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절세전혼-499화 (499/1,498)

499화 도리에 맞는 일

도원동천 안.

"오거라. 전부 오거라!"

진남은 보라색 정석과 소통하여 도원지기를 전부 빨아들였다.

산봉우리 안의 보라색 정석은 윙윙 소리를 내며 도원지기를 뿜었다.

진남은 방대한 도원지기의 도움으로 연거푸 무조의 씨앗을 만들었다.

세 번째.

네 번째.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여섯 번째 무조의 씨앗이 만들어졌다.

"드디어 끝났다."

진남은 기쁜 표정으로 자신의 단전을 힐끗 봤다.

그의 단전에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이 떠올랐다.

성자의 힘으로 만들어진 무조의 씨앗이 가장 약하여 옆으로 밀렸다.

다른 다섯 개의 무조의 씨앗은 기운이 더 컸다.

"무조의 씨앗을 만들려면 전신의 힘이 필요하다. 전신의 힘은 기묘하고 힘이 생기는 규칙도 알 수 없다. 이제부터 열심히 이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을 연화하고 나중에 전신의 힘이 생기면 다시 키우자!"

진남은 미소를 거두고 중얼거렸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그는 무조의 씨앗을 수없이 만들 순 없을 것이었다.

규칙을 초월하는 일은 일정한 기초가 없으면 할 수 없었다.

전신의 힘이 바로 기초였다.

"무조의 씨앗을 진급시키자!"

진남은 산봉우리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무조의 씨앗은 무조의 시작이었다.

커다란 나무로 자라 높이가 일 장 정도 되어야 무조 일 단계라고 할 수 있었다.

보통 무조의 씨앗을 만들면 도겁하여 뇌겁으로 연마해야 했다.

그러나 진남은 이미 규칙을 초월하여 뇌겁마저 사라졌다.

도원지기를 빨아들이거나 다른 힘을 이용해야만 진급할 수 있을 것이었다.

산봉우리 안을 들여다보던 진남은 깜짝 놀랐다.

높고 커다랗던 보라색 정석이 오 분의 일이나 줄어들었다.

예전의 방대한 기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무조의 씨앗을 만드는 데 쓰는 힘이 상상을 초월한 것 같구나."

진남은 중얼거리며 수련에 집중했다.

* * *

용제원, 수련봉.

"들었어? 도원동천에 큰일이 일어났대!"

"맞아. 몇십 명의 제자들이 들어간 지 열흘도 안 돼 무도 경지에 돌파했대! 그들은 지금 신룡공간에서 도겁 중이래."

"후, 나는 지난번에 한 달이나 걸렸는데. 그것도 상등동부에서……."

"가자. 우리 직접 확인해 보자!"

"……."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도원동천에서 일어난 이변이 많은 용제원 제자들의 귀에 들어갔다.

일부 용제원 제자들은 모두 여기로 몰려왔다.

수련봉 정상의 도장 위에 오십여 명의 제자들이 모여 무척 시끄러웠다.

도장 위 하늘에는 열 개의 그림자가 서 있었다.

맨 앞에 선 사람은 오능이었다.

왼쪽에는 화 장로, 전공 장로와 다른 장로들이었다.

"뭘 꾸물대는 거요. 도원동천을 열 준비를 하시오!"

오능이 싸늘한 눈길로 화 장로를 보더니 호통쳤다.

"알았소, 알았소."

화 장로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부적을 꺼내 체내의 요력을 주입했다.

다른 장로들도 움직였다.

방대한 요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부적 위에 엄청난 빛이 솟아올랐다.

우르릉-!

하늘에 빛이 꿈틀거리자 신비한 대진이 나타났다.

대진이 흰색 빛을 뿜자, 허공에 희미한 문이 나타났다.

"대진이 열렸다!"

"무슨 문제인지 보자!"

"장로들이 위에 계시는데 나보고 보러 가자고? 갈 테면 너 혼자 가거라!"

"……."

도장 아래의 제자들은 목을 길게 빼거나 동술을 움직여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아보려 했다.

오능, 화 장로 등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빠르게 문 안을 통해 도원동천 안으로 들어갔다.

* * *

하등동부 안.

진남은 뭔가 발견하고 고개를 들어 보라색 빛을 뿜었다.

