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6화 진짜 알고 싶으냐?
이번의 돌파로 진남은 실력이 대폭 상승했다.
붕멸무수는 등급을 넘어 무조 팔 단계의 강자와 싸울 수 있었다.
경지를 전부 드러내면 무조 정상급과 싸울 수도 있었다.
"고생했다."
진남은 도원정석을 바라보며 열 개의 홍몽지기를 도원정석에 주입했다.
도원정석은 기쁜 듯 맑은 소리를 냈다.
진남은 웃더니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인족봉을 바라보았다.
인족봉의 영기는 매일 점점 많아지고 매일 변하고 있었다.
전룡봉, 구미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단천대제가 의지가 흩어지기 전에 육령용맥을 도와줬나 보구나."
육령용맥은 폐관수련 중이었다.
기운이 전보다 더 대단해져 무조 팔 단계와 맞먹었다.
진남은 시선을 돌렸다.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힘을 모아 천기의 힘을 수련하고 있었다.
전보다 많이 강해졌다.
해골 소홍은 다른 해골들을 이끌고 진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산꼭대기의 해골 소홍은 무언가 느낀 듯 고개를 돌려 진남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진남은 살짝 놀랐다.
'해골 소홍이 나를 향해 웃는 것 같은데?'
"그녀의 영지가 사라지지 않았나?"
진남은 의문이 들었다.
이때, 그의 가슴에 '삼백일'이라고 새겨진 희미한 글자가 빛이 반짝이더니 빠르게 변했다.
"응? 제방이 서열을 조절하기 시작했나?"
진남은 어리둥절하더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번에 나는 영야암전에서 여러 천재들과 싸웠다. 서열이 어느 정도 올라갈까?"
글자는 '구십육'에서 멈췄다.
진남은 제방 서열 구십육 위가 되었다.
"구십육 위라고?"
진남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많이 낮았다.
비록 그가 영야암전에서 전신의 왼쪽 눈의 도움으로 우세를 차지했다지만, 그의 진정한 전력도 매우 강했다.
오십 위 안에 드는 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방 서열 구십육 위라. 그렇다면 중주의 다른 천재들도 강해졌겠구나!"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유영루의 특수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나도 이제 중주의 천재들에 대해 제대로 알아볼 때가 되었다.'
* * *
그 시각, 제방 서열이 두 번째로 조정되자 중주의 이성 세력, 삼성 세력은 들끓었다.
다들 회의를 소집했다.
용제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진남은 대전에 참가하러 가지 않았다.
대전은 순위가 얼마나 올라갔는지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제방 서열 오백 위부터 삼천 위까지가 참가하는 것이 좋았다.
서열이 앞쪽인 천재들은 대전에 참가해도 별 의미가 없었다.
유영루의 특수 영패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은 신식을 영패에 주입했다.
영패를 들여다본 진남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눈에도 흥분의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이 조사하고 있을 때 다른 세력의 무인들도 조사하고 있었다.
얼마 안 돼 이번에 제방 서열 변화가 폭풍처럼 중주 전체를 휩쓸었다.
"대단하구나! 지난번에 제방에서 칠백여 위나 올라간 진남이 이번에는 구십육 위로 올라갔어. 백 위 안에 들어갔어."
"허, 겨우 두 달 사이에 백 위 안에 들어가다니. 아직 사 개월이나 남았는데……. 이 정도라면 일 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에 그가 혼자 도천중, 화지진, 신방 천재 등을 모두 격파했다고 들었어!"
"허허, 거짓말이 아닐까? 진짜라 해도 이유가 있을 거야."
"방상청은 백구 위로 올라갔어. 이 자식 속도가 빠르구나!"
"이 이름 없는 무인은 누구지? 팔백 위에서 백삼십이 위로 올라갔어. 진남을 거의 따라잡겠어!"
"어떻게 된 거야? 제방 서열 삼천여 위의 녀석이 전승을 얻어 역천개명하여 천급 육품 무혼을 이루었다고?"
"뭐? 천급 육품?"
엄청난 소식들이 전해졌다.
