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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47화 (547/1,498)

547화 제방순위전

진남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엄청난 신력이 그의 영혼을 감싸더니 그의 몸에서 빼내어 신비한 곳으로 향했다.

"이건……?"

진남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거지?'

그는 무언가 느낀 듯이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았다.

끝없는 허공 중에 문 하나가 서 있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우뚝 서 있고 큰길을 가로막고 있는 신비함이 가득한 문이었다.

진남은 그 문을 본 적이 있었다.

남천신지의 남천문이었다.

소문에 저 문을 지나면 전설 속의 구천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진남의 두 눈이 남천문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문 건너편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가 있었다.

두 팔이 없고 왼쪽 눈이 없는 그는 조용히 서 있었다.

전신의 육체였다!

"주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잊지 말거라, 나는 여기서 너를 기다리겠다."

짧은 세 마디였지만 많은 기대와 희망을 담고 있었다.

진남은 심신에 충격을 받았다.

'……시간이 없다고? 전신의 남은 육체가 나를 기다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가?

대체 왜……? 무슨 변고라도 생겼나?'

진남은 입을 벙긋거리며 물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곧이어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전신의 육체, 남천문, 끝없는 허공 등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진남의 육체가 부르르 떨리면서 영혼이 제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두 눈을 뜨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깐 사이에 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심호흡한 진남은 심신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그의 눈은 날카롭게 변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전신의 육체는 진남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경지를 빨리 높여 하루빨리 남천문을 부숴야겠어!"

진남은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나의 경지는 제방에서 중간에서 조금 위이다. 중주와 반신제국을 통틀어 보면 아마 순위가 아래쪽이겠지.'

진남은 바로 신념으로 진산신주와 교류하고 위력을 높였다.

인족봉의 영기가 증가했다.

"폐관 수련을 하자."

진남은 눈을 감고 무혼을 드러낸 후 영기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가 폐관 수련을 할 때 여덟 구의 해골들도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현월과 육령용맥은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어 폐관 수련을 했다.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몸속에 신비한 천기의 피가 들끓었다.

마치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 * *

용제원에서는 내문제자대전이 한창이었다.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 이틀 후 제광이 드러나고 제기가 가득한 이상현상은 중주의 여러 이성 세력과 삼성 세력들 사이에도 전해졌다.

여러 장로들은 문하의 제자들에게 무예 연마에 박차를 가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비록 일부분 사람들만 아는 일이었지만, 중주 여러 지역의 무인들도 무언가를 느끼고 긴장했다.

폭풍전야였다.

* * *

한 달 후.

도원정석 안에서 수련하던 진남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등 뒤에 무조 나무가 쑥쑥 자라더니 사 장 크기가 되고 무조 사 단계가 되었다.

남은 여덟 개의 전신의 나무도 성장했지만, 삼 장 크기도 되지 않았다.

"이제 전신의 나무를 키우자!"

진남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는 무조 나무가 전신의 나무의 기운을 누르게 두지 않았다.

만약 그대로 둔다면 큰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 * *

같은 시각.

중주의 신비한 곳에서 몇천 개의 금빛이 용처럼 허공을 가로질러 중주로 날아들었다.

빛은 엄청난 제위를 뿜으며 빠른 속도로 사방에서 날아왔다.

얼마 후, 금빛 하나가 빠른 속도로 용제원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느끼지 못했다.

일 주 향의 시간이 지난 후.

청아한 목소리가 용제원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나는 구미요제다. 중대한 일을 선포하겠다."

여러 봉우리의 봉주, 장로, 제자들은 눈을 번쩍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지?'

"방금 온 소식을 전한다. 제방 순위에 든 제자들은 유정도장에서 순위전을 치를 것이다."

구미요제는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순위전은 무척 중요하다. 순위전이 끝나면 제명쟁탈전의 구체적인 시기를 발표한다!

여러 봉주, 장로들은 제방 천재들을 불러오너라. 사흘 후 천 위를 단위로 모두 출발할 것이다!"

