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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38화 (438/1,498)

438화 같이 가!

거물들은 엄청난 변화에 넋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다.

"천기도가 열렸다!"

"하하하, 나도 천기도에 들어갈 수 있어!"

"하하, 나도 이런 좋은 일이 있을 줄이야!"

천재들은 무척 기뻤다.

그들은 그저 천재들의 대결을 구경하러 왔다가 역천개명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까?

상도맹 맹주와 만향루 루주 등 거물들도 기뻤다.

사람이 많이 들어가면 그들의 제자들이 기연을 얻을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었다.

유독 강비범, 성천가, 모용설 셋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원래는 그들 넷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열리고 천기부조도 천기서가 먹어버렸다.

그들 셋이 잃는 게 가장 많은 것 같았다.

슉-! 슉-! 슉-!

이때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진남은 고개를 돌려 보았다.

적월족에 머무르고 있던 무인들이 기쁜 표정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였다.

어림잡아 보아도 몇천 명의 무인과 적월족 사람들이었다.

"빨리 문하의 무황 이상 무성 이하의 제자들을 불러오너라!"

상도맹 맹주와 만향루 루주 그리고 혈익봉황 등 거물들은 빠르게 신념을 전하고 수단을 펼쳤다.

성옥탄은 전에 없이 들끓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동주 전체가 들끓었다.

천기도!

천기도는 많은 사람들이 꿈에도 가고 싶어하던 곳이었다.

순식간에 양대 세력 외에도 수많은 무인들이 수단을 펼쳐 한 시진 안에 천기도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가까이에 있었던 무인들만 올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은 점점 많아졌다.

천재와 무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작 반 시진이 지났는데 성옥탄에 모인 천재들은 오천 명이 넘었다.

"다들 강자구나!"

진남은 왼쪽 눈으로 훑어보더니 그들의 경지를 확인하고 전의가 점점 강해졌다.

지난번 시혈난해도 이렇게 성대했다.

다만 지난번에는 경지가 부족하여 모든 이들과 싸울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진남, 잘했어!"

맑은 목소리가 진남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고개를 돌려 보니 흑포를 입은 강벽난이 언제 왔는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강벽난은 왜 이제야 온 거지? 설마 이미 이 상황을 예측했나?'

진남은 왼쪽 눈으로 강벽난을 살폈다.

그는 강벽난의 몸속에 강대한 죽음의 힘이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이 힘을 다 흡수하면 강벽난의 경지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더 많은 천재들과 무인들이 달려왔다.

그중에는 진남이 아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장내가 너무 혼란스러워 그는 진국현무의 등 위에 앉아 한 시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

이때, 멀리에서 엄청난 금빛이 솟아올랐다.

성옥탄에 도착하자 바로 터졌다.

광점은 위엄이 가득한 '목'자로 변했다.

"어?"

거물들과 무인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

그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목'자? 설마 천기도의 변화에 목부도 온 거야?'

그때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천기도가 열리고 기연이 왔다. 여러 영웅 호걸들은 나 대신 왕생회몽화(往生回夢花)를 얻어 목부로 오너라. 내 직접 그자를 제자로 맞을 거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큰 파문을 일으켰다.

여기에 온 사람들은 모두 미련하지 않았다.

'목'자가 새겨지고 이렇게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은 동주에서 한 사람밖에 없었다.

목부 부주였다.

'왕생회몽화를 얻어오면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흡-!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되면 신분과 지위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전에 문도산에서 한 장로의 아들이 동주 거물들의 싸움을 막으려 한 것만 봐도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되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질지 뻔했다.

"반드시 왕생회몽화를 얻어야 해!"

"맞아!"

"허허, 천기도의 보물과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기회까지 있어! 이번에는 둘 중 하나는 얻을 수 있을 거야!"

천재들과 무인들은 두 눈이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성천가와 다른 천재들도 눈에서 불꽃이 이글거렸다.

동주의 모든 천재들은 목부의 제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 기회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었다.

역천개명을 할 수 없더라도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되면 남는 장사였다.

상도맹 맹주와 만향루 루주 그리고 혈익봉황 등 거물들은 데리고 있는 천재들에게 명령을 전달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왕생회몽화를 얻어와야 한다!'

그러나 진남은 표정이 담담했다.

그의 마음속 스승은 청룡 성주뿐이었다.

그래서 목부 부주의 제자가 되는 기회에 그는 관심이 없었다.

그때 성옥탄에서 거대한 진법이 펼쳐지더니 신비한 힘과 함께 그림자들이 진법에서 걸어 나왔다.

"허허, 천기도가 전부 열릴 줄이야!"

감탄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장 앞에 선 사람은 목천성이었다.

목천성 외에 목씨 가문 제자 셋이 더 있었다.

그들은 경지가 전부 무성 삼 단계 정도 되었다.

천부와 경지만 놓고 보면 목천성에 뒤지지 않았다.

그들은 성옥탄에 모인 다른 천재와 거물들에 비해 기운이 훨씬 강했다.

"목씨 가문!"

"목씨 가문 제자들이야!"

"저자는 목천성이야. 이름을 들은 적 있어!"

무인과 천재들은 안색이 변하고 경계하는 시선을 보냈다.

'설마 목부의 제자들도 천기도에 들어가려는 거야?'

"목 동생이구나……."

상도맹 맹주와 거물들은 앞으로 다가갔다.

목천성 일행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상도맹 맹주와 거물들에게 고개를 까닥거렸다.

뼛속 깊숙하게 자리 잡은 거만을 드러냈다.

"제길! 목부 핵심 제자들이 다 오다니!"

강비범은 혼잣말로 욕했다.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성천가와 모용설을 살폈다.

그들도 표정이 무거워 보였다.

