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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44화 (444/1,498)

444화 천기 전승이 완전히 열리다

마찰적독과를 연화하는데 세 시진이나 걸렸다.

세 시진 동안 마찰적독과는 진남의 몸속에 들어왔다.

일 주 향이 지난 뒤, 진남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의 모든 모공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사방으로 흩날렸다.

그의 육체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그는 강한 독력을 가지게 되어 사악한 기운들이 그의 육체에 침투하지 못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전력 또한 크게 상승했다.

"역시 마찰적독과야. 지금의 내 전력은 나조차도 가늠할 수 없어."

진남의 눈에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얼마 전까지 무성 삼 단계의 요광무조를 상대하려면 그는 모든 경지를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칠 할의 힘만 쓰면 될 것이었다.

"회복되었습니까?"

진남은 옥나찰을 힐끔 쳐다봤다.

그녀의 기운은 많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진남은 그녀의 영혼이 쉽게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중상을 입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르릉-!

옥나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천지가 뒤흔들릴만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제단 위의 허공이 찢어졌고, 갈라진 틈 사이로 기이한 힘이 흘러나왔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대문이 되었다.

그 문을 넘어서면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문에 들어서면 천기 전승의 땅에 갈 수 있다."

진남은 옥나찰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갑시다."

옥나찰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대문 안으로 나란히 들어갔다.

슉-.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새로운 공간에 나타났다.

진남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파란색의 도장이었다.

도장은 방원 백 리나 되었다.

다만, 도장에는 아무것도 없어 허전했다.

'어떻게 된 거지?'

'천지 전승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한데, 왜 아무것도 없는 걸까?'

찍찍- 찍찍-.

천기서는 펄쩍 뛰었다.

천기서는 입에서 빛을 뿜어 앞쪽 도장에 들여보냈다.

빛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허공이 물결처럼 일그러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뿌연 안개가 피어올랐다.

뿌연 안개 속에서 거대한 궁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숨어 있었다니?"

진남은 살짝 놀랐다.

그는 전신의 왼쪽 눈을 움직여 궁전의 대문에 거대한 법진이 감돌고 있는 것이 보았다.

법진의 기운은 깊은 바다처럼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법진이 운용된다면 무서운 위력이 폭발할 것이었다.

찍찍-.

천기서는 두 발을 치켜들며 손짓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전부 전승의 땅에서 나와야 완전히 열린다는 말이냐?"

천기서의 움직임을 보던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야 그는 천기도를 깨달았다.

천기도는 개미집 같았다.

각 길의 끝까지 가기만 하면 중앙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일성 전승, 이성 전승, 삼성 전승은 사실 한차례의 심사였다.

그 심사를 통과해야만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었고, 전승을 쟁탈할 수 있었다.

"내 맘에 꼭 드는구나."

진남이 강한 전의를 내뿜었다.

"괜찮아요?"

옆에 서 있던 옥나찰은 깜짝 놀랐다.

그는 진남이 왜 이유 없이 강한 전의를 뿜어냈는지 알지 못했다.

진남이 통쾌하게 싸우기를 얼마나 갈망하고 있는지 그가 어찌 알겠는가?

진남은 전신무존을 돌파한 후로 제대로된 상대를 만나지 못했었다.

"응."

진남은 마음속의 전의를 눌렀다.

그는 순간 무언가를 느낀 듯 다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군가 왔군."

아니나 다를까 도장에서 문이 생겨나더니 몇 명의 그림자가 떨어졌다.

"강벽난, 에잇! 너하고 아직 끝나지도……."

익숙한 고함이 울려 퍼졌다.

용호였다.

검은 도포를 입은 강벽난은 그를 아예 무시했다.

다른 몇 명의 무인들은 경외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강벽난을 바라보았다.

전승지에서 그 여인이 보여준 신위는 그들의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응? 진남?"

강벽난은 진남을 발견하자 눈이 반짝였다.

"진남? 진남아. 네가 판단해 보거라. 강벽난은 혼자 모든 보물을 다 가져갔다."

용호는 구원의 손길을 만난 듯 털어놓았다.

그는 전승이 시작될 때부터 봐두었던 보물을 강벽난이 모두 가져가 무척이나 우울했다.

강벽난은 요수의 시신 한 구조차 그에게 남겨주지 않았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다.

'왜 용호는 어디를 가나 항상 재수가 없지?'

자세히 생각해 보니 그는 정말 재수 없는 것 같았다.

쿵-! 쿵-! 쿵-!

바로 그 순간, 여섯 개의 문이 동시에 생겨났다.

문을 통해 무인 천재들이 파란색 도장에 연이어 도착했다.

광활한 도장에 순식간에 백 명 가까이 모였다.

그들 중에는 목부의 제자들과 강비범이 있었다.

목천성, 목부 세 제자, 강비범 등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들은 각자의 전승에서 소중한 보물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 향상되었다.

"진남이 일성 전승에서 죽으면 좋을 텐데……."

그들은 속으로 저주하며 주위를 살폈다.

그들은 아직도 진남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일성 전승에 들어간 것에 화가 났다.

그들은 인정할 수 없었다.

"응?"

고개를 돌린 목부 제자들과 강비범 등은 낯익은 그림자를 보자 얼굴이 굳어졌다.

"진남."

"진남이야. 벌써 일성 전승을 마쳤구나."

"이성 전승의 보물들도 대단해. 그럼 일성 전승의 보물들은 더 강하겠지?

가뜩이나 진남의 전력이 엄청난데 지금은 얼마나 강해졌을지……."

현장에 있던 무인 천재들은 표정이 달라졌다.

기분이 좋았던 일부 사람들의 마음은 무거워졌고, 기분이 안 좋았던 사람들은 더 우울해졌다.