짧은 몇 마디였지만, 청천벽력 같았다.

용제원의 장로, 봉주, 진전제자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드러냈다.

그들은 순위전을 시작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응? 고작 팔십 년이 지났는데 제방순위전을 진행하는구나. 그럼 시간이 얼마 없잖아?"

"제자들에게 빨리 용제원으로 돌아오라고 하거라. 제방순위전은 놓칠 수 없다."

"드디어 이날이 오는구나!"

"기대된다. 삼 년 동안 무예를 연마한 제방 천재들은 얼마나 진보했을까?"

만요원의 진전제자들은 연두 눈에 빛을 뿜었다.

내문제자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여러 봉주와 장로들은 빠르게 준비하고 신념을 전달했다.

제방순위전이 시작되었다.

용제원 전체가 흥분의 도가니였다.

중주의 천도문, 혼난문, 유영성 등 이성 세력과 삼성 세력들도 마찬가지였다.

중주 전체가 들끓었다.

진남은 인족봉의 수련대전에서 폐관 수련을 하던 장로와 제자들이 다급하게 날아가는 것을 보며 궁금했다.

제명쟁탈전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제방순위전은 또 뭘까?'

"만상 옥간을 확인해보자"

진남은 신념을 만상 옥간에 불어넣었다.

그리고 곧 깨달았다.

제명쟁탈전이나 신격쟁탈전이 벌어지는 시간은 아무도 몰랐다.

시간이 확정되었을 때 제방순위전이나 신격순위전을 먼저 진행했다.

누구든 제방에 이름을 올린 후 수많은 전쟁을 치르지 않으면 순위는 변화가 없었다.

진남은 지금 이천백일 위였다.

제방순위전은 여러 제방 천재들이 유정도장에 모여 실력과 순위에 따라 다른 제방 천재와 일대일로 싸움을 하고 승부에 따라 순위를 다시 정했다.

제방순위전이 끝나면 제명쟁탈전의 구체적인 시기를 발표했다.

"진남, 이번 제방순위전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거라. 그래서 순위를 최대한 위로 올려야 한다."

육령용맥이 전음했다.

"네?"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순위가 높을수록 제명쟁탈전에서 득을 볼 수 있다."

육령용맥은 설명했다.

"그렇군요."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제방순위전에 참가할 것이다.

그러나 전부 실력을 드러내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순위가 높아서 얻는 이득은 별 의미가 없었다.

필요하다면 그냥 제방에게 일 위로 올려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제명쟁탈전이 시작되면 중주의 모든 천재들이 모여들어 서로의 실력을 겨룰 것이다. 제방순위전에서는 아홉 개의 무도 나무를 숨겼다가 제명쟁탈전에서 드러내야겠다.'

그때, 진남의 저장주머니에서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석청범, 마녀 천천, 불타 진자래가 그에게 소식을 전했다.

"응? 이들이 나를 찾다니?"

진남은 살짝 놀랐다.

"진남,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싸워보자."

"진남 동생, 좀 살살 하거라. 다른 사람한테도 기회를 좀 줘야지."

"순위전이 곧 시작한다. 미리 진남 시주의 순위가 훨씬 높아지고 좋은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

진남은 세 신념을 받자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진남과 삼대 천재는 아직 궁양, 사마공과 비교할 만큼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번 겨룸으로 인해 진남은 이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적이기도 하고 겨룸 상대이기도 하며 친구이기도 했다.

"이번 순위전에 당청산 선배와 궁양, 강벽난이 참가할지 모르겠네."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때 문득 용호산맥에서 벌어진 일이 떠올랐다.

'그 녀석도 중주에 왔겠지.'

한참 생각을 하던 진남은 다시 폐관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사흘이 훌쩍 지나갔다.

날이 채 밝기도 전이었지만, 용제원은 이미 시끌벅적했다.

"순위 오백 위 안에 드는 제자는 태고자금전룡봉으로 오시오!"

"제방 서열 오백 위에서 천 위에 든 제자는……."

