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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31화 (531/1,498)

531화 뇌령성

뇌겁 싸움은 천지를 놀라게 했다.

두 무성 정상급의 강자의 뇌겁은 무조 경지 삼 단계의 힘 못지않았다.

그러니 무적무성, 역천무성, 자아무성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곳은 나에게 딱 어울리는구나. 뇌겁 도장이라면 나는 매일 천지의 힘을 흡수할 수 있잖아?'

진남의 두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

몸 안에 피도 들끓기 시작했다.

천지의 힘이 있으면 그는 무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는 금인을 이용하여 뇌겁을 조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박을 조작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쉽게 제정을 벌 수 있을 터였다.

"진남, 무슨 일이요?"

문득 진남을 바라본 사마공은 그의 눈빛에 깜짝 놀랐다.

진남은 정신을 가다듬고 사마공을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사마공, 뇌령성을 압니까? 저는 이번에 거기에서 크게 일을 벌이려고 합니다. 엄청 많은 제정도 벌 생각인데 같이 가겠습니까?"

"뇌령성? 뇌겁 도장?"

사마공이 얼떨떨했다.

그러나 곧 눈을 빛내며 물었다.

"무슨 방법이 있소?"

"아직은 비밀입니다. 저를 따라오면 알게 될 겁니다."

진남은 담담히 웃었다.

"에잇, 신비한 척하기는……."

사마공는 껄껄 웃었다.

"자네를 따라가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요. 뇌령성에 같이 가겠소."

"그럼, 출발합시다!"

진남은 아무 말 없이 일어나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데리고 사마공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갔다.

유영성을 떠난 진남 일행은 진법을 타고 중도성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중도성의 구석진 곳에서 뇌령성으로 가는 진법을 찾아냈다.

* * *

같은 시각, 중주 남부.

거대한 진법 위에 빛이 반짝이더니 진남 등의 모습이 나타났다.

"에잇, 이게 뭐야! 진법을 황야에 설치하다니……."

사마공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늘 가득 휘몰아치는 모래바람을 보자 그는 우울했다.

'뇌령성은 이상한 곳이야. 전송 진법을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하다니!'

진남은 영패를 꺼냈다.

유영루는 정보 방면의 일을 깔끔히 처리했다.

뇌령성의 구체적인 위치까지 그에게 보냈다.

"갑시다. 뇌령성은 몇천 리 밖에 있어요."

진남은 붉은빛으로 변신하더니 앞장서서 날아갔다.

잠시 후 그들은 뇌령성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도착했다.

"이건……."

진남은 눈앞의 광경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 앞에는 뇌령성이 우뚝 솟아 있었는데, 기세가 높고 면적이 넓어 유영성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금제 같은 것들은 유영성보다 못했다.

성 전체는 역천무조라도 잠깐 당해낼 수 있는 정도였다.

진남 왼쪽 눈으로 살펴보았다.

뇌령성의 지하에는 성보다 더 큰 도장이 있었다.

도장은 기이한 광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빛이 흐르고 몇백 개의 대진들이 단단하게 지키고 있었다.

도장의 주변에는 대전들이 빼곡하게 한 줄로 들어서 있었다.

"이 도장은 뇌겁이 싸우는 곳이고 주변의 궁전은 무인들에게 구경하고 내기를 하는 곳이었다. 다만 뇌령성의 이보는 좀 이상하구나."

진남은 혼잣말했다.

그는 왼쪽 눈을 통해 천지를 진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그 이보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전신의 왼쪽 눈은 이상한 힘에 막혔다.

창람대륙에서 진남의 왼쪽 눈을 가릴 수 있는 힘이라면 예사롭지 않았다.

동술이 강한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수단을 썼을 가능성이 높았다.

"됐어. 더는 고민하지 말고 일단 들어가 보자."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사마공 등과 함께 뇌령성을 향해 걸어갔다.

뇌령성에는 유영성만큼의 규칙이 없고 일정한 제정을 내면 들어갈 수 있었다.

"뇌령성은 썰렁하군!"

