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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635화 (635/1,498)

635화 올라오거라!

중주, 용제원 도장.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진남의 경지가 폭락하다니!"

용제는 이마에 핏대가 솟아오르고 체내의 기운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진남의 서열이 팔백여 위 떨어진 소식을 본 후 그는 이유를 깨달았다.

"……."

암흑요제와 현월, 오창천 등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남이다! 그는 무도규칙을 초월했다! 그런 진남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지? 설마 진남이 수련하다 봉변을 당했나? ……이 때문에 진남은 아직도 오지 않고 제명쟁탈전에 참가하지 않으려는 건가?'

"후……."

용제는 매우 화가 났다.

그러나 한참 후 그는 어깨가 축 처져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진남이 제위에 올라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요족을 위해 위엄을 떨칠 줄 알았다.

그런데 모든 것이 끝났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너희들은 어서 유정도장으로 가거라."

용제가 천천히 말했다.

이런 일이 발생했지만, 다른 제자들은 계속 무도의 길을 걸어야 했다.

정신을 차린 현월, 오창천 등은 현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가라고? 진남을 기다리지 않고?'

하지만 계속 기다리는 건 의미가 없었다.

진남은 경지가 폭락하여 제방 팔백구십육 위로 떨어졌으니 제명쟁탈전에서 어떠한 풍파도 일으킬 수 없었다.

계속 기다리는 건 시간 낭비였다.

"원장님,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현월은 쉰 소리로 말했다.

"하하, 진남 잘 됐다. 지난번에 타요봉으로 우리를 때렸지. 저는 진남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한바탕 놀려주겠습니다!"

오창천은 호탕하게 웃었다.

구구와 양제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들이 진남을 기다리는 건 진남이 강해서가 아니라 정 때문이었다.

"……그럼 기다리거라. 그런데 그가 올지 모르겠다."

그들의 태도에 용제는 한숨을 쉬었다.

옆에 서 있던 암흑요제는 완전히 침묵했다.

그런데 이때.

용제원의 한 진법 위에 형상이 천천히 나타났다.

"너무하네. 황의 기운에 가려졌을 뿐인데, 한꺼번에 서열을 이렇게 많이 떨어뜨리다니. 응? 원장님? 암흑 선배님?"

진남이었다.

황석에서 깨어난 진남은 청년의 어려움을 해결해준 후 가장 빠른 속도로 용제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용제와 암흑요제가 도장에 있을 줄 몰랐다.

"어? 너희들도 있네?"

진남은 놀랐다.

오창천 등과 현월, 천기견들과 천기서 그리고 해골 소홍이 모두 있을 줄 몰랐다.

"진남?"

용제와 암흑요제, 오창천 등은 모두 얼떨떨했다.

방금까지도 그들은 진남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한데, 진남이 이렇게 눈앞에 나타났다.

"멍멍! 도련님, 보고 싶었습니다!"

천기견들은 부르짖으며 진남을 향해 달려갔다.

천기서는 몸을 날려 진남의 어깨에 뛰어가 찍찍 하고 울며 머리를 진남의 목에 비볐다.

진남은 왼쪽 눈으로 훑어봤다.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경지가 생겼다.

무조 경지 오 단계였다.

그뿐만 아니라 해골 소홍도 경지가 무조 칠 단계에 도달했고, 나머지 여덟 구의 해골은 모두 무조 경지 육 단계에 도달했다.

그가 도술을 깨우치는 동안 해골 소홍이 그들을 이끌고 많은 기연을 얻은 게 분명했다.

"잘했다."

진남이 해골 소홍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해골 소홍은 대답대신 어깨를 으쓱했다.

용제, 암흑요제, 오창천 등은 모두 동술을 움직여 진남을 바라봤다.

진남은 평범한 사람처럼 아무런 기운의 움직임이 없었다.

"진남!"

용제는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그에게 물었다.

"말해 보거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왜 경지가 이 정도로 폭락했느냐?"

그는 그러다 진남의 눈을 마주하고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다. 상심하지 말거라. 어떤 일이든 해결할 방법이 있다."

"그래. 걱정하지 말거라. 다 잘 될 거다."

암흑요제도 그를 위로했다.

