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화 안 죽었어?
"큰소리는 누구나 다 칠 수 있다. 벌레 주제에 거만하기는. 자, 나와서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묘묘공주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지옥전천룡은 차가운 시선으로 공주를 바라보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동굴에서 나갈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그는 반제 경지라서 둘을 제압할 수 있었지만, 인간족들이 어떤 비열한 수단을 사용해서 광한화를 가져갈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 손해가 막대했다.
전천룡이 꼬임에 들지 않자 묘묘공주는 표정이 어두웠다.
"공주, 공격해!"
진남은 고함을 지르며 발끝으로 땅을 찼다.
그는 붕멸영역을 펼치고 단천도를 들고 지옥전천룡에게 달려들었다.
묘묘공주는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이내 반응하고 손을 휘둘러 허공으로 날아갔다.
하늘 가득 꽃들이 날아다니더니 검으로 변해 동시에 내리 찔렀다.
그녀는 진남이 어떤 꿍꿍이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를 믿었다.
"하하하, 무지한 것들. 나는 월광동에서 무적의 존재이다. 너희들이 이런 공격은 내 육체를 다치게 할 수 없다!"
지옥전천룡은 크게 웃었다.
웃음소리엔 조롱이 가득했다.
그러나 단천도의 도기가 그것의 몸에 닿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열몇 개의 비늘이 찢어지고 암홍색의 용 피가 흘렀다.
'다, 다친 거야?'
진남은 차갑게 웃었다.
용족의 육체가 단단하기는 하지만 단천도의 칼날이 더 대단했다.
"감히 나를 다치게 하다니, 죽어라!"
지옥전천룡은 놀라고 화가 났다.
그는 하늘을 향해 포효하더니 용발을 뻗어 엄청난 강기를 흘렸다.
"공주, 상처를 공격해!"
진남이 외쳤다.
"그래!"
묘묘공주는 날아올라 손으로 결인을 만들었다.
칠색 꽃잎은 연화보좌로 변해 지옥전천룡에게 날아갔다.
쿠쿠쿵-!
산골짜기가 격렬하게 진동했다.
묘묘공주와 지옥전천룡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싸웠다.
지옥전천룡이 대제를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방어력 때문이지 공격력이 강해서가 아니었다.
"바로 지금이다!"
진남은 적당한 시기를 노려 조보간을 꺼냈다.
그는 조보간에 무조의 힘을 주입해 월광동에 던졌다.
'들어갈 수 없으면 낚으면 되지!'
"가소롭기 짝이 없구나. 나는 지옥전천룡이다. 어떤 법보도 동굴에 못 들어온다!"
지옥전천룡은 진남이 조보간을 날리자 크게 웃으며 가소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등 뒤로 여섯 쌍의 커다란 날개가 펼쳐져 눈 깜짝할 새에 동굴 입구를 막아버렸다.
그의 날개는 비늘보다 더 단단했다.
게다가 뿜어지는 핏빛은 결계 같았다.
무제 강자라도 억지로 쳐들어가는 건 불가능했다.
진남은 이 말을 듣고 입가에 곡선을 그리며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내 조보간이 무거워지자 진남은 팔을 뒤로 당겼다.
"이게 무슨 일이야?"
지옥전천룡은 안색이 변했다.
'왜 갑자기 내가 밖으로 날아가는 거지?'
"전신의 혼, 진압하라!"
진남은 성큼성큼 발을 내디뎌 지옥전천룡 앞에 나타났다.
그의 등 뒤에서 다섯 줄기의 붉은 빛이 번쩍이더니 방대한 전신의 혼이 지옥전천룡의 머리 위에 우뚝 섰다.
쿵-!
엄청난 전의가 아래로 눌렀다.
연황전장의 전의보다 더 강하고 무서운 전의였다.
지옥전천룡은 안색이 변했다.
그는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활짝 펼친 여섯 쌍의 날개를 저도 몰래 움츠렸다.
진남이 예상했던 대로였다.
전신의 위엄은 연황전장에서 생겨난 이물에게 강한 압력을 주었다.
진남은 빠른 속도로 조보간을 휘둘러 보물을 낚았다.
"뭐야 이게!"
진남은 보물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보이지 않는 힘의 끝에 온통 금빛에 엄청난 전의를 풍기는 시체가 걸렸다.
그것은 광한화가 아니었다.
월광동에는 광한화뿐만 아니라 다른 보물들도 많다는 사실을 진남은 간과했다.
