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화 서열의 변화
마녀 천천은 진남의 표정이 변화가 없자 계속 말했다.
"너희 용제원은 요신금지에 속해있어. 아니면 용제원이 어찌 이성 세력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겠어?"
"그렇구나."
정신을 차린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는 유실약원의 사람이고 소주 등급의 인물이니 지금 반신지국에서 명성이 자자할 거다. 그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진남, 살려줘서 고마워. 이번에 너에게 큰 신세를 졌구나."
마녀 천천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웃으며 말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
말을 마친 그녀는 물처럼 맑은 눈을 깜빡였다.
"알았어."
진남은 거절하지 않았다.
"먼저 간다. 상처를 잘 치료해야 해야 나중에 대머리에게 따질 수 있잖아."
마녀 천천은 긴말하지 않고 날아갔다.
"도련님……? 마녀는 갔어?"
멀리 숨어있던 천기견들이 고개를 내밀고 물었다.
"갔다."
진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무엇 때문인지 칠대 금지에 대해 알게 된 후 그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주인, 폐관은 끝났어? 그럼 용제원으로 돌아가도 될 것 같은데……."
현월은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강벽난은 순위전 이후 제방 서열은 개인의 전적에 따라 언제든 변한다고 했잖아? 좀 전에 만상옥간에서 찾아봤는데, 제방 서열은 한 달에 한 번씩 변한다고 되어있었다. 날짜는 정해져 있지 않았는데, 아마 며칠 후일 것 같다."
잠깐 멈칫하더니 그는 덧붙였다.
"전에 아버지가 서열이 많이 올라가면 용제원에서 상품을 줄 거라고 하셨다."
용제원뿐만 아니라 이성 세력, 삼성 세력 모두 마찬가지였다.
제자들이 서열이 올라가면 문파에서는 홀시할 수 없었다.
"오, 그렇소?"
현월의 말을 들은 진남은 눈이 반짝거렸다.
이번 만법지행에서 그는 이관과 희야를 죽였다.
이런 전적이면 서열이 많이 올라갈 수 있었다.
만약 용제원에서 상품을 준다면 그는 제정을 요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에 전신의 혼을 천급 오품으로 진급할 수 있겠어.'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현재 그의 실력을 전부 드러내면 제방 백 위 정도 되었다.
이제 전신의 혼을 오품으로 진급한다면 제방의 모든 무혼을 누를 수 있을 것이었다.
"좋습니다. 용제원으로 돌아갑시다."
진남은 몸을 날렸다.
현월은 본체로 변하여 진남을 태우고 멀리 날아갔다.
비옥진의 천재들은 소일천랑이 탈것이 된 걸 보고 깜짝 놀랐다.
* * *
그 시각, 용제원.
강한 기세들이 연거푸 먼 곳에서 날아왔다.
여러 금지로 날아갔던 천재들이었다.
"이번에 수확이 어때?"
"하하, 나는 경지가 두 등급이나 진급했어."
용제원은 매우 시끄러웠다.
기쁘게 웃는 사람도 있고 울상을 한 사람도 있었다.
이때, 용제원의 도장 위에 몇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맨 앞에 선 사람은 화지진이었다.
"드디어 돌아왔다……."
화지진은 하늘을 보며 감탄했다.
그는 두 눈에 예리한 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제 우리가 용제원을 흔들 때가 되었다."
"소주의 말이 맞습니다."
화지진의 뒤에 있던 이남 일녀는 일제히 웃으며 대답했다.
그들의 몸에서 강한 요위가 풍겼다.
하늘을 지나는 제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천급 사품 무혼의 혈통과 대등하잖아?'
* * *
이틀 후.
새파란 하늘에 커다란 소일천랑이 빠른 속도로 구름을 찢고 나타났다.
유성처럼 빨라 아래의 무인들을 놀라게 했다.
강풍이 얼굴을 후려쳐도 진남은 평온한 표정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는 붕멸술 세 번째 단계를 느끼고 있었다.
현재 그의 엄청난 무예 천부도 벽에 부딪혔다.
애써도 앞에 벽이 그를 막고 있는 것처럼 깰 수 없었다.
"응?"
진남이 눈을 번쩍 떴다.
