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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18화 (418/1,498)

418화 지급 십품 무혼

네 번째 날, 봉황영, 수행전.

진남은 난성걸이 건네는 저장 주머니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남은 법보를 팔고 얻은 원석은 난씨 가문이 가지면 됩니다. 이번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 데는 난씨 가문의 도움이 컸습니다."

"응? 아, 그래."

난성걸은 어안이 벙벙했다. 남은 보물들을 팔면 최소 오백만 개의 원석을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난씨 가문은 선조의 유언을 믿고 저를 도와줬으니 섭섭하지 않게 해드리는 겁니다."

진남은 원래 인색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제 사람에게는 절대 인색하지 않았다.

"다음 계획은 무엇이냐?"

곁에 있던 주벽화가 끼어들었다.

"저는 잠시 떠날 예정입니다. 그리고 두 달 후 문도보굴에 가겠습니다."

진남은 심호흡하더니 말했다.

"선배님, 시간이 없으니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뵙겠습니다."

진남은 허공을 찢고 사라졌다.

주벽화는 진남을 알고 지낸 지 꽤 되었다. 그는 진남이 뭔가 일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 *

허공 속.

진남은 양대 무조에게 전음했다.

"선배님들, 시간이 없어서 십만 개의 혼돈지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먼저 오만 개를 얻었으니 나머지는 후에 드리면 어떻습니까?"

"네 이놈, 사람을 놀리는 게냐? 어쩔 수 없지 뭐. 내가 준 지도대로 가거라."

난해무조는 투덜거렸다. 혼돈지기로 조각을 회복하고 난씨 가문에도 이득을 주는 것을 그들도 지켜보았다. 그들은 진남이 일 처리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의 요구에 응했다.

진남은 한시름을 놓았다.

계속 조각을 사고 법보를 판다면 원석은 모아질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열흘이나 낭비했다. 계속 시간을 낭비하면 지급 십품 무혼으로 진급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렇다면 삼 개월에 역천무존 원만 경지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었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천칠백만 개의 원석이라면 지급 십품 무혼으로 진급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진남은 난해무조가 준 지도를 들고 힘껏 허공을 찢고 뛰어들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다.

하루 밤낮을 지나서 진남은 지도에 표시한 곳에 도착했다.

앞에 커다란 삼림이 나타났는데 시커먼 나무들은 모두 십 장은 넘어 보였다.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려 스륵스륵 소리를 내며 흩날렸다. 마치 살아있는 몇만 개의 눈알이 지켜보는 것처럼 소름 끼쳤다.

기괴한 수림은 요안림(妖眼林)이었다. 동주 금지 중 하나로 서열 십일 위였다. 시혈난해보다 서열이 높았다.

"이 나무들은 모두 영지가 있어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구나!"

진남은 왼쪽 눈으로 살피더니 도의를 드러냈다. 요안림은 진남의 강한 힘을 느꼈는지 춤추던 나뭇잎들이 조용해졌다.

"앞으로 쭉 가면 된다. 너의 동술이 뛰어나니 금제는 네가 알아서 풀거라. 가다가 석상을 보면 멈추거라."

난해무조가 말했다.

"진남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요안림으로 날아들어 갔다.

진남은 동주의 무인들을 여럿 보았다. 그들도 경지가 평범하지 않았다. 진남은 그들을 일일이 피하고 전신의 왼쪽 눈을 굴려 금제를 풀며 계속 깊숙이 들어갔다.

한 시진 정도 들어가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앞쪽에 방원 십 리가 되는 공터가 나타났다. 공터에는 석상이 서 있었다. 석상은 얼굴이 흐릿하고 수많은 세월이 지나 부식되어 있었다.

"아무런 특이한 점이 없는 것 같은데……."

진남은 왼쪽 눈으로 훑어보며 궁금해했다.

'전신의 왼쪽 눈이 살필 수 없는 것인가?'

"주인이 왔으니 속히 문을 열거라!"

진남의 체내의 두 무조는 동시에 눈에서 빛을 뿜어 석상의 두 눈에 주입했다. 그리고 손자국을 만들더니 소리쳤다.