"응? 장로들께서 오셨나? 도원동천의 일이 그들을 놀라게 한 것 같구나! 지금은 잠시 흡수를 멈추자!"

진남은 그들의 세력을 보자 상황을 파악하고,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을 체내에 거두고 수련을 멈췄다.

"자금용동(紫金龍瞳)!"

오능이 허공에서 소리쳤다.

그의 두 눈에 태고의 용 그림자가 떠올랐다.

"마찰요동(魔刹妖瞳)!"

"……."

화 장로 등 장로들도 제술 혹은 동술을 펼쳐 아래의 산봉우리를 바라봤다.

오능, 화 장로 등 장로들은 순식간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찌 된 일이지? 보라색 정석이 오 분의 일이나 흡수됐어?'

'모든 동부는 전문적인 진법이나 수단으로 개척한 것이다. 동시에 몇백 명이 함께 수련해도 열흘 사이에 보라색 정석을 십 분의 일도 쓸 수 없을 텐데……?'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 큰 문제가 생겼을 거야!'

"모든 제자는 수련을 멈추고 나오거라!"

중등동부, 하등동부 안에서 수련하던 제자들은 하늘 위의 열 명의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열 명의 장로들을 보자 망연한 표정을 짓고 걸어 나왔다.

진남은 가장 마지막에 나와 하늘 위의 화 장로를 힐끗 보더니, 눈길을 거두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

"오늘 큰일이 일어났다. 도원정석의……."

화 장로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수련도장 위의 소문을 듣고 온 제자들은 그 말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원정석이 오 분의 일이나 흡수되었다니. 장로들이 놀랄 법도 하구나.'

"너희들에게 묻겠다. 도원정석에서 일어난 일은 너희들이 한 것이냐? 현월, 너냐?"

화 장로는 진남을 무시하고 현월을 보며 물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장로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현월은 소일천랑족의 소주이고 천급 사품 무혼에 대등한 존재였다.

이번 일이 인위적으로 한 것이라면 현월이 했을 가능성이 가장 컸다.

"저요? 왜 접니까?"

현월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장로들, 제가 있던 중등동부에는 한 번에 도원지기가 하나씩밖에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경지가 조금도 높아지지 않았다고요!'

"아니라고? 그럼 도원정석에 문제가 생겼나?"

오 장로 등은 일제히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때.

쩌렁쩌렁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장로님들! 이 일은 제가 한 것입니다!"

모든 장로와 제자들의 눈길이 거의 동시에 진남에게 쏠렸다.

진남을 본 그들은 모두 경악했다.

'진남이 한 거라고?'

'천급 일품 무혼의 인간족이?'

"진남, 헛소리하지 말거라. 네가 도원정석의 힘을 오 분의 일이나 흡수했다고? 너……."

화 장로는 잔뜩 화가 나 있었는데, 진남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자 폭발했다.

"닥치오!"

오 장로가 사납게 소리쳤다.

그는 진남에게 눈길을 돌리고 예리하게 물었다.

"진남, 진짜 네가 한 것이냐?"

"저는 천지에 맹세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제가 한 것입니다."

진남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에 장로들과 수련도장 위의 제자들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지에 맹세할 수 있다고? 정말 이 모든 것이 진남이 한 거라고?'

'대체 어떻게……?'

"대단하잖아!"

"진짜 의외다!"

"……."

수련도장 위의 제자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그들의 눈에 놀라움이 사라지지 않았다.

도원동천의 제자 중 현월은 문득 깨달았다.

그것은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내 동부에 도원지기가 적었던 것은 모두 진남의 수작이었구나!'

"진남!"

이때 분노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화 장로였다.

그는 몹시 화가 났다.

그의 요기가 하늘을 찔렀다.

화 장로가 천둥 같이 소리쳤다.

"너 간이 부었구나. 대놓고 수단을 써 도원정석을 이토록 많이 쓰다니! 나는 형법전을 대신해 너를 잡겠다!"

그는 크게 화가 났다.

도원동천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한 짓이든 관리 소홀로 처벌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습니까?"

진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장로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저는 용제원의 내문 제자입니다. 저는 도원동천에 참가하여 온전히 저의 능력으로 도원지기를 흡수하였습니다. 그런데 장로님들, 제가 잘못했습니까?"

