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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49화 (449/1,498)

449화 천기도가 끝난 후

진남은 이미 한 번의 싸움을 치르며 두 번이나 전력을 휘둘렀기에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분노가 진남의 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강자를 만나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는 걸 좋아했지만, 목천성의 수단은 너무 파렴치했다.

짐승만도 못했다.

자신과 혈연관계가 있는 사촌 동생들마저 제물로 바치다니!

"베라!"

진남은 크게 소리쳤다.

전신의 왼쪽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봤다.

전신의 왼팔은 끝없는 힘을 폭발했다.

전신의 오른팔은 최강의 공격을 펼쳤다.

진남은 전신무존의 경지를 완전히 펼쳤다.

전신의 세 부위의 능력도 전부 드러냈다.

쿵-!

찬란한 보랏빛이 도장에서 반짝거렸다.

도장의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도기가 예리한 각도로 혈색 제단의 가운데를 내리쳤다.

엄청난 기운을 뿜던 혈색 제단은 반항 한번 못하고 산산조각 났다.

곧이어 완전히 폭발하여 하늘을 혈광으로 물들였다.

한칼에 혈제가 부서졌다.

울컥-

목천성은 가슴이 커다란 망치에 맞은 것처럼 체내에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는 고개를 쳐들더니 피를 뿜으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혈제가 깨져 그의 영혼도 중상을 입은 것이었다.

목천성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고통 속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 광경을 보고 있었다.

'열네 명의 존자 정상급 무인들의 생명을 한데 모아 일으킨 혈제였다. 한데, 이렇게 쉽게 깨지다니?'

헉- 헉-

진남은 목천성과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숨을 헐떡였다.

이마에 식은땀이 솟아나고 맥이 풀리는 느낌이 들어 기절할 것만 같았다.

세 번의 공격으로 체내의 힘을 거의 다 써버렸다.

진남은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목천성에게 다가갔다.

한발 한발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그만이 움직였고 모든 것은 멈춘 것만 같았다.

무인들은 좀 전의 싸움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목천성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진남의 행동을 느끼고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놀란 표정으로 소리쳤다.

"진남! 머, 멈춰라! 목부의 핵심 제자를 죽이면 목부의 총공격을 받을 것이다. 나의 아버지는 목부의 아홉 장로 중 우두머리……."

그의 말은 뚝 끊겼다.

"죽어라!"

진남은 싸늘한 눈길로 망설이지 않고 단천도를 내리쳤다.

'목부 핵심 제자라고? 목부 아홉 장로 중 우두머리의 아들이라고? 설사 목부 가주의 아들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스윽-.

도광이 스쳤다.

선혈이 하늘에 흩날렸다.

목천성이 죽었다.

* * *

상역, 동주, 끝없는 바다 위에 현묘하고 거대한 섬이 있었다.

거대한 섬의 이름은 공연도(空緣島)였다.

동주의 무인들이 중주에 가려면 반드시 이 섬을 통과해야 했다.

공연도 위에는 거물이 자리 잡고 세상과 등지고 나타나지 않았는데, 바로 동주의 주인 목부였다.

그 시각 목부.

"핵심 제자 서열 삼 위인 목천성 도련님이 죽었다!"

놀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부에서 핵심 제자는 무척 소중했다.

서열 십 위 안에 든 핵심 제자는 목부에서 무척 아끼는 천재였다.

아니나 다를까 목부에 폭풍이 일었다.

* * *

그 시각, 동주, 천기도.

목천성을 죽인 후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칼을 휘둘러 성천가와 강비범도 죽였다.

목숨이 걸린 원수들이었다.

그는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한 시진이 되었다. 천기도가 끝났다."

이때 천기 할멈의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르릉-!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도장 위에 커다란 낡은 문이 나타나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재미있는 녀석이군. 무성은 아닌데 실력이 역천무존을 초월하다니. 그래도 아직 저주를 깨지는 못하겠지? 무연각의 그자를 찾아 얘기해봐야겠군."

천기 할멈은 끝없는 허공에 서 있었다.

