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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56화 (556/1,498)

556화 보답천하(步踏天下)

"이건……."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머릿속에 소리 없는 번개가 내리쳤다.

수많은 복잡할 발자국은 그의 눈에서 생기를 되찾았다.

환상적인 그림자가 절세의 신법을 펼쳐 산기슭에서 산꼭대기까지 달려가는 것 같았다.

발자국은 모두 매우 오묘했다.

그림자가 몇십, 몇백, 몇천 개나 되었다.

무궁무진하게 끝없이 많아졌다.

이 계단 위의 발자국은 제술이었다.

"대도홍종, 청명삼신!"

그때, 강벽난이 천둥같이 크게 외쳤다.

우르릉-!

진남은 보이지 않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몸을 떨며 뒤로 세 걸음 물러서서 멈췄다.

그의 눈은 초점을 되찾았다.

"진남, 어떻게 된 거야? 방금 너 정신이 어디 끌려갔어."

강벽난이 걱정스레 물었다.

다른 여덟 명의 무인들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신이 끌리는 건 큰일이었다.

심각하면 혼을 잃을 수도 있었다.

'혹시 산봉우리의 옛길 때문인가?'

진남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벽난이 손을 쓰지 않았다면 그도 스스로 수단을 써 환상에서 벗어나려 했었다.

그는 좀 전의 상황을 생각하자 흥분했다.

'위험하지만 산속의 옛길은 좋은 곳일 거다!'

"도우, 산속 옛길의 오묘함을 알려줄 수 있소? 걱정하지 마시오. 이 관을 무사히 넘으면 우리는 절대 자네와 전승을 쟁탈하지 않겠소."

상황을 살피던 여덟 명의 무인들은 진남의 흥분한 표정을 보자 다급히 공손하게 물었다.

그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불멸무제전승에서는 가장 대단한 불멸제술 외에도 수많은 다른 기연이 있었다.

진남은 그들을 힐끗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말했다.

"다들 불멸무제는 무예 천부가 비범하다는 걸 알 거요. 산속 옛길의 계단에 있는 발자국들은 우리들더러 스스로 깨닫게 하려는 거요. 자신만의 신법제술을 창조하면 무사히 통과할 수 있소."

여기까지 말한 진남은 감탄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계단마다 발자국이 몇천 가지씩 있고 계단이 몇만 개가 되기에, 임의로 조합한다 해도 십만여 개의 신법제술을 창조할 수 있었다.

불멸무제는 이미 그들에게 틀을 만들어줬고, 이제부터 그들 스스로 자신만의 신법무예를 조합해야 했다.

"그렇군! 고맙소!"

여덟 명의 무인들은 모두 흥분했다.

자신들이 마지막 두 번째 문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자신만의 신법제술을 만들면 큰 수확이었다.

"가자."

진남은 미소를 지으며 맨 먼저 옛길에 올라 한 걸음 한 걸음 위로 걸어갔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현묘한 경지가 나타나고 제광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강벽난, 현월, 천기견들과 천기서, 여덟 구의 시골은 빠르게 따라갔다.

각자 걸음이 다 달랐다.

의지와 기운도 달랐다.

천기견들은 한꺼번에 네 개의 발자국을 디디며 멍멍 짖었다.

기세가 비범하고 마치 천견 같았다.

여덟 명의 무인들도 빠르게 따라갔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삼 주 향의 시간이 흐른 후 그들은 산 중턱에 도착했다.

진남은 맨 앞에서 빠른 걸음으로 그림자를 남기며 용처럼 날아 올라갔다.

아무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패기 있었다.

강벽난과 해골 소홍은 걸음과 기세가 완전히 달랐다.

강벽난은 사기(死氣)가 하늘을 찔렀고, 해골 소홍은 시기(尸氣)가 엄청났다.

살벌한 기운이 가득했다.

다른 자들도 기세가 높았지만 진남 등 세 명과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

진남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속의 전의도 높아졌다.

그가 걷는 것은 산속의 옛길이 아니라 천하의 영웅들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웅-!

문득 대도(大道)의 소리가 전해져 진남은 머릿속이 떨렸다.

얼음처럼 차가운 태고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전신 제이 식 깨어나거라. 보답천하(步踏天下)!"

