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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87화 (487/1,498)

487화 일 위?

신비한 수림 속 도장 위.

백발노인과 진남의 앞에는 수막이 있었다.

그들은 수막을 통해 유정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볼 수 있었다.

진남은 현월, 백흥앙, 관호, 목목과 신비한 흑포인의 순위를 전부 확인했다.

"음, 저 신비한 흑포인은 낯이 익은데……."

진남은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제영에게 물었다.

"선배님, 제방에서 순위가 높으면 뭐가 좋습니까?"

"제방 순위가 높을수록 무제와 인연이 더 가까워진다는 걸 증명한다. 순위가 높다면 후에 제명쟁탈전을 할 때 더 유리하지. 게다가 순위는 매달 한 번 재심사를 할 수 있다."

백발노인은 옅게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너에겐 순위가 크게 의미가 없을 거다."

백발노인의 뜻은 매우 뚜렷했다.

진남이 제방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렇군요."

진남은 잠시 생각하다가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는 이미 계획이 있었다.

* * *

같은 시각, 유정도장 위.

도장은 시끌벅적했다.

"아직 진남은 순위에 드러나지 않았어."

"높은 순위일수록 더 늦게 드러나. 보아하니 진남이 천 위 안에는 들 것 같은데?"

"정말 그자를 우습게 봤구나."

모든 천재가 수군거리며 진남과 최립허에게 시선을 옮겼다.

현월은 안색이 살짝 변했다.

'설마 진남이란 놈이 천급 일품 무혼인데 나보다 순위가 더 높다고?'

바로 그때.

가부좌를 틀고 앉은 최립허의 몸에서 파동이 일며 금빛이 반짝였다.

곧이어 금빛은 점점 더 많아졌고 마침내 굵은 금빛 기둥이 되어 허공을 갈랐다.

목목, 신비한 흑포인이 일으킨 금빛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최립허를 봐!"

"최립허는 순위가 어떻게 될까?"

유정도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들끓었다.

사람들은 시선은 최립허에게 쏠렸다.

최립허는 천급 오품 무혼의 존재였다.

촤르륵-!

금빛이 깨지면서 수많은 빛무리가 되었고 최립허를 둘러쌌다.

빛무리는 삼두룡 모양으로 변해 서로 뒤엉켰다.

다른 사람의 몸에 있는 용 모양 부문과 비교하면 패기가 넘쳤다.

그 한가운데에는 세 개의 붉은색 글자가 있었다.

오백.

"오백 위다……. 오백 위야!"

"맙소사, 최립허는 단번에 오백 위에 들었어."

"이번이 첫 심사잖아. 첫 심사에 오백 위에 들어간 거야? 그러면 최립허의 실력이 더욱 강해지면 삼십 위 안에 들겠지?"

"역시 천급 오품 무혼이야."

현장에 있던 천재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현월, 백흥앙, 관호, 옥빙 등은 숨이 막혔다.

'이게 천급 사품과 천급 오품 무혼의 차이인 건가?'

최립허의 순위는 분명히 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하하하! 좋다!"

최립허는 눈을 뜨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번 제방심사는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난 중주 제방 최고의 천재가 될 거다!"

제방의 첫 심사에 오백 위에 들었다.

천도종은 앞으로 최선을 다해 그를 받쳐줄 것이 분명했다.

또한, 그는 제방에서 푸짐한 상을 받을 것이었다.

최립허는 일어서서 주변을 훑어봤다.

그는 사람들의 순위를 확인하고 미소가 짙어졌다.

오백 위인 그는 이번 해 제방 시험에서 일등이었다.

"응?"

최립허는 눈을 찌푸렸다.

순간 그의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다.

'무슨 상황이지?'

'천급 일품 무혼인 진남이 아직도 순위가 드러나지 않은 건가?'

바로 그때, 진남의 몸에서 은은히 금빛이 반짝였다.

그 장면은 마치 평온한 호수 수면에 돌을 던진 것 같았다.

