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화 어서 제정을 내놓거라!
진남은 영패를 통해 전해온 소식을 확인했다.
"사마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립허와 주 성주 등이 그를 골탕 먹이려는 건 너무 뻔했다.
하지만 진남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이따 어떻게 일을 크게 만들지만을 고민했다.
진남이 고민하고 있을 때 판돈을 거는 시간이 지나고 네 개의 강한 기운이 강림했다.
먼저 나온 사람은 백의 청년이었다.
그는 커다란 장도를 들고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체내에 천지의 힘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의 맞은편에는 가면을 쓴 청년이 세 명 서 있었다.
그들도 기세가 평범하지 않았다.
"그럼 대전을 시작하겠다."
허공의 장로가 개전을 외쳤다.
쿵-!
이때, 네 개의 봉인이 풀렸다.
네 개의 엄청난 기운이 연이어 솟아올랐다.
기운이 엄청난 기세로 허공을 뚫었다.
뇌겁이 나타나기도 전에 하늘은 이미 공기마저 굳어버렸다.
독실 안의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깜짝 놀라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
모든 눈길이 도장에 쏠렸다.
화르륵-
하늘에서 수많은 천지의 힘이 엄청난 기세로 용솟음쳤다.
도장은 법진을 펼쳤지만, 충격에 연거푸 흔들거렸다.
엄청난 먹구름이 순식간에 몰려와 주위가 시커메졌다.
우르릉-!
번개가 동시에 내리쳐 주위가 새하얘지고 파멸의 기운이 도장을 휩쓸었다.
사람들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앞에 벌어진 광경에 그들은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할까? 저들의 뇌겁을 빨아들일까? 아니면…….'
진남은 뇌겁을 보고는 생각에 잠겼다.
'사마공이 보물을 가지러 갔다 오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주의력을 한데 끌어모아야 한다. ……쉽지 않겠구나.'
"좀 더 기다려보자. 뇌겁이 승부가 거의 가려지고 사마공이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할 때쯤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자!"
진남은 고개를 젓고는 도장을 바라봤다.
뇌겁이 이미 뇌검, 뇌창 그리고 두 자루의 뇌도(雷刀)로 이루어져 기세가 높았다.
앞의 무인들보다 몇 배나 강했다.
최호의 뇌검이상(雷劍異象)에는 수많은 신마(神魔)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위압이 높고 다른 삼대 이상뇌겁의 기세를 모두 눌렀다.
바로 한 등급의 무혼 등급 차이로 생긴 차이점이었다.
"죽여라!"
최호가 길게 소리쳤다.
하늘 위의 엄청난 뇌검은 삼대 뇌겁을 발견하고 빠르게 검기를 뿜었다.
검기가 주위를 휩쓸었다.
삼대 뇌겁은 눈앞의 형세를 눈치챈 듯 연합하여 저항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검기, 도기, 창기가 뿜어 나왔다.
검기, 도기, 창기는 드넓은 도장을 연거푸 흔들더니 도장에 금을 내고 사방으로 빠르게 퍼졌다.
무인들은 저도 모르게 정신이 팔려 몸이 굳어지고 조금도 긴장을 풀지 못했다.
최호 맞은편의 세 명의 천재가 눈을 마주치더니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여러 가지 천재지보와 태고의 제술을 펼쳐 뇌겁의 위력을 강화했다.
최호는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두 손으로 결인 했다.
쌍방은 모두 뇌겁을 강화하고 있었다.
이번 뇌겁대전은 무척 중요했기에, 이길 수만 있다면 어떠한 수단을 쓰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뇌령성에서 한 뚱뚱한 그림자가 현묘한 제술을 펼쳐 감쪽같이 사라지더니 쉽게 낡은 대문들을 열고 대문을 지키는 시위들을 피해 성 안으로 들어갔다.
* * *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성중성 안.
뇌겁은 점점 강해져, 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
최호와 세 천재의 다채로운 수단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무릎을 치며 감탄했다.