끼기긱.

석상이 입을 크게 벌리자 시커먼 동굴이 나타났다.

"빨리 들어가거라!"

양대 무조는 큰소리로 외쳤다. 진남은 서슴없이 입 안에 들어갔다. 석상의 입은 다시 천천히 닫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진남은 석상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석상 안과 석상 밖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눈앞에는 방원 이십 리가 되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 아래는 붉은색의 흙이 있었다. 흙은 수정 같았다. 공간에는 성왕의 힘이 느껴졌다. 그 힘은 끝이 없고 양이 엄청나서 바다와 같았다.

밖에서 천지영기를 흡수하면서 존자의 힘을 늘리는 속도와 이곳에서의 가속도가 붙은 속도는 백 배의 차이가 날 것이었다.

"허허, 봤느냐? 이게 바로 성왕동천이다! 하하하!"

난해무조는 거만하게 웃었다. 이곳을 만들기 위해 그는 심혈을 기울였다.

"단청, 혼돈지기는?"

시혈무조는 난해무조를 무시하며 진남에게 물었다.

"드리겠습니다."

진남은 천칠백만 개의 원석을 전부 꺼냈다.

원석은 산처럼 쌓여서 원력이 끓어 넘쳤다.

"뭐 하는 게냐?"

난해무조의 눈에 궁금증이 가득했다. 시혈무조도 궁금해서 바라보았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단청이 왜 원석에 집착하는 것인지 몰랐다.

"원석이 진짜 많구나…….'

진남은 심호흡하고 원석을 집어삼켰다.

"응?"

양대 무조는 넋이 나갔다.

'이 녀석 뭐 하는 거야? 원석을 먹어?'

'세상에, 천칠백만 개의 원석을 전부 삼킨다고?'

백만!

이백만!

삼백만!

진남은 기계처럼 계속 원석을 집어 먹었다.

양대 무조는 넋이 나가서 진남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동주를 누비면서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원석을 미친 듯이 삼키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단청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다.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진남이 삼킨 원석은 점점 많아졌다.

칠백만 개!

팔백만 개!

구백만 개!

일 주 향이 더 지나가면서 진남은 천오백 만개의 원석을 먹었다.

"역시 진급되지 않았어……."

진남은 손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진남도 천오백만 개의 원석으로 진급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선배님들, 오만 개의 혼돈지기입니다. 일단 받으십시오."

진남은 혼돈지기를 양대 무조에게 주입했다.

"응?"

양대 무조는 눈빛이 이상하게 변했다.

'설마 단청은 원석을 먹고 혼돈지기를 만든 거야?'

양대 무조는 몸을 흠칫 떨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어. 너무 터무니없는 일이야.'

"하하하, 역시 단청이야. 약속을 잘 지키는구나. 천천히 수련하거라 나는 네가 역천무존이 되기를 기대하겠다."

난해무조는 호탕하게 웃고 더 이상 진남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혼돈지기를 삼키며 수련을 시작했다.

양대 무조가 수련을 시작하자 진남은 나머지 원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천오백오십오만 개!

천육백만 개!

천육백팔십만 개!

"마지막 이십만 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해……."

진남은 손을 멈추었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는 천칠백만 개의 원석이 있으면 진급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했다. 아니면 그는 또 시간을 들여 원석을 얻으러 가야 할 것이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진남은 나머지 원석을 전부 삼켰다.

마지막 원석을 삼켰을 때였다.

쿵!

폭발음이 들렸다.

진남의 등 뒤로 금빛이 번쩍거리더니 곧 열 번째 금빛이 솟아올랐다.

전신의 혼은 지급 십품 무혼으로 진급했다.

커다랗던 전신의 혼은 지급 십품으로 진급한 후 삼 장 정도로 작아졌다. 그리고 전신의 혼은 겉에 몽롱한 금빛이 한층 씌어 더 공포스럽고 엄청난 위압을 드러냈다.

"이게 무슨 일이냐? 지급 십품 무혼이라니! 너 지급 십품 무혼이었어?"

