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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523화 (523/1,498)

523화 먼저 실력을 잘 다지자

진남은 실망스러웠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생각했다.

'진산신주의 위력을 일 층만 움직이는 것은 문제없지만, 삼 층까지 움직이면 여러 용맥들도 놀랄 것이다. ……이 층까지만 움직여보자. 이 층까지만 움직여도 며칠이면 인족봉을 수련성지로 만들 수 있어.'

진남은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문제가 또 있었다.

여러 봉우리의 용맥지기는 특성이 명확했다.

수련대전을 열면 여러 장로와 제자들이 올 테고 그들은 이상함을 한눈에 알아볼 것이다.

그는 도원정석을 이용하여 여러 용맥지기를 바꿔야 했다.

"선배님, 지금 가서 수련대전에 있는 제자들을 떠나라고 합시다. 수련대전은 한 달 후 다시 열겠습니다."

진남은 육령용맥에게 말했다.

"그래!"

육령용맥도 두말없이 날아서 수련대전 위에 왔다.

"폐관 중인 도우들, 긴급 선포를 하겠다. 지금 인족봉에 이상이 생겼다. 지금부터 수련대전에서 수련을 금지한다!"

"뭐 하는 겁니까?"

"뭐? 저는 제정을 지불했습니다. 설마 인족봉은 억지를 부리는 겁니까?"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저는 아직 열흘이나 남았는데 이대로 그만두라는 겁니까?"

"에잇! 돈을 돌려주십시오!"

폐관 수련 중이던 요수들은 뛰쳐나와서 욕을 했다.

다들 너무 화가 났다.

"자자, 조급해하지 말거라. 인족봉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한 달 후 인족봉을 다시 열 테니 너희들은 그때 남은 시간만큼 다시 와서 수련하거라. 그리고 일인당 열흘씩 연장해주겠다."

육령용맥이 말했다.

"이번 일은 너무 급하게 생긴 일이라 어쩔 수가 없다. 그러니 부디 이해하길 바란다."

생각해보면 열흘을 더 얻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요수들은 화가 풀렸다.

오직 몇 명의 요수만이 여전히 욕했다.

잠시 뒤, 모든 요족 제자들은 인족봉을 떠났다.

"진남, 무슨 일이냐?"

폐관 수련을 하던 현월과 천기견들 그리고 천기서까지 깜짝 놀랐다.

천기서는 무엇을 발견했는지 찍찍거리며 두 눈이 반짝거렸다.

"이제부터 너희들이 보는 것을 밖에 발설하면 안 된다."

진남은 허공에 떠 있었다.

그는 육령용맥에게 말했다.

"선배님, 인족봉의 모든 것을 감춰주십시오."

"알겠다!"

육령용맥은 기운이 대뜸 변하더니 영패를 꺼내 들고 온몸의 힘을 움직였다.

화르륵-!

운무가 파도처럼 밀려오더니 눈 깜짝할 새에 인족봉을 전부 덮었다.

용제원은 각 봉우리에 호산진법이 있었는데 무제 경지의 강자들이 만들어 둔 것이었다.

인족봉의 호산대진은 용제가 만든 것인데, 단천대제의 개조를 거쳐 더 강해졌다.

설령 무제 경지의 강자라도 진법 안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인족봉에서 벌어진 일에 수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의문스러웠다.

'인족봉은 왜 모습을 숨기는 걸까?'

"진남, 대체 뭐 하는 거야?"

현월은 어안이 벙벙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기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진남이 이렇게 크게 움직일 때는 큰일을 하려는 것이었다.

"진산신주, 움직이거라. 탑의 이 층까지 빠르게 움직이거라!"

진남은 날아올라 도원정석 위에 서서 진산신주를 하늘로 던지며 외쳤다.

진산신주의 위력이 드러났다.

그것은 전보다 더 굵은 쉰일곱 개의 붉은 빛을 뿜었다.

그리고 이변이 벌어졌다.

다른 봉우리에서 온 방대한 용맥지기가 빠른 속도로 인족봉에 모여들었다.

인족봉의 영지가 있는 고목이나 나무들은 격렬하게 흔들렸다.

마치 천지가 바뀌는 것 같았다.

"우와, 이건……."