이때, 두 자루의 칼과 한 자루의 창은 세 방향을 차지하고 진법을 이루었다.
도기와 창기가 한데 모여 커다란 뇌검을 공격했다.
우르릉-!
큰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커다란 뇌검이 연거푸 밀렸다.
최호도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서둘러 결인했지만 형세를 돌릴 수 없었다.
"헉, 삼대 뇌겁이 이 정도로 강하구나!"
"최호가 지겠는데? 저자에게 제정을 삼천 개만 걸기 잘했어!"
"하하하! 삼대 천재, 잘한다!"
"……."
순식간에 수많은 기뻐하는 소리와 우울한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허허."
지존 독실 안의 최립허는 웃으며 진남을 보고 공수하고 말했다.
"축하한다, 진남 도우. 네가 이겼다."
"응, 내가 이겼다."
진남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립허와 주 성주 등은 입꼬리가 비틀렸다.
길게 숨을 들이쉬던 최립허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담담하게 말했다.
"진남 도우, 확신이 있으니 우리 판돈을 더 추가하면 어떠냐?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최호가 이긴다고 믿는다!"
"더 걸자고?"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는 방금까지도 어떻게 소란을 피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최립허가 스스로 나서줄 줄은 몰랐다.
"나는 십만 개 제정을 더 걸겠다."
진남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말했다.
"십…… 십만 개 제정?"
최립허와 주 성주 등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자식 미친 거 아니야? 좀 전에 건 칠만 개 제정까지 하면 이미 십칠만 개를 걸었다. 그렇게나 많은 양을 내기에 걸겠다고?'
'좀만 눈썰미가 빠른 사람이라면 최립허의 말이 음모라는 걸 눈치챘을 것이다. 설마 진남에게 이길 수단이 있는 건가?'
"왜? 제방 오백 위에 든 최립허가 이런 작은 내기도 두려우냐? 진짜 실망이다."
진남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최립허를 도발했다.
"너……!"
최립허는 안색이 변하고 화가 솟아올랐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깔보는 것이 제일 싫었다.
"최 사제, 진남이 우리의 음모를 발견한 게 틀림없다. 저 세 명을 이기게 할 방법이 있는 게 분명하다. 아니면 이렇게 함부로 판돈을 더 걸지 못할 거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내가 천지의 힘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무도 모른다."
주 성주는 눈빛을 반짝이며 최립허에게 전음했다.
공평이란 건 헛소리에 불과했다.
그는 반드시 뇌겁대전에서 이겨야 했다.
아니면 판돈을 갚을 수 없었다.
"좋은 생각입니다!"
최립허는 눈을 반짝였다.
그는 주 성주에게 그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다.
"하하하, 겨우 십만 개 제정이잖아? 그럼 십만 개를 추가하자!"
최립허는 호탕하게 손을 저었다.
"좋아!"
진남은 진심으로 탄복한 듯 손뼉을 쳤다.
최립허와 주 성주 등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모두 믿는 구석이 있으니 나중에 누구의 비장의 수가 더 센지 보자.'
진남은 최립허와 주 성주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영패에 전해온 소식을 확인했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싸움은 계속 진행되었다.
최호는 눌려 숨도 쉬기 바쁘고 거의 질 것 같았다.
사마공은 유령처럼 진법을 뚫고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반 주 향이 타는 시간이 되자 진남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방금 사마공이 성 안의 가장 중요한 대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내가 나설 때가 되었구나!'
진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옆에 있던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깜짝 놀랐다.
최립허와 주 성주도 어리둥절했다.
'뭐 하려는 거지?'
"이렇게 큰 내기를 어찌 나 혼자 즐길 수 있겠소? 여기 있는 몇천 명의 무인들, 모두 내가 어떻게 십칠만 개의 제정을 이기는지 함께 증명해주시오."