한적한 거리를 바라보며 사마공의 눈에는 의아한 빛이 역력했다.

거리 위에는 몇십 명의 무인들만이 오가고 있었고, 양쪽 노점상들엔 손님이 없었다.

진남은 전혀 의아해하지 않았다.

뇌령성의 뇌겁대전은 모두 아래쪽에 있는 거대한 도장에서 매일 한 번씩 열렸다.

뇌령성의 제자를 제외하고는 외부에서 온 무인들이 모두 아래에서 내기를 했다.

아직 도박판이 열리지 않았으니 무인들이 몰려들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뇌령성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큰 도박판이 벌였다.

최강의 천재 두 명을 초대해 서로 싸우게 했는데, 그때가 되면 무인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응?"

진남의 안색이 일변했다.

저장주머니에 있던 백지가 갑자기 빛을 뿜더니 옛 문자로 변했다.

백지는 단천대제의 신비한 수정함이 남긴 것이었는데, 두 번째 보물을 찾는 데 사용하는 것이었다.

"백지가 반응한 걸 보면 단천대제의 두 번째 보물이 바로 이 뇌령성에 있다는 말인데……, 설마 뇌령성의 이보는 단천대제가 남긴 것이란 말인가?"

진남의 눈에 빛이 번뜩였다.

그의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컸다.

"진남, 왜 그러시오? 왜 이렇게 깜짝 놀라는 거요?"

사마공은 다시 한 번 진남 때문에 놀랐다.

천기견들도 멍멍 짖었다.

"뇌령성에 너무 잘 온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수확이 우리 상상보다 훨씬 클 겁니다……."

진남은 흥분한 표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내 차분하게 전음했다.

"사마공, 지금부터 벌일 일은 엄청 위험하고 중요합니다. 사형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진남은 왼쪽 눈으로 성을 훑어보니 무조 경지의 강자가 스물셋이나 되었다.

그중 열여덟은 무조 일 단계, 이 단계이고 둘은 무조 사 단계, 그리고 둘은 무조 오 단계, 육 단계였다.

가장 강한 사람은 무조 팔 단계나 되었다.

물론 무조 중에는 일반 무인의 신분인 자들도 있었다.

무조들이 이렇게 많으니 무성 경지의 강자와 제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이보가 정말 단천대제가 남긴 두 번째 보물이라면 진남은 가져가야 했고, 그때는 사마공의 도움이 필요했다.

"나한테 예의를 차릴 필요가 있소? 자꾸 그러면 화를 내겠소!"

사마공은 짐짓 표정이 굳어지는 척했다.

그러나 곧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뇌령성을 털 생각이요? 지난번에 상도맹을 털었을 때처럼 말이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아직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음, 오늘의 내기는 시작되지 않았군요. 우리도 입장합시다."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마음이 평온해졌다.

보물이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계획을 짜야 했다.

먼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뇌령성의 뇌겁대전에서 더 많은 천지의 힘을 흡수할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진남 일행은 순찰을 돌던 제자들에게 수소문한 뒤 성을 향해 걸어갔다.

잠시 후, 그들은 성 한가운데로 왔다.

그들 앞에는 오 층짜리 커다란 대전이 나타났다.

겉모습은 파란색이었는데, 진법의 빛이 흐르자 번개가 파파팍 터지는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오자 분위기는 시끌벅적하고 강자들이 오갔다.

대충 훑어보아도 적어도 백 명은 넘을 것 같았다.

"조금 있으면 내기가 시작된다!"

"오늘은 무적무성인 녀석들이 싸우는데, 삼성 세력에서 나왔다고 하더군."

"응, 그런대로 괜찮지. 진짜 큰 판은 뇌령성에서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야 해."

"그러니까, 큰 판이라야 재밌는데……."

진남은 그들의 대화를 잠시 듣더니 곧 대전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뇌령성의 제자가 마중 나와 웃으며 말했다.

"두 도우님, 오늘의 내기에 참여하겠습니까?"

진남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자는 더욱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귀빈전은 제정 사백 개, 하객전은 제정 이백 개, 일반전은 제정 백 개입니다. 두 분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제자는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보더니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

요수들도 입장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비싸오?"

