 흡수하고 제심을 단련해야 한다는 것밖에 몰랐다.

진남도 마찬가지였다.

진남은 온 힘을 다해 제기를 흡수했다.

그의 몸속에 있던 제심은 점점 실체를 갖추더니, 금빛 선을 뿜어냈다.

금빛 선은 점차 그의 온몸에 퍼졌다.

선은 점차 신비한 무늬가 되더니, 진남을 금인으로 만들었다.

열흘째 되던 날.

진남은 두 눈을 떴다.

그의 등 뒤에 있던 전신의 혼은 엄청난 위압을 뿜었다.

궁전에 제기들은 마치 부름을 받은 것처럼 커다란 금색 회오리바람이 되어 진남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쿵-!

진남의 몸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의 몸 안에 있던 제심은 완전한 실체로 변해 힘있게 뛰며 엄청난 제위를 뿜었다.

바로 그때, 세 번째 관문의 제사의 목소리가 진남과 다른 천재들의 머무는 궁전에서 울려 퍼졌다.

"시간이 되었다. 궁전 대문을 열어라!"

* * *

같은 시각, 중주 유정도장.

여러 천재들이 제명쟁탈전을 벌이는 동안 도정은 커다란 금색 궁전으로 변해 허공의 깊숙한 곳에 떠 있었다.

궁전은 금빛을 풍기며 방원 몇만 리를 덮었다.

마치 이 땅을 온통 금색으로 물들인 것 같았다.

몇만 리 밖에서는 여러 세력의 제자들과 중주의 무인들이 유정 도장의 모든 것을 지켜봤다.

바로 그때였다.

웅-!

오래되고 신비한 목소리가 허공 깊숙한 곳에 있는 금빛 궁전에서 울려 퍼졌다.

목소리는 방원 몇만 리에 전달되었다.

그 목소리는 대도의 소리였다.

몇만 리 밖에 있던 제자들과 무인들은 그 목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그들의 마음속에 파도가 일었다.

"제음이 울렸다. 제음이 울렸어!"

"서른 날이 지났는데, 드디어 제음이 울렸구나! 얼른! 얼른 이 소식을 종문에 알리거라!"

"마지막 대전이 드디어 시작되겠구나. 이번에는 누가 대제가 될지 궁금해!"

제자와 무인들은 소란스럽게 떠들었다.

한 연로한 무인은 두 눈을 반짝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제명쟁탈전은 관문이 세 개거나, 다섯 개거나, 열 개이다. 제음이 울려 퍼질 때면 마지막 제전이 시작되는 때이다! 오늘 모든 것이 드러날 거다. 대체 어떤 천재들이 제위에 올라 천하를 군림할까?"

그는 나이가 들어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매번 제전이 열릴 때면 그는 천재들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얼마 후, 제전이 열린다는 소식이 커다란 폭풍우처럼 중주를 휩쓸었다.

용제원, 보제사, 표묘환부, 타마산장, 천도문, 무심종, 검문, 혼난문, 유영루 등 여러 이성, 삼성 세력들의 거두들이 깨어나 유정도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중주의 다른 무인들도 흥분했다.

"드디어 시작했어."

"세 번째 관문이 열린다. 그럼 최후의 쟁탈전은 하루만 지나면 결과를 알 수 있겠구나!"

"기대된다. 석청범, 불타, 마녀, 도천중, 오창천 등 유명한 천재들은 떨어질까? 아니면 무제가 될까?"

"하하, 나는 석청범이 무제가 된다는 것에 걸겠어. 그는 반드시 무제가 될 수 있을 거다!"

"허허, 자네들이 보기에 제방 순위에서 팔백여 명이 떨어지고 오창천을 타고 나타난 진남은 무제가 될 것 같소?"

"허, 진남이?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있는 것 같소. 이런 건 누구도 장담할 수 없소."

수많은 목소리가 중주의 구석구석에서 울려 퍼졌다.

크고 작은 내기들이 벌어지고 수많은 추측들과 이상한 소식들이 중주를 휩쓸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제음이 울려 퍼졌다는 소식이 반신제국에 전해졌다.

깜짝 놀란 여러 세력들은 중주에 무인을 보내 제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유정도장에 쏠렸다.

기대, 추측, 호기심, 불안, 초조 등 여러 감정을 담고 있었다.

제전이 열리자 모두가 주목했다.

* * *

제명쟁탈전 세 번째 관문.

제사의 목소리가 끝나자 펑펑펑 하는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궁전의 대문이 세 번째 관문에 들어선 천재들에 의해 날아갔다.

강대한 기운들이 솟아올랐다.

진남은 대전에서 나오자 왼쪽 눈에 눈부신 보라색 빛을 번쩍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다른 천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어떤 천재들이 세 번째 관문에 진급했는지 어서 보고 싶었다.

진남은 당청산, 강벽난, 사마공, 오창천, 구구, 양제, 오동방, 목목, 현월 그리고 석청범, 진자래, 마녀 천천, 도천중, 어청동, 방상청 등을 발견했다.

모두 백쉰세 명의 천재들이 세 번째 관문에 진급했다.

그들 중 반은 진남이 아는 얼굴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진남을 보았다.