그렇게 외치는 진남의 몸에서 패기가 뿜어 나왔다.
마치 승리를 확신한 듯했다.
그가 크게 소리쳤다.
"도우들, 싸움을 시작할 때 나는 최립허와 칠만 개의 제정을 걸고 내기를 했소. 지금……."
그는 자초지종을 낱낱이 설명했다.
대전 안의 무인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헉!'
'잘못 생각한 거 아니야? 십칠만 개의 제정을 내기에 걸었다고?'
"미쳤어? 진짜 미쳤구나!"
"십칠만 개다. 십칠만 개!"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대단하지?"
"근데 최호에게 판돈을 건 사람이 질 거 같은데? 설마 숨겨진 수가 있나?"
"재미있구나! 진짜 재미있구나!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
"……."
수많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무인들은 진남이 방금 한 말에 흥분했다.
지존 독실 안의 최립허와 주 성주 등은 진남이 이런 행동을 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정신을 차린 최립허는 안색이 시커메졌다.
'진남 대단하구나! 다른 사람들더러 자신과 함께 즐기자고? 꿈꾸고 있구나!'
"흥! 다 같이 즐기자고? 좋은 생각이다. 진남 도대체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지 보자!"
최립허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신념을 전했다.
* * *
도장 위.
연거푸 밀리던 최호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흉악한 표정을 짓더니 엄청난 기운이 솟아올랐다.
머리 위의 뇌검의 기운이 빠르게 폭등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두 개의 뇌도와 뇌창을을 초월했다.
쿵-!
최호는 머리 위의 뇌검을 내리쳤다.
검기가 쌍도일창(雙刀一槍)이 이룬 보이지 않는 진법을 부수고, 삼대 뇌겁을 산산조각 냈다.
무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인들은 최호가 최선을 다하지 않고도 눈 깜짝할 사이에 형세를 돌릴 거라고 예상치 못한 게 뻔했다.
이 광경을 본 최립허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오기 전에 그들은 미리 준비가 있었다.
아니면 제정을 칠만 개씩이나 걸 수 없었다.
"주 성주, 어서 공격하여 한꺼번에 세 개 뇌겁을 격파하십시오!"
최립허가 주 성주를 보며 전음했다.
"좋소!"
주 성주는 진남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신념을 전해 성 깊은 곳의 대전 안의 이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하늘 위의 천지의 힘이 한데 뭉쳐 삼대 천재의 뇌겁을 눌렀다.
그의 수단은 난해하여 진남 같은 동술이 없는 한 발견할 수 없었다.
도장 위의 삼대 천재는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들의 뇌겁의 힘이 이유 없이 갑자기 약해졌다.
쿵-!
그러자 뇌검이 연거푸 공격했다.
기세가 점점 세졌다.
삼대 뇌겁은 끊임없이 떨리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성대한 싸움이 누군가의 간섭으로 순식간에 승부가 나게 되었다.
"어? 삼대 천재가 지겠다!"
"최호는 숨긴 수단이 진짜 많구나!"
"방금 말한 그 자식은 큰일 났어. 제정을 십칠만 개나 잃게 되었구나!"
"이성 세력의 진전제자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잃으면 감당이 안 될 거다. 나라면 죽었을 거다."
"……."
수많은 한탄 소리와 고소해하는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주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십칠만 개의 제정이 걸린 내기의 승부를 확인하고, 심금을 울리는 뇌겁대전을 보게 되어 그들은 매우 흥분했다.
"하하하!"
이 광경을 본 최립허, 주 성주 등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들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진남을 바라보았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젠 네가 어떤 수단을 펼쳐도 절대 형세를 돌릴 수 없을 거다!'
최립허는 진남이 자신에게 비참하게 질 걸 생각하니 그동안 쌓였던 마음속의 울분이 전부 폭발해 속이 후련했다.
그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진남! 어서 십칠만 개 제정을 내놓거라."
최립허는 진남을 내려다보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