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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36화 (536/1,498)

536화 가졌습니까?

최립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남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겼다고?"

그의 말에 최립허 그리고 주 성주 등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승복하지 않는구나. 설마 인정하지 않으려는 건가?'

"응?"

최립허 등은 막 화를 내려는 순간, 뭔가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도장을 바라보았다.

그들뿐만 아니라 모든 무인들이 도장을 바라봤다.

무엇 때문인지 기세가 엄청나고 위력이 대단하던 최호의 뇌겁대검이 빠르게 흩어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반으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삼대 천재의 뇌겁은 조금씩 폭등하여 더 대단해졌다.

"어, 어…… 어……?"

이 광경에 최립허 등과 모든 무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된 거지?'

'왜 뇌겁대검은 이렇게나 많이 줄어들었고, 삼대 천재의 뇌겁은 이렇게 많이 강해졌지?'

제일 놀란 사람은 삼대 천재였다.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다른 수단을 펼치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형세가 바뀌었지?'

"최립허, 말해 보거라. 누가 이겼느냐?"

지존 독실 안에서 진남이 담담하게 물었다.

최립허와 주 성주 등 장로, 제자들은 진남의 말을 듣더니,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도장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삼대 천재의 머리 위에 폭등했던 뇌겁의 힘이 빠르게 약해지고, 최호의 머리 위의 뇌겁의 힘이 반대로 빠르게 폭등했다.

형세가 또 바뀌었다.

"어……?"

최립허, 주 성주 등은 어안이 벙벙했다.

모든 무인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좀 전의 상황은 그저 우연이었나?'

"후!"

최립허는 한참을 뚫어지게 보았다.

뇌겁이 변화가 일어나지 않자 한숨을 쉬며 진정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진남. 좀 전에는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아직 모른다."

방금의 이상한 상황은 아무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립허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기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주 성주 등도 이 점을 눈치채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최립허는 이번에도 말을 마치지 못했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얼마 안 돼 최호의 머리 위의 뇌겁이 약해지고 삼대 천재의 머리 위의 뇌겁이 다시 폭등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큰 손이 두 세력의 뇌겁을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았다.

큰 손이 누구를 강해지게 하고 싶으면 강해지는 것 같았다.

최립허, 주 성주 등과 모든 무인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첫 번째는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째는 어떻게 설명하지?'

뇌령성에서 뇌겁대전이 시작된 이후, 도장은 처음으로 조용해졌다.

너무 조용하여 마치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눈앞에 벌어진 광경은 상식을 초월했기 때문이었다.

"진남……. 네가 한 짓이냐?"

주 성주 등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진남을 보며 물었다.

뇌겁대전이 일어난 이래 진남의 행동이 제일 의심스러웠다.

"허허, 주 성주, 저에게 이런 수단이 있으면 여기서 여러분과 놀고 있겠습니까? 저는 성주가 남몰래 지보를 움직여 삼대 천재의 뇌겁을 누른 일을 보고도 넘어갔습니다. 한데, 되려 성주께서 저에게 따지십니까?"

진남은 싸늘한 표정으로 물었다.

주 성주 등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들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진남이 어찌 뇌겁을 장악할 수단이 있을까 싶었다.

그들은 문득 혹시 대단한 강자가 암암리에 뇌겁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쪽 가능성이 큰 것 같았다.

"……어어?"

최립허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왜 그러느냐?"

주 성주 등은 일제히 고개를 돌려봤다.

그들도 안색이 크게 변했다.

커다란 손이 뇌겁을 움직이는 것처럼 사대 뇌겁은 그들이 있는 지존 독실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마치 그들이 있는 지존독실을 망가뜨리려는 것 같았다.

"헉!"

"어서 달아나자!"

"큰일 났다! 어서 피해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다른 대전 안의 무인들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서둘러 법술을 펼쳐 저항했다.

"모든 뇌령성의 강자들은 뇌겁을 막아라!"

주 성주가 크게 소리치며 신념을 전했다.

