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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86화 (586/1,498)

586화 구혼지

"황금고관?"

"이 안에 뭔가 있을 거다!"

신방 천재, 도천중 등은 눈이 반짝이더니 엄청난 기세를 뿜으며 제술을 드러내 앞으로 날아갔다.

열두 명의 천재들의 싸움으로 대전 안에는 수많은 폭풍이 일었다.

진남은 급히 나서지 않고 대전을 관찰했다.

"어? 그림이 여기까지밖에 없네?"

진남은 마지막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입가에 피가 묻은 파란 머리 청년이 손에 쥔 단검을 바닥에 꽂고 있었다.

청년과 멀지 않은 곳에 수많은 형상을 거느린 희미한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수많은 강자들을 거느리고 파란 머리 청년을 공격하고 있었다.

이때, 찌익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네 개의 황금고관이 천천히 열렸다.

천재들은 일제히 바라봤다.

진남도 마찬가지였다.

네 개의 관 뚜껑이 완전히 열리자 네 개의 방대한 영기가 폭발했다.

묘의 첫 번째 층은 영기가 매우 짙어졌다.

고관마다 시체가 들어있었다.

금황색 시골은 옅은 제의를 풍겼다.

시골 옆에는 갑옷 한 개, 칼 한 자루, 창 한 자루, 활이 두 개 놓여 있었다.

"네 구의 제시?"

"그들의 무기가 남아있어!"

천재들은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

눈빛은 이글거렸다.

제시는 중주에서도 매우 가치가 높았다.

게다가 무제가 생전에 입었던 갑옷 등이 모두 있는 상황이었다.

우르릉-!

신방 천재, 도천중, 화지진 등은 엄청난 전력을 발휘했다.

등 뒤에 무혼이 솟아오르고 무조 나무가 드러났다.

원래 성대하던 싸움이 더 크게 번졌다.

조금만 방심하면 그들이라도 순식간에 죽을 수 있었다.

"사대 제시, 그리고 생전에 입었던 갑옷 등은 매우 진귀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진남은 중얼거리며 조각상들을 관찰했다.

"여인의 조각상은 그림 속의 여인과 비슷하구나."

그는 여인의 조각상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인은 긴 머리가 허리까지 드리우고 매우 아름다웠다.

여인의 두 눈은 다른 조각상들과 달리 살아있는 것처럼 생기가 있었다.

슥-!

순간 조각상의 여인의 두 눈에 짙은 파란색 빛이 스쳤다.

진남은 긴장하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조각상의 여인은 예상했던 것처럼 살아나지 않고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조각상은 문제없는 것 같은데, 눈이 기이하구나."

진남은 싸우느라 정신없는 열두 명의 천재들을 힐끗 보더니, 손을 내밀어 여인의 눈을 살짝 튕겼다.

그가 예상했던 대로 짙은 파란색의 눈동자가 굴러떨어졌다.

"이건 전신의 왼쪽 눈으로도 꿰뚫어 볼 수 없다. 분명 쓰임이 있을 거다."

잠시 관찰하던 진남은 눈동자를 수미납계에 넣고, 싸우고 있는 열두 명의 천재를 바라봤다.

진남이 발견하지 못했지만, 납계 안의 타요봉에 빛이 반짝거렸다.

열두 명의 천재들의 싸움은 매우 다채로웠다.

수많은 제술, 수많은 계략을 상대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진남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온몸의 전혈(戰血)이 꿈틀거렸다.

승부가 갈렸다.

신방 천재가 혼자 두 개의 황금고관을 획득하고, 도천중과 화지진이 한 개를 획득했다.

나머지 한 개를 남은 천재들이 나누었다.

"너희 중주의 천재들은 괜찮구나."

신방 천재가 곽무룡에게 관을 하나 던져주며 말했다.

기고만장했지만, 경멸하던 눈길은 사라졌다.

"과찬이오."

도천중과 화지진 등은 대답했다.

그들은 신방 천재의 전력이 대단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진남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르릉- 쿵-

이때, 첫 번째 층의 대전 앞쪽에서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많은 신마 그림자가 새겨진 커다란 금색 벽이 스스로 갈라지더니, 시커먼 큰길이 나타났다.

