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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65화 (465/1,498)

465화 축하합니다, 진남 도련님

"콜록, 콜록. 진남, 오해하지 말거라."

천기견들은 육체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말에 꼬리를 내리고 말했다.

"중주 대륙에 삼대 세력 외에 몇십 개의 이성 세력이 있다. 이성 세력의 우두머리가 용제원이다!

용제원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안에는 전부 요수들이고 인간이 없다고 하더군. 그리고 원장은 무제라고 들었다!"

"그렇군요."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태고자금전룡에게 공수하고 말했다.

"선배님, 부탁을 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진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약속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

태고자금전룡은 그 말에 시름을 놓았다.

'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다음은 용제원의 영감탱이가 설득하겠지, 뭐.'

"진남, 그 외에 또 하나 더 있다. 소우야, 이리 오너라!"

태고자금전룡은 고개를 들고 외쳤다.

용위가 번졌다.

동굴 입구를 지키던 우마요조는 지체하지 않고 달려왔다.

그는 표정에 악기 하나 없이 공손하게 말했다.

"왕, 분부하실 일이 있습니까?"

"진남, 소우는 몇백 년 동안 나를 따랐는데 충성심이 대단하다. 너에게 홍몽지기가 있다고 하니 이놈에게 하나 주거라.

물론 공짜로 달라는 건 아니다. 네가 무량산을 공격할 때 이놈을 타고 가거라. 그리고 이놈이 너에게 도움을 한 번 주기도 할 것이다. 어떠하냐?"

태고자금전룡이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내 기뻐했다.

우마요조의 도움이 있다면 무량산을 공격하는 일이 훨씬 쉬웠다.

"홍몽지기?"

우마요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홍몽지기는 보물이었다.

그러한 보물을 삼킨다면 그는 혈통의 힘을 충분히 발휘하여 인간의 역천개명과 비슷하게 진급할 수 있고 문정요제(問鼎妖帝)의 자질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상함을 느꼈다.

'왜 왕이 뒷일을 처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소우야, 내가 죽고 나서도 내가 한 말을 거스르면 안 된다! 다만, 진남을 한 번만 도와주면 충분하다! 그 후로는 자유롭게 살거라!"

태고자금전룡은 훌쩍 날아올라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사람과 소를 내려다보며 천지가 흔들리게 큰 소리로 말했다.

"진남, 나의 용의 피를 호수에 주입하겠다. 네가 흡수를 하면 경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진남과 우마요조는 금세 표정이 굳었다.

그들은 태고자금전룡이 스스로 죽으려고 한다는 것을 느꼈다.

"진남, 용제원에 가는 일을 잊지 말거라! 절대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용 뼈는 지존용골창으로 변할 것이다! 이 창은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데 무조 육 단계 아래는 다 죽일 수 있다!"

태고자금전룡은 굳어 있는 그들을 보며 크게 웃었다.

"하하하! 슬퍼하지 말거라. 내 죽음은 어차피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진남, 그러니 내 지존용골창으로 무량산을 박살 내거라!"

용은 죽더라도 남은 육체로나마 시원하게 한번 싸우고 싶었다.

태고자금전룡은 태어날 때부터 싸움을 목숨처럼 여겼다.

쿵-!

태고자금전룡의 몸에 수많은 틈이 생기더니 곧 폭발했다.

보라색의 피는 호수에 떨어져서 호수는 보라색으로 물들고 영기가 들끓어서 신비하기 그지없어졌다.

용족의 피는 신비해서 그 피에 육체를 씻는 것은 최고의 보물을 얻은 것과도 같았다.

하니, 용들 왕인 전룡의 피는 오죽하겠는가!

부서진 그의 육체에서 투명한 전룡 모습이 나타나더니 두 손으로 자신의 뼈를 다시 맞추었다.

펑-!

폭발음이 들리고 얼마 후 엄청난 기운을 풍기는 보라색 용골대창이 동굴에 나타났다.

동굴은 강력한 용위에 격렬하게 흔들렸다.

"왕이시여!"

우마요조는 울음을 터뜨렸다.

"선배님……."

진남은 멍하니 그 장면을 지켜봤다.

"우마요조, 홍몽지기를 받으십시오!"

진남은 심호흡으로 감정을 다스리더니 홍몽지기 하나를 우마요조의 체내에 튕겨 넣었다.