"제방 서열 천오백 위에서 이천오백 위인 제자는……."

소리들이 용제원 상공에서 울려 퍼졌다.

제방의 순위전은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모든 천재가 한데 어울려 싸우는 것이 아니라 등급을 나누었다.

"우리도 출발하자."

현월은 본체로 변했다.

그는 매우 흥분했다.

"음, 갑시다."

진남은 웃으며 현월의 머리로 날아올랐다.

그들은 천오백 위에서 이천오백 위인 제방 천재들이라 서열 오 위 봉우리인 성진원후봉(星辰猿猴峰)으로 모여야 했다.

도장에는 이미 몇십 명의 제방 천재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내문제자였다.

몇 명만이 외문제자였다.

우우우우-!

포효 소리가 들리자 사람들은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커다란 소일천랑이 위엄을 드러내고 엄청난 기세를 뿜으며 다가왔다.

그의 머리 위에는 진남이 담담한 표정으로 옷깃을 날리며 서 있었다.

"진남!"

"진남이 왔어!"

"진남은 서열 이천백일 위야. 설마 그를 상대로 만나는 건 아니겠지!"

내문제자들은 안색이 변해서 뒷걸음질 쳤다.

그들은 진남의 무예 실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몽둥이는 무서웠다.

몇몇 외문제자는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월은 그 모습을 보자 콧방귀를 뀌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 그는 진남의 탈것이 된 일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족봉의 변화와 내문제자대전을 겪고 나자 오히려 자랑스러웠다.

뒤이어 여러 제자들이 더 왔다.

그때, 한 그림자가 날아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들 모였구나. 앞에 두 무리가 떠나면 우리도 떠나자. 진남이 이들을 이끌거라."

나타난 사람은 전공 장로였다.

진남을 바라보는 그의 두 눈에 빛이 났다.

"고맙습니다, 장로."

진남은 공수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앞장섰다.

뒤에 있는 제자들은 부러웠지만 나서서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잠시 후, 엄청난 기운이 태고자금전룡봉에서 솟아올랐다.

진남 일행은 동시에 하늘을 쳐다봤다.

앞장을 선 것은 거대한 태고자금전룡이었는데, 전룡봉의 봉주였다.

그 뒤로 거만한 표정에 강한 기운을 가진 청년과 요염한 여인, 그리고 사악한 기운을 풍기는 사내가 따라갔다.

그들은 화열 일행이었다.

"제방 사 위, 오창천(敖蒼天)!"

"제방 칠 위. 구미천호족, 구구(九九)!"

"제방 팔 위, 암흑기린족 소주, 양제(陽齊)!"

여기저기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저들은 용제원의 최고 천재들이었다.

평소에는 만요원에 있거나 여러 유적들에 있기에 얼굴 한번 보기 힘들었다.

"용제원의 최고 천재들은 진짜 강하구나……."

진남은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특히 오창천은 자아무조 경지에 이르렀고 본체의 힘이 마녀 천천이나 불타 진자래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였다.

전룡봉의 봉주도 오창천만큼 강하진 못했다.

"타요봉이 있으니 기회가 되면 오창천을 굴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문득 진남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제방 서열 사 위 천재이자 태고전룡족의 소주를 타고 다니면 얼마나 위풍당당할까?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탈 거야!'

그 뒤를 이어 또 하나의 강한 기운이 솟아올랐다.

의외로 목목이 앞장을 섰다.

검은 머리카락에 정교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함부로 다가갈 수 없게 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용제원의 실력은 역시나 대단해. 제방 서열 천오백 위 안에 든 자들만 백 명이나 되다니!"

진남은 여러 요족 천재들을 보자 내심 감탄했다.

중주에 서른여 개의 이성 세력과 몇백 개의 삼성 세력이 있는데, 그들 중 제방 서열 천오백 위 안에 든 사람 백 명은 용제원 사람이라는 것은 무척 대단한 일이었다.

용제원이 이성 세력들 우두머리가 된 건 단순히 삼대 요제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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