매우 현묘한 법문이 진남의 마음속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진남은 뭔가 느끼고 스스로 보법을 창조하면서 전신 제칠 식을 움직였다.

"진짜 오길 잘했어. 보답천하, 이름만 들어도 패기 있구나!"

진남은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는 정신이 번쩍 들어 법보천하에 빠져들었다.

그는 법보전하를 배우면서 전진했다.

그가 마침 느꼈기에 배우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패기가 흘러넘쳤다.

그의 뒤에서 따라오던 강벽난 등과 여덟 명의 무인들은 마음이 흔들리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기세만 봐도 진남이 얻은 보법제술이 범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일행은 계속 전진하며 오묘함을 깨달았다.

그들이 산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진남부터 시작하여 다들 제술 의지를 드러냈다.

기세가 놀라웠다.

모두들 성공했다.

"신법제술이다. 드디어 신법제술이 생겼어!"

"나의 신법제술은 나의 공법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어!"

"하하, 신법제술이 생겼다!"

천기견들과 천기서, 현월 그리고 여덟 명의 무인들도 몹시 흥분했다.

강벽난과 여덟 구의 반신시골은 그들에 비하면 침착했다.

"진남, 우리 위로 올라가 보자. 산 정상이 어떤 곳인지 가보자."

강벽난이 말했다.

진남은 정신을 차렸다.

무예를 수련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지금은 불멸전승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여덟 명의 무인들은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이 걸음을 옮겨 산꼭대기로 갈 때 오래된 목소리가 산꼭대기에서 울려 퍼졌다.

"너희들 스물두 명 중에 여덟 명이 죽거나 포기해야만 산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다. 아니면 내가 직접 공격해 임의로 여덟 명을 죽일 거다."

말한 사람은 불멸무제였다.

진남과 강벽난 등은 모두 긴장했다.

소리를 들어보니 불멸무제가 수단을 써 의지를 남긴 것이었다.

"여덟 분, 자네들은……"

진남은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덟 명의 무인들이 마주 보더니 눈길이 사나워졌다.

"진남 도우, 자네들은 사람이 많소. 두 마리 개와 쥐, 그리고 이 몇 명의 이상한 자들까지.

만약 자네가 손을 쓰지 못하겠으면 우리가 자네를 도와 처리해주겠소!"

여덟 명의 무인들의 몸에서 살기가 풍겼다.

그들은 산을 오를 때 진작에 관찰했었다.

여덟 구의 흑포를 입은 이상한 해골들은 모두 경지가 높지 않았다.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전력이 전혀 없었다.

진남, 강벽난, 현월은 전력이 높았지만, 그들 여덟에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

"이놈들 한 입으로 두말하느냐!"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파렴치하구나! 산을 오르기 전에 한 말을 까먹었나?'

진남은 표정이 담담해지더니 말했다.

"나는 싸우고 싶지 않소. 그만 꺼지오!"

"건방지군! 우리더러 꺼지라고? 네놈, 방금 배운 제술을 내놓거라! 아니면 본때를 보여주겠다."

여덟 명의 무인들은 순식간에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한 입으로 두말한다고?'

'배은망덕하다고?'

'흥! 강해질 수 있다면 뭐든 괜찮다. 은혜나 우정 따위는 가치가 없어.'

여덟 명은 사정을 보지 않고 공격했다.

온갖 제술이 허공에 가득 찼다.

"현월, 소홍 너희들이 연습 삼아 싸워보거라."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는 이런 자들과 싸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현월은 순식간에 소일천랑의 본체를 드러냈다.

해골 소홍은 가볍게 웃더니 흑포를 젖히고 해골 본체를 드러내더니 현묘한 비법을 움직였다.

여덟 구의 해골의 기운이 하나로 융합되어 순식간에 대단해졌다.

"용제원의 소일천랑?"

"어, 어? 이 해골은 좀 이상해!"

여덟 명의 무인들은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들은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소일천랑과 해골은 이 젊은이의 하인이다. 하인들이 이렇게 강하면 이 젊은이의 경지는 얼마나 대단할까?'

싸움이 일어나자 그들은 눈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현월은 소일천랑의 혈통능력을 전부 드러냈다.

예리한 발톱은 제술을 찢을 수 있었다.

해골은 더 대단했다.

아예 제술, 법보, 부적, 진법 등의 공격을 무시했다.

