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8화 이제 복수할 때가 왔다!
도천중, 곽무룡 삼대 제자 그리고 다른 천재들은 정신이 들었다.
그들은 진남을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화지진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머릿속에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하나, 어떻게 해서든 이번 반신의 무덤에서 진남을 죽여야 했다.
사람들은 뭔가 느끼고 동시에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시커먼 사람이 먼 곳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시커먼 사람이 한 걸음 전진할 때마다 사방의 빛은 어두워졌다.
그가 사람들 앞에 가까이 오자 제단의 도장은 마치 밤이 된 것만 같았다.
손을 뻗어도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천재들의 경지가 대단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었다.
"무야(無夜)? 무야반신(無夜半神)?"
"저분이 몇백 년 전의 무야반신인가?"
"무야반신이시구나!"
신방 천재, 도천중, 곽무룡 등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무야반신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몇백 년 전에 반신지국에서 풍운을 일으키고 남천신지와 원수로 지내던 거물이었다.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공수했다.
"선배님을 뵙습니다!"
신방 천재도 얼굴의 오만함이 사라졌다.
그들은 반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몰랐다.
그러나 반신의 의지만이라도 그들은 그를 이길 수 없었다.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시커먼 사람은 싸늘한 기운을 뿜고 있었다.
그가 마른 우물에서 본 거랑 완전히 달랐다.
'의지의 분신인가?'
진남이 생각에 잠겼을 때, 화지진이 물었다.
"선배님 물어볼 게 있습니다. 심사를 통과하면 선배님의 전승을 계승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마음이 흔들렸다.
수많은 천재들이 반신전승을 갖기 위해 다투었고 모든 비장의 수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걸 잘 알았다.
"당연히 안 된다. 나의 전승을 가지려면 반드시 나를 도와서 한 가지 일을 해야 한다. 그 일이 무엇인지는 지금은 말할 수 없다. 혹,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지금 물러가거라."
시커먼 사람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천재들은 잠깐 고민하더니 모두 움직이지 않았다.
"좋다!"
시커먼 사람은 도장을 둘러보더니 말했다.
"시작하기 전에 이번에 물려줄 물건을 꺼내 너희들에게 보여주겠다."
그가 손을 젓자 낡은 검은색 상자 일곱 개가 떠올랐다.
천재들은 모두 숨이 멎었다.
그들은 일곱 개의 검은색 상자를 보며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이건……."
진남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때 그의 납계 안의 타요봉이 떨기 시작했다.
그도 일곱 번째의 시커먼 상자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단천대제의 기운이었다.
'설마 단천대제의 세 번째 보물인가?'
시커먼 사람은 첫 번째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안의 무야정석(無夜晶石)에는 나의 무야도법(無夜道法)이 들어있다. 정석을 연화하면 배울 수 있다. 두 번째 상자는 통천신목(通天神木)이다. 세 번째 상자는 반 송이 영야화(永夜花)이다. 양대 신물을 배합하면 무야도법을 이룰 수 있다."
시커먼 사람이 보물을 하나씩 소개했다.
신방 천재, 도천중, 화지진, 곽무룡 등은 심신이 떨렸다.
그들의 눈에서 반짝이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상자마다 중요한 보물이 들어있고 가치가 어마어마했다.
역천개명할 수 없지만 얻으면 경지가 높아질 수 있었다.
또, 나중에 좋은 점도 끝이 없었다.
"일곱 번째가 가장 중요한 지보다. 앞의 여섯 개를 합쳐도 이것과 비교할 수 없다."
천재들은 긴장되었다.
'가장 중요한 지보? 어떤 물건이 앞에서 말한 여섯 개보다 중요할까?'
'설마 역천개명하여 천급 칠품 무혼 이상이 되는 기연일까?'
정신을 차린 진남은 일곱 번째 상자와 시커먼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일곱 번째 물건은 나와 연관이 없다. 내가 우연이 얻은 거다. 내가 알아본 데 의하면 이 상자는 예전의 단천대제가 남긴 것이다.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나도 모른다."
