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화 반신의 무덤
"빨리!"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이 진남을 피하고 있어.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어!"
천재들은 정신이 번쩍 들고 얼굴에 희색이 번졌다.
그들은 입술을 깨물고 모든 비장의 수를 드러냈다.
"선배님? 이것도 규칙입니까?"
진남은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을 쫓으며 물었다.
"하하! 당연히 규칙이 아니지. 좋다. 내가 여기 서 있을게. 더는 움직이지 않겠다."
멀리서 날아가던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이 큰소리로 웃더니 멈춰 섰다.
진남은 무표정하게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의 앞으로 날아갔다.
"진남, 멈춰라!"
"썩 내려오거라!"
그가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의 앞에 도착하려는 순간 외침이 도장에서 울려 퍼졌다.
이어서, 태고의 밧줄, 희미한 큰 손, 그리고 수많은 빛이 용솟음쳤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수단이 그를 잡아당겼다.
손을 쓴 사람은 용제원의 송동 일행이었다.
그들은 방금 막 낡은 거울 속의 자신을 격파했다.
"송동 일행도 돌파했어!"
"큰일 났구나. 일 위를 할 수 없겠어."
"속도를 높이자. 진남이 지면 송동 일행이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의 옆에 도착하게 된다."
천재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진남은 송동 일행을 힐끗 보더니, 몸을 날려 그들의 공격을 전부 피하고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그가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 앞에 도착하면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그는 송동 일행을 공격할 겨를이 없었다.
어흥-!
이때, 세 개의 엄청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송동 일행이 본체로 변했다.
커다란 요체(妖體)가 순식간에 진남 위의 하늘을 봉쇄하고 세 개의 제술이 그를 내리눌렀다.
그들은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무조 경지 구 단계의 강자라도 죽을 수 있을 공격이었다.
"죽어라!"
송동 일행은 눈길이 싸늘해졌다.
그들은 동문이든 동문이 아니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한 번도 인간족을 봐준 적 없었다.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나를 죽이려 공격하다니. 그럼 나도 본때를 보여주겠다!'
슥-!
진남은 손을 저어 타요봉을 꺼냈다.
"뭐 하려는 거지? 설마 몽둥이로 우리와 싸우려는 건가?"
송동 일행의 커다란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장의 많은 천재들도 어리둥절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진남이 손에 쥔 타요봉이 하늘 가득한 몽둥이 그림자로 변하여 송동 일행을 덮었다.
순간 기이한 광경이 벌어졌다.
송동 일행이 펼친 제술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너……? 악!"
송동 일행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뭔가 말하려던 그들은 타요봉에 맞아 아픔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천재들뿐만 아니라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의 눈에도 놀라움이 드러났다.
'진남은 무조 오 단계의 경지이고 제방 서열이 고작 삼백일 위다. 그런데 몽둥이 하나로 삼대 천재를 이겼다고?'
사람들은 모두 생각에 잠겼다.
송동 일행은 뭔가 깨닫고 눈에 놀라움과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진남, 죽어라! 내 오늘 너를……!"
삼대 요수가 시뻘건 입을 벌리자, 수많은 몽둥이 그림자가 공격했다.
펑-! 퍼퍼퍼펑-!
몽둥이가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삼대 요수는 전혀 반격도 하지 못하고 연거푸 뒤로 물러섰다.
그들의 비명에 천재들은 넋이 나갔다.
얼마 안 돼 송동 일행은 도장으로 되돌아왔다.
몸을 부들부들 떨고 살기가 가득하던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다른 천재들은 모르지만, 그들은 잘 알았다.
진남이 몽둥이를 쥐고 있는 한 그들은 체내의 요조의 힘을 전혀 움직일 수 없고 몸도 움직일 수 없었다.
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아무도 고작 제방 삼백일 위의 진남이 이렇게 엄청난 전력을 펼칠 줄 몰랐다.
"너……, 손에 쥐고 있는 몽둥이는 뭐냐?"
정신을 차린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이 물었다.
