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1화 다 내 것이 될 거야!
"곽릉대제, 천광대제 그리고 여러 세력들이 손을 잡다니!"
묘묘공주는 차가운 시선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먼저 그놈들의 아들부터 혼내주고 그놈들을 혼내주겠어!"
그녀는 방금 진남이 용제원에서 겪은 일을 들었다.
"내장은 전의가 웅장한데 너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겠지?"
진남은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화제를 꺼냈다.
내장에서 풍기는 전의는 중장보다 다섯 배는 더 많아졌다.
보통 일이 아니었다.
"물론이지."
묘묘공주는 거만하게 말했다.
"나는 공주마마잖아!"
"……."
"음, 지금 있는 위치는 어디야?"
묘묘공주가 물었다.
"왼쪽 앞. 아직 거리가 좀 있어."
진남은 지도를 살폈다.
"왼쪽 앞이라는 말이지?"
묘묘공주는 하얗고 가느다란 손을 들었다.
그녀의 손바닥에서 부드러운 천지의 힘이 나와 사방으로 퍼졌다.
땅에 숨어있던 영약들이 반짝거리는 빛을 뿜었다.
마치 공주에게 응답하는 것 같았다.
"아, 찾았다. 한 시진 전에 삼대 제자들은 치열한 싸움을 겪고 방향을 바꾸었어. 우리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 앞으로 갔다. 우리도 얼른 가자."
묘묘공주가 말했다.
"대단해!"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묘묘공주가 영약을 조종하는 것은 비경에서 엄청난 능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보물을 발견하거나 할 때 다른 무인들보다 훨씬 쉬웠다.
둘은 오른쪽 앞으로 날아갔다.
가는 길에 여러 영약들이 전하는 소식을 들으며 묘묘공주는 무척 즐거워했다.
그녀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곳마다 보물이 깊이 숨겨져 있어 그녀는 수확이 가득했다.
평범한 보물도 남겨두지 않았다.
진남도 뜻밖에 무주무수 하나를 얻었다.
"도착했어"
공주는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 앞에는 구불구불 흐르는 커다란 강이 나타났는데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강물은 짙은 붉은색인데 엄청난 살기를 풍겼다.
커다란 강과 앞선 수정산은 모두 강자의 제술이 변화한 것이었는데, 강의 힘이 더 강했다.
"강 밑에 이상한 파동이 느껴지는구나."
진남은 왼쪽 눈으로 훑어보고 이상한 점을 느꼈다.
둘은 서로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에 뛰어들었다.
방금 느꼈던 살기가 뭉쳐 수많은 해골로 변하더니 진남과 묘묘공주에게 달려들었다.
진남은 전의를 드러내고 해골이 가까이 오기 전에 산산조각을 내버렸다.
진남과 묘묘공주는 빠르게 강 밑으로 가라앉았다.
반 시진 동안 아래로 내려가자 짙은 붉은색 강 밑바닥에 청동 궁전이 보였다.
궁전은 길이가 삼백 장이고 높이가 이백 장이었다.
밖은 부식되었지만, 여전히 엄청난 기운을 풍겼다.
청동 궁전의 대문은 열려 있었다.
"왠지 눈에 익어."
묘묘공주는 아래위로 살펴보며 떠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
"들어가서 보자."
진남은 말했다.
둘은 바로 대문에 들어섰다.
그들 앞에는 시커먼 회랑(回廊)이 나타났다.
회랑에는 시골이 가득 쌓여있었고 공기 중에는 채 흩어지지 못한 제의와 피비린내가 느껴졌다.
얼마 전에 커다란 싸움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
회랑을 지나 일 층에 도착했다.
일 층은 난장판이었다.
바닥은 여기저기 패여 있고 우뚝 선 돌기둥만이 산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돌기둥에 진법이 새겨져 있어. 돌기둥을 통해 이 층에 올라갈 수 있어."
진남은 살펴보더니 돌기둥 아래에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돌기둥에서 번쩍거리는 빛이 둘을 감싸더니 그들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슉-!
진남과 공주가 떨어진 곳은 초원이었다.
"어라?"
진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초원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이건 환상이다!"
진남은 바로 알아차렸다.
"부숴라!"
