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7화 용 모양 금 열쇠
무인들은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모두 체내에 뜨거운 피가 들끓어 매우 흥분했다.
'제명쟁탈전이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휙-!
석청범이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서더니 파란색 빛으로 변하여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마녀 천천, 불타 진자래, 도천중 등이 그의 뒤를 따랐다.
"너희들은 납계 안으로 돌아오거라."
진남은 해골 소홍,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납계에 넣고 발끝을 튕겨 앞으로 날아갔다.
그도 그들을 제명쟁탈전에 데리고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랐다.
한번 해보고 싶었다.
진남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대문 안으로 들어가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졌다.
진남은 금색 대문 옆에 있던 제사의 기운이 떨린 걸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해골 소홍 등의 존재를 느낀 게 분명했다.
휙-!
진남이 허공에서 떨어졌다.
발끝이 바닥에 닿자 그는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사방을 둘러봤다.
그가 내려선 곳은 수림이었다.
안에는 무조 경지의 요수들이 적지 않았다.
하늘은 새파랗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
특이한 점이 없었다.
"응?"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하늘 깊은 곳에 커다란 금색 대문이 있었다.
유정도장의 금색 대문과 달리 가운데는 위엄 있는 '제' 자가 쓰여 있었다.
"저 대문이 다음 관문으로 통하는 건가?"
진남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이때, 오래되고 위엄 있는 소리가 하늘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이 관문의 제사다. 이번 관문의 규칙을 알려주겠다. 이곳은 길이가 십삼만 리이고 넓이가 팔만 리 되는 작은 공간이다. 무인들은 모두 사백스물한 명이 있다.
나는 다섯 시진마다 무인을 한 명씩 골라 용 모양의 금 열쇠를 맡길 거다. 금 열쇠를 빼앗기지 않고 다섯 시진을 버틴 무인은 다음 관문으로 진급할 수 있다. 만약 금 열쇠를 빼앗고 다음번 금 열쇠를 발급할 때까지 버티면 진급할 수 있다."
"용 모양 금 열쇠? 재미있구나."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이제부터 용 모양 금 열쇠를 나눠주겠다."
제사의 말이 끝나자 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하늘 깊은 곳에서 눈부신 금광이 빠르게 아래로 날아왔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금색 불덩이 같았다.
이 공간은 그리 크지 않았다.
용 모양 금 열쇠가 떨어지면서 엄청난 이상을 일으키는 걸 공간 주위의 다른 무인들은 모두 볼 수 있었다.
"이 방향은 설마……."
진남은 얼떨떨했다.
그의 예상대로 금색 불덩이는 그와 점점 가까워졌다.
진남이 피할 새도 없이 무거운 물건이 그의 손에 떨어졌다.
진남은 고개를 숙이고 물건을 바라봤다.
용 모양의 신비한 금 열쇠였다.
"어서!"
"저쪽이다!"
"하하, 금 열쇠가 나와 이렇게 가까운 곳에 떨어질 줄이야!"
무인들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그뿐만 아니라 작은 공간 안의 기운들은 엄청난 속도로 진남이 있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재미있구나."
진남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첫 번째 관문부터 모든 무인들의 공동의 적이 될 줄 몰랐다.
그는 왼쪽 눈을 움직여 사방을 둘러봤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나 쫓아오는 적들이 있었다.
남쪽에서 오는 적들이 제일 적고 경지도 가장 약했다.
그는 발끝을 튕겨 빛으로 변하여 남쪽으로 날아갔다.
공간에는 무인들이 사백스물한 명이나 있었다.
아무리 진남이라고 해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만 있는다면 버틸 수 없었다.
게다가 사백스물한 명의 무인들의 제방 서열이 어느 정도이고 경지가 어떤지도 아직 몰랐다.
"진남? 너구나!"
남쪽에서 무인 다섯 명이 날아왔다.
사내 셋, 여인 둘이었다.
그중 얼굴을 가린 여인은 무조 경지 팔 단계이고, 나머지 네 명은 무조 경지 칠 단계였다.
제방에서 대략 사백 위에서 육백 위 사이었다.