전혀 이름 없던 무인들도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역천개명하여 천급 육품 무혼을 이루었다는 소식, 마녀 천천이 불타에게 패했다는 소식, 그리고 도천중이 제방 칠 위가 되고 석청범이 왕량대제(王良大帝)와 싸운 소식 등.
다양한 소식을 들은 수많은 무인들과 천재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만, 진남이 단천대제가 남긴 보물을 얻고 천광도제, 곽릉대제가 용제원으로 쳐들어온 소식들은 여러 세력들은 숨기고 일부러 드러내지 않았다.
극소수의 무인들만 전해 들었다.
제명쟁탈전이 가까워지면서 중주의 형세엔 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천재들이 혜성처럼 일어섰다.
반면 일부 천재들은 죽어서 순위에서 사라졌다.
세상이 바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 * *
같은 시각, 용제원, 인족봉.
소식을 전부 훑어본 진남은 흥분되었다.
석청범의 소식은 유난히 흥분되었다.
'이자의 전신은 대제 강자다. 지금은 표묘환부에서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경지나 비장의 수를 가늠할 수 없고 이미 무제 강자와 싸울 수 있다. 제명쟁탈전이 시작될 때면 얼마나 대단할까?'
'석청범이 무도 규칙을 초월하지 않았다 해도 매우 강한 상대가 될 것이다.'
"중주가 이러한데 반신지국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진남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빠르게 영패를 들어 유영루에 신념을 전했다.
영패가 반짝거리더니 글귀가 떠올랐다.
'유영루에서는 반신지국의 소식을 알 수 없다. 그리고 세 번의 기회는 이미 다 소진됐다. 단지 이번에는 무료로 알려주는 거다.'
"그렇구나."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유영루에서 소식을 알아봐서는 안 되겠구나."
"음…… 일단 구미 선배님을 찾아가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멈춰선 안 된다!"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발끝을 튕겨 사라졌다.
잠시 후, 용제원, 신비한 금지.
"너 밖에 나가 연마하고 싶으냐?"
구미요제가 큰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나에게 좋은 임무가 있다. 매일 나의 등을 두드리면 한 달 내에 경지를 돌파하게 할 수 있다. 어떠냐?"
"선배님, 농담하지 마십시오."
진남은 얼굴이 상기되었다.
'구미요제는 농담이 점점 더 대담해지는구나."
"호호, 알았다. 놀리지 않으마."
구미요제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연마할 곳이 있긴 하다. 연황전장(連荒戰場)이다. 연황전장은 백산십금구해삼의 십대 금지 중 하나지. 중주와 반신지국의 접경지역에 있다.
전에 반신지국에 속했을 때 많은 싸움이 발생하여 수많은 강자들이 죽었다. 때문에 그곳에는 기우가 매우 많다. 지금 너의 실력으로 가서 해볼 만할 것이다."
문득 뭔가 생각난 듯 구미요제는 또 말했다.
"아, 아니면 반신지국에 가 볼 수도 있잖아."
"반신지국에 간다고요?"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구미요제의 말은 진남의 생각을 활짝 열어줬다.
진남의 실력은 반신지국에서 중등 수준이지만, 돌아다니기에는 충분했다.
반신지국에 간다면 이번 기회에 신방의 천재들을 만나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절대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진남의 흥분한 모습을 보고 구미요제가 경고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진남은 웃으며 말했다.
"타요봉은 저에게 쓰임이 많지 않습니다. 혹시 쓰임이 있을지 모르니 선배님에게 드리겠습니다. 이만 가겠습니다."
진남은 타요봉을 건네더니 몸을 날려 떠나갔다.
구미요제는 타요봉을 보자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이렇게 진귀한 이보를 진남이 길게 생각지도 않고 용제원에 줄 줄 몰랐다.
"명령을 전하거라. 진전제자들과 내문제자들은 모두 용제원으로 와 사흘 동안 특훈을 받거라."
구미요제는 신념을 전하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신비한 금지를 떠난 진남은 해골 소홍에게 신념을 전하고는 아무도 거느리지 않고 혼자 떠나갔다.
가는 길에 그는 연황전장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만 년 전에 중주에는 반신지국이 없었다.