월광동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도 잘 보이지 않았기에 다른 보물을 낚은 것이다.
"조보간!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광한화를 낚아야 한다!"
진남은 크게 외치며 금색 시골을 뿌리치고 다시 한 번 조보간을 휘둘렀다.
"멈춰!"
지옥전천룡은 그제야 반응했다.
그는 두 눈에 화가 가득하고 용발에 엄청난 기운을 실어 진남을 공격했다.
'비천한 인간이 감히 내 앞에서 광한화를 낚으려 하다니!'
"나는 유실약원의 공주이다. 사방의 천지의 힘은 명령을 들어라. 구유의 귀신은……."
묘묘공주는 빠르게 주문을 읊조렸다.
그녀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위엄이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생령들을 굽어봤다.
동시에, 손을 뻗어 지옥전천룡을 눌렀다.
촤륵-!
사방 삼 리에 있던 천지의 힘이 모이며 커다란 손으로 변했다.
그 손 위에는 엄청난 귀기를 풍기는 귀신이 나타났다.
"이건 무슨 공격이야!"
지옥전천룡은 표정이 변했다.
그는 마치 찬물을 한 대야에 끼얹은 듯하여 분노가 사라졌다.
그는 금지 제술을 사용하여 비늘을 모두 펼치고 엄청난 붉은 빛을 뿜어 앞을 막았다.
월광동에만 있었던 그는 이 한 방에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진남은 눈빛을 반짝이더니 여섯 쌍의 날개가 펼쳐지는 순간 뒤로 휙 잡아당겼다.
우-
월광동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산골짜기는 순식간에 얼음이 된 것 같았다.
전의를 따라 커다란 눈꽃이 흩날렸다.
조보간의 한쪽 끝에 손바닥만 하고 투명한 꽃이 매달려서 흔들렸다.
광한화였다.
광환화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조보간에 낚여 강한 환상에 빠졌다.
광한화는 조보간에 낚여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광한화!"
지옥전천룡은 눈이 가늘어지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진남, 대단해!"
묘묘공주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진남이 광한화를 낚을 줄은 몰랐다.
지옥전천룡을 제압하는 중이 아니었다면 달려가서 진남을 안아줬을 것이다.
우-!
지옥전천룡은 월광동에서 나왔다.
커다란 몸이 진남의 앞에 나타났다.
지옥전천룡의 시뻘건 눈은 거의 보라색으로 변했다.
그는 이성을 잃었다.
그는 비천한 인간들이 그의 눈앞에서 광한화를 빼앗아 갈 줄은 몰랐다.
"안 돼!"
묘묘공주는 무언가 느끼고 흠칫했다.
"진남, 광한화를 끌고 왔던 길로 도망가자!"
"좋아!"
진남은 바로 힘을 최대로 끌어모았다.
진남은 빛으로 변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거기 서거라!"
지옥전천룡은 포효했다.
여섯 쌍의 날개로 엄청난 강기를 풍기자 땅이 흔들리고 전황 고목들이 터졌다.
그는 거대한 몸체를 이끌고 빠른 속도로 진남을 쫓았다.
* * *
같은 시각, 전황고림 가운데.
허무노인, 진후, 남궁위 셋은 강한 제술을 펼치며 그들을 습격하는 고목과 다른 이물들을 부셨다.
그들은 진남처럼 전신의 왼쪽 눈도 없고 공주처럼 영약을 조종하는 능력도 없었다.
대부분의 위험을 피할 수 없었다.
"어?"
허무노인 일행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앞쪽에서 엄청난 기운이 다급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진남? 진남이다!"
진후는 앞쪽에서 날아오는 사람을 보자 기뻤다.
그는 진남이 스스로 날아올 줄 몰랐다.
"무언가에게 쫓겨 오는 것이 틀림없을 거야. 우리도 이 기회에 진남을 단단히 혼내주자!"
허무노인은 차갑게 말하며 손바닥에 제술을 번쩍였다.
날아오던 진남은 그들 셋을 보자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곧 공주의 뜻을 알아차렸다.
'묘묘공주, 너무 나쁘잖아!'
진남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뒤쪽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네가 감히 쫓아와? 내 사형들이 앞에 있어, 그들이 너를 어떻게 혼내줄지 두고 봐!"
진남은 고개를 허무노인 일행을 바라보며 외쳤다.
"사형, 광한화를 가져왔습니다!"