"저자는 경지가 떨어졌어. 우리 연합하자!"
얼굴을 가린 여인은 다른 네 명에게 신념을 전했다.
넷은 잠깐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연합하여 진남을 진압하는 것이 가장 힘이 적게 들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남이 먼저 공격했다.
그가 손을 뒤집자 희미한 큰 산 그림자가 나타나 다섯 명을 눌렀다.
"아차!"
얼굴을 가린 여인 등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빠르게 방어용 법보를 꺼냈다.
우르릉-!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얼굴을 가린 여인 등은 몸을 휘청거렸다.
하마터면 방대한 힘에 날아갈 뻔했다.
"어……."
얼굴을 가린 여인 등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고작 한 초식이 이렇다니! 진남은 실력이 폭락하지 않았어!'
진남은 다섯 명을 힐끗 봤다.
그는 뒤쪽의 기운을 느끼고 더는 싸우려 하지 않고 전신 제이 식 보답천하를 운용했다.
"응?"
날아가던 진남은 손에 쥐고 있던 용 모양의 금 열쇠에서 옅은 금광과 용기(龍氣)가 뿜어져 나오는 걸 발견했다.
어둠 속의 밝은 전등처럼 방원 천 리 내에서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천기견들과 천기서, 해골 소홍을 데리고 갈 순 없겠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은밀한 곳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왼쪽 눈으로 적들의 위치를 판단하고 빠르게 움직여 다섯 시진을 버티는 것이다."
형세를 분석한 진남은 결심하고 빠르게 천기견들과 천기서 그리고 해골 소홍을 내보냈다.
"도련님, 여기는 어딥니까? 제명쟁탈전 안 입니까?"
제명쟁탈전에 들어오게 되어 천기견들은 매우 흥분했다.
"긴말하지 않겠다. 사방에 적들이 가득하다. 소홍, 영패를 갖고 은밀한 곳을 찾거라. 은밀한 곳을 찾으면 나에게 알려주고."
진남은 말하며 빠르게 영패를 꺼냈다.
"알겠습니다!"
해골 소홍은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천기견들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사방에서 빠르게 몰려오는 기운을 느끼자 소름이 끼쳐 빠르게 소홍을 따라갔다.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천기비술이 있었다.
게다가 소홍의 범상치 않은 기운까지 더하면 숨을 곳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휙-!
빠르게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길이가 한 장 되는 암홍색 화살이 붉은색 폭풍을 일으키며 엄청난 속도로 진남을 향해 날아왔다.
무조 경지 팔 단계의 강자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동시에, 진남의 위쪽의 허공에 틈이 생기더니 차가운 단도가 날아왔다.
"붕멸영역!"
진남의 몸에서 흑광이 뿜어져 나왔다.
흑광 속으로 들어간 화살은 늪에 빠진 것처럼 조금씩 사라졌다.
단도는 붕멸영역에 부딪혀 조금도 전진하지 못하고 붕멸되기 시작했다.
화살은 속임수였고 단도의 공격이야말로 진정한 살초였다.
그러나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진작에 이 살초를 꿰뚫어 봤다.
"괜찮은 공격이구나."
진남은 중얼거리며 왼쪽 눈에서 더 강한 보라색 빛을 뿜어내며 앞을 바라봤다.
두 사내와 한 여인의 그림자가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두 사내는 경지가 모두 무조 구 단계이고 기운이 바다처럼 깊었다.
여인은 무조 경지 팔 단계인데 기운이 기이했다.
"진남. 너의 경지가 폭락하지 않을 줄 몰랐다. 그러나 우리 셋이 연합했으니 너는 우리 상대가 아니다. 용 모양 금 열쇠를 내놓거라. 그러면 우리 유영루는 너에게 빚을 갚겠다. 또 너를 죽이지 않겠다."
여인은 말했다.
소리는 몇십 리 밖에서 전해왔지만 매우 뚜렷하게 들렸다.
"유영루, 제녀 묘산(苗姍)?"
진남은 문득 떠올랐다.
그는 묘산에 대한 기억이 있었다.