뇌령성의 강자들은 빠르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 순간, 도장 위 대전 안의 모든 진법이 움직이며 빛을 반짝거렸다.

수많은 무인은 조금도 지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빠르게 출구로 도망쳤다.

도장은 엄청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제기랄!"

주 성주 그리고 무조 경지의 장로들은 뇌겁을 막는 동시에 욕설을 퍼부었다.

그들은 지금 모든 힘으로 뇌겁을 막아야 했다.

이 일은 뇌령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었다.

시합에 참가하러 온 강자들이 그들에게 배상을 요구할 게 뻔했다.

배상금액은 액수가 엄청났다.

"사마공은 어떻게 됐지? 이제 잠깐이면 되나? 아! 잘 됐다!"

영패를 힐끗 보던 진남은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툭툭 치더니 하늘 위의 사대 뇌겁을 보며 다시 금인을 움직였다.

최립허 등은 진작에 멀리 도망갔다.

그 순간, 뇌겁의 굉음이 갑자기 멎었다.

파멸의 기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응?"

진법을 움직이던 주 성주 등과 말없이 떠난 강자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뇌겁이 갑자기 사라지다니?'

'어떻게 된 거지? ……설마 뇌겁을 빨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건가?'

"어쨌든 사라졌다니 다행이다."

주 성주는 한숨을 쉬었다.

뇌겁을 완전히 막으려면 많은 힘을 써야 했다.

"성, 성주! 큰일……! 큰일 났소!"

이때, 무성정상 경지의 장로가 다급히 달아왔다.

"뇌겁……. 뇌령성 하늘에 뇌겁이 나타났소."

"뭐요?"

주 성주 등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눈이 휘둥그레졌다.

뇌령성 위쪽의 하늘이 어두워졌다.

엄청난 폭풍이 사방을 휩쓸고 일검, 일창, 쌍도, 사대 뇌겁이 허공에 떠올라 엄청난 힘을 펼치고 성을 공격했다.

마치 성을 없애려는 것 같았다.

"헉!"

"어떻게 된 거야! 누군가 뇌령성을 공격하는 건가?"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공격하거라. 아니면 오늘 다들 여기서 죽게 된다."

"제길!"

도망쳐 나온 무인들이 우울한 표정을 짓고 제술과 법보를 날려 하늘에 뻗었다.

"성 안의 모든 대진을 움직여 뇌겁을 막아라!"

주 성주는 반쯤 내려와 사납게 소리치며 무조의 힘을 펼쳤다.

뇌령성에 빛이 반짝거리더니 커다란 방패처럼 위를 막았다.

뇌겁의 힘은 매우 대단했다.

사대 뇌겁이 한데 뭉쳤으니 더 엄청났다.

무엇 때문인지 사대 뇌겁은 민첩해졌다.

사람들의 공격을 꿰뚫어 본 것처럼 수많은 살초를 피했다.

순식간에 수많은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내기에 참가하러 온 무인들은 뇌령성에 갇혔다.

강자들의 주의력이 모두 뇌겁을 막는 데 집중되었다.

* * *

한 정원 안.

진남은 왼쪽 눈에 보라색 빛이 반짝거리며 하늘 위의 뇌겁과 많은 무인을 바라보며 신념을 내보냈다.

그가 뇌겁을 조종하며 한 무리 무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하는 건 사람들의 주의력을 끌기 위해서였다.

사대 뇌겁을 이용하여 최립허를 중점적으로 공격했을 뿐 무인들을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싸움이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진남은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고 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사대 뇌겁은 강했지만 상대해야 할 무인들이 너무 많았다.

진남은 형세를 장악해야 하기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심력을 쓰고 있었다.

"빨리, 빨리……."

천기견들은 두 손을 맞잡고 영패를 바라보며 기도했다.

그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다.

하지만 영패가 반짝거리면 그것들이 이곳을 떠날 수 있다고 진남이 말했었다.