'저놈이 우리를 계략에 빠뜨리려는 거구나!'
허무노인, 진후, 남궁위는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셋은 진남이 일부러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그들이 반응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들은 머리 위쪽이 어두워지자 저도 몰래 고개를 들었다.
방대한 그림자가 입을 쩍 벌리고 말했다.
"다 죽어라!"
쿵-!
여덟 개의 커다란 용발이 진남과 허무노인 일행을 향해 덮쳤다.
허무노인, 진후, 남궁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진남이 쫓기고 있는 건 알았지만 반제 경지에 미쳐 날뛰는 지옥전천룡일 줄은 몰랐다.
그들은 진남의 계략에 엮여버렸다.
허무노인 일행은 더러운 것을 삼킨 것인 양 속이 더부룩했다.
하지만 커다란 용발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제술로 공격했다.
펑-! 퍼퍼퍼펑-!
수림에서 폭발음이 연신 들리고 수많은 강기가 쏟아져 주변의 전황고목들이 부서졌다.
진남은 이미 준비가 있었던 터라 발끝을 차고 용발의 공격을 피해 셋의 뒤로 도망갔다.
"멍청한 용아, 저놈이 우리를 모함한 것을 모르겠느냐?"
허무노인은 화가 나서 외쳤다.
지옥전천룡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그는 여덟 개의 커다란 용발을 폭풍우처럼 휘둘렀다.
'뻔뻔한 인간이 감히 광한화를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나를 멍청하다고 욕하다니!'
"에잇!"
허무노인 등은 머리카락이 곤두서서 각종 수단으로 막아냈다.
미친 지옥전천룡이 퍼붓는 전력은 엄청났다.
"사형, 대단합니다! 저 멍청한 용은 사형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군요!"
진남은 몸을 날려 공격을 피하면서 불이 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으로 깐족댔다.
허무노인, 진후, 남궁위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저 멍청한 용과 진남을 함께 죽여버리자!"
진후는 낮게 으르렁댔다.
그는 진남 때문에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
"좋다!"
허무노인과 남궁위도 화가 잔뜩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허환대도(虛幻大道)!"
"고화무수(古華武樹)!"
"남풍신검(南風神劍)!"
셋은 길게 외치며 엄청난 기운을 드러냈다.
허무노인은 손을 휘두르자 주변의 허공이 일그러지고 전황고림이 사라졌다.
대신 빙원이 나타났다.
빙원 위에는 수많은 불꽃들이 지옥전천룡과 진남을 태우려고 했다.
진후는 이상무수를 펼쳐 오래된 빛으로 공간 두 개를 만들어 공격했다.
남궁위는 오래된 단검을 날려 보냈다.
검은 두 개의 검기를 뿜어냈다.
셋의 공격을 받은 진남은 표정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몸을 움직이는 동시에, 왼팔을 들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갔다.
하늘에 있던 지옥전천룡은 살기가 가득 몰려오자 시뻘건 두 눈에서 청색의 빛을 뿜었다.
"전천지노(戰天之怒)!"
지옥전천룡은 포효하며 비늘과 여덟 개의 용발 그리고 여섯 상의 날개에서 엄청난 핏빛을 뿜었다.
빛들은 그의 입에 모이더니 붉은색의 빛무리가 되어 쏟아졌다.
쿵-!
전황고림이 격렬하게 진동했다.
수많은 고수들이 부서지면서 생겨난 힘이 허무노인, 진후, 남궁위 그리고 지옥전천룡의 몸을 타격했다.
그들은 신음하더니 입가에 피를 흘리며 날아갔다.
"죽었나?"
허무노인, 진후, 남궁위는 자신의 상처를 살필 새도 없이 진남 있던 쪽을 살폈다.
진남은 커다란 구덩이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안 죽었어?"
셋은 펄쩍 뛰었다.
믿을 수 없었다.
살초의 힘을 둘로 나눠서 공격력이 줄어들기는 했다.
하지만 진남은 무조 경지 육 단계였다.
천지 전의에서 힘을 받는다고 해도 어디 한 곳은 부러져야 정상이었다.
"콜록콜록."
진남의 입가에 피가 흘렀다.
방금 살초는 대단한 힘이었지만 전의 갑옷이 막아줬고 전신의 왼팔까지 막아줘서 죽지 않고 경상만 입었다.
"네놈들을 죽이겠다! 죽여버릴 거야!"
지옥전천룡은 다시 날아오르며 입을 쩍 벌리고 발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