현월과 천기견들 그리고 천기서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꼭대기에서 흘러 내려오는 여러 용맥지기는 점점 더 많아지고 더 웅장해졌다.

눈 깜짝할 새에 인족봉에는 믿을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도원정석은 웅웅 진동하며 기뻐서 환호성을 지르고, 산 위의 고목들은 무럭무럭 자라났으며. 겨울에만 피는 영화도 활짝 피어났다.

짐승들은 고개를 젖히고 길게 짖었다.

무척 기뻐하는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설마 여러 용맥의 용맥지기를 전부 흡수해 온 거야?'

"도원정석, 믿는다!"

진남은 신념을 전하고 도원정석을 바라보았다.

홍몽지기를 연화한 이후 도원정석의 내부에는 느껴질 듯 말 듯한 영지가 생겨 진남의 신념을 들을 수 있었다.

도원정석은 가볍게 소리를 내고 수많은 보랏빛을 뿜더니 용맥지기를 빨아들였다.

쿵-!

도원정석은 진동하더니 방대하고 순수한 힘을 뿜어 인족봉을 감쌌다.

그것은 용맥지기를 여러 신비한 힘으로 변화시켰다.

그 힘은 모든 용맥지기보다 더 강했다.

도원정석도 득을 보았다.

여러 의지가 그에 녹아들어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현월, 선배님을 따라 인족봉을 잘 개척해주시오. 천기견들도 힘을 보태고, 천기서도 함께 하거라."

산꼭대기에 올라선 진남은 인족봉의 변화를 내려다보며 성취감이 생겼다.

"좋다, 좋아, 아주 좋다!"

현월은 정신을 차리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두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진남이 어떤 수단을 썼는지 몰랐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현월은 진남과 가까이 지내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진남은 육령용맥에게 공수하고 인사를 하고 도원정석 안으로 들어갔다.

진산신주는 이미 적합한 곳에 잘 두었다.

그것은 수시로 여러 용맥의 힘을 흡수하여 인족봉에 가져올 것이다.

그러니 진남은 더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이 여덟도 나와 함께 도원정석에서 수련하게 하자."

진남이 손을 휘두르자 여덟 구의 시골이 공중에 떠올랐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여덟 구의 시골을 연구하고 연화했다.

비록 그것들은 아무런 경지가 없지만, 잠재력이 컸다.

그리고 진남을 배신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진남은 그것들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홍몽지기가 시골에 스며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진남은 바로 손가락을 튕겨 두 개의 홍몽지기를 그 속에 넣었다.

어떤 변화가 생길지 진남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순리대로 되겠지.'

진남은 무심코 한 행동이 이후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부터 폐관 수련을 하자. 무조 나무와 다섯 전신의 나무의 경지를 전부 높일 수 있어. 이 기회에 전신의 나무를 잘 연마해야겠어."

진남은 눈에 빛이 스쳤다.

이제 여러 용맥지기까지 모여드니 도원정석 안에서 수련하는 것이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진남은 여러 용맥지기로 전신의 나무를 진압하려고 했다.

무량산에서의 변고 때문에 진남은 가슴에 응어리가 남았다.

"무혼은 모습을 드러내고 무조 나무도 나타나거라!"

진남은 신념을 움직였다.

전신의 혼이 우뚝 서고 여섯 개 무조의 나무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도원정석은 진남의 명령에 웅 하고 울더니 여러 용맥지기의 의지를 전부 빼앗아 다섯 개 전신의 나무에 주입하고 나머지 방대한 힘은 무조 나무에 주입했다.

무조 나무는 기운이 쑥쑥 늘어나고 전신의 나무는 기운이 약해졌다.

둘은 선명한 대비가 되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다.

인족봉은 매일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기운이 전에 비해 더 방대해졌다.

대신 쉰일곱 봉우리의 용맥들은 왠지 모를 불편함에 몸을 움직이는 차수가 전보다 조금 많아졌다.

다만, 용맥들도 스스로 이상함을 감지 못했으니, 여러 봉주들은 아예 의심조차 안 하고 있었다.

하늘이 밝았다.

진남이 폐관 수련을 한 지도 스무날이 되었다.

스무날 동안 진남은 여러 용맥의 의지와 자신의 신념으로 전신의 나무들을 완전히 정복했다.