"드디어 진남이다!"

"진남의 순위도 곧 나올 거야!"

"천급 일품 무혼인 최립허를 심사할 때보다 더 길어. 설마 최립허의 순위보다 높은 건 아니겠지?"

천재들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진남을 바라봤다.

두 천급 일품 무혼의 천재의 순위는 그들의 상상 이상이었다.

"그럴 리가. 그럴 리 없어. 진남의 순위가 나보다 높을 리가……."

최립허는 마음이 무거워서 두 손을 꽉 쥐었다.

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급 오품 무혼인 그가 무제가 될 가능성이 천급 일품의 무혼을 가진 자보다 적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쿵-!

순간, 진남의 몸에서 현란한 금빛이 솟아올랐다.

마치 도장을 찢을 것만 같은 강렬한 금빛이었다.

천재들은 몸을 흠칫 떨며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저, 정말 엄청난 금빛이다…….'

'설마 정말로……?'

곧이어 금빛이 사라지더니 진남의 가슴에는 용 모양 열 개가 모여 서로 엉켰다.

그 가운데에는 진한 보라색 숫자가 나타났다.

숫자는 간단하기 그지없었지만 현장에 있던 천재들은 마음속에 벼락이 내리친 것만 같았다.

일.

그 숫자는 일이었다.

진남의 순위는 일 위였다.

"이, 이게 대체……."

최립허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인지하지 못했다.

다른 천재들도 입만 떡 벌리고 있었다.

순간 그들의 세계관이 모두 1뒤집힌 듯했다.

천급 일품 무혼.

게다가 경지는 역천무성이었다.

'한데, 일등이라고?"

'웃기지 마…….'

유정도장 전체가 정적에 빠졌다.

허공에 떠 있는 제사의 몸에서 뿜어지던 하얀 빛도 심하게 떨렸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진남의 가슴 위에는 열 개의 용 모양이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용 모양은 격렬하게 수축하더니 마치 융합된 것처럼 변했다.

열 개의 용 모양 부문이 신속하게 아홉 개, 여덟 개, 일곱 개로 변해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개만 남았다.

짙은 보라색으로 눈길을 끌었던 '일'자도 심하게 떨렸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왜 변화가 생긴 거지?'

변화가 완전히 끝나자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최립허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뭐, 뭐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 * *

같은 시각, 신비한 수림 속 신비한 도장.

백발노인은 방금 진남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놈 참 괜찮구나. 아직은 덤벼들 때가 아니라는 걸 알고 겸손하게 굴다니. 그가 겸손하지 않았다면 이 몸이 얼마나 귀찮아졌을지……."

혼잣말을 내뱉은 백발노인은 한동안 침묵했다.

별안간 그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찌 된 일인지 그의 기운은 쇠약해져 있었다.

"나도 많이 늙었구나……."

백발노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큰형님, 이곳에서 아주 재미있는 이수 천재를 발견했습니다. 저조차도 그의 운명을 보아내지 못했습니다. 이건 제가 그를 심사한 모든 과정입니다."

백발노인은 손가락을 튕기자 현묘한 빛이 천지의 법칙을 벗어나 허공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위엄 있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래, 내가 지켜보마."

* * *

유정도장.

진남 가슴팍의 숫자는 계속 변하며 순위가 후퇴했다.

백 위.

칠백 위.

천 위.

이천 위.

그의 순위는 이천백일 위에 이르러서야 변화를 멈추었다.

천재들의 얼굴에는 놀라움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일 위였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천백일 위로 떨어졌다.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설마 제방에 문제가 생긴 건가?'

제방심사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도장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였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이건……."

신비한 흑포인은 놀라움을 드러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휴, 이천백일 위일 줄이야."

진남은 무거운 짐을 벗은 듯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방금 일 위가 됐을 땐 깜짝 놀랐다."

그랬다.

이것은 진남의 선택이었다.

'일 위? 누가 되고 싶지 않겠는가?'