"어……."

오 장로 등은 당황했다.

주위의 제자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잘 생각해보니 진남은 무슨 잘못이 있지?'

'도원동천에는 제자가 도원지기를 많이 흡수하면 안 된다는 규칙도 없잖아!'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

화 장로는 화가 나 미칠 것만 같았다.

그는 손을 뻗어 진남을 잡으려 했다.

화 장로는 당장이라도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진남을 혼내주고 싶었다.

"무엄하다!"

이때, 여인의 싸늘한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휙-!

아름다운 여인이 허공을 넘어 날아왔다.

그녀가 오자 천지가 어두워졌다.

그녀의 몸에선 제위가 뿜어져 나왔다.

용제원 삼대 요제 중 하나이자, 본체가 구미천호인 구미요제(九尾妖帝)가 강림했다.

"태상 장로!"

화 장로는 고개를 들어서 그녀를 보자 몸이 굳었다.

그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그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오 장로 등 장로들과 제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삼대 요제는 평소에는 절대 나서지 않았다. 한데, 도원동천의 일 때문에 구미요제가 직접 오다니! 대체 무슨 일이지?'

"삼대 요제 중 하나라고?"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빛이 스쳤다.

그가 이번에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 사실대로 알려준 건 다른 계획이 있어서였다.

하나, 그는 구미요제가 직접 와서 자신을 도와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화 장로, 너 간이 부었구나. 감히 네 멋대로 설쳐? 진남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다. 이번 일에 그는 잘못이 조금도 없다."

구미요제는 허공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엄청난 제위를 천지에 뿜었다.

수련봉은 조용해졌다.

이것이 바로 요제의 위엄이었다.

요제 혼자 만물을 눌렀다.

"그, 그게……."

화 장로는 안색이 창백해지고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요제의 위엄만으로도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말하는 건 불가능했다.

"훙! 네 처분은 이따가 하겠다."

구미요제는 콧방귀를 뀌더니 허공을 넘어 부드러운 눈에 빛을 반짝이며 진남을 보고 물었다.

"진남, 너는 어떻게 도원정석과 소통했느냐? 나에게 알려줄 수 있느냐?"

"죄송합니다."

진남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그는 전혀 제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가 공수하고 말했다.

"태상 장로, 이번 일은 제 몸과 관련된 거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의 말에 주위의 제자들은 모두 경악했다.

'진남은 진짜 간이 부었구나. 구미요제의 물음에 안 된다고 하다니!'

"그렇구나."

구미요제는 한마디 하고는 불쾌한 듯 말했다.

"나를 태상 장로라고 부르지 말거라. 내가 매우 나이가 많은 것 같구나. 나는 아직 소녀다."

"……?"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선배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좋다. 하지만 다음번엔 누나라 부르거라."

구미요제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장로들과 제자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도,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한데, 진남은 제정신인가? 도원정석의 영기를 그렇게 많이 흡수했는데, 그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줄 알아야지 궁금한 게 있다고?'

"우리 용제원은 중주의 이성 세력의 우두머리로 규칙을 중히 여기는 문파입니다. 또한, 공평한 곳입니다."

진남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말했다.

"방금 요제 누……님의 말씀대로라면 저는 용제원의 제자이니 도원동천에서 이렇게 많은 도원지기를 흡수한 것이 도리에 맞고 죄가 없습니다. 맞습니까?"

"응. 계속하거라."

구미요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 빛이 스쳤다.

'이 자식 뭐 하려는 거지?'

"그렇다면 저는 도원동천에서의 수련을 마칠 시간이 안 되었으니 계속 수련해야 합니다. 수련이 끝나지 않았는데, 장로들이 저의 수련을 중지하고 나오라고 하셨으니 이건 도리에 맞지 않습니다.

하여, 제가 계속 수련하거나 도원정석을 저희 인족봉으로 옮겨 수련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겠습니까?"

진남은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방금 여섯 개의 무조의 씨앗을 만들었지만, 아직 무조의 나무로 자라지 못했다.

그리고 무조의 나무로 성장시키려면 아직 큰 힘이 받쳐줘야 했다.

만약 그더러 이를 대체할 힘을 찾으라고 하면 언제까지 찾아야 할지 아득했다.

때문에, 그는 이런 말을 한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