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529화 (529/1,498)

529화 역천개명을 위해 미쳐가는 세상

"뭐? 저, 저자가 일 위라는 말입니까?"

단인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믿을 수 없어서 다시 물었다.

"위림, 잘못 안 거 아닙니까? 저는 십오 주 향이 타는 시간을 버텼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일 위라니요! 당신들……."

"그만하시오!"

이때 호통 소리가 울려 퍼졌다.

뜻밖에도 임비였다.

임비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만하시오, 단인. 그만 말하고 직접 보시오!"

"보라니? 뭘 보라는 거요? 대체 뭘……."

단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임비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다채롭게 바뀌었다.

'……삼채련지가 저렇게 망가졌다고?'

그를 바라보는 천재들의 눈에 연민의 감정이 드러났다.

"네가 성에 들어올 때 받았던 신분 영패를 나에게 주거라."

위림은 고개를 젓더니 진남에게 말했다.

"응."

진남은 녹색 영패를 건넸다.

그는 사마공이 준 보라색 영패를 꺼내지 않았다.

"용제원 인족봉 봉주 진남?"

위림은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천재들도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진남이 그런 신분을 가지고 있을 줄 상상도 못 했다.

임비는 눈에 빛이 스쳤다.

"됐다. 이건 네 특수 영패이다. 첫 세 번은 무료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정보는 두 시진 내에 너에게 전달될 것이다."

위림은 진남에게 검은색 영패를 건네며 담담하게 말했다.

"명심하거라. 무제에 관한 단계는 비밀이라서 열람할 수 없다."

천재들은 영패를 보며 부러워했다.

진남이 받은 영패만 있으면 정보를 찾는 일은 쉬울 터였다.

진남은 눈을 반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영패를 들고 신념을 불어넣었다.

그는 지금 당장 중주의 뇌겁이 모인 곳을 알아내고 가서 천지의 힘을 흡수하고 싶었다.

두어 마디 대화를 나눈 뒤 진남은 사마공의 등쌀에 못 이겨 대전을 떠났다.

멀어져 가는 진남의 뒷모습에 위림은 눈을 빛내며 특수 영패를 꺼내 신념을 전했다.

"아가씨, 용제원 인족봉의 진남이 삼채련지를 망가뜨렸습니다."

* * *

진남과 사마공이 일 층에서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천기견들이 쫄래쫄래 달려왔다.

천기서는 그것들을 무시했다.

천기견들은 겁을 잔뜩 먹었다.

그들은 오가는 무인들이 자신들에게 '좋은 마음'을 품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진남, 나를 따라오시오!"

사마공은 바로 진남을 데리고 유영성을 날아다녔다.

잠시 후, 그들은 작은 정원에 도착했다.

진남은 정원을 살펴보았다.

정원에는 여러 기이한 금제들이 가득했다.

무조 정상급의 강자들이라고 해도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급하기는……."

진남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사마공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다.

"급하지 않을 수 없소. 이건 큰일이오!"

사마공은 눈을 흘겼다. 그는 심호흡하더니 무거운 표정으로 저장주머니에서 조심스레 옥 병을 꺼냈다.

옥병을 꺼내자 정원의 영기들이 불안하게 움직였다.

이상한 느낌이 주변을 감쌌다.

병 안에는 세 방울의 회색과 흰색이 섞인 영액이 있었다.

영액 속에는 태고의 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오묘하기 그지없었다.

"어? 이건 뭡니까?"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왼쪽 눈으로 살폈지만 세 방울의 영액이 무엇인지 조금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천기견들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것들은 정원을 살피며 무언가 찾고 있었다.

천기서만이 작은 눈으로 뚫어지게 영액을 쳐다봤다.

"이건 음양도액이요."

사마공은 보기 드물게 아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걸 자네 눈에 떨어뜨리면 자네는 음양의 힘을 가지게 되오. 그리고 자네 눈의 능력과 힘을 합치면 역천개명 지도에 있는 천지인과를 알아볼 수 있소."

"음양도액이요? 좋습니다. 지금 해봅시다."

진남은 바로 손을 뻗어 옥병을 가져다 왼쪽 눈에 떨어 뜨렸다.