"슬퍼하지 마십시오. 생로병사는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선배님을 실망시키지 않는 겁니다!"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는 주저 없이 지존용골창을 잡더니 호수에 뛰어들었다.

"선배님, 걱정 마십시오! 말하신 것들은 모두 지키겠습니다. 무량산을 박살 내고 용제원으로 가겠습니다!"

진남은 심호흡하며 천천히 눈을 감고 용혈호수에 가라앉았다.

우마요조는 그 모습을 한참이나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는 이를 악물더니 거대한 몸을 바닥에 엎드리고 정신을 집중했다.

진남의 말이 맞았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왕을 실망시키지 않는 일이었다!

사람과 요수는 그렇게 폐관 수련에 들어갔다.

동굴 내부는 잠잠해졌다.

허공에서 태고자금전룡의 혼백이 둘을 지켜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용들의 왕인 그는 육신이 죽었음에도 혼백으로 한동안 존재할 수 있었다.

"좀 아쉽긴 하네. 용의 묘에 들어가면 환생할 기회도 있는데……."

태고자금전룡은 고개를 젓고 끝없는 허공을 지나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는 복잡한 시선으로 중얼거렸다.

"대인, 구천에서 지켜보실 줄 압니다. 저는 무명의 작은 용이지만 대인을 숭배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혹시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그 찰나, 시공간이 멈춘 것 같았다.

진남도 모르게 그의 식해에 있는 구리거울이 빛을 뿜었다.

"물어보거라."

차가운 여인의 목소리가 구천에서 전해져 태고자금전룡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태고자금전룡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대인이 그의 부름에 답할 줄 몰랐다.

그는 심호흡으로 기쁜 마음을 누르며 물었다.

"왜 진남을 후계자로 선택하셨습니까?"

그는 이 질문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었다.

진남이 대인의 두 지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는 용혈이나 용골을 주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도 진남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괜찮긴 했지만 자질은 보통인 것 같았다.

구천에서 전해지던 신비한 여인의 목소리는 한참 침묵하더니 차갑게 말했다.

"저자는 내 후계자가 아니다."

"네?"

태고자금전룡은 어안이 벙벙했다.

'내,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건가?'

"저자는 내 삼생겁(三生劫)이 될 것 같구나!"

이어지는 여인의 말에 태고자금진룡은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삼생겁! 대인의 삼생겁이라니! ……농담을 하시는 건가? 이 세상에, 이 작은 창람대륙에 대인의 삼생겁이 될 사람이 있다고?'

"태고자금전룡 일족이 이 시대에 저자와 인연을 맺고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는 잠깐 멈추더니 말했다.

"너희들의 신이라고 해도 겨우 저자의 탈 것이나 될 수 있을 것이다!"

태고자금전룡은 청천벽력을 맞은 것 같았다.

'우리의 신도 겨우 진남의 탈 것이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태고자금전룡의 혼은 끝없는 충격 속에서 천지 사이로 흩어졌다.

* * *

같은 시각, 동굴의 호수.

쿵-!

진남은 엄청난 팽배지력(澎湃之力)이 몸에 밀려 들어와 굉음을 내는 것을 느꼈다.

그의 몸속 성자의 힘도 미친 듯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진남, 안 아프냐?"

천기견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용혈이 육제를 단련하는 힘은 대단했다.

진남은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강해지려면 이런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용혈은 역시 비범해. 짧은 시간에 성자의 힘이 두 개나 증가했어. 이대로라면 여드레 내에 경지가 훨씬 높아질 수 있어…….'

진남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심신을 동원해 세 개의 전신의 힘을 움직여 진법을 만들었다.

그것은 취영진(聚靈陣)이라고 불리는 간단한 진법이었다.

다만, 진남은 영을 모으려는 것이 아니라 용혈호수의 힘을 모으려는 것이었다.

"속도를 내자!"

진남이 소리치자 엄청난 흡입력이 몸에서 분출되었다.

사방의 용혈의 힘이 더욱 빠른 속도로 몸에 흡수되었다.

진남의 몸을 부서뜨릴 것 같은 폭발음이 들렸다.

"우리도 뛰어들어 흡수하자. 개라도 개 중의 왕이 돼야지."

천기견들은 눈을 마주쳤다.