길은 어디로 통하는지 알 수 없었다.

"가자."

신방 천재, 도천중 등은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

진남은 평온한 표정으로 맨 뒤에서 걸었다.

시커먼 큰길에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난 후 물 흐르는 소리가 졸 졸 졸 들려왔다.

신방 천재, 도천중 등은 긴장되어 걷는 속도를 늦췄다.

계속 걸어가니 모든 것이 드러났다.

앞에는 저수지가 있었다.

저수지는 짙은 파란색이었다.

기이한 건 물이 상식을 벗어나 위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구혼지(勾魂池)?"

신방 천재는 안색이 어두워져 말했다.

"구혼지가 어떻게 여기 있지?"

도천중, 화지진 등도 안색이 변했다.

"구혼지? 소문에 따르면 무조 정상 경지의 강자도 구혼지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데……. 아니면 혼과 무혼이 저수지에 끌려간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중주의 만상옥간에서 이런 내용을 봤다.

"어떻게 하지? 우리 연합하여 함께 구혼지에 뛰어들어 갈까?"

곽무룡이 물었다.

다른 천재들은 표정이 흔들렸다.

구혼지는 위력이 대단하여 지나가려면 연합할 수밖에 없었다.

끼익 끼익 하는 소리가 물길 위쪽에서 들려왔다.

사람들은 소리를 따라 돌아봤다.

낡고 허름한 배가 흔들거리며 그들 앞으로 왔다.

"배가 구혼지를 막을 수 있나? 응? 뱃머리에 열세 개 손자국이 있구나."

신방 천재는 훑어보더니 말했다.

'열세 개의 손자국?'

다들 어리둥절했다.

'우리는 마침 열세 명이잖아?'

신방 천재가 맨 먼저 자신의 손을 손자국에 대자 첫 번째 손자국에서 옅은 빛이 반짝거렸다.

신방 천재가 말했다.

"너희들도 손을 올려놓거라."

도천중, 화지진, 곽무룡 등이 바로 앞으로 걸어갔다.

열두 개의 손자국이 전부 빛이 밝혀진 후 사람들은 모두 뭔가 느끼고 고개를 들어 진남을 바라봤다.

"오거라. 손자국을 찍어라."

신방 천재는 싸늘하게 명령했다.

도천중 등은 그에게 인정받았다.

그러나 진남은 아직 그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진남은 그의 태도를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 손자국을 찍고 배에 올라탔다.

배는 끼익 끼익 흔들리더니 물길을 따라 앞으로 천천히 떠갔다.

"허허, 진남 사제. 내가 널 뭐라는 게 아니라 첫 번째 관문에서 우리가 황금고관을 획득할 때 너는 줄곧 손을 쓰지 않았다. 설마 조용히 싸우는 걸 보고 있다 우리가 중상을 입은 후에 우리를 죽이려는 것이었냐? 그렇게 생각했다면 잘못 생각했다."

화지진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배 위는 그가 손을 쓰기 가장 좋은 기회였다.

진남을 구혼지에 처넣으면 진남은 죽지 않아도 죽은 거나 다름없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손을 쓸 수 없었다.

그가 손을 쓰면 소식이 용제원에 전해질 것이다.

그러면 그는 봉변을 당할 수 있었다.

때문에, 그는 일부러 이간질을 놓았다.

도천중, 곽무룡 등 제자는 마음이 흔들렸다.

'진남은 약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우리에게 공격을 날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

"나는 경지가 약하여 너희들과……."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허허, 헛소리하지 말고 스스로 배를 떠나거라. 그러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곽무룡은 매우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맞다. 스스로 배를 떠나거라."

"진남, 너 내리거라."

다른 천재들도 말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니었다.

화지진이 자신들을 이용하여 진남을 죽이려 한다는 걸 알아챘다.

하지만 그들은 진남을 쫓아내려 했다.

'지금 물러가지 않으면 이들은 공격할 것이다. 여기서 경지를 드러내고 싸워야 하나? 아래는 구혼지이다. 만약 싸운다면 아마…….'

진남은 속으로 대응책을 빠르게 생각했다.

"꾸물거리긴!"

이때, 신방 천재가 싸늘하게 말하며 팔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폈다.

