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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76화 (476/1,498)

476화 용제원

용제원으로 전송진법은 적마성에서 중도성으로 올 때의 진법과 달랐다.

진남은 방대한 힘이 몸을 감싸고 상상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멀리 날아가는 걸 느꼈다.

진남의 눈에 빛이 드러났다.

반신지국의 삼대 세력 외에 중주에서 용제원은 이미 가장 높은 존재였다.

그는 용제원이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목목의 눈에도 기대감이 떠올랐다.

진남의 체내의 천기견들은 기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중주에서 용제원의 요수들을 만난 적 있었다.

요수들은 절대 좋은 놈들이 아니었다.

진남이 절세의 대요에게 걸리지 않기를 바랐다.

휙-!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더니 진남 등은 허공에서 떨어져 검은 도장에 도착했다.

바닥에 내려오자 진남은 눈빛이 사나워졌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체내의 용위를 드러내 사방팔방으로 뿜었다.

휙-!

아니나 다를까 몇백 개의 눈길이 일제히 그들을 바라봤다.

그것들의 눈길에는 엄청난 힘이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인간족이 두 명 있잖아?"

"헉! 저자의 몸에 용위가 있어.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인간족도 이번 심사에 참가하러 온 건가?"

요수들의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목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몇백 명의 젊은 여인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여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목목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며 진남의 뒤에 바싹 다가갔다.

"응?"

진남은 고개를 돌려 왼쪽 눈을 움직였다.

그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방금 도착했을 때 그는 몇백 개의 기운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도장의 청년들과 여인들은 기운이 바다처럼 매우 심오했다.

게다가 그것들의 본체는 모두 명성이 자자한 존재였다.

그중에 적어도 몇십 마리의 대요는 혈통이 표문조천후보다 낮지 않았다.

심지어 몇 명은 극명하게 강했다.

'용제원에서 마침 입문 심사 같은 걸 하는데 내가 온 것 같구나.'

진남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몇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색이 변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고개를 들고 사방을 둘러봤다.

몇백 개의 기세는 매우 강했지만, 그의 용위도 약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 요수들은 진남에게 시비를 걸지 못했다.

"여기가 용제원인가?"

주위를 둘러보던 진남의 눈에 놀라움이 드러났다.

커다란 도장은 산맥의 깊은 곳에 있었다.

도장의 주위에 기세가 드높고 방대한 산봉우리들이 우뚝 솟아있었다.

산봉우리마다 엄청난 기운이 꿈틀거렸다.

대충 훑어보니 산봉우리는 쉰여덟 개였다.

산맥의 깊은 곳에 항아리처럼 굵은 돌기둥이 우뚝 서 있었다.

돌기둥은 산봉우리를 넘어 구름 위로 뻗어있었다.

돌기둥 끝엔 신비하기 그지없는 대전이 떠 있었다.

진남의 왼쪽 눈으로도 조금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대요가 엄청 많구나!"

진남은 깊게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쉰여덟 개의 산봉우리에서 엄청난 기운을 느꼈다.

엄청난 기운들이 셀 수 없이 많고 빼곡했다.

그가 지금 역천무성의 경지이고 무조 일 단계, 이 단계를 공격할 수 있지만, 수많은 산봉우리 앞에선 개미처럼 매우 작았다.

이곳이 바로 용제원이었다.

강자가 숲을 이루고 대요가 수없이 많았다.

동주에서 최고이던 진남이지만, 여기서는 전혀 눈에 띄지 못했다.

이때 큰 외침이 터졌다.

"인간, 너 설마 용제원 제자 심사에 참가하려고 온 거냐?"

몇백 명의 청년들과 여인 중에서 몸집이 철탑처럼 우람한 청년이 걸어 나왔다.

그의 체내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일부러 힘을 줄였음에도, 누구라도 그의 앞에 서면 한 방에 무너질 것만 같았다.

"만무(蠻武)다!"

"저 인간족의 내력이 어떤지 몰랐는데, 마침 잘됐다. 만무가 저자의 내력을 알아냈으면 좋겠다!"

몇백 명의 청년들과 여인들은 눈이 반짝거렸다.

그들은 진남의 신분에 관심이 있는 게 분명했다.

진남은 고개를 쳐들고 만무를 올려다봤다.

