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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60화 (460/1,498)

460화 전신칠식(戰神七式)

진남이 떠나간 먼 곳 해면에서 귀가 먹먹할 정도의 폭발음이 들렸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의 위압감이 파도를 따라 분천의 강자들을 덮쳤다.

강자들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들의 무혼도 무엇인가 느꼈는지 부들부들 떨었다.

"저건…….?"

분천황제 등은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진남의 뒤에 머리를 풀어 헤친 커다란 붉은 색 그림자가 서 있었다.

쿵-!

사람들은 안색이 변했다.

'붉은색 빛……? 천급 일품 무혼이잖아!'

'진남이 천급 일품 무혼을 가졌어?"

"하하하, 저 녀석 역천개명했구나. 천급 일품을 가졌다니! 너라면 한 달밖에 시간이 없다고 해도 그동안에 기적을 창조할 수 있을 거야! 진남, 우리 대신 비악무조를 흠씬 두들겨 패주거라!"

소일백호 등 강자들은 씁쓸한 미소가 사라지고 흥분과 기대가 가득 찼다.

'천급 무혼을 가진 진남이라면 문제없을 거다!'

진남은 떠나기 전에 일부러 무혼을 드러냈다.

거물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또한, 분천황제와 선배들이 시름을 놓지 못하고 몰래 중주로 따라와서 도와주려고 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분천황제와 선배들은 나라를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자주 자리를 비우면 안 되었다.

그는 혼자 가도 충분했다.

"비악무조는 무조 일 단계이지만 거의 이 단계를 돌파한다. 그를 이기려면 보름 내에 전신 무성 경지를 돌파해야 해!

그럼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존자를 돌파하고 무성이 되는 거다! 도겁해야겠다. 무진지해의 힘을 빌면 되겠구나!"

진남의 눈에 빛이 번뜩였다.

무진지해에는 폭풍이 일었는데 무진폭풍이라고 불렀다.

무성 강자라도 폭풍에 휘말린다면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진남은 폭풍과 대제시골을 이용하여 천지뇌겁을 불러들이려고 생각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진남은 무진지해에서 꼬박 하루 밤낮을 날았다.

그동안에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무혼을 드러내 천지의 영기를 빨아들였다.

옛날과 달리 그의 무혼은 움직이면서도 영기를 빨아들일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 있는 기운과 힘은 하루의 수련을 통해 원만한 경지에 이르렀다.

전신의 힘과 존자의 힘은 밖으로 나와 뇌겁을 일으키려고 꿈틀거렸다.

우르릉- 콰쾅-!

그때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굉음이 먼 해변에서 울려 퍼졌다.

진남은 고개를 들어보고 희색을 띠었다.

드디어 무진폭풍이 몰려오고 있었다.

하늘은 갑작스레 어두워졌다.

거대한 회오리바람이 해면에서 하늘로 솟아올랐다.

번갯불이 번쩍이고 회오리바람이 엄청난 속도로 몰려왔다.

회오리바람이 닿는 곳마다 물속의 요수들이 죽어 나갔다.

몇십 리를 사이에 두고 진남은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천지뇌겁! 지금이 아니면 언제 나타날 거냐!"

진남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입을 벌려 만 개의 존자의 힘과 한 개의 전신의 힘을 토해냈다.

그리고 다시 전신의 힘을 중심으로 융합시켜 힘의 덩어리를 만들었다.

힘 덩어리가 완성되자 순식간에 엄청난 힘이 폭발하더니 허공으로 사라졌다.

웅웅웅…….

엄청난 압박감이 밀려오고 수많은 검은 구름이 모였다.

이때 이변이 벌어졌다.

먹구름은 흩어지더니 수많은 광점으로 변했다.

광점은 떠오르더니 방원 일 리가 되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공간 속에는 수많은 뇌정, 빙설, 광풍, 불꽃이 계속 생겨나며 천지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기운을 풍겼다.

진남의 뇌겁이 이상하게 변했다.

이제는 뇌겁이 아니라 무성지겁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했다.

무성지겁이 신위를 채 펼치기 전에 무진폭풍이 몰아쳤다.

무진폭풍은 사정없이 무성지겁에 부딪혔다.

쿵-!

공간에서 뇌정, 불꽃, 빙설, 폭풍이 순식간에 밀려오더니 커다란 주먹으로 변해 폭풍을 때렸다.

폭풍은 밀려나면서 천지를 진동했다.