허공 깊은 곳에 두 개의 제방 기운을 띤 금광이 내려와 진남과 현월의 가슴에 떨어졌다.
제방 서열이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어, 아직 한 달이 안 되었는데 제방이 앞당겨 서열을 조정하네?"
현월은 놀란 표정으로 힐끗 보더니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천칠백이십삼 위이다. 백 위나 올라갔어!"
천기견들과 천기서 그리고 해골 소홍은 현월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들도 제방에 오르고 싶었다.
"백 위나 올라갔다고? 잘했소. 내 순위를 보자. ……어?"
고개를 숙여 보던 진남은 깜짝 놀랐다.
현월도 저도 모르게 바라봤다.
그는 안색이 크게 변하고 몸도 떨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하늘에서 떨어질 뻔했다.
진남은 삼백일 위가 되었다.
지난번에 비해 그는 서열이 칠백 위나 올라갔다.
'칠백 위나 올라가다니.'
중주에서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이 정도에 도달한 사람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이렇게 많이 올라갔다고? 제방이 나를 봐줬나?"
진남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제방이 그를 봐주는 것은 좋았다.
그러나 매번 봐준다면 재미없었다.
"나는 너를 봐주지 않았다. 너의 진짜 실력이라면 오십 위 안에도 들 수 있다. 이번에 이만큼 올라간 건 네가 희야와 이관을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마녀 천천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신방 천재의 의지를 꺾었기 때문이다."
제방의 영은 진남의 반응을 이미 예상했던 것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정도 했으니 삼백일 위에 오르는 건 당연한 거다."
"그렇군요."
진남은 허공에 공수하고 말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영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다시 들리지 않았다.
"삼백일 위라. 나중에 삼대 요제더러 제정을 많이 달라고 해야겠다!"
진남은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들 두 명뿐만 아니라 제방 서열이 조정된 일은 이성 세력, 삼성 세력에 전해졌다.
또, 수련하고 있는 수많은 천재들에게도 전해졌다.
세력들은 모두 시끄러워졌다.
* * *
그 시각, 용제원.
"제방 서열이 조정되었다. 제방에 이름이 오른 천재들은 어서 도장으로 와 서열 변화를 보고하거라. 봉주들과 장로들은 용제원에 없는 천재들에게 연락하여 그들의 서열 변화를 확인하시오."
화열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울려 퍼졌다.
"이번에 서열이 가장 높은 자는 용제원에 합당한 요구를 제기할 수 있소!"
그의 말은 불처럼 순식간에 용제원에 번졌다.
제방에 이름이 오른 내문제자, 외문제자들은 모두 도장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봉주들도 바빠졌다.
반 시진 후, 용제원 도장.
화열, 전룡봉 봉주, 구미봉 봉주, 기린봉 봉주는 허공에 서 있고 아래에 열 명의 장로들과 오동방, 암름, 소청청, 목목 등 내문제자와 외문제자들이 서 있었다.
진전제자들은 화지진 외에 아무도 없었다.
진전제자들은 모두 서열이 매우 높았다.
제방 서열이 변하여 올라간다 해도 많이 올라갈 수 없었다.
"합당한 요구를 제기하면 된다니! 용제원에서 공을 들였구나!"
"허허, 누가 가장 많이 올라갔는지 모르겠구나!"
"화지진은 왜 왔지? 이상하다. 설마 삼 위안에 들었나?"
도장은 시끄러웠다.
그때, 화열이 손을 들어 허공을 누르자 마력에 끌린 것처럼 사람들은 모두 그를 바라보며 조용해졌다.
이 광경을 본 화열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열 분의 장로가 기록하고, 제자들은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서열 변화를 등록하거라. 여러 봉우리의 장로들은 아직 용제원에 돌아오지 않은 제자들을 대신해 등록하시오."
그의 말이 끝나자 오동방이 오만한 표정으로 맨 먼저 걸어왔다.
"오동방, 지난번에는 칠백구십이 위였고 이번에는 사백오십삼 위로 올라갔습니다!"
"소청청, 지난번에는 구백삼십팔 위였는데 이번에는……."
"암름, 지난번에는……."
