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화 보물을 만들어 팔다
역시 진남의 추측이 맞았다.
양대 무조는 충분한 이익이 있어야 좋은 물건을 내놓았다.
시혈무조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네가 역천의 기초를 갖추었다고 해도 부족하다. 지급 십품의 무혼이 있다면 모를까. 고작 삼 개월에 성왕동천만 믿고 역천무존의 원만 경지에 이를 수는 없다."
양대 무조의 눈에서 열정이 사라졌다.
단청은 지급 십품 무혼이 아니었다.
'지급 십품 무혼?'
진남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전신의 혼은 지금 지급 구품 무혼이었다.
하지만 수단을 사용해서 지급 십품으로 진급하는 것도 큰 문제는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진남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배님들, 단천도를 얻을 기회는 백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입니다. 저는 한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저를 성왕동천에 데려다주시고 제가 수련에 성공한다면 선배님들이 원하는 이보를 드리겠습니다. 만약 성공을 못 한다고 해도 혼돈지기를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
무혼이나 뇌겁에 관한 일을 진남은 말하지 않았다.
지금은 양대 무조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게……."
둘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성왕동천은 그들이 부활한 후 정상급 경지를 회복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 단청이 그 속의 비밀을 알고 분천고국과 연합을 하여 성왕동천을 빼앗을까 봐 걱정되었다.
"되긴 된다!"
난해무조는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하지만 십만 개의 혼돈지기를 줘야 해!"
십만 개의 혼돈지기가 있으면 부활을 하지 못해도 경지를 강하게 높일 수 있었다.
그럼 단청이 배신해도 그들은 수단을 써서 성왕동천을 지킬 수 있었다. 게다가 단청이 성왕동천에서 삼 개월을 수련한다고 해도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단천도를 얻으나 얻지 못하나 그들은 손해 볼 게 없었다.
"십만 개요? 좋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에 진남은 아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거래 성사! 허허, 우리는 네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다!"
양대 무조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폐관 수련하고 경지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진남은 하늘에 흩날리는 눈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막막함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글거리며 불꽃이 튀었다.
'원석을 먼저 얻자! 전신의 혼을 지급 십품으로 진급하자! 그리고 양대 무조에게 십만 개의 혼돈지기를 주고 성왕동천의 위치를 알아내야지! 성왕동천에 가서 폐관 수련을 하고 역천무존의 원만 경지를 돌파하는 거야! 그럼 문도보굴이 열렸을 때 단천도를 뽑고 최고의 뇌겁을 일으켜 문도산을 부술 수 있어!'
"문도산, 기다리거라!"
진남은 멀리 있는 군산들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했다.
원석을 얻는 일이 시급했다.
'원석을 얻는 일은 상도맹을 이용하면 되겠군!'
진남은 영패를 꺼내 궁양에게 신념을 전한 후 허공에 들어섰다.
* * *
한참 후 진남은 백호성으로 돌아왔다.
그는 단청으로 변신하지 않았다. 상도맹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사마공, 조각을 모으는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진남은 사람이 없는 구석에 가서 영패로 전음했다.
"며칠 동안 꽤 모았소. 반보제기 몇백 개와 성도지기 만여 개요. 자네는 모르지? 며칠 전에 조각을 모을 때 백호성, 아니 분천고국에 난리가 났소. 사람들은 우리를 이상하다고 하더군……."
사마공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멍청한 자식들이 뭘 알겠어.'
"아직 부족합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이것도 부족하오?"
사마공은 깜짝 놀랐다.
'설마 상도맹을 한 번에 터뜨리려는 건가?'
진남은 사마공과 약속을 잡고 봉황영으로 돌아왔다.
봉황영은 궁전을 몇 개 더 지었고, 난씨 가문 제자들과 봉황영의 사람들이 같이 훈련하고 있었다. 그들은 생기가 넘치고 흥겨웠다.
제자들은 진남을 보자 눈을 빛냈고, 우렁차게 인사했다.
주벽화와 난성걸이 강림했다.
"들어가서 이야기 나누자."
진남은 그들을 따라 수행전 이 층으로 왔다.
"단청 도우, 우리 난씨 가문은 선조들의 교훈대로 이제는 너를 따르기로 했다. 무슨 일이든 말하거라."
난성걸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난씨 가문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 그는 주벽화를 쳐다봤다. 주벽화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분천고국에는 강자들이 많았지만, 인재는 적었다. 한데, 난씨 가문이 들어오면서 난풍과 같은 인재들을 가득 데리고 왔다.
진남은 난성걸을 쳐다보고는 바로 말했다.
"난 가주, 저는 지금 대량의 성도지기와 반보제기 조각이 필요합니다. 난씨 가문 사람들을 시켜 얻어올 수 있습니까?"
"조각?"
난성걸과 주벽화는 동시에 놀랐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나서 물었다.
"얼마 전에 대량으로 무기 조각을 거둬들이는 사람이 있었는데 네가 시킨 거냐?"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강자는 얼떨떨했다.
'왜 조각을 모으는 걸까?'
'설마 조각을 회복시킬 수 있는 걸까?'
'불가능하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대단한 거다!'
"얼마나 필요하느냐?"
난성걸은 궁금증을 참으며 물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진남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난 가주, 조각을 사는 원석은 먼저 지불해 주십시오. 나중에 갚겠습니다."
"원석은 주지 않아도 된다. 난씨 가문에 아직 사백만 개의 원석이 있는데 전부 조각을 사는 데 사용하겠다."
난성걸은 단청이 왜 조각을 사들이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를 따르기로 했으니 의심할 필요도 없었다. 때가 되면 그가 하는 일을 알 수 있었다.
"너 이 자식……."
