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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65화 (565/1,498)

565화 천도문으로 갈 겁니다

"오해하지 마시오. 나는 이제 진전제자가 되었소. 그러나 만요원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소. 하니, 자네는 만요원에 가서 수련하시오."

여기까지 말한 진남은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

"나는 제명쟁탈전에서 더 강한 현월을 보고 싶소."

말을 마친 그는 진전제자의 영패를 현월에게 던져줬다.

만요원의 규칙에 따르면 한 개 영패로는 한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주인……."

현월은 어안이 벙벙하여 영패를 바라보더니,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눈시울이 붉어져 말했다.

"걱정 말거라. 언젠가 나는 소일천랑의 왕이 될 거다. 절대 주인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현월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떠나갔다.

자신이 강해져야만 은혜에 보답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자, 그럼 모두 폐관을 시작하거라."

진남은 마음을 진정하고 발을 굴러 도원정석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현월에게 진전제자 영패를 준 일이 용제원에 큰 영향을 끼칠 줄 몰랐다.

진남에게 불만이 있던 봉주들은 흐뭇했다.

예전에 진남을 공격하려던 소일천랑 봉주, 현월의 아버지는 침묵했다.

* * *

도원정석 안.

"백만 개의 제정이라……. 천급 육품 무혼에 진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남은 작은 산을 이룬 제정을 보며 길게 숨을 들이쉬고 두 손을 뻗어 제정을 입에 밀어 넣었다.

만 개!

팔만 개!

이십만 개!

삼십삼만 개!

진남이 오십만 개의 제정을 복용했을 때, 체내에 생긴 이백 개의 홍몽지기와 체내의 전신의 혼도 위압을 풍겼다.

"거의 돌파할 것 같다!"

진남은 기뻤다.

두 손은 속도가 더 빨라졌다.

칠십육만 개의 제정을 삼켰을 때 우르릉 하는 폭발음과 함께 전신의 혼의 등 뒤에 다섯 번째 붉은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전신의 혼의 커다란 몸은 금빛으로 물들었다.

전의를 걸친 것 같았다.

천급 사품일 때보다 위압이 더 대단했다.

천급 오품을 이루니 다른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

"드디어 천급 오품을 이루었다!"

진남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그의 무혼은 이미 중주의 최고 등급에 도달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제정을 더 달라고 할걸. 그럼 천급 육품을 돌파할 수 있을 텐데……."

아내 진남은 고개를 젓더니 남은 제정을 삼키기 시작했다.

이번에 천급 오품을 돌파하는 데 필요한 제정을 잘못 짐작했지만, 체내엔 이미 삼백 개의 홍몽지기가 생겼다.

홍몽지기는 요족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나중에 홍몽지기를 팔아 제정과 바꾸어 육품을 돌파할 수 있을 터였다.

"응? 어떻게 된 거지?"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가 만 개의 제정을 삼켰지만, 체내의 홍몽지기는 조금도 증가되지 않았다.

"이제 제정을 삼켜도 소용없나?"

진남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현급 무혼일 때 복용한 것과 지급 무혼일 때 복용한 것이 완전히 달랐다. 그러나 그때는 무혼의 급이 완전히 바뀐 후 변화가 생겼다. 그런데 이번에는 겨우 오품인데 바뀌는 건가?'

"창람혼한과 연관이 있는 것 같구나. 천급 일품부터 오품이 무제로 진급할 수 있고, 천급 육품부터 십품이 무신으로 진급할 수 있으니……."

진남은 모든 걸 깨닫고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전신의 혼을 진급하려면 반신지국으로 가야겠구나. 그럼 이 일에 대해선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오 개월 후에 있을 제명쟁탈전이 가장 시급했다.

"일단은 폐관하자."

진남은 중얼거리더니 다시 한 번 붕멸술을 느끼기 시작했다.

* * *

제방 서열이 변화한 때로부터 네 시진이 지났다.

유영루에서는 천재들의 서열 변화를 전부 알아냈다.