때문에, 그들은 영패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주 성주와 다른 무인들이 이번 뇌겁대전이 진남이 조종한 것이라는 걸 알면 일이 커지기 때문이었다.

윙-

가벼운 울림과 함께 영패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

천기견들은 기쁜 표정으로 벌떡 뛰어 일어나며 고개를 쳐들었다.

"성공했습니까?"

진남은 한숨을 쉬며 먼 곳의 약해진 뇌겁을 바라보며 신념을 뿜어 천지의 힘을 끊임없이 금인에 빨아들였다.

그러나 그는 완전히 빨아들이지는 않고 남은 천지의 힘을 성중성의 도장에 보내 다시 삼대 천재의 머리 위를 휩쓸었다.

뇌겁이 없다면 삼대 천재는 무성으로 진급한다고 해도 경지가 매우 낮을 터였다.

진남은 굳이 그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최호는 어떡하지? 어떡하긴 어떡해, 최립허의 동생이잖아.'

그 생각에 진남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천지의 힘을 흡수했다.

"가자!"

진남이 쉰 소리로 말했다.

걸음을 떼려던 그는 몸이 휘청거리더니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그 광경을 본 천기견들은 벌떡 뛰어 일어나 진남을 등에 지고 성 밖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혼란스러운 뇌령성 성문 앞.

"진남, 여기요!"

진남을 발견한 사마공은 흥분한 표정으로 손을 저었다.

진남의 기력을 확인한 그는 깜짝 놀라 서둘러 현묘한 힘을 방출하여 진남의 체내에 주입했다.

"가졌습니까?"

진남은 낮은 소리로 물었다.

"가졌소! 허허, 이 세상에 어딘들 내가 들어가지 못하겠소?"

사마공은 허풍을 떨며 저장주머니를 진남에게 건네줬다.

"그럼 우리 어서 중도성으로 갑시다!"

진남은 확인해보지도 않고 저장주머니를 잘 간수했다.

용제원에 돌아가야만 모든 것이 끝난다.

그때는 주 성주 등이 진남이 이보를 가져간 걸 알았다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천도문마저도 아무 방법이 없었다.

두 사람,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빠르게 떠나갔다.

* * *

그 시각.

"후. 뇌겁이 흩어졌다."

"휴, 십 년 감수했네. 설마 이따 또 오는 건 아니겠지?"

"그럴 일 없을 거야. 도장의 삼대 천재는 이미 도겁을 시작했고 이제 거의 끝날 때가 되었어. 그러나 최호는 재수 없게 되었어. 뇌겁이 없어졌으니……."

"하하하, 벌 받는 거야."

무인들은 속이 후련했다.

오늘 있은 일은 좀 이상했긴 했다만, 그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주 성주 등 강자들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뇌겁이 이유 없이 말을 듣지 않다니. 대체 무엇 때문이지?'

"빌어먹을……!"

최립허는 저도 모르게 욕설을 퍼부었다.

좀 전에는 왠지 사대 뇌겁이 자신을 주시하는 것 같았다.

그는 곤경에 빠졌었지만, 온갖 고술로 버텨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의 동생 최호의 뇌겁이 아예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최호는 이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성주, 무인들이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소."

이때, 한 장로가 걸어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주 성주는 고개를 돌렸다.

적지 않은 무인들이 화가 난 표정으로 크게 소리치며 뇌령성의 제자, 장로들과 말다툼하고 있었다.

무인들이 천 리 길도 마다하고 뇌령성으로 달려온 건 이번 뇌전대겁을 보고 내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한데,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그들이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

뇌령성은 반드시 그들에게 합당한 설명을 해주어야 했다.

"주 성주, 제 생각에 오늘 일은 진남이 한 것 같습니다. 우리 진남을 잡아 그 자더러 다른 무인들에게 배상하라고 합시다!"

장로의 말을 들은 최립허가 말했다.

그는 기분이 매우 나빴다.

진남이 한 것이 맞든 아니든 그는 진남을 희생양으로 삼아 톡톡히 혼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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