당처산은 예상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사마공은 눈을 찡긋거리며 징그러운 표정을 지었다.

목목의 차가운 두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드러났다.

도천중 등 여럿은 살기를 드러냈다.

진남은 서로 다른 감정에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들 도장에 들어서거라. 이제부터 제명쟁탈전이 시작하기 전까진 너희들은 신념을 서로 나눌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다."

제사의 목소리가 담담하게 울려 퍼졌다.

진남은 시도해봤다.

신념과 목소리는 신비한 힘에 봉인이 되었다.

그는 사마공과 당청산과 이야기를 나누려던 생각을 접었다.

백쉰세 명의 천재는 동시에 계단에서 내려와 도장에 들어섰다.

도장은 방원 몇천 장이 되었는데, 그 끝에는 안개가 자욱해서 앞뒤 좌우가 구분되지 않았다.

"세 번째 관문을 시작하겠다! 세 번째 관문은 규칙이 없다. 수단과 초식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 제명을 얻는 자는 제신을 만들고 제업을 이룰 수 있다."

촤륵-!

제사가 말을 마치자, 허공의 깊숙한 곳에서 초록색 바람이 불어 주변의 안개를 전부 걷었다.

도장이 제 모습을 드러냈다.

도장은 방원 십만 장이었는데 사방에 모두 짙은 어둠이 가득했다.

마치 커다란 도장이 끝없는 허공에 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도장의 앞쪽에는 높이가 구백구십구 장이 되는 오래된 제단이 열 개 있었다.

제단은 하늘 높이 우뚝 솟아 온통 시커멓고 무늬가 가득해서 현묘하기 그지없었다.

선산보다 더 무겁고 위엄이 있어 보였다.

열 개의 제단 위에는 모두 금색의 그림자가 떠 있었다.

그림자들은 모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림자에서 눈부신 빛이 났다.

그림자가 뿜어내는 제위는 바다처럼 방대하고 무궁무진했으며, 현묘했다.

그림자는 천지에서 태어난 것 같지만, 또 천지를 벗어난 것 같아 신비하기 그지없었다.

열 개의 제단은 방대하고 웅장해서 선산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천재들은 열 개의 제단이 겨우 열 개의 금색 그림자를 감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제명이었다.

무조 경지의 무인이라면 강한 자나 약한 자를 막론하고, 무혼이 어떤지를 막론하고 제명을 받으면 무제가 될 수 있었다.

무제가 되면 만인들의 존경을 받고 창람대륙의 거두가 될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있는 천재들은 이 순간을 수도 없이 상상했었다.

제명을 마주한 순간 진남조차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했다.

그들은 두 눈에 충격이 드러나고 가슴이 뛰었다.

열 개의 제명!

이번 제명쟁탈전에는 열 개의 제명이 있었다.

즉, 백쉰세 명 중에 고작 열 명만이 무제로 등극한다는 뜻이었다.

세 번째 관문의 제사는 사람들의 태도에 만족한 것 같았다.

그는 그들의 반응을 즐기다가 천둥 같은 소리로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제명쟁탈전을 시작하겠다!"

그의 말이 끝나자 천재들은 신념과 목소리를 속박하던 현묘한 힘이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천재들은 온몸이 무척 가벼웠다.

그들은 순식간에 속박에서 벗어났다.

"싸우자!"

"제명은 내 것이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하하하, 드디어 이날이 왔구나!"

서른여 명의 천재들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고 엄청난 속도로 제명을 향해 달려들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먼저 나서는 것이 필요했다.

"첫 번째 제명은 내가 가진다."

담담하고 평온하지만 패기가 넘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석청범은 뒷짐을 지고 한 걸음씩 다가갔다.

그의 발걸음마다 칠색 연꽃이 활짝 폈다.

"하하, 두 번째 제명은 이 여왕님이 가져가겠다. 빼앗으려 하는 자들은 모두 죽이겠다!"

마녀 천천의 맑은 목소리에 한기가 가득했다.

"아미타불, 그럼 소승은 세 번째 제명을 가지겠다."

진자래는 합장을 했다.

그의 주변에는 보리수 잎들이 날렸다.

제방 삼 위 안에 든 자들의 패기였다.

그들은 제명을 '고를' 자격이 있었다.

제명쟁탈전에는 모두 열 개의 제명이 있었다.

천재들은 이 세 명의 천재들과 맞서고 싶지 않았다.

이어 도천중, 오창천, 구구, 양제, 음천도인, 무면 무인, 화지진도 제명을 하나씩 노리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몰랐다.

설사 석청범이라고 해도 강자들이 연합하여 공격한다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사형, 강벽난, 사마공, 현월 우리끼리는 가능하면 서로 부딪히지 맙시다. 그리고 오창천, 구구, 양제, 오동방, 목목과 싸우게 된다면 살살 해주십시오……."

진남은 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신념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진남의 친구들이 많았다.

진남은 그들이 서로 실력으로 상하를 가리는 것은 괜찮았지만, 서로 죽이는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알겠다!"

당청산, 강벽난, 사마공, 오창천 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강력한 기세를 내뿜으며 싸움에 끼어들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