그 어르신 이후로 그녀는 오천 년간 숨어 살면서 천기도를 설치하여 창람대륙의 오대주의 수많은 천재 제자들을 끌어 참가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자는 줄곧 나타나지 않았다.

때문에, 그녀는 진남에게 큰 희망을 품지 않았다.

* * *

성옥탄(星玉灘) 위.

상도맹 맹주, 만향루 루주와 거물들이 한데 모였다.

그들은 바다에 드러난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에는 희망의 불꽃이 타올랐다.

분천고국 일행인 혈익봉황과 진국현무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자식들! 강비범이 역천개명하면 다시 보자! 진남이든 분천황제든 모두 죽여버리겠다!"

그런 그들을 보던 상도맹 맹주는 배알이 꼴린 듯 말을 씹어 내뱉었다.

마음속에 살기가 용솟음쳤다.

이때 대문이 나타나더니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나왔다! 무인들이 나왔어!"

외침과 함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문에 쏠렸다.

'천기도가 끝났다!'

'누가 전승을 이었을까?'

사람들이 모두 나온 후 거물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성천가, 강비범, 모용설, 목천성, 목부의 세 제자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진남은 사람들 속에 있었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라 모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 갔다.

"……."

상도맹 맹주와 만향루 루주는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해 숨도 쉬기 힘들었다.

'죽었다, 다 끝났어. 우리는 끝났다…….'

죽은 자들은 그들의 희망이었다.

천재들의 죽음은 한 시대가 끝났음을 암시했다.

강비범 등이 없이 두 세력이 일떠서는 건 적어도 몇백 년 후에야 가능한 일일 것이었다.

양대 거물은 슬픔이 솟아올랐다.

그들은 순식간에 몇백 살은 늙은 것만 같았다.

얼마 안 돼 엄청난 소식이 동주에 전해졌다.

"진남이 모용설을 죽였대!"

"진남이 한 방에 강비범과 성천가의 뇌겁을 부쉈다고?"

"진남이 목천성을 죽였어!"

"천기도의 전승을 얻었으니 진남은 대제가 될 가능성이 있어!"

무인들과 강자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이번 천기도에서 진남은 거의 혼자서 모든 천재들을 죽였다.

이제 아무도 잠룡방의 서열 변동을 신경 쓰지 않았다.

진남이 일 위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대체할 수 없는 일 위였다.

상도맹과 만향루는 양대 세력을 합쳐 하나가 되어 만은맹(萬隱盟)으로 이름 고쳤다.

만은맹은 십 년 폐관하고 십 년 동안 제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동주의 일에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 선포했다.

아무도 이 소식에 의아해하지 않았다.

동주에서 한차례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다.

포부가 있는 청년들과 소녀들, 나이가 들었지만 꿈을 버리지 않은 무인들, 세상을 떠돌아다니지만 큰 포부가 있는 무인들은 모두 분천고국으로 향했다.

진남 때문이었다.

진남의 소문은 그들의 발걸음을 분천고국으로 돌렸다.

분천고국의 거물들은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진남이 목천성을 죽였기에 목부에서 보복하려 들 수 있었다.

혹시 몰랐기에 사전에 준비를 마쳐야 했다.

그들은 묘 장로가 이 일을 잘 처리해 주기만을 바랐다.

진남은 거물들과 인사를 나눈 후 황궁의 금지에 왔다.

"고맙습니다."

진남은 강벽난, 옥나찰, 용호를 보며 말했다.

그는 혼자서 천재 대다수를 상대하고 죽였지만,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천기도 행은 무척이나 어려웠을 것이었다.

"이 보물들은……."

진남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대제의 시골, 두 개의 반보대제의 시골, 모두 세 개인데 어떻게 나누지?

대제의 시골을 두 개로 나누자. 위력이 줄어들겠지만, 반드시 저들의 도움에 보은해야 해.'

진남은 결심했다.

그가 말하려는데 옥나찰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남, 나는 대제의 시골이 필요 없다. 나에게 주는 건 낭비다."