만무라는 청년은 본체가 오화마문청우(五花魔紋靑牛)였다.

여기 있는 몇백 명 중 혈통이 가장 높은 존재였다.

그는 역천요성 경지에 도달했다.

진남이 답하려는데 이변이 일어났다.

하늘에 파문이 일더니 전송진법이 열렸다.

우르릉-!

엄청난 요위가 진법 안에서 폭발하더니 폭풍처럼 순식간에 장내를 휩쓸었다.

도장 위의 요수들은 순식간에 안색이 크게 변했다.

진남도 눈길이 사나워졌다.

"나타나기 전에 위엄이 먼저 뿜어져 나와 장내를 흔드는구나. 내 몸의 용위도 적지 않게 눌렸다. 혈통이 높은 대요 같구나!"

진남은 생각했다.

이때 스물두 개의 그림자가 하늘에서 내려와 도장에 섰다.

모든 이들이 저도 모르게 바라봤다.

헛숨을 들이켜지 않는 자가 없었다.

스물한 개의 형상은 몸에 상처가 가득하고 시뻘건 피로 몸을 적시고 있었다.

그중엔 진남이 전에 만났던 표문조천후족의 공자도 있었다.

그도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마치 큰 봉변을 당한 것 같았다.

스물한 개의 형상 앞에 한 청년이 서 있었다.

청년은 피부가 새까맣고 머리를 틀어 올리고 두 눈이 시뻘겋고 입을 벌릴 때마다 금색 어금니가 어른거렸다.

그의 등 뒤에 악기가 가득한 대도가 두 개 꽂혀 있었다.

스물한 마리 요수의 몸에 난 상처는 이 청년이 낸 것이었다.

좀 전에 장내를 휩쓴 요위도 이 청년이 뿜은 것이었다.

"허허……!"

청년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 주위를 둘러봤다.

안색이 사나워지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어흥-!

그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도장에 폭발음이 연거푸 울려 퍼졌다.

포효소리가 마치 허공을 무너뜨릴 것 같았다.

도장 위의 적지 않은 요수들이 모두 안색이 크게 변해 충격을 받은 것처럼 연거푸 뒤로 몇십 보 밀렸다.

그들의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그의 포효소리는 일반적인 포효가 아니었다.

일종의 현묘한 힘이 있는 초식이었다.

"소일천랑!"

"소일천랑이다!"

"이 정도 혈통의 소일천랑이라니!"

"설마 소일천랑족의 소주가 왔나?"

수많은 감탄하는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소일천랑이라니! 서열 삼십 위 안에 든 대요다! 모든 족인들은 요황 정도의 경지를 갖고 태어난다."

진남의 체내의 천기견들은 꼬리를 밟힌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

"소일천랑?"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왼쪽 눈으로 힐끗 봤다.

청년의 혈액에서 붉은빛이 뿜어져 나왔다.

네 겹의 매우 눈부신 붉은빛이었다.

소일천랑의 혈통은 천급 사품 무혼에 대등했다.

도장 위의 만무의 혈통에는 붉은빛이 두 겹밖에 없었다.

그는 천급 이품 무혼과 대등했다.

다른 요수들 대부분은 붉은빛이 한 겹이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는 소일천랑족에서 가장 높은 존재였다.

"역시 용제원이구나. 제자 심사일 뿐인데 이렇게 강한 요수들이 오다니."

진남은 전혀 압력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더 대단한 대요가 나타날까?'

"다들 잘 듣거라. 나는 현월(弦月)이다. 너희들은 앞으로 나를 현월 대인이라고 불러야 한다!"

현월은 기세를 거두고 히죽 웃으며 흉악하게 말했다.

"만약 나를 현월 대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나중에 나를 원망하지 말거라! ……응? 인간족? 용위가 있네?"

현월은 당황했다.

"나는 진남이오."

진남은 안색이 변하지 않고 공수하며 말했다.

"현월 도우 안녕하오."

현월의 요위가 엄청나고 그의 외침이 살상력이 대단했지만, 진남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진남 등 뒤의 목목은 얼굴이 창백해져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진남의 옷자락을 잡았다.

"현월 도우?"

현월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가 두 눈에 엄청난 흉광을 드러내며 소리쳤다.

