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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60화 (560/1,498)

560화 고작 진남이? 농담이지?

"응? 저건 뭐지?"

강자들은 모두 차가운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봤다.

두 번째 보라색 나무가 다시 부서지더니 그림자가 보라색 빛 속에서 뛰쳐나왔다.

바로 희야였다.

"제혈위인(帝血爲引), 붕오구천(鵬傲九天)!"

희야는 크게 소리치며 제혈 한 방울로 금술을 펼쳤다.

그의 등 뒤에 커다란 금색 날개가 나타났다.

그는 날개를 살짝 움직여 엄청난 폭풍을 일구더니 유성처럼 빠르게 달려 나갔다.

휙-!

금빛이 반짝거렸다.

희야는 흰색 초원을 가로질러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다.

사람들이 뺏으려 하던 금색 전승 상자도 사라졌다.

"희야다!"

"그가 전승 상자를 빼앗아 갔다."

"간이 부었구나."

"쫓아가자!"

무인들은 순식간에 반응했다.

무조 정상의 기세가 허공을 뚫을 것 같았다.

한 명이 모든 이들이 쫓는 상대가 되었다.

이때, 펑 하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이상한 광경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희야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디 갔지?"

"왜 사라졌지?"

"이상하다. 동술을 썼는데 왜 그를 발견하지 못했지?"

초원의 모든 무인은 희야가 사라진 걸 보더니, 동술과 추적부적 등 수단을 펼쳐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희야의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희야는 제방 서열 육백삼 위의 천재였다.

하지만 여기 있는 무조 정상 경지의 강자들과 이상한 동술을 갖고 태어난 무인들은 찾는 수단이 모두 달랐다.

때문에, 아무리 은닉술이 강하다 해도 발견되지 않을 수 없었다.

"멀리 도망가지 못할 거다!"

대머리 사내는 어두운 표정으로 희야가 날아간 방향으로 쫓아갔다.

다른 무인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전승을 빼앗길 순 없었다.

무인들은 모두 흩어져서 커다란 그물을 퍼뜨린 것처럼 사방으로 쫓아갔다.

"희야는 순간이동술을 쓴 게 틀림없어."

강벽난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런 순간이동술은 무제 강자도 할 수 없어. 설령 펼쳤다 해도 제한을 많이 받았을 거야.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있어."

"순간이동술? 아!"

강벽난의 말을 들은 진남은 바로 깨닫고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희야는 가장 먼저 만법지에 들어가 흰색 초원을 찾아 몇 개의 보라색 나무를 심었다.

다른 사람이 전승을 얻은 후에 보라색 나무를 통해 순간이동하여 손을 쓰기 위해서였다.

그러면 강자들이 반응하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응?"

진남은 얼떨떨했다.

그의 체내에서 기이한 금색 힘이 솟아올라 두 눈에 들어왔다.

그는 삼백 리 밖에 금색 화염이 빠르게 움직이는 걸 발견했다.

이 금색 화염은 불멸무제와 같은 기운을 뿜고 있었다.

"선배님이 나의 체내에 힘을 남겼다니. 나더러 전승을 쫓게 하려는 거구나."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강벽난, 너와 해골들은 이 보라색 나무 옆에 있거라. 희야는 아마 밤이 되면 수법을 되풀이하여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그를 상대할 수 있겠느냐?"

진남은 빠르게 물었다.

"문제없어. 그럼 너는?"

강벽난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련님, 저를 데리고 가십시오.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도움이 될 겁니다."

대황과 대흑은 자리에서 벌떡 튀어 일어나 꼬리를 흔들었다.

그들은 진남을 따라다녀야만 강해질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나는 희야를 쫓겠다!"

진남은 긴말하지 않고 강벽난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천기견들을 데리고 발을 굴러 먼 곳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 시각 만법지에는 몇백 명의 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추격을 시작했다.

"삼백 리다. 꽉 잡거라."

진남은 금색 화염을 보며 천기견들에게 낮게 소리쳤다.

천기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쿵-!

진남은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달려갔다.

"전신 제이 식, 보답천하!"

"허억!"

천기견들은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들은 다급히 진남의 어깨를 잡았다.

"이런 속도라면 일 주 향 정도 지나면 희야를 따라잡을 수 있겠다."

진남은 예리한 눈길로 숲에서 빠르게 달렸다.