오창천 등과 현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문득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는 용제, 암흑요제, 구미요제가 자신을 중히 여기는 건 그가 무도규칙을 초월하였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제명을 받으면 능력이 크게 제고되어 창람대륙의 거물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앞날이 창창했다.

요족들은 진남에게 바라는 바가 있었다.

그러나 진남은 이제 겉으론 경지가 폭락하여 제전에서 제명을 받을 수 없어 보였다.

삼대 요제나 요족에게 있어 대제가 아닌 천재는 아무런 쓸모가 없고 신경 쓰고 키워줄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용제와 암흑요제는 태도가 조금도 변하지 않고 여전히 진남을 따뜻히 대했다.

그들이 진남을 중히 대하는 것은 진남의 쓰임이 있어서만이 아니었다.

"선배님들, 걱정 끼쳐드렸습니다. 저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정중하게 말했다.

"문제없다고?"

용제와 암흑요제, 오창천 등은 다시 한 번 얼떨떨했다.

'아무 문제 없는데 제방 서열이 어떻게 팔백 위나 떨어졌지?'

용제는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진남아, 수련하는 길은 어려움이 많다. 강자가 되려면 많은 좌절을 겪게 된다. 너……"

용제는 진남의 마음에 부담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위로하려 했다.

그런데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손을 들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쿵-!

엄청난 도의가 도장을 휩쓸어왔다.

커다란 도장에 순식간에 커다란 계곡이 생겼다.

이 정도 공격은 무도 경지 구 단계의 천재와 맞설 수 있었다.

"이, 이건……."

용제, 암흑요제, 오창천, 구구, 양제, 현월 등은 모두 깜짝 놀랐다.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경지가 폭락하지 않았나?'

"선배님들 죄송합니다.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기연을 얻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의 경지는 완전히 가려져 겉으로 보기엔 보통 사람 같습니다. 때문에 제방 서열이 폭락한 겁니다."

진남은 미안한 듯 말했다.

"경지가 가려졌다고? 그렇구나! 그런 거였어! 하하하!"

깜짝 놀라 몇 마디 중얼거리던 용제와 암흑요제는 갑자기 귀청이 찢어질 듯한 큰 웃음소리를 냈다.

용제원 전체가 흔들렸다.

그들은 아까까지만 해도 기분이 엉망이었다.

그런데 진남의 말을 듣고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져서 마음껏 웃었다.

"그렇지! 난 네 경지가 폭락하지 않았을 줄 알았어!"

오창천은 웃으며 말했다.

구구, 양제, 현월도 기쁜 표정을 지었다.

"제명쟁탈전이 시작되지 않았어? 너희들은 설마 여기서 나를 기다린 거야?"

진남은 물었다.

"너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면 우리가 여기 서서 뭐 하겠느냐? 제명쟁탈전이 곧 시작된다. 너희들은 어서 빨리 유정도장으로 가거라. 이번에 제명을 받지 못하면 돌아온 후에 내 너를 혼내주겠다!"

용제는 웃음을 거두고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진남은 미안하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남!"

오창천, 구구, 양제 등은 안색이 엄숙해졌다.

"유정도장에 모든 천재들이 모였다. 우리만 아직 가지 못했다!"

"응?"

진남은 오창천 일행을 바라봤다.

"지난번에는 고마웠다. 네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경지가 제고되지 못했을 거다. 이제 우리가 약속을 실행할 때가 되었다."

오창천, 구구, 양제는 동시에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본체를 드러냈다.

우르릉-!

길이가 백 장 되고 보라색 비늘을 덮고 표정이 사나운 커다란 용이 나타났다.

용의 옆에는 분홍색 털을 가진 구미요호(九尾妖狐)와 시커멓고 눈빛이 그윽한 기린이 서 있었다.

엄청난 요위가 용제원 상공을 휩쓸며 수많은 폭풍을 일으켰다.

용제원의 수많은 요족 외문제자들은 깜짝 놀랐다.

"어머나……."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비명을 지르고 몸을 부들부들 떨며 진남의 뒤로 숨었다.

"너희들……."

고개를 들어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오창천 일행의 뜻을 깨달았다.

그는 감동했다.

이는 그가 줄곧 바라던 일이었다.

"올라오거라!"

오창천이 소리쳤다.

"좋아!"

진남은 발끝을 튕겼다.