그도 이 몽둥이의 내력을 알아내지 못했다.
다른 천재들도 정신을 차렸다.
진남이 쥐고 있는 타요봉을 보는 그들의 눈길에 호기심과 욕심이 가득했다.
동시에, 두려움도 가득했다.
"일반적인 몽둥이일 뿐입니다."
진남이 태연자약하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던 송동 일행과 다른 천재들은 입가가 푸들거렸다.
"하하! 말하고 싶지 않으면 관두거라. 나도 너를 강요하지 않겠다. 그나저나 실력이 대단하구나. 예전의 나의 풍채가 있다."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은 큰소리로 웃더니 말했다.
"이제 나의 몸에 들어오면 다음 관문에 들어갈 수 있다."
말을 마치자 그의 가슴이 시커먼 소용돌이로 변했다.
진남은 별로 놀라지 않고 고개를 돌려 진불회 등을 바라봤다.
"너 먼저 들어가거라. 이번 관문 심사는 한 명만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이 말했다.
"좋다."
진남은 진불회 등에게 신념을 전하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시커먼 소용돌이 안으로 들어갔다.
천기견들과 천기서, 해골 소홍, 진불회의 솜씨로 반신지묘에서 싸우는 건 문제 없을 터였다.
"후!"
"진남에게 저런 지보가 있을 줄이야."
천재들은 모두 한숨을 쉬었다.
그들은 무시했던 진남이 두 번째 심사에서 일 위가 될 줄 몰랐다.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는 영패는 하나뿐이다. 먼저 도착하면 얻게 되는 전승과 역천개명할 기회가 더 많은 곳으로 전송된다."
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천기견들과 천기서, 진불회, 해골 소홍이 빠르게 돌진했다.
다른 천재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도장에는 다시 한 번 수많은 제술의 빛이 용솟음쳤다.
* * *
그 시각, 반신의 무덤 세 번째 층.
진남이 도착한 곳은 태고의 제단이었다.
제단 위에는 열세 개의 타원형의 진법이 가지런히 배열되어 있었다.
다른 열두 개의 진법에는 각각 열두 개의 형상이 서 있었다.
도천중, 화지진, 곽무룡 일행 삼대 제자와 신방의 신비한 천재, 그리고 천급 오품 무혼이 있고 제방 서열 오십 위 안에 든 천재 여섯 명이었다.
"곽무룡, 너희들은 규칙을 모르느냐?"
도천중이 눈에 칼을 세우고 소리쳤다.
"도 형, 나는 자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소."
곽무룡은 담담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었다.
도천중 등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들은 신분이 곽무룡 일행보다 낮지 않았다.
그러나 곽무룡 일행의 주변에는 신방에 이름이 오른 신비한 천재가 받쳐주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반신의 무덤을 나가야만 따질 수 있었다.
"열세 번째 사람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설마 너희들 중주의 천재들은 두 번째 관문도 넘기 어려운 거냐?"
신방 천재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대제우의(大帝羽衣)를 입고 있었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제위가 사방을 휩쓸었다.
도천중, 화지진 등 천재들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이때, 열세 번째의 타원형 진법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사람들은 일제히 열세 번째 진법을 바라봤다.
"열세 번째는 누구인지 모르겠군."
"능무자(淩無子)일 가능성이 커. 너도 그의 솜씨를 알잖아."
천재들이 소곤거렸다.
도천중과 화지진은 긴장되었다.
반신의 무덤의 전승과 연관된 일이라 열세 번째 사람이 그들 일행이면 더 쉽게 갈 수 있었다.
'송동 일행을 만나지 못했어. 다른 천재들도 송동 일행을 만나지 못했어. 그럼 그들은 다른 곳에서 심사를 받고 있을 거야. 분명 그들 중의 한 명이 심사를 통과했을 거야.'
이런 생각에 화지진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용제원의 천재일 가능성이 팔 할은 되었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타원형 진법 위에 형상이 나타났다.
