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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10화 (410/1,498)

410화 문도산으로

문도산은 동주의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고 일 년 내내 눈이 내렸다.

문도산은 한 개의 큰 산이 아니라 많은 빙산에 둘러싸여 있었다. 빙산마다 모두 궁전이 있었다.

몇십 년 동안 동주의 사대세력 가운데서 문도산의 기운이 제일 왕성했고 연속으로 천재가 몇 명이나 나왔다. 잠룡방 서열 십 위 안에도 문도산의 제자들이 다섯 명이나 있었다.

진남의 지금의 경지로 백호성에서 문도산까지 가려면 족히 열흘이 걸렸다.

평소라면 문도산으로 가면 위험했겠지만, 다행히 궁양이 양공으로 변하여 문도산 안에서 이미 일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진남이 가더라도 힘들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단청의 신분을 쓸 수 없다. 아니면 문도 노조도 분명 나를 공격할 것이다.'

허공을 날던 진남은 한 가지 일이 생각났다.

그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진남이든 단청이든 문도산의 세력과는 천성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아무리 신분을 바꾸어도 마지막에는 제일 큰 원수가 될 것 같았다.

"선배님, 저에게 강한 고술을 전해주십시오."

진남은 생각하더니 양대 무조에게 말했다.

양대 무조는 눈빛이 흔들렸다.

'자식, 드디어 우리에게 부탁할 일이 생겼구나.'

"혼돈지기를 드리겠습니다."

진남은 각각 천 개의 혼돈지기를 그들에게 뿜어 보냈다.

"태도가 좋구나. 이 제운살(帝雲殺)을 너에게 전해주마. 이건 고술이 아니라 제술이다. 전에 호운대제(浩雲大帝)의 절학(绝学)……."

난해무조는 일부러 아까운 표정을 지으며 강한 고술을 진남의 식해 속에 주입했다.

"제술이요?'

진남은 눈이 밝아졌다.

'제술이라면 무제의 절학이다. 사마공의 비범한 재주는 모두 제술이었다. 때문에 상도맹의 방어를 풀고 보물을 강탈할 수 있었다.'

제술은 불사봉황술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제술을 한번 확인해 보자!'

진남은 생각에 잠겼다. 생각에 빠지니 걷잡을 수 없었다.

제운술은 신법지술(身法之術)이고 위력이 대단했다.

만약 제대로 습득하면 몸이 구름과 같아졌다.

이 특성을 이용하면 몸은 구름과 연기처럼 형상을 바꿀 수 있고 적들이 가둘 수 없었다.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살초를 펼칠 수 있었다.

전신의 왼쪽 눈의 예측하고 꿰뚫어 보는 능력까지 더하면 더욱 완벽해져 당해낼 사람이 없었다.

진남은 강한 무예 재능이 있었다.

제술 속의 여러 가지 오묘함이 광막처럼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 * *

세 시진이 지난 후.

슥!

진남의 몸은 매우 가벼워졌다. 전혀 무게를 느낄 수 없었다.

화르륵!

그가 앞으로 움직이자 강풍을 일어났다.

진남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몇 리를 이동했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응?"

난해무조와 시혈무조는 모두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지? 잘못 본 것이 아니겠지?'

'겨우 세 시진밖에 안 됐는데 제운술을 깨달았단 말인가? 무예 천부가 엄청나구나!'

"내 몸에 이미 고술이 많다. 여기에 또 제술이 더해졌다. 이대로라면 나는 싸우는 데 더 불리하다."

진남은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안색이 어두워졌다.

만약 사람이 항아리라면 고술들은 물이었다. 물을 많이 부으면 넘쳐 낭비하게 되었다.

"너 혹시 고술이 너무 많아서 고민하는 거냐?"

난해무조는 무언가 발견한 듯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넌 무조가 무엇인지 아느냐? 무조란 바로 무도의 선조다. 근원이 모든 무예를 근원의……."

"무조? 무도의 근원? 무도의 끝?"