정보는 유영루에서 여러 세력과 수많은 구역으로 전해졌다.

중주가 다시 한 번 시끄러워졌다.

"소문을 들었어? 서주에서 온 녀석이 천급 일품 무혼에서 역천개명에 성공하여 천급 사품이 되고 서열이 오천여 위에서 이천여 위로 올라갔대!"

"누군가 천급 일품에서 천급 오품으로 개명했다고 들었어."

"얼마 전에 기세가 대단하던 대머리 무인은 제방에서 이름이 사라졌대. 아마 죽었을 거야!"

"제방 서열 십일 위가 십 위로 올라갔어! 설마 두 천재가 겨루었나?"

"무인 방상청은 서열이 육백여 위나 올라갔어. 지금은 제방 서열이 사백여 위래!"

"진짜 대단하구나. 그러나 내가 알기론 이번 제방 서열 조정에서 세 명이 육백여 위 올라갔어."

"용제원 내문제자 일 위인 진남은 서열이 천여 위에서 삼백일 위로 올라갔어. 칠백 위나 올라갔어!"

"뭐? 칠백 위? 농담하는 거 아니지?"

"진짜? 진남이란 자는 대체 누구야?"

천재들의 죽음, 서열 변화 등의 천재들의 소식에 사람들은 놀라고 감탄했다.

이번에 가장 이름을 떨친 건 진남뿐이었다.

수많은 이성 세력은 제자들에게 진남을 조심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명정문의 고층은 진남이 만법지로 간 걸 알고 희야의 죽음이 진남과 관계가 있다고 확신했다.

진남은 백은 등급의 추격대상이 되었다.

천도문은 더 잔인했다.

진남을 백은 등급의 추격대상 중에서 삼 위에 놓고 가격이 매우 비싼 상품을 걸었다.

시대의 수레바퀴는 앞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그중 진남은 순위전을 통해 중주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의 재능이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 * *

그 시각, 도원정석 안.

진남 등 뒤의 자아무수에서 붕멸의 기운이 바다처럼 꿈틀거렸다.

진남은 이미 이틀 낮밤을 이 술법에 빠져 있었다.

이때, 갑자기 자아무수 안의 붕멸의지가 솟아올랐다.

자아무수가 수많은 빛을 뿜어 도원정석마저 떨리기 시작했다.

"됐다!"

진남은 두 눈을 번쩍 뜨더니 손가락을 굽혀 튕겼다.

도원정석 앞의 십 미터 남짓한 허공이 주먹만 한 사각형 모양으로 찢어지더니, 큰 바람이 안에서 미친 듯이 용솟음쳤다.

"삼 단계에 도달했어."

진남은 표정이 평온했다.

그는 전에는 이 단계 열물이었고, 지금은 삼 단계 붕탑(崩塌)이었다.

열물은 이름대로 물건밖에 부술 수 없었다.

그러나 붕탑은 법술, 법보 등을 모두 부술 수 있었다.

삼 단계가 되어서야 붕멸술의 위력이 제대로 나타났다.

"임무전으로 가자."

진남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을 찢고 소리 없이 인족봉을 떠났다.

* * *

임무전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왔다 갔다 매우 시끄러웠다.

진남은 모퉁이에 서서 매우 눈에 띄는 붉은 글자로 된 임무를 훑어보고 있었다.

대부분은 이성 세력의 비경이 열렸다는 것이었다.

제방쟁탈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여러 세력은 모두 제자들이 빠르게 경지를 높이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세력들은 문파를 세울 때 이상지를 선택했었다.

표묘환부는 환심산 위에 지었고, 무심종은 무심빙원에 세웠다.

모두 보통이 아닌 수련비경이었다.

때문에, 이성세력 간에는 이 몇천 년 사이에 약속이 이루어졌다.

문파 내에 가장 강한 비경이 열리면 다른 세력도 제자들을 보내 참가할 수 있었다. 또 안위를 보장해야 했다.

"다른 세력의 종문이라……. 재미있지만, 나에게는 맞지 않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이번에 백산십금구해삼하와 같은 금지에 들어가고 싶었다.