두 현상이 겨루자 진남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쪽배처럼 작아 보였다.

무진폭풍은 마치 영성이 있는 것처럼 화를 내며 더 세찬 광풍을 몰고 무성지겁에 부딪혔다.

무성지겁도 화가 났다.

네 가지 힘이 하나의 큰 칼로 변해 폭풍을 내리쳤다.

쿵-! 쿵-! 쿵-!

천지가 진동하고 바닷물이 폭발하였다.

마치 종말이 온 것만 같은 광경이었다.

역시 무성지겁이었다.

몇십 번 서로 공격을 주고받더니 무성지겁은 빙설로 폭풍을 가둬버렸다.

금빛 바다의 몇십 리가 얼음으로 변하고 찬 바람이 휘몰아쳤다.

"좋구나!"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그는 왼쪽 눈으로 무진폭풍이 무성지겁의 힘을 삼 분의 일이나 줄어들게 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 무성지겁이 좀 더 강해야 해! 무성지겁이 강할수록 나는 더 높은 경지를 돌파할 수 있어!"

진남은 혼잣말하더니 망설이지 않고 단천도를 꺼내 하늘을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

"나는 경지가 이 천지를 뛰어넘고 모든 규칙을 어겼다. 무성지겁이 고작 이 정도의 위력밖에 안 되느냐?"

우르릉- 쾅!

무성지겁은 버럭 화를 내더니 뇌정, 빙설, 불꽃, 광풍 이 네 힘을 모아 신비하기 그지없는 거인으로 변했다.

거인은 탄생하자마자 바로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거인은 거만한 진남을 죽이려고 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이번엔 도와주셔야겠습니다!"

진남은 자세를 낮추더니 무제의 시골을 꺼내 허공에 뿌렸다.

역시 무제의 시골이었다.

비록 의지는 없었지만, 거인이 죽이려고 달려들자 위험을 느낀 듯이 수많은 금빛을 뿜었다.

금빛은 몇백 리의 어둠을 전부 밝혔다.

제위가 폭발했다.

쿵-! 쿵-! 쿵-!

거인은 사정없이 주먹을 날렸다.

풍설뇌화 네 힘이 번갈아 가며 폭발했다.

무제의 시골은 공격은 하지 않고 절세의 방패처럼 공격을 막아냈다.

무성지겁은 계속 늘어났다.

폭발음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무제의 시골이라고 해도 계속되는 지독한 공격에 점점 빛을 잃었다.

무성지겁의 힘도 약해졌다.

와르륵-!

그 순간 갑자기 거인은 몸이 굳어서 부서지더니 보이지 않는 힘으로 변해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무제의 시골이라고 해도 막지 못했다.

"어?"

진남은 고개를 들었다.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바다가 없고 하늘도 없었다.

온통 새하얀 세상이었다.

슉- 슉- 슉-.

그때 어둠 속에서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사악한 기운이 진남에게 끝없이 밀려왔다.

마치 이 세상을 전부 덮으려는 것만 같았다.

무성지겁의 마지막 한 방은 진남의 의지를 공격하려 했다.

"금인은 몸을 보호하라!"

진남이 손을 휘두르자 신비한 금인이 머리 위에 떠올랐다.

금인은 구리거울과 기운이 같았다.

진남은 금인의 위력이 평범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사악한 물건을 막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금인은 수많은 검은 그림자가 몰려오는 찰나 웅 하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금빛을 뿜어 방원 몇십 리를 감쌌다.

검은 그림자들이 몰려와도 금인은 꿈쩍하지 않고 사악한 기운을 막았다.

그러자 검은 그림자들이 사라졌다.

동시에, 기이한 검은색 활이 진남의 미간을 향해 날아왔다.

금인도 막지 못할 것 같았다.

이번 타격은 진남의 영혼을 타격했다.

진남은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

최대의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엔 아무런 두려움도 없었다.

오히려 머릿속에 비악무조를 떠올렸다.

분천고국 사람들을 진압하고 묘묘 공주를 데려가던 장면을 떠올렸다.

"한 달밖에 없다! 공주와 목목은 나를 기다리고 있어! 절대 실패하면 안 돼!

그리고 비악무조를 내 손으로 직접 죽여야 해!

나는…… 강해져야 해!"

진남이 큰소리로 외치자 그의 의지가 최대로 솟구쳤다.