진남은 살짝 어안이 벙벙했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나 생각들은 모두 안개 속에서 꽃을 보는 것처럼 희미하여 얻는 것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그의 경지는 존자 단계이고 아직 무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때문에 아직 무조의 오묘함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난해무조의 한마디가 그를 깨우쳐주었다.

그는 자신의 몸에 있는 고술과 제술을 계속 연마하여 근원을 찾고 그의 술수로 만들도록 시도해 봐야 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진남의 눈에서 빛이 뿜어 나왔다. 그의 몸에서 청심당마결, 봉황격천술, 봉황시혼화, 세월의 도의 등이 떠올랐다.

그의 형상은 반짝이는 불꽃처럼 계속해서 변했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진남은 많은 것을 느꼈다. 그는 아직 자신만의 술수를 깨닫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고술을 마음대로 바꾸고 흐르는 물처럼 순조롭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싸우면 실력이 더 높아질 것이었다.

* * *

"응? 벌써 문설성(問雪城)에 도착했구나……."

진남은 허공에서 뛰어내렸다.

아래에 빙설에 뒤덮인 커다란 성이 있었다. 성도지기의 강한 기운을 뿜고 있었다.

동주 상역에서 해마다 외부의 무인들이 문도산으로 왔다. 문도산도 거절할 수 없어 문설성을 설립했다. 문설성에서는 냉풍과 냉기를 막는 문도초의(問道草衣)를 팔았다. 이 옷을 걸쳐야만 특수한 냉풍과 냉기를 막을 수 있고 문도산의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진남은 빠르게 성안으로 들어가 문도초의를 샀다.

"문도산은 문도 노조처럼 정말 사악하구나! 초의 하나에 이만 개의 원석이라니. 갖고 있던 단약을 거의 다 썼구나……."

진남운 안색이 어두워졌다.

문도초의는 한 가지 화초로 만든 것이었다. 가치가 두 개의 원석만큼도 안 됐다.

한숨을 내쉬고 문도초의를 걸친 후 진남은 성 안의 시위의 안내를 따라 광문에 들어갔다. 광문에서 나오자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엄청난 폭풍이 거수처럼 포효하고 있었다.

끝없는 눈꽃 속에서 큰 산의 형상이 희미하게 나타났다.

"위에 지키는 사람이 있구나……."

진남은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몇 개의 형상이 숨어있었다. 모두 경지가 존자 육 단계인 존재들이었다.

진남은 눈빛을 거두고 문도산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곳의 눈밭에서는 날 수 없었다.

대략 한 시진 후 진남은 마지막 걸음을 내디디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앞에 빙하대로가 나타났다. 빙하대로를 따라 곧게 올라가 첫 번째 빙산에 들어서면 완전히 문도산에 들어간 것이었다.

"드디어 도착했다."

진남의 눈에 예리한 빛이 스치더니 그는 빙하대로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윙!

진남이 걸음을 옮기자 전신의 왼쪽 눈, 전신의 왼팔이 뭔가 느낀 것처럼 흥분하여 떨기 시작했다.

흥분은 마치 갈라진 지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았다.

"전신의 오른팔은 문도산의 깊은 곳에 있었구나."

진남은 흰색 입김을 뿜었다. 표정이 어두웠다.

문도산은 계급이 매우 엄격했다. 서른여섯 개의 빙산은 밖에서부터 안으로 각각 외문, 내문, 진전, 장로, 거물을 가리키고 오직 지위나 경지가 어느 정도에 도달해야만 문도산의 중심 빙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외부의 무인은 중심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문도 보굴은 문도산의 중심이었다.

"들어가보자. 문제가 생기면 궁양에게 무슨 방법이 있는지 보자."

진남은 근심을 버리고 빙하대로를 따라 빙산 위로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빙산 꼭대기에 도착했다. 산꼭대기에 몇십 개의 커다란 궁전이 우뚝 서 있었고 한데 모여 마치 큰 성 같았다.

궁전의 중앙에는 빙하도장이 있었다.

"응?"

진남은 걸음을 멈췄다.