진남은 아까운 표정이 역력했다.

입장료는 생각보다 훨씬 비쌌다.

뇌령성은 장사를 잘했다.

하루에 한 번씩 도박이 열리고 한 번에 몇백 명이 참가했다.

한 달에 한 번 크게 열릴 때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입장료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허허, 두 분이 신분을 밝혀주신다면 비용을 약간 깎아줄 수 있습니다. 이성 세력의 내문제자가 뇌령성에 오면 입장료가 무료이고 성주도 직접 나와서 마중을 합니다."

제자는 피식 웃었다.

눈에는 경멸이 언뜻 스쳤다.

'이 정도도 비싸다고 하는 걸 보니 뇌령성에 수익을 가져다줄 사람들은 아니군.'

물론 제자는 앞에 있는 사람이 개세 영웅이지만 몇백 개의 제정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리 없었다.

"아, 그렇소? 마침 잘됐네. 이 영패를 보시오."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며 인족봉 봉주 영패를 꺼냈다.

제자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 들고 살펴보았다.

영패에 적힌 용문 옛 글자를 보던 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 용제원 인족봉 봉주?"

제자의 놀란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시끌벅적하던 대전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대전의 모든 무인은 일제히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그들은 젊은 청년이 그렇게 놀라운 내력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뇌령성에는 인족봉 봉주는 둘째치고 이성 세력의 제자나 내문제자들도 드물었다.

"어떻소? 그 정도면 충분하오?"

진남은 담담하게 웃었다.

"충분합니다!"

그 제자는 화들짝 놀라 황송한 얼굴로 사과했다.

"제가 눈이 삐어서 어르신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부디 나무라지 마…….".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남은 어이없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상관없소. 다만 이 신분이면 입장료를 좀 깎아줄 수 있소?"

제자는 어리둥절했고 주변의 무인들도 어리둥절했다.

'제정을 깎아달라고?'

'고작 제정 몇십, 몇백 개를 깎으려고 신분을 드러냈다고?'

"그 신분이면 우리 뇌령성의 귀빈입니다. 그러니 입장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때 나이 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의 대화에 그 자리에 있던 장로가 놀라서 나섰다.

"성주께서 어르신을 부서에 모시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데, 어떠십니까?"

그 장로가 다가와서 공수하고 말을 했다.

무인들은 그 말을 듣고 몸을 움찔했다.

'역시 용제원 인족봉 봉주야! 오자마자 벌써 성주부에서 모셔 대화를 나누자고 하다니!'

"성주가요? 좋습니다."

제정의 일이 해결되자 진남은 마음속 응어리가 없어졌다.

그는 별생각 없이 승낙했다.

그도 무조 팔 단계의 성주를 만나보고 싶었다.

진남 등은 장로들의 안내를 받아 성주부를 향해 걸어갔다.

뇌령성은 삼성 세력이었는데, 뇌령성 제자들에게 성주부는 장로 대전과 같은 곳이었다.

장로와 진전제자가 되어야 성주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남 등은 성주부의 한 대전에 도착했다.

"응?"

진남은 대전에 들어서자마자 눈썹을 추켜세웠다.

대전 중앙에는 보라색의 나무 의자가 놓여 있고 번개가 번쩍이며 파멸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나무 의자 위에 짐승 가죽 외투를 걸치고 있는 중년 사내는 무조 팔 단계의 힘을 알게 모르게 뿜어냈다.

"네가 용제원 인족봉 봉주 진남이냐? 나는 뇌령성 성주다. 나를 주 성주라고 부르면 된다."

주 성주는 손을 휘둘렀다.

그는 사마공과 천기견들 그리고 천기서를 훑어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진남, 뇌령성은 천도문에 속한 것을 알고 있겠지? 지금 넌 호랑이 굴에 들어온 거나 다름없는데 두렵진 않느냐?"

사마공은 이 말에 어리둥절하여 진남을 바라보았다.

'뭐지? 저 성주가 우리를 적대시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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