사마공의 표정만 봐도 음양도액의 가치를 알 수 있었다.

무척이나 귀한 보물이었다.

세 방울의 음양도액을 진남의 눈에 떨구자 이변이 벌어졌다.

우르릉-!

거대한 굉음과 함께 진남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는 커다란 산이 왼쪽 눈을 눌러서 터뜨리려는 것 같았다.

"진남, 무슨 일이요?"

사마공은 안색이 변했다.

'첫 번째 시도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진남의 눈도 음양도액의 힘을 감당할 수 없는 건가?'

"전신 제일 식, 전자무쌍!"

진남은 낮게 외치고 온몸의 전의가 점점 커졌다.

순간, 그의 왼쪽 눈에서 보라색 빛이 뿜어져 나와 커다란 그물을 이루어 산을 막았다.

촤르륵-!

커다란 산봉우리는 진남의 눈의 대단함을 느낀 것처럼 무너져 내려 방대한 음양의 힘을 이루어 진남의 눈에 주입되었다.

"흡!"

진남은 크게 숨을 들이켰다.

그는 왼쪽 눈이 수많은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팠다.

진남은 아픔을 참고 신념으로 그의 왼쪽 눈을 살폈다.

왼쪽 눈에 회색의 몽롱한 힘이 더 늘었는데 그게 바로 음양의 힘이었다.

"잘 연화해야겠다."

진남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후, 성공했나 보구나. 다행이다……."

사마공은 놀란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만일 진남에게 일이 생겼다면 그는 평생 미안한 마음으로 살 것이었다.

곁에 있던 천기견들은 사마공을 아니꼽게 바라봤다.

왜인지 모르지만, 그들은 사마공이 좋은 놈이 아닌 것 같았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 한 시진 후 진남은 길게 숨을 내뱉으며 천천히 눈을 떴다.

"진남, 어떻게 되었소?"

사마공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쿵-!

진남의 왼쪽 눈을 뜨는 순간 놀라운 기운을 지닌 기묘한 회오리바람이 생겼다.

"엄마야!"

정원에서 잠을 자던 천기견들은 놀라 혼이 쏙 빠졌다.

그들은 습격을 받은 줄 알고 도망가려 했다.

"성공했습니다. 왼쪽 눈에 열 개의 음양지기가 생겼군요."

진남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음양의 힘은 많이 사용하면 사라질 것 같습니다."

"물론이오."

사마공은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

"음양의 힘이 사라지지 않으면 천지세력은 난리가 날 거요. 그렇게 된다면 자네는 왼쪽 눈으로 모든 역천개명의 지도를 볼 수 있소."

"그렇군요. 이제 정보가 오기 전까지 한 시진 정도 남았으니 저를 지도 도박을 하는 곳에 데려가 주십시오."

진남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도 도박을 어떻게 하는지가 보고 싶었다.

"허허, 그곳은 좋은 곳이요. 진남, 이따가 잘 봐야 하오. 우리에게 기회는 많지 않으니 조심해야 하오!"

사마공은 흥분한 표정으로 진남에게 당부했다.

그는 진남과 천기견들 그리고 천기서를 데리고 유영성의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 * *

유영성의 신비한 대전 내.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위림 언니 말대로라면 진남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겠군요. 천급 일품 무혼을 가진 자가 삼채련지를 무너뜨린 적이 없습니다."

"그는 천급 일품 무혼을 가졌어요. 역천개명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을걸요. 가는 길에 죽을 수도 있어요. 누가 알겠습니까?"

* * *

얼마 안 돼, 진남과 사마공은 유영성의 다른 쪽으로 왔다.

그들 앞에는 커다란 대문이 나타났다.

대문 위에 기적성(奇跡城)이라고 적혀있었다.

"기적성?"

진남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허허, 들어가 보면 알 거요. 이 세상이 어떤지 알게 될 거요."

사마공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대문을 열었다.

진남은 들어서자마자 신비한 힘이 그를 감싸더니 아래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그들은 아래에 도착했다.

주변은 칠흑처럼 어둡고 앞에는 평범한 나무 문이 있었다.

사마공은 성큼 다가가 나무 문을 열었다.

눈부신 빛이 쏟아졌다.

