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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11화 (411/1,498)

411화 실력만 있으면 규칙은 상관없다

진남은 앞에 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궁양이 오기를 기다리려 했다. 그렇게 되면 삼만 개의 원석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는 원석을 문도산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무인들은 줄을 서서 질서 정연하게 신분을 검증하고 기운을 드러내고 원석을 바친 후 영패를 얻었다.

무인들도 하나둘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이백칠십여 명의 무인들이 들어가고 곧 진남의 차례가 되었다.

진남 뒤의 무인들은 남몰래 탄식했다. 오늘 영패를 얻지 못하면 다시 줄을 서야 했다.

"양 형이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지?"

진남은 머릿속이 시커메졌다. 이미 이백아흔 번째의 차례가 됐다.

'원석을 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구나.'

"됐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다시 방법을 생각하여 문도산을 속여 원석을 되찾자.'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휙! 휙! 휙!

몇 개의 강한 기운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왔다. 강한 존자의 위능을 끊임없이 방출하여 장내를 휩쓸었다.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문도산 안에 아직도 이렇게 건방진 자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기에 다들 고개를 들고 보았다. 진남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이 기운들은 열 명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다들 기운이 힘차고 매우 강했다. 그리고 사람마다 몸에서 매우 짙은 혈기와 살기를 뿜고 있었다. 마치 수많은 싸움을 경험한 것 같았다.

"이들은 만만하지 않구나. 경지가 모두 존자 칠 단계 이상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들은 수련한 공법도 모두 똑같다. 연합하면 아마 더 강할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허허, 여러분. 문도산에 들어가려고 오셨습니까?"

장일수는 안색이 변하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우리 문도산은 모든 일을 규칙에 따라 처리합니다. 영패를 얻으려면 반드시 공평하게 줄을 서야 합니다."

열 명의 무인들은 담담하게 장일수를 훑어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장일수는 살짝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는 문도산이다. 설령 이들이 경지가 매우 강하다고 한들 무슨 소용 있나? 내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나에게 무릎 꿇어야 한다!'

이때, 기운이 엄청난 형상이 돌진해왔다.

온 사람을 보자 장일수는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온 사람은 키가 한 장이고, 온몸의 근육이 울뚝불뚝하고 머리카락이 모두 곧게 서고 한 쌍의 눈은 시뻘겠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방대한 기세의 위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존자 팔 단계의 경지이고 무혼도 지급 팔 품이다. 그가 수련한 공법은 여기 있는 몇십 명과 조금 비슷하구나……."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이자는 아마 잠룡방에 이름이 올랐을 것이다. 역시 문도산이구나. 창성하고 천재가 많구나.'

"사형, 어떻게 오셨습니까?"

장일수는 두려워하며 다급히 공수했다. 방금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다른 무인들도 이 광경을 보고 속닥거렸다

"아마 사경도(史景濤)일 것이다. 그는 잠룡방에서 서열이 삼십일 위다."

"그가 어떻게 직접 왔지?"

"잘 모르겠다. 이 열 명의 무인들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

몇십 명의 동일한 공법을 수련한 무인들은 사경도를 보자 모두 크게 한 발짝 내디디고 정연하게 서서 일제히 공수했다. 눈빛을 반짝이며 신식으로 교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장일수는 이 광경을 보자 마음이 철렁 내려앉고 이마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열 명의 무인들은 사경도와 관계가 밀접한 것이 분명했다. 그는 문도산에서 지위가 낮지 않지만, 사경도 같은 잠룡방에 이름이 오른 천재와 비교하면 아직 많이 부족했다.

"장일수라 했지? 이자들은 내 친구들이다. 영패를 그들에게 주거라."

사경도는 표정이 담담했다. 마치 명령을 하는 것만 같았다.

사경도의 말을 들은 장일수는 조금도 거만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원래는 사형의 친구들이군요, 방금 제가 눈이 삐어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이 마음에 두지 않길 바랍니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여기 영패입니다. 잘 간직하십시오."

장일수는 열 개의 영패를 건넸다. 열 명의 무인들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영패를 받았다. 사경도는 돌아서 그들을 거느리고 떠나려 했다.

진남은 이 광경을 보자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자들이 영패를 가져가면 마침 삼백 개가 아닌가? 그러면 나는 문도산에 들어갈 수 없고 내일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진남 앞뒤의 무인들도 안색이 조금 변했다. 그러나 사경도 앞에서 그들은 당연히 그 어떤 불쾌함도 나타낼 수 없었다.

"잠깐!"

진남은 한발 성큼 나서며 소리쳤다. 놀란 표정을 한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쏠렸다.

'뭐 하려는 거지?'

"무슨 문제가 있느냐?"

장일수는 표정이 엄해지더니 위압을 뿜었다.

사경도와 열 명의 무인들은 듣지 못한 것처럼 여전히 떠나려 했다. 그러나 진남의 한마디에 그들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정액 영패는 규정에 따라 발급하고 줄을 서야 하며 쟁탈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저들은 줄은 서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바로 영패를 가질 수 있는 거냐? 설마 사경도가 신분이 다르다고 규칙을 어길 수 있는 거냐?"

진남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

이 말에 무인들은 모두 기색이 변했다.

'저자가 미쳤나? 문도산 안에서 감히 사경도에게 이렇게 함부로 하다니?'

장일수는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화가 치밀어올라 외쳤다.

"넌 누구냐? 이게 너하고 무슨 상관있느냐? 영패 발급은 내 맘대로다! 내가 주고 싶으면 누구든지 상관없이 주는 거다! 네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게 없다!"