무슨 이유인지 거물들이 나서서 중주를 두 개로 나누려고 했다.
그런데 많은 강자들이 이를 반대하며 연황전장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수많은 강자들이 죽었지만, 반신지국의 건립을 막지 못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연황전장에는 강자들이 죽은 후 잃어버린 수많은 지보들이 있었고, 강자나 천재들을 지보들을 얻기 위해 연황전장으로 몰려들었다.
만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지보를 얻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역천개명하여 천급 칠품 무혼을 얻었다.
그러나 다른 산맥, 금지와 달리 연황전장은 반신지국과의 접경지역이기에 오고 가는 무인들은 경지가 모두 높았다.
무조 경지 오 단계는 조심해야 하고 무조 경지 팔 단계 정도는 돼야만 해볼 만했다.
"중도성으로 가자."
진남은 몸을 날렸다.
* * *
그가 떠난 지 한 시진 후, 용제원의 도장에 그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진법에 빛이 반짝거리더니 얼굴을 가린 여인이 나타났다.
여인은 짙은 제위를 풍겼다.
그녀는 몸매가 늘씬하고 흰색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치마가 몸에 딱 붙어 그녀의 몸매가 더욱 돋보였다.
보라색 면사포를 쓰고 있어 생김새가 보이지 않았지만 고귀한 기품이 풍겼다.
지나가던 요족 제자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궁금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이 여인은 요족이 아니다. 왜 여기 있지?'
"이리 오너라."
얼굴을 가린 여인은 멀리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목소리는 노랫소리처럼 듣기 좋았다.
"나……? 나한테 한 말이요?"
화지진이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의 뒤에 서 있던 송동은 저도 몰래 여인을 훔쳐봤다.
그들 다섯은 밖에서 무예를 연마하다가 구미요제의 소식을 받고 용제원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너 아니면 누구겠느냐?"
얼굴을 가린 여인은 말투가 상냥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맑은 보라색 눈을 보니 화를 낼 수 없었다.
"허허."
화지진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점잖게 말했다.
"낭자, 무슨 일이요?"
"진남을 만나러 왔다."
얼굴을 가린 여인이 대놓고 말했다.
"진남? 무슨 일로 진남을 찾소? 낭자는 누구요?"
화지진과 송동은 눈빛이 사나워졌다.
"궁금한 게 왜 이리 많아? 진남에게 볼 일이 있다. 그를 불러오거라."
얼굴을 가린 여인은 턱을 쳐들고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이때, 바람이 불어와 여인의 면사포가 날리고 얼굴이 드러났다.
살짝 봤을 뿐인데 화지진과 송동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용제원의 진전제자로서 미녀들을 수도 없이 많이 봤다.
그러나 앞에 있는 여인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기품이 대단했다.
"내 말을 못 들었느냐?"
얼굴을 가린 여인은 불쾌한 듯 말했다.
"어…… 알았소!"
화지진이 송동을 보며 말했다.
"가서 진남을 찾아 보거라."
송동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날려 인족봉으로 날아갔다.
"낭자, 나를 소개하겠소. 나는 화지진이오. 아마 내 이름을 들은 적 있을 거요. 오늘 이렇게 낭자를 만난 것도 연분인데 낭자는……."
화지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모른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굴을 가린 여인이 말했다.
화지진은 말문이 막혔다.
'제방 서열 십삼 위이고 중주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인데, 나를 모르다니?'
화지진은 민망함을 참고 다시 웃으며 말했다.
"몰라도 상관없소. 오늘부터 알게 될 거요. 낭자는 이름이 뭐요? 어느 종문이요?"
얼굴을 가린 여인이 대답하기도 전에 송동이 날아왔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진남은 인족봉에 없소. 나갔소."
"나갔다고?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혼내줘야겠군."
얼굴을 가린 여인은 콧방귀를 뀌고 주먹을 휘두르더니 화지진과 송동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돌아서 떠나갔다.
"낭자, 아직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소!"
화지진은 서둘러 말했다.
얼굴을 가린 여인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
"진짜 알고 싶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