양대 무조는 깜짝 놀랐다.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그들은 턱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입을 떡 벌렸다.

지급 십품은 엄청 귀한 무혼이었다.

잠룡방에도 지급 십품 무혼을 가진 자가 셋밖에 되지 않았다.

양대 무조들도 지급 구품의 무혼이었다. 그러다가 후에 기연을 얻어 무조가 된 것이었다.

"왜요? 이상합니까?"

진남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건……."

양대 무조는 할 말을 잃었다. 단청은 한 번도 자신의 무혼이 지급 십품이 아니라고 한 적이 없었다.

"콜록, 콜록. 단청, 평소에 우리가 너를 어떻게 대했느냐? 단천도를 뽑게 되면 이보를 우리에게 나눠줘야 한다. 걱정 말거라. 남은 오만 개의 혼돈지기를 주지 않아도 된다……."

난해무조는 두 눈이 이글거렸다.

지급 십품의 무혼을 가졌다.

역천무존의 원만 경지를 돌파하겠다는 게 허튼소리는 아니었다.

진남은 말없이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전신의 혼은 엄청난 흡입력을 발휘하면서 성왕지기를 빨아들였다.

진남은 바로 수련에 들어갔다.

시혈무조가 저도 몰래 감탄했다.

'우리를 무시했어!'

난해무조는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됐소. 이 녀석에게 대가를 주면 우리에게 이보를 줄 거요."

양대 무조도 결정을 내리고 폐관 수련을 했다.

진남의 파동이 드디어 안정을 찾았다. 그는 역천무존의 원만 경지가 되기 위해 애를 썼다.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남은 두 달에 달려있었다.

시간이 하루하루 흘러갔다.

진남은 성왕동천에서 성왕지기를 흡수하여 존자의 힘으로 변화시켰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후유증이 전혀 없었다.

닷새도 되지 않아 존자의 힘은 팔백아흔아홉 개가 되어 존자 구 단계를 돌파했다.

"구 단계라……."

진남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기쁜 기색이 전혀 없고 표정이 더욱 진지해졌다.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진남이 폐관 수련한 지 열흘이 될 때 동주에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 * *

상도맹에 도둑이 들었다. 가치가 천만 원석이나 되는 보물이 사라졌다. 지난번보다 더 손해가 컸다.

사건을 저지른 사람은 뻔뻔하게 신분을 밝혔다.

사마공과 용호였다.

사마공과 용호는 명성이 자자해지고 잠룡방 서열 십구 위와 이십 위로 올라갔다.

상도맹 맹주는 불같이 화를 내며 모든 강자들을 출동시켰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사마공과 용호는 모두 분천고국에 가입한 상태였다.

아무리 화가 나도 상도맹 맹주는 지금 분천고국과 싸움을 택할 수 없었다.

이번 일로 나머지 삼대 세력은 분천고국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어찌 된 일인지 올해에 분천고국에 인재들이 점점 많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향루의 옥나찰은 고응을 사흘 밤낮을 쫓아다니며 끝내 죽였다.

축항은 어떤 금지로 가서 경지를 돌파하려고 했는데, 역시 옥나찰의 추격을 받았다. 그러다 한바탕 싸웠는데 결국 패배하고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

옥나찰은 잠룡방 순위에서 십일 위까지 올라갔다.

양공은 무적존자로 진급했다. 그리고 그는 문도산 연무대에서 무호와 하루 밤낮을 싸웠다. 결국 양공은 팔 위로 올라가고 무호는 십 위로 떨어졌다.

하역에서 올라온 진남 일행의 천재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많은 일들을 여러 세력들과 무인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들리는 소식에 단청이 백호성을 떠나서 행방불명이 되었다는데, 폐관 수련 중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또한, 시혈난해의 살신 후계자 당청산도 사라졌다는데, 하역 무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제삼 금지 구역인 황량한 사막에서 엄청난 도의를 느낀 적이 있는데 당청산이 수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잠룡방 삼 위에 든 천재들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삼 위에 든 천재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무런 소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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