그녀는 제방 서열 칠십이 위이고, 매우 강한 천재였다.
"나는 너희 유영루가 나에게 빚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진남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묘산 등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묘산 등은 순간 당황했다.
'우리가 연합하면 제방 사십 위 안에 든 천재라도 상대할 수 있다. 사면초가인데 감히 우리와 대놓고 싸우려 하다니?'
"베거라!"
진남은 하늘로 훌쩍 뛰어올라 오른팔을 내리쳤다.
묘산 등과 사방에서 달려온 천재들은 하늘에 빛이 반짝이는 걸 봤다.
이어 커다란 도기가 달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용솟음쳤다.
도기는 매우 놀라웠다.
"아차!"
묘산 등은 안색이 어두워져 여러 가지 수단을 드러냈다.
칼의 위력은 그들의 예상을 초월했다.
"천황……!"
진남의 몸에서 황의 기운이 용솟음쳤다.
그러나 황의 기운을 절반쯤 드러낸 진남은 바로 고개를 들었다.
허공에 틈이 생기더니 틈에서 화염이 훨훨 타올랐다.
화염이 마치 불사(火蛇)처럼 그를 향해 덮쳐왔다.
"응?"
진남은 붕멸영역을 펼쳐 힐끗 쳐다봤다.
머리카락이 붉은색인 청년이 사나운 기세로 뛰어왔다.
청년은 경지가 무조 십 단계에 도달했다.
진남은 청년이 낯이 익었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청년은 제방 서열이 육십 위 안에 든 천재 강자였다.
그뿐만 아니라 사방에서 강한 기운이 전해왔다.
이 공간 안의 강자들과 천재들이 모두 모여든 것 같았다.
진남은 돌아서더니 공격하지 않고 빠르게 날아갔다.
그는 금 열쇠를 다섯 시진 동안 지켜야 했다.
지금 싸움을 일으키는 건 체력소모가 너무 컸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
그 틈을 타 제삼자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가려고?"
붉은색 머리카락의 청년과 묘산 일행 그리고 사방의 무인들은 모두 눈을 찌푸리고 여러 가지 수단을 펼치려 했다.
이때, 진남의 영패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해골 소홍 일행이 소식을 전해왔다.
"은밀한 곳을 찾았나?"
진남은 신념으로 훑어보았다.
동시에, 찬란한 도광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사방을 잘라라!"
진남의 긴 외침과 함께 도광이 깨져 수많은 도기로 변하여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폭우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진남은 속도를 높여 먼 곳으로 날아갔다.
붉은색 머리카락의 사내와 묘산 일행 그리고 쫓아온 강자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들은 빠르게 손을 써 도기를 부쉈다.
그들이 앞을 바라봤을 때 진남은 이미 멀리 날아가고 없었다.
"쫓아라!"
이들은 동시에 날아갔다.
그러나 진남이 너무 빨라 그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한참 후 진남은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용 모양 금 열쇠에서 뿜어져 나오는 용의까지 더해지자 그들은 진남을 잡을 수 없었다.
"에잇!"
붉은색 머리카락의 청년과 다른 천재들은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남을 놓쳤다.
다음번에 진남을 만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몰랐다.
"제방 서열 칠십오 위의 유위(劉偉) 도우, 백삼 위의 양문(楊文) 도우, 그리고 송화(宋華) 도우, 축문(祝文) 도우, 우리 연합하는 건 어때?"
묘산은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연합하자고?"
유위는 묘산을 힐끗 봤다.
양문, 송화, 축문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지. 진남은 경지가 폭락하지 않았어. 우리는 혼자 진남을 만나면 상대가 안 될 거야. 그럴 바에는 연합하자. 네 시진 후에 진남의 위치를 찾은 후 그를 누르자. 금 열쇠는 나중에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쟁취하는 거야. 어때?"
묘산은 웃으며 말했다.
묘산의 말을 들은 유위, 양문, 송화, 축문 등은 마음이 흔들렸다.
"진남을 찾을 수 있어?"
유위가 물었다.
묘산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내 신분을 잊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