"너 방금 뭐라고 불렀느냐? 현월 도우라고 불렀느냐? 너 내가 한 말을 잊었느냐? 현월 대인이라고 부르라 하지 않았느냐.

인간족이 용제원에서 건방지게 굴다니. 내 오늘 너를 혼내주겠다."

현월의 몸에서 분노가 폭발했다.

진남의 말이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현월 대인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가장 싫었다.

소일천랑족의 족인들이 그를 현월 대인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윗사람이든 후배든 현월은 사정을 보지 않고 공격하여 상대를 혼내줬다.

진남을 비롯한 요수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고작 한마디에 현월이 분노할 줄 몰랐다.

'인간족이 봉변을 당하겠다!'

요수들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들은 속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 앞으로 현월을 만나면 현월 대인이라고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 담담한 목소리가 하늘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잡털 늑대가 자신을 대인이라고 하다니? 내가 보기에 너는 현월 강아지라고 부르는 게 좋겠다."

휙-!

전송진법이 반짝거리더니 청년의 그림자가 떠올랐다.

청년은 흰옷을 입고 눈썹은 위로 올라가고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거렸다.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마치 보통 사람 같았다.

'잡털 늑대? 현월 강아지?'

요수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방금 진남이 현월을 대인이라고 부르지 않아 현월이 버럭 화를 냈는데 이 청년이 대놓고 모욕했으니 현월이 진노하지 않을까?'

"응?"

진남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그의 눈에 묘한 빛이 스쳤다.

"너 간이 부었구나!"

아니나 다를까 현월은 그 말에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두 눈이 시뻘게져서 소리쳤다.

"감히 나를 잡털 늑대라고 부르다니. 내 오늘 너를 죽이겠다!"

어흥-!

현월은 시뻘건 입을 크게 벌렸다.

수많은 현묘함 힘이 그의 입에서 폭발하여 하늘로 솟아올랐다.

소일천랑비기! 노소태일(怒嘯太日)!

"소일천랑 주제에 감히 건방지게 굴다니. 보잘것없는 재주를 부리는구나!"

백의 청년은 하늘에서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큰 손을 뻗었다.

손바닥이 시뻘건 용의 발톱으로 변하더니 아래를 움켜쥐었다.

쿵-!

엄청난 힘이 사람을 놀라게 하는 용위와 어우러져 폭풍을 일구며 공격했다.

"홍룡의 발톱!"

"홍룡의 발톱이구나!"

"이 청년은 홍룡족인가?"

요수들은 이 광경에 경악했다.

백의 청년이 현월을 무시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용족 중에서 홍룡족은 혈통이나 지위나 소일천랑보다 못하지 않았다.

심지어 좀 더 강했다.

'일반적인 홍룡이 아니다. 저자의 혈통은 네 겹의 혈광을 뿜고 있다. 현월과 혈통 등급이 비슷하다. 천급 사품 무혼에 대등한 존재다.'

진남은 속으로 생각하며 눈을 찌푸렸다.

우르릉-!

두 개의 강한 공격이 부딪치며 엄청난 힘이 폭발했다.

그들은 모두 역천요성의 경지이고 동급의 혈통을 지니고 있었다.

때문에, 이 한방으로 승부를 가릴 수 없었다.

"홍룡족이구나! 내 짐작이 맞는다면 너는 백흥앙(白興央)이겠지?"

현월의 눈에 악기가 줄어들지 않고 점점 커졌다.

"좋다, 백흥앙! 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자!"

이때, 멀리 있는 산맥에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멈추시오!"

휙-!

도장 위에 한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여위었는데, 눈이 푹 꺼지고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했다.

노인은 복색조차도 매우 남루했다.

그러나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요조 정상급이었다.

요조 정상급은 중주에서도 강자였다.

제후와 같은 거물이라 할 수 있었다.

"장로!"

"용제원의 장로다!"

"장로를 뵙습니다!"

요수들른 모두 정신을 차리고 놀란 표정으로 서둘러 인사를 올렸다.

"응?"

백흥앙과 현월은 이 광경을 보자 잠시 망설이더니 기운을 거두었다.

그것들은 혈통이나 신분이 노인보다 강했지만, 용제원의 장로를 무시할 정도로 건방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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