"옛 지도! 최근에 찾은 옛 지도요! 전부 유영루의 감정을 받은 것들이요. 역천개명할 기연이 있는 것들이고 한 장당 제정 삼만 개요!"

"강해지고 싶소? 그럼 역천개명을 할 수 있는 지도를 사시오! 당신의 유일한 기회요!"

"자신이 평범하다고 느끼시오? 역천개명을 해야 모든 것이 바뀔 수 있소!"

"일 년 동안 모은 옛 지도가 전부 여기 있소. 전부 정품(精品)이오. 역천개명을 할 기연을 놓치지 마시오!"

"……."

수많은 소리가 파도처럼 한꺼번에 밀려왔다.

천기견들과 천기서는 놀라서 넋을 놓고 있었다.

진남의 앞에 커다란 도장이 나타났다.

도장에는 노점상들이 엄청 많았는데 모두 옛 지도들을 팔고 있었다.

노점상들 주변에는 무인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각양각색의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성 세력도 있고 삼성 세력도 있었다.

그 외에 이름 없는 무인들도 있고 기이한 종족들도 있었다.

무조 강자도 있고 무성 경지의 무인들도 있었다.

대략 훑어보아도 적어도 삼천 명은 되었다.

도장의 분위기는 여간 시끌벅적한 게 아니었다.

유영루의 일 층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게……."

진남은 심호흡하여 정신을 가다듬고 자세히 살폈다.

천급 오품 무혼을 가진 천재들도 보이고 지급 오품 무혼을 가진 천재들도 보였다.

"하하, 놀랐소? 나도 처음 왔을 때는 놀랐지. 이곳은 이 세상을 축소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소. 유영성뿐만 아니라 중주의 많은 곳, 심지어 반신지국에도 이런 곳이 존재하오."

그 말에 진남은 깨달았다.

'맞아, 이건 지금 세상이다.'

역천개명을 위해 미쳐가는 세상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비범하거나 역천개명을 해야만 강자가 될 수 있었다.

"여기 지도 도박은 어떤 규칙이 있습니까?"

진남은 거친 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의 눈에도 빛이 반짝거렸다.

진남은 이런 분위기가 좋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옛 지도는 거의 한 장에 삼만 개의 제정에 판매되오. 지도 조각들은 팔천에서 만 개 제정으로 가격이 다르지.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오. 기적성은 유영루의 공제를 받소. 옛 지도들은 각기 특별한 심사를 거쳐 역천개명의 기연이 있는 것들만 이곳에서 판매할 수 있소."

사마공은 무언가 생각난 듯 감탄했다.

"그러나 역천개명이 어디 그리 쉽소? 옛 지도에 포함된 기연은 대부분 현급 무혼이나 지급 무혼일 뿐이오. 천급 무혼은 나타나는 경우가 적소. 천급 사품이나 오품은 더욱 귀하지……."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천개명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 우리도 가서 옛 지도를 고릅시다! 걱정 마시오, 지도를 몇 장 살 제정은 나에게 있소."

사마공은 흥분했다.

진남은 고개를 젓더니 천기견들과 천기서를 데리고 앞으로 향했다.

"음양의 힘, 움직이거라!"

진남은 낮게 외쳤다.

그의 눈 안의 열 개의 음양의 힘이 움직이자 눈이 뿌옇게 되었다.

기적성은 동술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다른 탐지 수단들을 전부 금지시켰다.

그래서 역천개명 지도에 있는 기연이 얼마나 큰지 알아보려면 무척 어려웠다.

"이게 천지인과의 힘인가?"

진남은 노점상에 있는 옛 지도를 힐끗 쳐다봤다.

지도에서 신비한 힘이 보였다.

하지만 무척 약했다.

이 지도에 있는 기연은 강하지 않은 것 같았다.

진남이 시선을 옮기자 노점상 앞에서 한참 머뭇거리던 무인이 제정을 지불하고 그 지도를 샀다.

그리고 빠르게 자리를 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무인은 삼만 개의 제정을 낭비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진남은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그가 가진 전신의 혼은 대단한 존재지만, 모든 사람의 운명까지 간섭할 수 없었다.

"어라? 왜 이러지?"

진남은 안색이 변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