이런 곳에 들어가면 단천대제의 세 번째 보물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또, 그곳에 있는 전승은 더 대단했다.

그는 금지의 가장 중심에 들어가고 싶었다.

다만, 그렇게 되면 위험이 가득하고 그는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때문에, 그는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

이때, 진남이 지니고 있던 유영루의 특수 영패가 반짝거렸다.

"무슨 일이지? 유영루에서 나를 찾다니?"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영패를 바라보았다.

영패에 신념이 전해져 왔다.

"천도문 내문 제 일 제자 당청산의 부탁으로 진남 도우에게 소식을 전한다. 진남, 반드시 천도문으로 오거라."

"천도문으로 오라고? 선배님께서는 왜 나를 찾는 걸까?"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지금 천도문의 백은 등급의 추격대상이다.'

그때, 빨간 글자의 임무가 반짝거렸다.

'천도문, 구도고봉이 열렸다. 단, 한 명밖에 갈 수 없다. 제방 서열 오백 위 안에 든 자여야 한다. 천도문과 용제원은 맞지 않다. 위험이 가득하니 대장로한테서 보명부록(保命符箓)을 받아 가거라!'

임무전의 많은 제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구도고봉은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너무 위험하여 그들은 절대 가지 않을 것이었다.

"선배님께서는 이 구도고봉이 열린 걸 말씀하시는 건가?"

진남은 바로 깨달았다.

그는 중주의 만상옥간을 꺼내 보기 시작했다.

당청산은 절대 이유 없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그를 찾지 않았을 것이었다.

얼마 안 돼 진남은 구도고봉에 관한 소식을 찾았다.

'구도고봉, 천도문 비경이다. 산봉우리 위에 아홉 자루의 고도와 구천구백아흔아홉 자루의 보도가 있다. 내력이 신비하고 위력이 대단하다. 만약 얻으면 전력이 크게 올라간다. 때문에, 구도고봉이 열리면 수많은 칼을 쓰는 무인들이 모여든다. 아홉 자루의 고도 중에서 이미 한 자루는 가져갔다.'

진남의 눈이 순식간에 반짝거렸다.

그는 구도고봉이 열리자 당청산이 일부러 그를 찾은 이유를 깨달았다.

구도고봉은 문도산의 문도보굴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라면 문도보굴 안의 지보는 단천도이고 진남을 기다렸으며 진남만이 가져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나에게는 단천도가 있다. 단천도의 신위로 구도고봉에서 적지 않은 보도나 고도를 얻을 수 있을 거다. 한번 가보자."

진남은 결심하고 사람들의 놀란 눈길 속에서 임무를 받았다.

그는 이미 단천도가 있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고도나 법도를 얻은 후 팔아도 좋은 일이었다.

진남이 임무전을 떠나자 구미요제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 너 왜 천도문으로 가는 거냐? 설마 네가 천도문 백은 등급 삼 위 안에 든 추격대상이라는 걸 모르느냐?"

"그렇습니까?"

진남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선배님, 이번 구도고봉에 저는 반드시 가야 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문제없습니다."

"문제없다고? 문제없다 해도 천도문에서는 문제를 만들어낼 거다."

구미요제는 골치 아픈 듯 말했다.

"됐다. 천도문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거다. 가거라. 만약 문제가 생기면 영패에 전음하거라."

"선배님 감사합니다."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번 천도문행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청산 선배가 오라고 하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 * *

그 시각, 용제원 신비하고 깊숙한 곳.

"녀석, 진짜 갔구나."

구미요제의 화신은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괜찮다. 경험하게 놔둬라. 이건 그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만약 진짜 죽는다고 해도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

용제는 멈칫하더니 말했다.

"그러나 만약 진남이 사고를 쳐 상대가 용제원으로 찾아오면 우리는 그를 도와줘야 한다."

말을 마친 그는 눈을 감았다.

그의 눈앞에 진남이 처음 용제원에 들어왔을 때와 도원정석을 옮기던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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