시커먼 사람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단천대제가 남긴 것이면 충분하지 않느냐?"
신방 천재, 도천중, 화지진, 곽무룡 삼대 제자 등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뭐라고요?"
"단천대제가 남긴 상자라고요?"
"안에 단천대제의 보물이 들어있나?"
단천대제는 천 년 전에 창람대륙을 흔든 인물이다.
단천대제는 경지가 앞에 있는 무야반신보다 약했다.
그러나 단천대제의 전력과 연기지술(練器之術)은 설사 반신이라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단천대제가 만든 단천도는 수많은 대제 강자들 심지어 반신이나 무신 강자들이 욕심내는 지보였다.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러 세력이 찾았지만, 여전히 단천대제가 남긴 보물에 관한 소식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나타난 것이었다.
"역시!"
진남은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
오른팔이 살살 떨리기 시작했다.
'세 번째 보물이 여기 있다. 그럼 오늘 모든 걸 드러내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상자를 가져야 한다. 삼대 보물을 모두 모으면 단천대제의 가장 큰 보물을 얻을 수 있다.'
시커먼 사람은 천재들의 놀란 표정을 무시하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을 시작하겠다. 마지막 관문은 영야암전(永夜暗戰)이다. 내가 도술을 펼치면 이곳은 끝없는 어둠에 빠질 것이다. 너희들의 동술, 오관, 신념은 모두 제압을 당해 상대방의 체형, 도술 등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다. 진정한 암야(暗夜) 속의 싸움이다.
싸움이 시작되면 아무도 도장을 떠날 수 없고 위로 삼십 장 이상 날아오를 수 없다. 시간은 한 시진이다. 한 시진 이내에 상대방을 가장 많이 제압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알겠느냐?"
마지막 말은 옛 제술을 사용해서 사람들 귀에 천둥처럼 박혔다.
"영야암전? 좋아, 해 보자!"
"나는 반드시 이 전승을 가질 거야!"
천재들의 눈에는 서늘한 빛이 돌았다.
처음에는 서로 연합하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서로 적이 되었다.
무야반신의 전승과 단천대제가 남긴 상자는 대단한 보물이기에 어떻게든 가져야 했다.
"너희 셋은 우선 공격을 하거라. 적절한 때에 내가 나타나서 전부 제압하겠다! 전승을 가지면 너희들에게도 이득을 두둑하게 줄 테니 염려 말거라!"
신방 천재는 곽무룡 등 삼대 제자에게 전음했다.
삼대 제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쳤지만,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도천중, 화지진과 다른 천재들은 곁눈질로 사람들을 살폈다.
물론 신방 천제를 가장 많이 살폈다.
영야암전이 시작되면 신방 천재는 그들에게 가장 강력한 위협이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영야암전? 동술, 오관, 신식이 모두 제압된다고? 그렇다면 내가 아홉 그루의 무조 나무, 전신의 혼, 단천도를 드러내도 이들은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무야반신은 십 년 내에 못 나갈 거라고 했다. 그리고 단천대제가 상자를 여기 남긴 것은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 그러니 내가 경지를 전부 드러낸다고 해도 문제없을 거다!"
진남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걱정거리도 없어졌으니 진남은 암전에서 실력을 모두 발휘할 생각이었다.
"무야도법, 천하에 영원한 어둠이 내린다!"
시커먼 사람이 크게 외치며 다섯 손가락을 쩍 벌리자 검은빛이 빠른 속도로 방원 수천 리를 덮었다.
커다란 도장은 순식간에 칠흑 같은 어둠에 싸였다.
'어둡다!'
사람들은 끝없는 어둠만 느껴졌다.
보통의 어둠이 아니었다.
어떤 힘이 사람들을 침식하고 있었다.
동술을 움직이고 제술을 움직여도 어둠을 뚫고 볼 수 없었다.