그가 몇십 리 전진했을 때, 갑자기 휙 하는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낡은 부채가 엄청난 기운을 뿜으며 소용돌이처럼 진남을 향해 날아왔다.

부채의 위력은 무조 육 단계를 부술 수 있었다.

진남은 진작에 예상한 것처럼 발을 굴러 그림자로 변하여 낡은 부채의 공격을 피했다.

"누구야? 감히 습격하다니!"

천기견들은 위엄 있는 표정으로 손을 허리에 얹고 일어서며 소리쳤다.

어차피 진남이 뒷받침해주기에 두려운 것이 없었다.

"진남, 용탁목을 내놓으면 내 너를 살려주겠다."

이관이 숲 뒤에서 걸어 나왔다.

희야를 찾던 이관은 숲 뒤의 움직임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봤다.

그는 진남을 발견하고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욕심이 생겼다.

'희야를 언제 찾을 수 있을까? 언제 찾을지도 모를 희야를 쫓느니, 그럴 바에는 먼저 용탁목을 빼앗고 보자.'

"용탁목을 달라고? 어디 한번 가져가 보든지."

진남은 담담한 표정으로 바로 공격했다.

"감히 나를 공격해?"

이관은 어이가 없었다.

'진남의 신분이 신경 쓰여 평소처럼 공격하지 않았거늘……. 그런데 내 호의를 무시하고 오히려 먼저 공격하다니. 고작 무조 경지 사 단계로 무슨 배짱일까? 설마 무제와 함께 삼엽장홍을 마셨다고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아나?'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이관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의 등 뒤에 길이가 칠 장 되는 무조 나무가 떠올랐다.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짙은 제술의지가 솟아올라 제술세계를 이루어 진남을 눌렀다.

"흥! 깨라!"

진남은 크게 소리쳤다.

길이가 오 장 되는 자아무수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자아무수는 엄청난 신위로 이관의 무조 나무에 부딪쳤다.

이관의 무조 나무가 밀렸다.

"대단한 무수구나. 너의 무수는 자아무수의 등급에 도달했구나!"

이관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남의 실력은 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런들 뭐해? 무혼 드러나거라!"

이관은 빠르게 반응하고 크게 소리쳤다.

천급 사품 무혼이 떠올랐다.

커다란 낡은 부채였다.

낡은 부채는 그의 공법과 합일하여 엄청난 빛을 뿜었다.

마치 주위의 모든 것을 가를 것 같았다.

"너 따위와 장난할 시간 없다!"

진남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전신 제일 식, 전자무쌍!"

그의 전의가 점점 상승했다.

"잘라라!"

진남은 몸을 날리며 오른팔을 폭발하고 왼팔에 단천도를 쥐고 세게 내리쳤다.

엄청난 도기가 뿜어져 나와 허공, 나무 등을 모두 산산조각 냈다.

"……!"

이관은 소름이 끼쳐 눈을 찌푸렸다.

눈앞의 칼은 그의 상식을 초월했다.

그가 비장의 수를 펼칠 새도 없이 엄청난 도광이 제술을 찢고 무혼을 자르고 육신도 삼켜버렸다.

제방 서열 팔백이십삼 위의 이관이 단 두 방에 죽었다.

이관이 죽자 제방 의지를 풍기는 금빛이 날아와 진남의 체내에 융합되었다.

진남은 힐끗 보더니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앞으로 움직였다.

"후, 아쉽다. 도둑놈처럼 생긴 것이 저장주머니에 좋은 물건이 적지 않을 텐데."

천기견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사마공 같은 수단이 있으면 몰라도 이런 등급의 싸움에서 저장주머니를 남기는 건 매우 어려웠다.

"응? 오늘은 운이 별로인 것 같구나."

진남은 눈빛을 거두더니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휙-!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여러 형상이 진남 앞에 강림했다.

맨 앞에 선 자는 구양소소였다.

그의 옆에는 가사(袈裟)를 입은 대머리 청년과 마포를 걸친 청년들, 그리고 다른 이성 세력의 제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열일곱 명 모두 경지가 범상치 않았다.

"진남?"

진남을 본 구양소소는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연합하여 희야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관처럼 엄청난 기운을 느끼고 빠르게 달려온 것이었다.