묘묘공주는 법인을 만들어 위로 때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초원과 하늘은 거울처럼 깨졌다.
환상은 사라지고 그들이 주변을 둘러볼 새도 없이 엄청난 살기가 둘에게 날아왔다.
"누구냐?"
"어떤 놈이냐?"
여기저기서 호된 목소리가 들렸다.
진남은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넓은 대전에 서른일곱 명의 무인이 있었다.
그들 중 스물셋은 무조 칠 단계였고 열은 무조 팔 단계 남은 넷은 무조 구 단계였다.
그들의 어깨와 손에는 흑룡 그림이 있었다.
'흑룡 사람들이구나!"
"이곳에 어떻게 온 거야? 쓸모없는 것들아, 얼른 공격하지 않고 뭐 해? 저 둘을 죽여라!"
바로 그때, 대전 뒤쪽에서 화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체구가 크고 시커먼 머리카락을 가진 우람한 사내가 엄청난 기운으로 호통쳤다.
바로 흑룡의 통령이었다.
그는 무조 정상급이었다.
통령 뒤에 또 다섯 명의 무인이 있었는데, 한 명은 무조 경지 구 단계이고 나머지는 전부 무조 경지 정상급이었다.
통령의 호통에 무인들은 정신을 차렸다.
무인들은 흉악한 시선을 드러내며 살초를 사용할 태세를 취했다.
그때, 흑룡 통령의 곁으로 세 사람이 나타났다.
그들은 곽무룡 등 삼대 제자였다.
셋은 고개를 들더니 경악했다.
"진남?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진남?"
흑룡 통령과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진남이라면 제방 서열 구십육 위의 용제원 천재가 아닌가?'
"너희 셋을 드디어 만났구나!"
진남은 삼대 제자를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오른팔이 천천히 부서지며 단천도로 변했다.
차가운 살기가 퍼져 대전은 마치 겨울이 된 것 같았다.
'드디어 만났다니?'
'진남과 저 여인은 일부러 삼대 제자를 찾아온 걸까?'
무인들의 머릿속에 궁금증이 떠올랐다.
"저 칼은……. 설마 단천도?"
흑룡 통령은 단천도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천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단천도라니!'
'삼백 년 전 단천대제가 신겁을 망치로 삼고, 육신을 난로로 삼아 만들어낸 절세 무기잖아!'
"단천도! 진남, 네가 단천도를 얻었을 줄이야!"
곽무룡 등 세 사람은 흥분했다.
그들은 탐욕스러운 시선을 드러냈다.
'진남이 단천도를 가지고 있는 걸 보니 단천 보물을 얻은 게 틀림없어!'
'진남을 죽이기만 하면 단천도를 얻을 수 있고 전설 속의 단천 보물도 얻을 수 있어!'
흑룡 통령 일행은 머릿속에 탐욕스러운 생각이 들자 호흡조차 거칠어졌다.
마치 굶주린 늑대들 같았다.
"진남, 저자들과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거라. 너는 저 세 놈을 직접 해결해. 나머지 사람들은 내가 대신 제압할게."
묘묘공주는 아름다운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반감이 생겼다.
"그래."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흑룡 통령, 우리 연합해서 저 둘을 진압하고 보물을 빼앗아옵시다!"
곽무룡은 큰소리로 외쳤다.
"껄껄, 고작 너희 둘이 우리와 싸우겠다는 말이냐? 다들 공격하거라!"
흑룡 통령은 사납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쿵-!
강대한 기운이 폭발했다.
흑룡 통령 일행은 동시에 달려들었다.
몇십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백만 대군처럼 기세가 드높았다.
"만계영반(萬界靈盤), 진압하라!"
묘묘공주는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손을 휘둘러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수정 원반을 꺼냈다.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수정 원반은 날아가면서 눈부신 빛을 뿜었다.
수정 원반에서 방대한 천지의 힘이 쏟아졌다.
"저, 저게 무엇이냐?"
흑룡 통령 일행은 표정이 변했다.
그들은 무혼과 무수들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들은 연황전장에서 수없이 싸움을 치른 사람들이라 경험이 풍부했다.
그들은 몸을 피하며 기이한 법보와 오래된 제술들을 펼쳤다.