진남은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부족했다.

지금 그의 무혼과 경지론 일 위는 고사하고 오백, 천 위에 들 수도 없었다.

제방은 그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진남은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 중주에서 작은 존재라서 굳이 나서서 폭풍을 감당할 필요가 없었다.

의미 없는 일 위를 위해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고 행동에 제약을 받고 싶지 않았다.

후에 진정한 실력을 갖추어 다시 일 위하는 것이 더욱 좋았다.

그제야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하! 진짜 일 위인 줄 알았네. 그럼 엄청난 사건이지!"

"맞아, 중주의 수많은 거물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을 거야!"

"그래도 진남을 과소평가했어. 천급 일품 무혼인 그가 이천백일 위할 줄은 몰랐잖아. 백흥앙, 관호의 순위와 비교하면 훨씬 높아."

"그건 그래."

현장에 있던 천재, 백흥앙 등은 진남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제방의 순위는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하하하."

바로 그때, 현월이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진남, 천부적인 재능이 나쁘지 않구나. 이천백일 위를 하다니. 물론 너의 천부적인 재능은 괜찮지만 나보다는 순위가 한 단계 아래이다."

현월은 순위가 하나만 차이 나도 큰 차이라고 생각했다.

진남의 안색은 평소와 같았고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하하!"

바로 그때, 최립허가 냉소를 터뜨렸다.

최립허는 진남을 바라보며 시큰둥한 눈빛으로 말했다.

"네가 천급 일품 무혼으로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나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는 본래 진남에게 불만이 있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방금 진남이 잠깐 일 위가 되었던 것에 많이 놀랐다.

때문에, 이제 진남의 실제 순위를 알게 되자 바로 비웃었다.

다른 천재들은 그 광경을 보고 고개를 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립허의 말은 건방졌지만, 그럴 만한 바탕이 있었다.

그러나 최립허, 현월, 신비한 흑포인과 다른 제자들은 보지 못했다.

허공에 떠 있던 제사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빛은 더욱 심하게 떨렸다.

제사는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진남이 일위에서 이천백일 위로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제방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사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제방이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고? 아니다, 제방은 일부러 진남을 도와 순위를 숨기는 거야.'

다만, 제사인 그는 관여할 수도 없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는 진남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애를 썼을 것이다.

"우선 제방심사에 통과한 이들 모두 축하한다."

제사가 입을 열자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이번 심사가 앞당겨지는 바람에 제방의 규칙도 임시로 바뀌었다. 이번엔 제방 이천오백 위에 드는 천재들에게 전부 상을 내릴 것이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현월은 크게 기뻐했다.

"하하! 오늘 난 운이 너무 좋아. 상까지 받을 줄이야."

이천오백 위 안에 오른 천재들은 약간의 제정을 받을 수 있었다.

제정은 많이 받을수록 좋았다.

백흥앙도 한시름 놓았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이천삼백 위라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관호, 옥빙등의 표정은 더욱 나빠졌다.

'규칙을 바꾸는 건 그렇다고 쳐! 하지만 왜 보상은 이천오백 위 안에 드는 사람만 주는 거야? 삼천 위가 아니라?'

진남은 제사를 힐끗 바라봤다.

제사는 틀림없이 무언가 눈치챈 것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이유 없이 규칙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그는 마침 이천오백 위 안에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상을 나눠주겠다."

제사의 말투가 엄숙해졌다.

최립허, 목목, 신비한 흑포인, 현월, 진남 등의 안색은 날카롭게 변했다.

'제방의 보상은 대체 얼마나 많이 주는 걸까?'

특히 최립허는 기대로 가득했다.

그는 오백 위였다.

규칙에 따르면 첫 번째 심사에 오백 위 안에 든 천재는 제방의 풍성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적지 않은 천재가 역천개명 기연이 있는 지도를 받았다.

다른 천재들도 호기심 가득한 채로 쳐다봤다.

바로 그때, 돌발 상황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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