바로 그때.

쿵-! 쿵-! 쿵-!

또다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나머지 문들이 생겨났고, 문들에서 그림자들이 나란히 나와 도장 위에 뛰어올랐다.

열여덟 전승지의 시험이 모두 끝났다.

그들은 모두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이었다.

진남은 목천성 등을 힐끗 훑어본 뒤 시선을 거두었다.

진남은 두 눈이 날카롭게 빛이 났다.

드디어 천기 전승이 열렸다.

사람들은 동시에 알아차렸다.

천기 전승이 열리려 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진남의 경지가 더 강해졌어."

"그자뿐만이 아니야. 목천성, 강비범, 성천가도 더 강해졌어."

"우린 꼭 손을 잡아야 해."

"당연하지."

그 무인들은 신념을 빠르게 움직이며 서로 소통했다.

만약 혼자 싸운다면 천재들의 상대가 될 수 없을 테니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쿵-!

바로 그때, 도장 끝에 우뚝 솟은 대전이 빛을 뿜었다.

대전의 정문 앞, 진법이 칼에 베인 듯 찢어지고 부서지더니 사라졌다.

삐걱-.

대전 입구의 나무 대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당겨진 듯 천천히 열렸다.

작은 틈만 열렸을 뿐인데 엄청난 위압이 쏟아져 나왔다.

위압은 도장을 가득 메웠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천기 전승이 모습을 드러내려고 했다.

찍찍-, 찍찍-.

천기서는 무언가를 느낀 듯 더없이 흥분했다.

양대 무조도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들은 눈을 크게 뜨고 단 하나의 모습도 놓치려 하지 않았다.

대문이 계속해서 천천히 열렸다.

속도는 느리기 그지없어 무척 답답해 보였다.

그러나 불평하는 사람도, 소리 내는 사람도 없었다.

도장은 엄청난 위압으로 가득 차 있었고, 기세는 점점 더 강해졌다.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펑-!

이변이 일어났다.

천천히 열리던 대문은 뭔가 충격을 받은 듯 빠르게 열리면서 대전의 본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검은빛은 홍수처럼 사방으로 번졌다.

"천기 전승이 완전히 열렸다."

바로 그때, 목에 잠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느새 대전 입구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나 있었다.

그림자는 시혈난해에서 나타났던 천기 할멈이었다.

"이제부터 네 놈들에게 천기 전승의 보물을 소개하겠다."

천기 할멈은 손가락으로 대전의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에는 등급이 조금 낮은 보물이 있다. 영약들인데, 그중에서도 왕생회몽화는 가치가 조금 있지."

웅-.

검은빛에 둘러싸인 대전의 오른쪽에서 수백 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수백 개의 빛은 모두 영약들이었다.

영약 중 한 송이 꽃이 있었는데, 꽃은 기이한 빛을 띠고 있었다.

꽃은 마치 살아있는 것만 같았다.

꽃이 바로 왕생회몽화였다.

"왕생회몽화! 왕생회몽화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흥분했다.

왕생회몽화를 얻으면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될 수 있다.

신분과 지위에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이었다.

특히 목부의 제자들은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왕생회몽화는 목부에서 필요한 것이었다.

꽃을 손에 넣기만 한다면 그들의 큰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다.

"이게 목부 부주가 원하던……."

진남은 힐끗 훑어봤지만, 별로 흥미가 동하지 않았다.

그의 이번 생에 스승은 한 명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되는 것에 아무런 관심도 가지 않았다.

"보물이 다섯 개나 더 있으니 너무 흥분하지 말거라. 이 다섯 보물은 왕생회몽화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 일단 얻게 되면 역천개명 할 수 있다."

천기 할멈은 목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자, 이리 와서 보거라."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전 중앙에서 두 개의 찬란한 금빛이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찬란한 금빛은 마치 높은 하늘을 뚫을 것 같은 무서운 기세로 하늘을 휘감았고 묵직한 천둥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다 같이 목격했다.

금빛 시골(尸骨) 둘이 있었는데, 하나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고 다른 하나는 서 있었다.

두 시골은 죽었기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뼈에서 흘러나오는 위압은 마치 세상에 알려 주는 것 같았다.

살아있을 적의 그들의 찬란한 생을 말이다.

그들은 죽어서도 여전히 위세를 떨쳤다.

"두 시골은 반보 대제가 죽은 뒤에 변한 것이다. 일단 연화하여 역천개명하면 미래에 죽지 않는 한 무조가 될 것이다. 심지어 문정 무조가 될 수도 있다."

천기 할멈은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 덤덤한 목소리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가슴에 폭풍을 일으켰다.

반보 대제의 시골.

시골을 연화하면 무조, 심지어 문정 무조가 될 수 있었다.

가능성뿐이지만, 그러한 희망조차도 간절했다.

특히 목천성, 성천가, 장비범 등은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만약 반보 대제의 시골을 연화한다면 문정 무제가 될 희망도 더욱 컸다.

그들은 이미 무제의 자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양대 반보제신(半步帝身)이구나. 진남, 시골 두 개를 다 차지해야 해!"

양대 무조는 흥분했다.

'반보제신(半步帝身)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양대 무조가 인간 세상에 다시 나타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옛날을 뛰어넘을 수 있다.

진남의 눈에서 빛이 번뜩였다.

두 반보제시(半步帝屍)를 연화하면 틀림없이 지금의 경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었다.

"왜 이렇게 흥분하느냐? 이 반보제시는 최고의 보물이 아니란다."

천기 할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보물 세 가지가 남았으니 보여주겠다. 이 세 가지 보물을 얻을 수 있다면 앞날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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