"대단해! 내 동술로도 전혀 보이지 않아!"
천재들은 저도 모르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도 어둠에 잠겨 다른 사람들은 들을 수 없었다.
마치 끝없는 심연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문득 공포와 외로움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피어났다.
사람들 대부분은 본능적으로 어둠을 무서워했다.
그러니 감금된 것 같은 어둠은 더욱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도장에서 열세 개의 기운이 동시에 터졌다.
천재들은 동시에 뒤로 물러서서 앞쪽이라 짐작되는 곳에 수많은 제술을 뿜었다.
그들은 목표도 없이 무작정 공격했다.
이런 때에는 직감과 싸움 경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천재들은 상대방의 제술이 자신에게 거의 닿기 전에야 느끼고 막아내느라 식은땀을 흘렸다.
대부분은 혹시 공격을 놓칠까 봐 미리 방어를 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별 소용이 없었다.
"암전이라, 자극적이고 위험하구나. 영야가 전신의 왼쪽 눈을 막을 수 있는지 한번 보자!"
진남은 심호흡을 하고 전신의 제일 식 전자무쌍을 사용해 전의를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왼쪽 눈에서 찬란한 보라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어라? 뿌옇네? 내 동술도 뚫을 수 없는 건가?"
진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천재들의 그림자는커녕 제술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다. 전신의 눈이다. 이 어둠을 뚫지 못할 리 없다!"
진남은 낮게 외쳤다.
그는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해 왼팔로 앞을 막고 심신과 의지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암야 싸움에서 상대방과 공격을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거저 이긴 거나 다름없을 것이었다.
전신의 왼쪽 눈은 진남의 의지를 느낀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짝이는 보라색 빛에 금색 빛이 조금 더해졌다.
"잘 보이는구나!"
진남은 눈이 밝아지자 기뻤다.
비록 어렴풋한 그림자와 일부 제술의 움직임만 보였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곽무룡 등 삼대 제자는 부적과 보물을 꺼내 앞에 던졌다.
보물들과 부적들이 엄청난 위력을 뿜으며 주변을 휩쓸었다.
신방 천재는 발끝을 차고 위쪽으로 날아올랐다가 삼십 장이 되자 멈추었다.
신방 천재 외에도 세 천재가 동시에 날아올랐다.
"무야반신은 천재를 더 많이 제압하는 자가 승리라고 했어. 그럼 유일한 방법은 범위를 넓혀 공격하는 것뿐이야."
도천중은 시선이 차가워졌다.
고도들이 솟아올라 그의 주변을 둘러쌌다.
"모든 것들이 제압되고 끝없는 어둠에 빠졌지만, 천재들은 암야가 시작되기 전에 머릿속에 이미 지도를 그렸을 거다. 그러니 자신의 위치와 상대방이 공격해 오는 방향을 미리 판단했겠지. 그렇다면 위치를 계속 바꿔야겠어……."
화지진은 중얼거렸다.
그는 깊이 생각하며 제술을 사용하는 동시에 이리저리 움직여 자신의 종적을 들키지 않으려고 했다.
진남은 날아다니며 보답천하를 펼쳐 무차별로 날아오는 제술들을 쉽게 피했다.
동시에, 그는 천재들이 행동을 시작한 것도 모두 확인했다.
어떤 사람들은 무혼과 무조 나무를 전부 드러냈고, 어떤 사람들은 여러 법보와 부적들도 아낌없이 사용했다.
도장은 혼전으로 난리였다.
진남은 기회를 봐서 발끝을 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화지진을 목표로 정했다.
"이제 복수할 때가 왔다!"
진남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여러 제술을 피해 화지진 가까이에 오자 진남은 속도를 높이더니 타요봉을 꺼내 세찬 기세로 휘둘렀다.
"저 녀석의 동술이 내 무야도법을 뚫어볼 수 있다니 놀랍구나."
도장 위쪽 하늘의 깊숙한 곳에서 무야반신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흥미진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