대전은 눈부신 빛이 가득해서 혼란스러웠다.
슉-!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원반에서 쏟아져 나온 방대한 천지의 힘이 여러 개의 손으로 변해 법보와 제술들의 힘을 무시하고 흑룡 무인들의 육체를 꽉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흑룡 사람들이 전부 끌려왔다.
묘묘공주는 발끝을 차고 날아올라 원반 위쪽으로 왔다.
그녀가 법인을 만들자 원반은 아래로 힘껏 눌렸다.
흑룡 통령 일행은 고통에 신음했다.
그들은 바위가 등을 누르는 느낌이 들어 허리가 숙여졌다.
그들은 엄청난 속박을 느끼고 발버둥 쳤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이게 무슨 물건이냐?"
흑룡 통령 일행은 안색이 동시에 변하고 두 눈에 두려움이 떠올랐다.
'이렇게 많은 강자들이 모여 있으니 반보 무제와 싸운다고 해도 상하를 가릴 수 없을 실력인데 이 여인의 한 초식에 우리가 제압당했다는 게 말이 돼?'
'저 원반은 대체 어떤 보물이란 말인가?'
곽무룡 등 삼대 제자는 표정이 변했다.
그들은 조금 전에는 우세였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런 상황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당황하지 말거라! 저 여인은 흑룡 사람들을 제압했지만 온 힘을 다하고 있으니 더 공격할 여유가 없다! 진남은 제방 서열 구십육 위에 무조 육 단계일 뿐이다. 그러니 우리 셋이 연합해서 공격하면 진남을 충분히 죽일 수 있다!"
곽무룡의 반응은 빨랐다.
그의 말에 다른 두 제자들도 정신을 차렸다.
'맞아!'
'진남은 혼자이고 우리는 셋인데 겁먹을 거 없다!'
'우리 셋은 모두 제방 서열 백여 위이고 법보들도 많이 갖고 있어! 그리고 오늘은 영야암전도 아니다!'
흑룡 통령은 삼대 제자의 모습에 안심했다.
그는 삼대 제자가 진남을 상대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혹시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시간을 조금만 끌어주면 그들은 여인의 제압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결국 우리가 이길 거다!'
"진남, 네가 가진 것들이 오늘 다 내 것이 될 거야!"
곽무룡은 얼굴이 사납게 변했다.
그는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손을 내리쳤다.
세 개의 서로 다른 제기가 그들 앞에서 솟아오르며 짙은 제위를 풍겼다.
"전신 제일 식, 전자무쌍! 베어라!"
진남은 길게 외쳤다.
그의 전의가 최고치로 솟아오르고 단천도는 엄청난 도기를 뿜으며 아래로 베었다.
쿵-!
삼대 제기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났다.
"대단해, 역시 단천도야! 절세 병기가 맞구나!"
사람들은 놀라움을 드러냈다.
"무혼과 무수는 모습을 드러내라!"
삼대 제자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이내 반응하고 흩어졌다.
세 개의 무혼과 세 개의 무수는 세 방향을 차지하고 제술 의지를 동시에 뿜어 진남에게 날아갔다.
세 개 방향에서 압력을 가했다.
"붕멸…… 영역!"
진남은 칼을 들고 차가운 시선으로 서 있었다.
그의 몸에서 검은색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빠르게 주변으로 번졌다.
검은빛이 닿은 곳마다 제술의지가 무너졌다.
"어찌 된 일이지?"
삼대 제자와 흑룡 일행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단한 제술은 본 적이 없었다.
원반 위에 있던 묘묘공주는 손으로 정교한 턱을 받치고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그들은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진남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숨기지 말고 수단들을 전부 펼치거라!"
곽무룡은 단호하게 외쳤다.
진남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그래!"
두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저장주머니에서 부적들과 법보 그리고 시골들을 꺼냈다.
수단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다른 사람이 이런 장면을 목격했다면 하얗게 질렸을 것이었다.
"죽어라!"
곽무룡은 크게 외치며 무조의 힘을 보물들에 주입했다.
수많은 빛이 번쩍였다.
만천화뇌(漫天火雷), 지옥고빙(地獄古氷), 수라무혼 꼭두각시가 하늘을 가득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