진법 위에 나타난 형상을 본 화지진은 표정이 굳고 눈을 찌푸렸다.
그뿐만 아니라 도천중과 다른 천재들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진남이 왔지?'
'진남은 제방 서열이 삼백일 위다. 다른 천재들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인데 관문을 통과했다고?'
곽무룡 일행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진남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어디선가 진남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응?"
사방을 둘러보던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는 뭔가 느낀 듯 신방 천재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와 눈이 마주친 신방 천재는 콧방귀를 뀌더니 하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천급 육품 무혼이고 경지가 무조 구 단계구나. 체내에 대제 금지 등등 수단이 있고 매우 강하구나.'
신방 천재가 금제로 몸을 보호했지만, 진남의 전신의 왼쪽 눈을 막을 수 없었다.
진남은 신방 천재를 모두 꿰뚫어 봤다.
'이 정도면 신방에서도 서열이 높지 않겠구나.'
진남은 눈길을 거두었다.
지난번에 그가 만났던 삼대 무혼의 신방 천재들과 비하면 천지 차이였다.
"진남, 너 두 번째 관문을 통과했느냐?"
화지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천재들도 의문이 들었다.
무우선에 탔던 천재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 다들 진남보다 강했다.
진남은 화지진을 힐끗 보더니, 대답하지 않고 무시했다.
진남의 태도에 화지진은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는 숨을 길게 들이쉬더니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중얼거렸다.
"세 번째 관문에 오길 잘했다. 여기는 사방이 위기다. 이따 좀만 수단을 써도 저 자식을 죽일 수 있겠다."
이때, 제단 위의 열세 개의 타원형 진법이 일제히 빛이 반짝거렸다.
휙-!
제단이 빠르게 떨어졌다.
잠시 후, 그들은 회흑색 평원에 떨어졌다.
천재들은 사방을 둘러봤다.
그들 앞에는 적홍색의 고분이 솟아올라 있었다.
고분은 커다란 산처럼 기세가 엄청났다.
고분에서 뿜어져 나오는 옅은 신위에 천재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역시 반신의 무덤이구나!"
"기세만으로도 나는 마음이 흔들린다."
천재들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응? 반신의 무덤은 좀 기이하구나."
왼쪽 눈을 움직여 반신의 무덤을 꿰뚫어 보던 진남은 매우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그가 관찰할 새도 없이 반신의 무덤의 금제가 동력을 막았다.
우르릉-!
큰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고분의 적홍색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동시에, 폭풍이 안에서 용솟음쳐 사방으로 흩어졌다.
"들어가자!"
신방 천재는 소리치더니, 허공을 가르고 날아갔다.
입고 있는 대제우의에서 수많은 제광이 뿜어져 나와 그의 몸을 감쌌다.
곽무룡, 삼대 제자, 도천중, 화지진 등도 빠르게 따라갔다.
"형세가 좋지 않구나. 나는 경지를 모두 드러낼 수 없다. 아니면 열두 명의 천재를 모두 죽일 수도 있다. 하니, 무덤에 들어간 후 조심해야겠다."
진남은 움직이며 결심했다.
'반신의 무덤 안에 지보가 나타나면 그때 모든 경지를 드러내고 최선을 다해 싸우자. 만약 지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우선 공격하지 말자.'
얼마 안 돼 그들은 고분 첫 번째 층에 들어갔다.
진남이 들어올 때 벽 양쪽의 수많은 촛대에 불이 붙어 첫 번째 층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첫 번째 층에는 수많은 돌 조각상이 있었다.
조각상들은 모두 다른 무인들이었다.
벽에는 고화들이 걸려 있었다.
그림들은 풍경은 달랐지만 모두 파란 머리의 청년이었다.
"파란 머리 청년이 반신의 무덤의 주인이겠구나. 그는 그림으로 자신의 일생을 기록했어. 그리고 조각상들은 그가 생전에 만났던 무인들이겠다."
생각에 잠겼던 그는 오른쪽 앞을 바라봤다.
네 개의 황금고관(黃金古棺)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