사경도에게 눌려 장일수는 마음이 답답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앞에 있는 자식이 감히 자신을 책문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이 자식은 설마 자신이 사경도인 줄 아나?'

"규칙을 어겼다고?"

사경도가 입을 열었다. 그는 허공에 서서 진남을 내려다보며 입을 벌리고 웃었다.

사경도가 살기를 드러내고 말했다.

"어린 친구, 내가 지금 알려주도록 하지, 문도산은 이렇다.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규정은 강자인 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되는 거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마치 천둥이 내려치는 것만 같았다. 잠룡방 서열 삼십일 위의 위엄을 완전히 드러냈다.

무인들은 거의 모두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경지가 존자 정도밖에 안 됐지만, 사경도의 기세에 모두 짙은 두려움을 느꼈다.

오직 진남만이 여전히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

"이 자식을 너에게 맡기겠다. 네가 처리하거라!"

사경도는 진남이 태연자약한 표정을 보자 눈에 빛이 스쳤다. 그는 기세를 거두고 장일수를 힐끗 보더니, 활개 치며 떠나갔다. 진남이 경지가 좀 높지만, 자신이 직접 손을 쓸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듣지 못했느냐? 빨리 꺼지거라! 앞으로 넌 문도산에 발을 들일 생각도 하지 말거라!"

장일수는 진남을 보며 사납게 외쳤다. 마치 문도산에서 자신이 왕이라도 된 듯했다.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진남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문도산의 규칙이 이렇게 잔혹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는 이런 규칙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왔겠지?"

진남은 고개를 들고 허공 밖을 바라보았다.

"너 아직도 가지 않았느냐? 죽고 싶은가 보구나!"

장일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자가, 자신의 화에도 태연자약할 줄 생각지 못했다. 그의 속에서 살기가 솟아올랐다. 사경도가 그를 멸시한다고 앞에 있는 이 청년이 그를 멸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 찰나, 쿵 하는 허공이 무너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엄청난 위압이 맹수처럼 용솟음쳤다.

앞에서 걷던 사경도와 열 명의 무인들은 무언가 느낀 듯 안색이 크게 변했다. 다른 무인들은 더욱더 심장이 세게 떨렸다. 기세만으로도 그들은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

"이건……."

장일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고 허공을 바라봤다.

허공 속에 궁양이 변한 양공이 담담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기세를 조금도 감추지 않고 전부 드러냈다. 아래쪽의 빙하도장에 금이 갔다.

궁양과 비하면 사경도의 위압은 개미 같았다.

"양공 사형!"

사경도는 안색이 크게 변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양공 사형이 어떻게 직접 빙하도장에 온 거지?'

"어……."

장일수와 다른 무인들은 모두 헛숨을 들이켰다.

'양공이다! 문도산 최고의 천재이다. 신분이나 지위가 장로보다 못지않고 미래를 가늠할 수 없다.'

'이런 거물은 지금껏 이곳에 온 적이 없다. 한데, 오늘은 왜 온 거지?'

궁양은 말소리를 무시하고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그리곤 진남을 발견하고 위압을 전부 거두고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자식, 드디어 문도산에 왔구나!"

그의 웃음은 오랜 기다림 끝에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게요, 드디어 왔습니다."

진남의 입가에도 웃음이 드러났다.

그들은 커다란 손을 힘껏 마주 잡았다. 형제의 정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눈앞의 광경은 장일수와 사경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맑은 하늘에 벼락이 내리친 것 같았다. 그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 이건 무슨 장난인가?'

"형님께서 안 오셨으면 저는 이 산에 발도 들이지 못했을 겁니다."

진남은 담담하게 웃었다.

궁양은 그 말을 듣자 미소를 거두고 장일수를 쳐다봤다.

"어찌 된 일이냐?"

그는 말투가 담담했지만, 위압을 풍겼다.

장일수와 사경도는 정신이 번쩍 들어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돋았다.

"양, 양 사형!"

장일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사 사형이 와서 규칙을 어겼습니다. 그래서 양 사형의 친구에게 영패를 주지 못했습니다. 이번 일은 제 탓이 아닙니다……."

사경도는 안색이 변했다. 그의 두 눈에 놀라움과 화가 떠올랐다.

'장일수 네 이놈! 잘못을 나에게 떠넘기다니!'

"꺼져!"

장일수의 말이 끝나기 전에 궁양이 차가운 말투로 무정하게 말했다.

쿵!

보이지 않는 힘이 장일수를 때렸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거꾸로 날려나 피를 토했다.

이 정도 공격이면 적어도 중상을 입었을 것 같았다.

"양, 양 사형! 장일수가 한 말이 사실이 아닙니다. 저도 이분이 사형의 동생일 줄 몰랐습니다……."

장일수의 모습을 본 사경도는 커다란 몸집을 흠칫 떨며 변명했다. 조금 전까지 살기가 가득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래?"

궁양은 손을 쳐들었다. 엄청난 폭풍이 손바닥에 만들어졌다.

주변이 차가워지고 사경도와 열 명의 무인들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들은 도망가고 싶었지만 도망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만일 도망을 간다면 더 안 좋은 꼴을 당할 수 있었다.

"사경도라고 했지? 네가 방금 문도산에서는 실력만 있으면 규칙을 어겨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오늘 너를 다치게 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 열 개의 영패를 전부 내놓거라. 그러면 된다."

진남은 궁양을 말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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