무혼 등급만을 놓고 보면 목천성 일행은 그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수단과 전력을 놓고 보면 목부 제자들은 전혀 그들보다 부족하지 않았다.

세 천재는 심호흡하고 목천성에게 다가갔다.

어찌 되었든 예의는 지켜야 했다.

목부의 위엄에 목천성 일행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사람들은 떠받들 듯 그들에게 연신 아부했다.

"진남, 너도 있었느냐?"

목천성은 거물들과 천재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남? 저자가 진남입니까?"

"허허, 평범해 보입니다."

목부의 다른 세 제자들도 진남을 시큰둥하게 쳐다봤다.

시끌벅적하던 성옥탄은 조용해졌다.

다들 목부의 제자들이 진남과 사이가 좋지 않을 줄 몰랐다.

"동생들, 진남을 얕잡아 보면 안 된다. 혼자서 문도산을 멸망시키고 묘 장로와도 깊은 사이다!"

목천성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목천성은 진남과 묘묘가 깊은 사이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뾰족하게 구는 걸 보면 무언가 변고가 생긴 것 같았다.

"문도산을 멸망시켰다고요?"

한 목부 제자가 나서더니 살기가 가득해서 말했다.

"그럼 대체 얼마나 대단한 재간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봐야겠습니다!"

쿵-!

무성 삼 단계의 기운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혈익봉황 일행은 안색이 변했다.

상도맹 맹주와 거물들은 속으로 흥분했다.

진남이 목부의 제자들과 사이가 안 좋으면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펑-!

그때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다.

옛길의 입구를 지키는 진법이 부서졌다.

한 시진이 된 것이었다.

사라락-

옛 기운을 담은 바람이 옛길의 다른 끝에서 불어왔다.

사람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드디어 천기도가 완전히 열렸다.

"어? 천기도가 열렸어? 진남은 일단 내버려 둬라! 천기도가 우선이다!"

목천성은 진남을 힐끗 보더니 걸음을 옮겼다.

그는 비술을 사용하여 경지를 누르고 천기도에 들어갔다.

진남을 혼내는 일은 급하지 않았다.

기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있었다.

당장 중요한 것은 왕생회몽화를 가져가서 아버지의 대업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흥! 이번만 봐주마!"

목부 제자는 차갑게 웃더니 경지를 낮추고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옛길에 들어섰다.

사람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자!"

"천기도가 열렸다! 얼른 가보자!"

"하하, 보물은 내 거야! 역천개명 할 거야!"

"허허! 꿈도 야무지다!"

성옥탄은 다시 들끓었다.

어찌 되었든 천기도에 먼저 들어가야 했다.

최고의 기연이었다.

상도맹 맹주 일행들은 한숨을 쉬었다.

'방금 싸움이 일어났으면 좋았을걸…….'

그러나 곧 입가에 냉소를 떠올렸다.

목부의 제자들은 잔인했다.

진남의 경지가 강하긴 해도 천기도에서 죽을 가능성이 컸다.

"아쉽다……."

진남은 탄식했다.

무성 경지 삼 단계의 목부 제자는 그나마 싸울 맛이 났다.

'넷이 연합해서 달려들면 좋았을걸……. 천기도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 운동할 수 있었을 텐데.'

다른 사람들이 진남의 생각을 들었더라면 아마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었다.

진남은 목부의 제자들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진남! 이들을 잘 부탁한다!"

혈익봉황과 진국현무는 얼른 진남에게 전음했다.

진남은 발걸음을 멈추고 난풍, 적풍운 등을 힐끗 보았다.

익숙한 얼굴도 있었고 낯선 얼굴도 있었다.

천재들은 진남의 시선을 느꼈는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 마음속에 진남은 전설이고 목부 제자들보다 약하지 않았다.

"만약 역천개명을 하고 싶고 전설적인 천재가 되고 싶으면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나에게 기대지 말고 너희들 실력을 마음껏 펼치거라!"

말을 마친 진남은 마신포를 휙 감더니 강벽난과 함께 천기도로 사라졌다.

분천고국의 천재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혈익봉황과 진국현무도 어안이 벙벙했다.

"어, 진남? 같이 가……!"

용호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쫓아갔다.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진남을 따라다니면 좋은 일이 있었다.

"저 녀석!"

난풍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외쳤다.

"가자, 우리도 천기도로 들어가자!"

몇만 명이나 되는 무인들이 옛 길로 달려가는 모습은 굉장했다.

보는 사람들도 흥분되었다.

거물들은 걱정이 되었다.

역천개명은 모두 오늘에 달렸다.

쿵-!

진남은 옛길에 들어서자 주저함 없이 속도를 높였다.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졌다.

그는 번개처럼 뒤에서 맨 앞으로 달려갔다.

세 천재와 목부의 제자들도 뒤로 제쳤다.

얼마 후 그가 움직이면서 생긴 강기가 사람들의 얼굴을 아프게 후려쳤다.

천기도는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유리했다.

"진남, 같이 가!"

용호는 뒤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나쁜 놈, 왜 이렇게 빨라!'

"너무 빠르잖아……."

무인들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진남의 속도를 쫓아갈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최선을 다해 달렸다.

"진남, 약속해놓고 벌써 나를 떼어버리려고?"

강벽난은 사기로 변해 날아갔다.

그녀의 눈에 기대감이 반짝거렸다.

진남의 경지는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했다.

진남은 한시도 멈추지 않고 전력을 다해 전진했다.

끝에 다다르자 그의 눈에 놀란 빛이 반짝였다.

얇은 수막이 앞에 펼쳐졌는데, 뛰어들기만 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 같았다.

진남은 마신포를 움직여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안으로 들어갔다.

목부의 제자들과 세 천재 그리고 강벽난 등은 그 모습에 더 빨리 진남의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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