엄청난 신광이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왔다.

신광은 태고의 거인의 주먹으로 변하여 진남을 때리려 했다.

그가 뿜은 살초는 일반적인 무조 경지 구 단계의 강자도 막을 수 없었다.

진남은 눈을 찌푸리더니 왼팔을 들어 가슴을 막았다.

우르릉-!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날아나 시커먼 통로에 떨어졌다.

배 위의 다른 천재들은 놀란 눈으로 신방 천재를 돌아봤다.

신방 천재가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모질게 공격할 줄 몰랐다.

그들은 진남은 살아날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대단하오, 대단해. 역시 신방 천재구나. 나는 오늘 식견을 넓혔소."

화지진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크게 기뻐했다.

'진남아, 누가 너더러 나와 맞서라고 했느냐? 이것이 바로 너의 말로다. 나는 말 한마디로 너를 죽일 수 있다.'

화지진은 통쾌하여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배는 계속 앞으로 움직였다.

배 위의 천재들은 좀 전의 풍파를 깡그리 잊었다.

그들은 진남의 죽음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다만, 배 위의 천재들이 모르는 일이 있었다.

잠시 후, 시커먼 통로 안에서 한 사람이 싸늘한 눈빛으로 천천히 일어섰다.

"이번에는 내가 경솔했다. 그들에게 나는 공격하고 싶으면 공격하고 언제든 깔아 죽일 수 있는 개미나 다름없다. 내 생각대로 실력을 감추고 마지막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겠구나."

진남은 살기를 거두었다.

"음……. 근데 이러는 것도 괜찮겠다. 혼자 움직여서 마지막에 그들이 미처 방비할 새도 없이 해야겠다."

진남은 결심했다.

"옥간에 따르면 구혼지는 사람의 혼과 무혼을 빼앗아갈 수 있고 위력이 무쌍하다고 했지? 한번 들어가 보자."

진남은 짙은 파란색의 저수지로 걸어갔다.

그는 확신이 없었지만, 위험이 있다 해도 해보고 싶었다.

우-

순식간에 저수지 안에서 악귀의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진남은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힘이 그의 영혼과 무혼을 잡고 빠르게 아래로 잡아당겨 끝없는 지옥에 떨어질 것 같았다.

"금인, 눌러라! 전신지위!"

진남은 낮게 외쳤다.

체내의 금인 그리고 전신의 혼이 모두 움직였다.

우르릉-!

저수지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보이지 않는 힘이 흩어져 진남에게 아무 작용도 발휘하지 못했다.

"됐다."

진남은 긴장을 풀고 한 걸음 한 걸음 저수지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일부러 속도를 늦추었다.

얼마 안 돼 진남은 저수지 위쪽에 배가 서 있는 걸 발견했다.

앞에는 시커먼 길이 있었다.

그의 왼쪽 눈마저 제압을 받아 너무 멀리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어? 문이 있네?"

올라가려던 진남은 무의식중에 훑어보다, 짙은 파란색의 저수지 아래에 문이 있는 걸 발견했다.

문은 깊게 숨겨져 아무런 영기파동도 발견할 수 없었다.

"내려가 보자."

진남은 아래로 내려갔다.

묘지 안의 기이한 곳은 모두 쓰임이 있었다.

경지가 어느 정도에 도달한 강자들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문이 매우 무겁구나. 매우 강한 광석으로 만들었겠다. 나의 경지로 억지로 여는 건 불가능하겠다."

진남은 문을 힐끔 보더니, 정신을 집중하고 문에 새겨진 무늬를 봤다.

'힘으로 열 순 없었지만, 무늬에 오묘함이 있을 것이다.'

"두 개의 동그란 구멍이 있구나. 혹시 여인의 조각상에서 얻은 눈동자를 넣어야 하나?"

진남은 아래쪽에 눈에 띄지 않은 두 개의 동그란 구멍을 발견하고, 파란색의 눈동자를 꺼내 안에 넣었다.

크기가 딱 맞았다.

끼익-

한참 후 커다란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오 촌 정도 틈이 생기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처럼 문이 열리며 방대한 흑기가 홍수처럼 용솟음쳤다.

구혼지가 들끓었다.

마치 흑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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