진남이 신념으로 그것들을 구속하지 않아도 스스로 날아가지 않고 무조 나무와 싸우지도 않았다.

진남은 그제야 깨달았다.

전신의 나무가 그의 통제를 벗어난 것은 전신의 힘 때문이었다.

나무로 변한 후 그것들은 독특한 영성을 가지게 되었다.

영성은 새로운 것이고 자아가 있었다.

그래서 그것들은 위험을 느끼면 스스로를 공격했다.

진남은 영성들을 굴복시키고 그의 낙인을 새겨야 했다.

"스무날이 지났어. 무조 나무도 이 정도로 강화되었으니 이제 돌파를 하자!"

진남은 도원정석을 쳐다봤다.

도원정석은 진동하며 방대하고 순수한 힘을 끌어와 여섯 개의 나무에 주입했다.

쿠쿵-!

먼저 돌파한 것은 무조 나무였다.

눈 깜짝할 새에 나무는 이 장 정도로 커지고 수많은 제술 의지가 맺힌 나뭇잎과 나뭇가지는 점점 더 무성해졌다.

나무 안에 있는 기묘한 힘도 커진 것 같았다.

위력은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얼마 후, 진남의 몸 안에 있던 다섯 개의 전신의 나무도 경지를 돌파했다.

그것들은 더 강해지고 자아 영성과 의지는 더욱 선명해졌다.

진남이 낙인을 제때 새겼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전신의 나무는 반란을 일으켜 무조 나무를 공격할 수 있었다.

"드디어 무조 이 단계를 돌파했어."

진남은 길게 숨을 내쉬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무조 일 단계일 때 그는 무조 사 단계에, 천급 삼품 무혼의 천재와 싸울 수 있었다.

이제 그는 무조 육 단계에 천급 삼품의 무혼을 가진 자와 싸울 수 있었다.

상대방의 무혼에 따라 실력도 달라질 수 있었다.

"지금은 계획을 잘 짜야 해. 계속 이대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진남은 차분히 흥분을 가라앉히며 혼잣말했다.

그의 문제는 명확했다.

천지의 힘으로 세례를 받지 않으면 그의 경지는 질적인 상승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여섯 무조 나무는 엄청 강해 보였지만 진남은 아직 멀었다고 느꼈다.

운소산맥에서 진남은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반신지국의 천재들은 신방에서 서열도 높은 것 같지 않지만 천급 칠품 무혼이고 전력이 대단했다.

'그럼 천급 팔품, 천급 구품, 심지어 천급 십품인 자들은 또 얼마나 대단할까?'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진남의 창람대륙에서의 최종 목표는 남천문을 부수고 전신들과 융합이 되는 것이었다.

남천문은 그리 쉽게 부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불가사의한 경지에 이르러야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중주에서 용제원이나 제방 순위나 중등 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여러 비결들은 무제 경지에 이르러야 알 수 있어……."

진남은 수련 중인 여덟 구의 해골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진남은 이제 알아차렸다.

그는 어떤 국면에 접어들었고 그 국면을 타파해야 했다.

그가 국면을 타파하는 방법은 바로, 천지의 힘을 찾는 것이었다.

"천지의 힘을 찾는 동시에 제정을 얻어서 무혼의 경지를 높여야 해. 이번에 인족봉을 개조하고 제정을 얻으면 유영루로 가서 강자가 도겁하는 정보를 살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어."

커다란 중주에서 제 발로 도겁하는 강자를 찾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유일한 방법은 유영루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유정도장에서 최립허는 유영루를 통해 짧은 시간에 진남이 하역과 동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부 알아냈다.

유영루의 정보력은 무서울 정도로 대단했다.

다른 방법으론, 용제가 진남에게 약속한 것이 있어 그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남은 용제와 이익 관계로 엮이고 싶지 않았다.

요족과 요신금지의 요구는 모호하기 때문이었다.

하여, 원하는 물건은 결국 스스로 얻는 편이 훨씬 나아 보였다.

"음, 우선은 그렇게 하기로 하자. 한 달이 되기까지 시간이 좀 있으니 먼저 내 실력을 잘 다지자."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열흘이 훌쩍 지나 육령용맥이 제자들에게 약속한 한 달 기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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