그의 의지는 강철처럼 단단하며 산처럼 흔들림이 없었다.

날아오던 검은색 화살이 문득 멈추더니 조금씩 사라졌다.

그것은 화살이 아니라 심마였다.

마음이 단단하지 않고 심신이 안정되지 않고 의지가 단호하지 않으면 반드시 멸망했을 것이었다.

"지금 무성이 되지 않으면 언제 되겠는가?"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끝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새롭고 강력한 힘이 모이더니 수많은 성광이 번졌다.

무성 경지 일 단계!

무성 경지 이 단계!

무성 경지 삼 단계!

무성 경지 사 단계!

진남의 경지는 무려 무성 경지 팔 단계가 되어서야 멈추었다.

"좋다!"

진남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한 번에 무성 팔 단계를 돌파했다.

게다가 그는 평범한 무성 팔 단계가 아니었다.

몸속에는 칠백아흔아홉 개의 성자의 힘이 있었고 몸 밖에는 전신 정석이 생겨났다.

전신 정석에 세 개의 전신의 힘이 있었다.

완전히 폭발시킨다면 무성 경지 정상급이 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진남은 기초가 단단했기에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단계를 돌파할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진남의 왼쪽 눈, 왼팔, 오른팔이 반짝이며 기묘한 빛을 뿜었다.

"어?"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일이지?'

쿵-!

엄청난 태고의 기억이 번개의 속도로 진남의 머릿속에 박혔다.

진남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마치 누군가 머리를 잡아 뜯는 것만 같았다.

그때, 기묘한 태고 세계가 진남의 눈앞에 펼쳐졌다.

태고 세계에는 오래된 존재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의 두 눈은 시공을 뛰어넘어 진남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만 년 전의 세상에서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오래된 존재가 입술을 움직였다.

진남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신…… 칠식!"

"혹시 전신의 전승인가?"

마지막 의지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자 진남은 바로 기절했다.

진남은 기절했지만, 태고 세계의 오래된 존재는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만 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최고의 신비를 진남의 몸에 주입했다.

이 모든 것은 전신이 죽기 전에 이미 계획한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하루가 지났다.

진남은 천천히 두 눈을 뜨고 몸을 살폈다.

살펴보니, 그의 단전에 작은 탑이 하나 더 생겨 있었다.

작은 탑은 일곱 가지 색이었는데, 투명하고 빛이 났다.

층마다 부적이 있었는데 봉인 같아 보였다.

"이건 전신칠식(戰神七式, 전신의 일곱 가지 초식)이다!"

진남은 흥분했다.

전신의 무예는 대단했다.

적어도 고술이나 제술 등과 비교할 수도 없었다.

"한번 해 보자!"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신식으로 칠 층 작은 탑을 살폈다.

진남이 살펴보자 일 층의 부적이 풀어졌다.

수많은 기억들이 물밀듯이 진남의 머릿속에 밀려들었다.

'전신일식, 전자무쌍(戰者無雙)!'

진남은 심신이 떨렸다.

전자무쌍이란 초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초식이 아니기도 했다.

명확한 표현 방식이 없었다.

그러나 익히면 전신의 왼쪽 눈, 왼팔 그리고 오른팔의 힘을 자극할 수 있었다.

즉, 이 초식은 전신의 육체를 움직이는 용도가 있었다.

"좋다!"

진남은 두 눈이 반짝거렸다.

"전신의 세 부위를 얻은 뒤로 얼마나 대단한 힘이 있는지 몰랐다! 한데, 이제 전자무쌍을 얻었으니 전신의 힘을 조금은 사용할 수 있겠어!"

진남은 심호흡하고 기억 속에 빠져들었다.

그의 무예 재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런데도 꼬박 사흘 밤낮을 들여서야 그는 전자무쌍의 기초를 익힐 수 있었다.

전자무쌍은 신비하기 그지없었다.

"두 번째 초식을 볼 수 있을까?"

진남은 신식에 들어가 작은 탑을 살폈다.

하지만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생겨 볼 수 없었다.

"전신칠식은 한 번에 깨우치는 게 아닌가 보구나. 경지가 더 높으면 하나씩 얻을 수 있겠어."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는 저도 몰래 태고 세계에 있던 그림자를 떠올렸다.

'그 그림자가 전신이겠지? 그럼 오래전부터 전신은 나에게 전신칠식을 전수할 준비를 한 거야?"

진남은 생각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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