반 주 향의 시간에 여덟 명의 무인들은 모두 패배했다.

"좋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신해골은 생전의 기억이 없지만, 그것들의 몸은 여전히 대단했다.

"어, 뭔가 내 체내에 들어온 것 같은데?"

현월은 깜짝 놀랐다.

"그건 제방의 힘이야."

강벽난이 현월을 힐끔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제방순위전 이후 네가 제방에 이름이 오른 천재를 이길 때마다 공적으로 남는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제방은 너희들의 전적에 따라 제방 서열을 조절한다."

"서열을 조절할 수 있어?"

진남은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제상순위전이 끝나면 서열이 영원히 정해지는 줄 알았다.

"가자. 올라가자!"

진남은 빠르게 정신을 가다듬고 일행을 거느리고 앞으로 걸어갔다.

산꼭대기에 올라가자 서른 개의 사나운 눈길이 진남 일행에게 쏠렸다.

마치 위아래로 훑어보며 그들을 꿰뚫어 보려는 것 같았다.

"응?"

진남은 뭔가 느끼고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산꼭대기는 태고의 도장 같았다.

벼랑 끝에 신비한 궁전이 우뚝 서 있었다.

굳게 닫힌 궁전 대문은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 등의 맞은편에는 서른여 명의 무인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기운이 범상치 않았다.

그중에는 무조 팔 단계의 강자도 있었다.

그들은 여러 가지 시련을 통과하여 산꼭대기에 도착한 것 같았다.

이때, 허공에 파동이 일더니 몇 개의 그림자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이관이 나타났어!"

"구양소소도 나타났어!"

"어, 저들은 왜 죽지 않았지?"

놀라고 답답해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이관은 여전히 고상하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구양소소는 큰 싸움을 치른 것처럼 피투성이고 살기가 더 짙었다.

아무도 다가갈 수 없었다.

"주인, 이제 어떻게 할까?"

현월은 낮은 소리로 전음했다.

"좀 더 기다리시오. 열 개의 검은 문은 바로 열 번의 심사요. 모두 도착하면 불멸무제가 알아서 말해 줄 거요."

진남의 표정은 평온했다.

진남의 예상대로 몇 명의 강한 무인들이 연거푸 도착했다.

줄곧 조용하던 신비한 궁전이 끼익 하고 소리가 나더니 천천히 열렸다.

사람들의 눈길이 신비한 궁전에 쏠렸다.

슉-!

대문이 반쯤 열렸을 때 이관이 몸을 날려 교룡처럼 궁전으로 뛰어갔다.

"가자!"

"어서 따라라!"

"이관은 뭔가 알고 있는 게 틀림없다!"

무인들은 모두 몸을 떨더니 신법제술을 움직여 뒤를 따라갔다.

진남은 강벽난을 힐끔 보더니 일행들에게 신념을 전하고는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발을 굴렀다.

"전신 제이 식, 보답천하!"

우르릉-!

진남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무인들과 이관 그리고 구양소소를 초월하여 맨 앞에 섰다.

기세가 엄청났다.

"아니……?"

이관, 구양소소 그리고 모든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누구지?'

'이렇게 빠르다니?'

그들이 놀라있을 때 진남은 이미 가장 먼저 궁전에 들어갔다.

"아차!"

이관과 구양소소 등 무인들은 안색이 어두워져 크게 소리쳤다.

그들은 제술을 최대로 움직여 빠르게 대전 안에 들어갔다.

대전 안의 광경을 본 그들은 다시 한 번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다섯 개의 수정 대문, 열 개의 금색 대문, 스무 개의 은색 대문이 궁전 양편에 떠 있었다.

다섯 개의 수정 대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가장 짙었다.

대전 가운데는 석대가 놓여 있었다.

석대 위에는 다섯 개의 수정 비밀 열쇠, 열 개의 금색 비밀 열쇠 그리고 스무 개의 은색 비밀 열쇠가 있었다.

그것들은 대전 안의 문과 대응되었다.

석대에는 기이한 금제가 덮여 있었는데, 사람들이 도착하고 나자 서서히 흩어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진남이 대전에 들어온 후 바로 손을 쓰지 않은 이유였다.

빨리 오든 늦게 오든 별 차이가 없었다.

어차피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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