주벽화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분천고국의 국고에 대량의 조각이 있다. 사람을 보내서 골라오라고 하마."
"선배님들 고맙습니다!"
진남은 공수하고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진남은 난씨 가문 사람들과 적풍운 등과 대화를 마치고 큰 산에 들어가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련했다. 시간이 촉박하여 일분일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난성걸은 일을 잘했다. 장로들이 이해하지 못했지만, 난씨 가문 사람들은 분천고국에 흩어져서 조각들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분천고국에 다시 한 번 폭풍이 일었다.
무인들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조각이 아니라 귀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친 듯이 사들이는 걸까?'
조각을 사들이는 일은 이틀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
난씨 가문은 도합 삼만여 개의 성도지기 조각과 만여 개의 반보제기 조각을 사들였다. 사마공은 이만여 개의 성도지기 조각과 오천여 개의 반보제기 조각을 얻었다. 분천고국의 국고에는 만여 개의 성도지기 조각과 오천여 개의 반보제기 조각이 있었다.
도합 육만여 개의 성도지기 조각과 이만여 개의 조각이 모였다.
"이틀만 기다려주십시오!"
진남은 사람들에게 말하고 조각을 들고 산속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금제를 치고 진남은 조각들을 전부 꺼냈다. 조각들은 작은 산을 이루어 빛을 반짝거렸다.
"시작하자!"
진남은 혼돈지기를 꺼내서 조각들에 주입했다.
조각들은 혼돈지기를 흡수하고 흔들리더니 법보로 변했다.
잠시 후, 엄청난 위압이 동굴에서 퍼졌다.
스무 개의 성도지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두 개의 반보제기도 있었다.
"좋다!"
진남은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또, 반보제기에 거의 접근한 물건도 세 개 있었다.
이렇게 많은 보물들을 상도맹에 팔면 거대한 재물로 바꿀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상도맹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었다.
진남은 마음을 다스리고 영패를 꺼내 주벽화, 난성걸 그리고 사마공에게 전음했다.
진남이 있는 곳에 도착한 셋은 많은 보물들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게 무슨 일이냐?"
주벽화와 난성걸은 놀란 표정이었다.
'설마 정말로 조각들을 회복하는 데 성공한 걸까?'
사마공은 이미 적응이 되었다. 하지만 많은 보물들을 보자 저도 몰래 침을 꿀꺽 삼켰다.
"세 분, 이 보물은 특별한 이유 때문에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 보물들은 상역 동주의 여러 상도맹에 팔 것입니다. 그리고 바꾼 원석을 우리가 나눕시다."
진남은 길게 이야기하지 않고 주제만 말했다.
이렇게 많은 보물들은 당연히 한꺼번에 팔 수 없었다.
아니면 상도맹의 의심을 살 것이다.
"왜? 단청 도우, 나는 이 보물들을 팔지 않고 가지고 싶다……."
난성걸은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진남의 진지한 표정에 뒷말을 잇지 못했다.
조각들 때문에 난성걸은 진남을 더 우러러보게 되었다.
난성걸은 자신들이 틀린 선택을 한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진남과 셋은 보물을 분배했다. 보물들은 셋이 가지고 움직이기로 했다.
난씨 가문의 사람과 분천고국의 사람들은 변장하고 상역 동주 여러 상도맹 지부에 보물을 팔았다.
소리 없는 폭풍이 상도맹을 휩쓸었다.
* * *
상도맹 본부 의사전.
상도맹 맹주는 표정이 싸늘했다. 며칠 내내 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시혈난해에서 단청에게 져서 체면을 구겼다.
그리고 문도보굴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축항은 천부가 뛰어나지만, 점점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상도맹 맹주는 중얼거리더니 눈에 살기가 스쳤다.
"하지만 축항이 천기도에 들어가고 목부의 제자가 되면 단청, 그날이 네 놈이 죽는 날이다! 기다리거라!"
그는 뼈에 사무치도록 단청을 싫어했다. 그는 단청을 뼈까지 갈아버리고 싶었다.
이때 상도맹 맹주의 허리춤에 있던 영패에서 빛이 났다.
"맹주, 동주 만향루 지부에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누군가 반보제기와 반보제기에 가까운 보물을 판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도지기도 세 개 있습니다. 이자는 팔백만 개의 원석을 요구합니다.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상도맹 맹주는 그제야 눈에 빛이 났다.
"잘 확인했느냐? 물건들은 문제가 없겠지?"
상도맹 맹주는 물었다.
"기운이 비슷하긴 하지만 법보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상도맹 맹주는 눈을 반짝거리며 낮게 말했다.
"칠백만 원석을 주겠다고 하거라!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사지 말아!"
"알겠습니다!"
얼마 후, 상대방이 소식을 전했다.
"칠백만 개 원석으로 거래를 성사했습니다!"
상도맹 맹주는 그 소식에 엉망이던 기분이 조금 편해졌다. 칠백만 개의 원석으로 다섯 개의 보물을 샀다. 그 보물을 되팔면 삼, 사백 개의 원석을 더 벌 수 있을 것이었다.
"칠백만 개의 원석이요?"
진남은 난성걸에게 조금만 속도를 늦추라고 말했다. 하루 또는 이틀 사이에 대량의 반보제기를 판다면 수상해서 상도맹도 눈치를 챌 것이었다.
그 후로 사흘이 지났다.
상도맹의 여러 지부에서는 반보제기 하나와 반보제기에 가까운 존재 두 개, 성도지기 열두 개를 사들이는데 천만 개의 원석을 사용했다.
상도맹 맹주는 저도 몰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번에 얻은 보물을 되팔면 구백만 개의 원석을 벌 수 있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