도장에서 몇백 명의 무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한번 훑어보고 살짝 놀랐다. 무인들 대부분은 경지가 모두 존자에 달했고 심지어 존자 정상에 달한 사람도 여러 명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들었느냐, 문도 보굴에서 금년에 이상한 움직임이 일어났다는 것 같아."

"허허, 당연히 들었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찌 왔겠느냐?"

"문도 보굴이 열리려면 아직 삼 개월이나 남았는데 어떻게 이상한 움직임이 발생했지? 넌 내막을 아느냐?"

"글세……. 일단 문도산에 들어가고 방법을 생각하여 문도 보굴에 갈 거다. 내가 바로 하늘이 선택한 사람일지 누가 알겠느냐, 하하하!"

진남은 그들의 대화를 한참 듣고 깨달았다.

문도 보굴에서 이변이 일어났고 여기 있는 무인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아보려고 온 것이었다.

"문도 보굴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나?"

진남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쳇, 잠시 후면 알게 될 거다. 문도산의 개자식들은 모두 흡혈귀들이다. 무조가 되기 전에 난 놈들에게 적지 않게 속았다……."

난해무조가 진남의 의문을 알아차린 듯 차갑게 웃었다.

"자네 무조가 된 후 그들의 물건을 많이 강탈했지."

시혈무조가 참견했다.

양대 무조는 또 싸우기 시작했다.

진남은 눈을 흘겼다. 난해는 과장해서 말하기 좋아하고 매우 활발했다. 시혈은 성격이 곧고 차가워 조금도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때문에 양대 무조는 가끔 어린 애들처럼 싸우기 좋아했다.

휙! 휙! 휙!

이때,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울리더니 흰옷을 입은 제자들이 몇 명 왔다. 이들은 모두 문도산의 외문제자들이고 경지가 무황 정상밖에 안 됐다.

"영웅호걸들, 우리 문도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사람 형상이 허공에서 뛰어나와 강림했다. 경지가 존자 오 단계였다.

형상은 몸집이 크고 실눈을 하고 있었다. 눈에서 빛이 반짝였는데 옹졸한 느낌을 주었다.

"저는 장일수(張一獸)입니다. 문도산 내문 제자입니다."

장일수는 사람들을 훑어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여기 계시는 분들은 모두 소문을 듣고 오셨을 겁니다. 우리 문도산의 규칙도 잘 아실 겁니다. 하루에 삼백 개의 영패이고, 한 개 영패는 삼만 개의 원석입니다. 영패를 얻고 싶다면 여러분의 신분 그리고 경지를 제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삼백 명 밖의 영웅들은 다음 날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문도산의 규정입니다."

여기까지 말한 장일수는 멈칫하더니 한마디 보충했다.

"규칙은 다들 아실 겁니다. 영패를 얻은 후 외문제자의 구역에서만 움직여야 합니다. 문도보굴에 들어가는 건 여러분의 수단에 달렸습니다."

진남은 이 말을 듣고서야 드디어 난해무조가 이해됐다.

삼만 개의 원석!

하루에 삼백 개의 영패!

영패를 얻은 후에도 외문제자의 구역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그의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외부의 무인들은 문도보굴에 가려면 아마 또 거액의 비용을 바치거나 혹은 문도산을 대신하여 어떤 일을 해야만 할 것이었다.

"지금부터 줄을 서십시오. 경지를 드러낼 수 없고 무예를 쓸 수도 없습니다. 아니면 자격을 잃게 됩니다."

장일수의 말이 끝나자 무인들은 모두 걸음을 움직여 줄을 서기 시작했다.

"우선 궁 형에게 내가 왔다는 소식을 전하자."

진남은 영패를 한 개 꺼내 신념을 주입했다.

시혈난해에 있을 때 궁양과 조방은 자신들과 연락할 때 쓰라고 그에게 독특한 영패를 주었다.

진남은 일단 몸을 움직여 전신의 왼쪽 눈을 반짝이며 줄을 선 세력들 속에 들어갔다. 이백아흔여덟 번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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