용머리 위에 올라선 진남은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

그는 흥분하여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크라아아-!

오창천은 길게 외치더니 허공을 찢고 안으로 헤엄쳐갔다.

구구와 양제는 호위무사처럼 양옆에서 동시에 움직였다.

"내가 너희들을 안내하겠다!"

이 광경을 본 현월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것은 천기견들과 천기서, 해골 소홍을 잡아 등에 올리더니 허공으로 들어갔다.

용제와 암흑요제는 그들을 보며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궁금했다.

'진남이 태고자금전룡 오창천의 머리 위에 서서 유정도장에 나타나면 도장에 있던 천재들은 얼마나 놀랄까?'

* * *

그 시각, 유정도장.

진남의 서열이 폭락한 소식 때문에 놀랐던 천재들은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팔백 위나 떨어지다니. 진남은 큰일 났군."

"내 생각에 단천보물을 찾으러 가서 봉변을 당한 게 분명해."

"응. 맞아. 단천보물이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겠어? 허허, 보물이 있는 곳을 공개하고 다들 연합하여 같이 찾아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

"진남은 진짜 운이 나쁘구나. 제명쟁탈전이 시작되는데 서열이 팔백 위나 떨어지다니."

"하하하. 인과응보야!"

도장은 시끌벅적했다.

다들 고소해했다.

진남을 아니꼽게 여기던 천도문, 창우궁, 무극신맹(無極神盟)의 제자들은 진남이 봉변을 당하자 크게 기뻤다.

다른 제자들도 기뻐했다.

진남이 단천대제가 남긴 보물을 얻었을 때 그들은 질투했었다.

게다가 진남의 경지가 떨어지면 그들이 상대할 적이 적어질 것이었다.

불과 몇십 명만 진남을 동정했다.

이 세상은 이러했다.

강할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아부를 떨지만, 약해지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조롱하고 짓밟으려 했다.

용제원의 화지진, 목목, 오동방, 화극무도, 소청청 등 제자들은 그 소리를 들으니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진남의 경지가 폭락했다는 소식은 놀라웠고, 진남을 대하는 천재들의 태도는 화가 났다.

구미요제는 마치 청각을 잃은 듯,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와 다른 세력의 대제, 강자들이 전해오는 신념을 모두 듣지 못했다.

그녀는 마음이 흔들렸다.

'나는 진남이 세상을 흔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지가 폭락했다고?'

진남을 잘 아는 방상청, 줄곧 진남을 주시하던 도천중 그리고 제방에서 이름 있는 천재들은 눈썹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석청범과 마녀 천천은 당황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를지라도 그들은 잘 알았다.

'진남은 제방이 이수라고 한 존재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제방이 이수라고 한 사람은 진남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경지가 폭락할 수 있지? 이럴 수가 있나?'

불타 진자래는 한숨을 쉬더니 속으로 염불을 외웠다.

그는 경지가 폭락하고 서열이 떨어진 건 진남이 도술을 깨우치다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럴 수 없다. 절대 이럴 수 없어! 장난해? 진남이 누구야? 이 자들은 아무것도 몰라! 강벽난, 당청산 당신들은 뭔가 아는 거 있습니까? 진남이 또 꿍꿍이를 꾸미는 겁니까?"

사방에서 들려오는 천재들의 떠드는 소리에 사마공은 버럭 화를 내며 전음했다.

"몰라요."

강벽난은 싸늘하게 말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죽음의 기운은 더 짙어졌다.

당청산은 무표정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흥! 분명 진남은 올 거야. 그는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제전이 시작되면 이 자식들에게 진정한 절세 천재가 무엇인지 보여줄 거야!"

사마공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들이 태도 표시를 마칠 때까지도 유정도장은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예전에 진남의 원수였던 최립허 등과 창우궁의 곽릉대제 등은 최선을 다해 조롱했다.

지난달 제방 서열이 정해질 때까지 진남의 소식을 신경 쓰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번 제방 서열이 정해진 후 진남은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다른 사람들은 서열이 올라갔지만, 그는 서열이 폭락했다.

이때, 작은 소리가 구미요제의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구미요제는 당황하여 정신을 번쩍 차리고 영패를 꺼내 신념을 주입했다.

영패를 들여다본 그녀는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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