내문제자들이 먼저 한 명씩 앞으로 걸어왔다.
감탄을 자아냈다.
오동방은 사백 위나 올라갔다.
중주 전체에서도 강자였다.
뜨거운 분위기 속에 서열이 공개되었다.
한참 지난 후, 밖에서 연마하던 외문제자가 엄청난 소식을 전했다.
역천개명하여 천급 이품과 대등하던 혈통이 천급 삼품과 대등한 혈통으로 변하고 삼천구백십이 위에서 이천오백 위로 올라갔다.
시간이 흘러 절반이 지났다.
드디어 화지진이 앞으로 걸어갔다.
많은 천재들은 눈빛이 흔들렸다.
'화지진은 제방 서열 십삼 위였다. 한데, 나서다니. ……무슨 뜻이지?'
'삼 위 안에 들지 못했다면 별 의미 없잖아.'
"봉주 여러분, 장로 여러분, 이번에 저는 제방 서열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십삼 위입니다."
화지진의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서열이 변하지 않았다고?'
'서열이 변하지도 않았다면서 왜 나서는 거지?'
"화지진, 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화열은 이마를 찌푸리고 호통쳤다.
"대장로, 저는 이번에 서열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가 완성한 일은 용제원에 좋은 일입니다. 용제원은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합니다."
화지진은 손을 젓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리 오너라!"
청광독유수족의 이남 일녀가 앞으로 걸어왔다.
봉주들과 장로, 제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뭐 하려는 거지?'
쿵-!
아무런 징조도 없이 이남 일녀가 요위를 드러냈다.
천급 사품 무혼과 대등한 요위였다.
"저는 화해(花海)입니다. 역천개명에 성공하여 천급 이품에서 천급 사품으로 진급하고 제방 서열 이천오십사 위에서 천칠백칠십오 위로 올라갔습니다."
"제자 화봉(花峰)입니다. 역천개명에 성공하여 천급 삼품에서 천급 사품으로 진급하고 제방 서열이 이천삼백팔 위에서 천구백 위로 올라갔습니다."
"제자 화교교(花嬌嬌)입니다. 역천개명에 성공하여 천급 이품에서 천급 사품으로 진급하고 제방 서열이 이천이백십구 위에서 천팔백구십구 위로 올라갔습니다."
세 사람은 목소리가 높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귀에는 청천벽력처럼 들렸다.
봉주, 장로, 제자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 명이 역천개명 했다면 놀랄 건 없었다.
그런데 세 명이나 역천개명 했고 전부 역천개명으로 천급 사품과 대등한 무혼의 혈통을 이루었다.
"모두 역천개명 했다고?"
"내 기억에 저들은 같이 나갔어. ……설마 함께 역천개명 했나?"
"대체 어떤 전승을 얻은 거지?"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허공의 화열은 안색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미리 알고 있은 것처럼 물었다.
"화지진, 저들이 역천개명에 성공한 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냐?"
사람들의 눈길이 화지진에게 쏠렸다.
'맞다. 화지진이 나선 건 무슨 뜻이지?'
화지진은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사제와 사매를 데리고 노도산맥으로 갔습니다. 노도산맥의 전승지에서 사제와 사매가 역천개명할 수 있은 건 모두 저의 공로입니다!"
'뭐라고?'
다들 깜짝 놀랐다.
이때, 화해, 화봉, 화교교가 큰 소리로 말했다.
"봉주님들, 장로님들, 저희는 요신과 하늘에 맹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역천개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화지진 사형의 공로가 큽니다.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벼락을 맞아 죽고 영원히 요지(妖池)에 떨어질 겁니다!"
요지는 요족이 착오를 범했을 때 벌을 받는 곳이었다.
무조 정상 경지의 대요가 요지에 떨어졌다 해도 미칠 수 있었다.
"맙소사! 이게 모두 화지진 사형의 공로라니!"
봉주, 장로, 제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이 역천개명의 전승을 얻는 걸 도와주는 건 자신이 얻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일반 사람이 할 수 없었다.
그런데 화지진이 해낸 것도 모자라, 무려 세 명이나 도와줬다.
그들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화해 등이 맹세를 할 수 있는 걸 봐서 진짜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