"그럼 어떻게……."

진남이 말하려는데 옥나찰이 단호한 눈길로 고개를 저었다.

진남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되삼켰다.

"후."

진남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옥나찰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옥나찰의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두 개의 반보대제의 시골은 두 분이 하나씩 가지십시오. 대제의 시골은 제가 가지겠습니다."

진남이 손가락을 튕기자 두 개의 저장 주머니가 강벽난과 용호의 몸에 떨어졌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다!"

용호는 웃더니 거절하지 않고 바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강벽난도 바로 폐관했다.

황궁의 금지였다.

폐관하여 지보를 연화하기에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다.

"나는 아직 연화할 수 없어. 왕생회몽화를 공주에게 가져다줘야 해."

진남은 중얼거리며 움직이려 했다.

이때,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 너 진짜 대단하다! 내가 마음에 든 사람이라 다르구나. 나중에 너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

묘묘 공주가 환상의 경지를 통해 전음한 것이었다.

"공주."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실소를 지었다.

"마침 너를 찾으러 가려던 참이었어."

"찾아올 필요 없어. 목부는 지금 상황이 복잡해. 한 달 후에 오거라. 그사이에 내가 여기를 정리해 놓을 테니."

묘묘 공주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목부의 일부 영감탱이를 혼내줘야겠어. 그러니 한 달 후에 다시 목부로 오거라."

"형세가 복잡하다고?"

진남은 대뜸 알아차렸다.

자신이 목천성을 죽인 것이 목부에 큰 변동을 일으킨 것 같았다.

"됐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한 달 후라면 일단은 여기서 대제의 시골을 연화하자."

진남은 중얼거리더니 문득 안색이 어두워졌다.

알 수 없는 위기감이 들었다.

찍, 찍찍-!

천기서가 눈이 퀭한 두 마리 개의 머리에서 뛰어 일어났다.

엄숙한 표정으로 진남에게 손짓했다.

진남은 천기서를 힐끗 보고는 이유를 눈치챘다.

'천기도의 진정한 연마가 이제야 시작되었구나!'

그는 목천성을 죽이고 왕생회몽화를 얻었다.

묘묘 공주가 있으니 목부에서 그를 공격할 리 없었다.

게다가 그는 지금 분천고국 황궁의 금지에 있어 다른 사람은 들어올 수 없고 그를 공격하는 건 절대 불가능했다.

유일한 가능성은 대제의 시골이었다.

"대제의 시골에 문제가 있어. 그러나 나는 이제 천급 일품 무혼이고 식해에 구리거울이 자리 잡고 있으니 큰 문제 없을 거다."

진남은 찌푸린 이맛살을 펴지 않았다.

'천기도의 마지막 연마가 이렇게 간단할까?'

"됐다. 길게 생각하지 말자. 해 보면 알겠지."

진남은 눈길이 예리해졌다.

어떤 연마일지 대제의 시골을 연화하다 보면 알게 될 것이었다.

결심한 진남은 옥나찰을 바라봤다.

"난 이제 떠나야겠어. 중주로 가야 해."

옥나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중주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진남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옥나찰은 긴말하지 않고 복숭아꽃으로 변하여 금지에서 사라졌다.

천기서가 찍찍 울더니 바닥에 엎드려있는 두 마리의 개를 진남의 단전 안에 차 넣었다.

양대 무조는 천기견이 된 후 무성의 경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들은 천기서에게 눌렸다.

반항하려던 양대 무조는 슬펐다.

그들은 인생을 포기했다. 용기가 있다면 그들은 당장이라도 자살하고 싶었다.

"저들은 이미 연화하기 시작했다. 나도 이제 시작하자."

진남은 강벽난과 용호를 힐끗 보고는 신념을 전해 귀띔하고 심신을 대제의 시골에 전념했다.

대제의 시골을 연화하는 건 무척 힘들었다.

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의 기운을 천천히 대제의 시골에 주입하여 대제의 옛 의지를 지워야 했다.

한순간에 완성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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