"허허, 하필이면 출구가 없는 지옥으로 왔느냐? 도우들, 이자는 나와 원한이 있소. 나는 원한을 풀고 싶소."

구양소소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열 몇 명의 천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은 신분이나 천부가 괜찮지만, 구양소소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

"죽어라!"

구양소소는 고개를 돌리더니 엄청난 살기를 폭발했다.

그는 손에 세 개의 고창을 들고 창기를 뿜어 주위를 막고 진남이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

그는 이관보다 더 손이 매서웠다.

"재미있구나."

진남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천재가 열일곱 명 있으니 제대로 싸울 수 있겠다.'

그때, 진남은 이백 리 밖의 금색화염이 전진하는 속도가 빨라진 걸 발견했다.

전보다 다섯 배나 빨라졌다.

"어떻게 된 거지? 희야는 어떻게 속도가 한 번에 이렇게 빨라졌지?"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빠르게 알아차렸다.

"비켜라! 너와 장난할 시간 없다!"

진남은 낮게 소리치더니 발을 굴러 번쩍이며 구양소소의 살초를 피했다.

"도망치려고? 여러분, 나를 도와 저자를 막아주시오!"

구양소소는 눈썹을 찌푸렸다.

어떻게 다 잡은 고기가 도망치는 걸 보고만 있을까?

"노목금강법상(怒目金剛法相)!"

"마왕지안(魔王之眼)!"

"환무살(幻無殺)!"

다른 열여섯 명의 천재들은 진남의 엄청난 속도에 그를 얕잡아보지 않고 바로 제술을 펼쳤다.

순식간에 불광이 반짝거리고, 마기가 하늘을 찌르고, 살기가 가득 퍼졌다.

무조 팔 단계의 천재도 도망칠 수 없었다.

"어, 어!"

천기견들은 놀라 눈을 꼭 감았다.

휙-!

진남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의 왼쪽 눈에서 엄청난 보라색 빛이 타올랐다.

전신의 왼쪽 눈을 최대로 움직여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았다.

휙-!

진남은 속도가 다시 폭등했다.

그는 여러 개의 그림자로 변하여 미꾸라지처럼 제술을 피했다.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옷깃에서 스르륵 스르륵 소리가 났다.

잠깐이었다.

진남은 순식간에 온갖 제술을 피해 숲으로 들어갔다.

"아니……?"

구양소소와 다른 천재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제술이 이렇게 많은데 도망치다니?'

'대체 신법제술이 얼마나 강하길래……?'

"제기랄!"

정신을 차린 구양소소는 이마에 핏대가 솟아올랐다.

그는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구양, 너무 상심하지 말게, 진남 시주는 쉬운 상대가 아닌 것 같소. 진짜 싸우면 무슨 의외의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었겠소."

보제사의 청년이 두 손을 합장하고 말했다.

다른 천재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진남이 강한 것 같지 않았다.

"의외? 무슨 의외? 도망가지 않았으면 나는 세 방에 그를 죽였을 거요. 흥! 이번에는 운이 좋았소. 다음에는 절대 도망가지 못할 거요!"

구양소소는 싸늘하게 말하며 앞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진남은 도망쳤지만, 그들은 희야를 쫓아야 했다.

몇십 보 가더니 그들은 안색이 변하여 걸음을 멈추었다.

앞에는 난잡하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골짜기가 있었다.

단면이 깔끔했다.

엄청난 도의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봐도 소름이 끼쳤다.

"이, 이관이다. 그가 죽었어!"

한 천재가 실성한 듯 말했다.

구양소소 등은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

이 중에서 가장 강한 구양소소도 제방 서열이 구백이십일 위였다.

이관과 비하면 백 위나 차이가 났다.

'도대체 누가 한 짓이지?'

"방금 진남이 이쪽에서 왔소."

청년 스님이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진남?"

사람들은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저었다.

'무슨 농담하는 거야?'

'고작 진남이?'

"방금 유영루에 알아봤소. 진남은 칼을 쓰오!"

청년 스님은 영패에 전해온 소식을 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구양소소와 다른 천재들도 벼락을 맞은 것처럼 놀란 표정을 지었다.

구양소소는 문득 자신이 했던 행동을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섰다.

'방향이 같고 마침 칼을 쓴다. 만약 강한 천재가 이관을 죽였다면 진남은 왜 조금도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우연일까?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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