그것들은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뛰쳐나와 호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뛰어들자마자 수많은 용혈의 힘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

"이런! 몸이 터질 것……."

천기견들은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다시 단전에 뛰어들었다.

용혈의 힘은 너무 강력해 도무지 견딜 수 없었다.

단전 내의 천기서는 두 멍청이를 비웃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적마산맥(赤魔山脈) 밖, 무량산의 종문대전을 앞두고 초대장을 받은 크고 작은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틀 뒤, 동굴 안.

쏴아아-!

진남의 몸에서는 찬란한 성광이 뿜어져 나왔다.

그의 몸속 성자의 힘은 구백아흔아홉 개의 경지에 이르러 무성 십 단계를 돌파했다.

그리고 용혈의 힘을 흡입한 덕에 그의 육신은 더욱 강해졌고, 몸속에 태고자금전룡의 용위가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대요라고해도 그에게서 용위를 느낀다면 줄행랑을 칠 것이었다.

"엿새가 남았어. 한순간도 지체할 수 없어."

진남은 기뻐할 새도 없이 단호한 표정으로 계속 힘을 흡수했다.

나흘 뒤, 용혈의 힘은 끊임없이 진남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구백아흔아홉 개 성자의 힘은 끊임없이 빛을 발했다.

마치 금방이라도 돌파할 듯 다시 폭등했다.

진남의 흡수와 함께 용혈호수는 더 이상 보랏빛을 띠지 않았다.

"힘이 모였으니 무적을 돌파할 수 있겠어!"

진남의 눈에 기대감이 드러났다.

순간 그의 몸속 구백아흔아홉 개 성자의 힘이 일렁이더니 천천히 한 개가 더 늘어 천 개가 되었다.

진남의 기운은 한순간에 달라졌고 무적의 기운이 생겨났다.

더 늘어난 한 개의 성지의 힘이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우마요조는 홍몽지기로 연화하자 며칠 사이에 검은 털에 붉은색이 더해졌다.

혈통이 변화하고 진급을 하기 시작했다.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진남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마염화를 꺼내 전부 집어삼켰다.

용혈의 힘만으로 그의 경지는 역천무성에 도달할 수 없었다.

쿠르릉-!

마염화는 몸에 들어가 수많은 마기와 열기를 폭발시키면서 진남을 태마대일(太魔大日)로 변하게 했다.

"마기를 진압하고 연화시켜라!"

진남은 나지막이 외쳤다.

전신의 힘 세 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대인(大印)이 되어 수많은 마기 위에 새겨졌다.

마기들은 진압되어 사라졌고 순수한 힘만이 남아 진남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용혈의 힘은 역천을 돕거라!"

진남은 큰소리로 포효했다.

호수에 남아 있던 용혈의 힘은 진남의 외침을 듣자 거대한 혈구가 되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진남이 흡입한 힘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웅-웅-웅-.

그때, 허공에 파문이 일더니 검은 그림자가 진남에게 돌진했다.

역천을 하려는 것을 보고 화를 내는 것만 같았다.

"나의 역천을 감히 누가 막겠느냐!"

눈에 한기가 서린 진남은 단천도를 힘껏 휘둘렀다.

단천도 아래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창공의 힘이라 할지라도 피할 수 없었다.

쿵-!

진남의 몸속 성자의 힘이 순식간에 경계를 돌파했다.

천오백 개!

이천사백 개!

사천칠백 개!

팔천삼백 개!

눈 깜짝할 사이에 성자의 힘은 구천구백아흔아홉 개에 이르렀고 엄청난 기운이 진남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진남은 몸이 가벼워졌다.

그는 천지를 초탈한 것 같았다.

"축하합니다. 진남 도련님, 위엄을 당할 자가 없습니다. 세상을 통일하고……."

그때 대황과 대흑이 눈이 반짝이며 급히 말했다.

이것은 그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놓은 전략이었다.

무인들은 경계를 돌파할 때가 가장 기뻤다.

그들은 이렇게 '경건'하게 진남을 칭찬했다.

혹시 아는가?

진남이 기분이 좋아져서 홍몽지기를 줄지도 몰랐다.

이제 그들에겐 무조의 자존심이 없는 걸까?

이제 개가 되었는데 무슨 자존심 따위가 있겠는가?

진남은 어이가 없어서 천기서를 한 번 힐끗 쳐다보고는 두 사람을 무시한 채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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