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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09화 (409/1,498)

409화 이번에는 방패가 되지 않겠다!

"선배님, 왜 손을 쓰지 않으십니까?"

양대 무조가 곤경에 빠진 걸 직접 보니 진남은 불쾌하던 기분이 좋아져 비웃으며 말했다.

"그게……."

시혈무조와 난해무조는 안색이 시뻘게졌다.

그들은 드디어 깨달았다.

'혼돈지기를 가지고 있고 또 이렇게 대단한 구리거울이 식해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신분이나 내력이 절대로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창람 대륙에서는 경지가 무조에 도달했다고 하여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무조 위에 또 더욱 대단한 존재가 있다.'

"허허, 어린 친구, 이름이 뭐냐?"

난해무조가 어색하게 웃으며 공수하고 말했다.

"방금은 우리가 무례했다.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거라."

시혈무조도 생각하더니 주먹을 쥐고 공수했다.

'굽힐 줄도 알아야만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이 청년은 내력이 비범하고 또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다. 우리도 고고한 척할 필요 없고 평등하게 대해야 할 것 같다.'

"전 단청입니다."

두 사람 태도의 변화를 느낀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선배들을 존경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를 깔본다면 그는 아부할 생각이 없었다. 무조라 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단청이라고? 콧마루가 우뚝 서고 이마가 빛나고 귓불이 포동포동한 것이 상서롭구나. 생김새만 봐도 평범하지 않구나."

시혈무조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방금 전 일은 모두 오해다. 우리는 너와 협력하고 싶다. 네가 우리에게 근원의 힘을 충분히 주면 우리도 절대 고술, 보물 등을 아끼지 않겠다."

"응."

시혈무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말에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양대 무조는 견식이 넓어 강한 비술을 가지고 있고 또 수단이 많을 것이다. 이들이 진심으로 도와준다면 나에게는 엄청 좋은 일이다.'

"진짜 미안합니다. 선배님, 고술은 쓸 만큼 있으면 됩니다. 저는 다른 고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진남이 손을 들자 화염, 뇌겁, 도의가 손바닥에서 솟아올랐다. 빛이 반짝이더니 한데 뭉쳐 찬란한 빛으로 변했다. 파동이 엄청났다.

"응? 정말 강한 파동이구나!"

양대 무조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몇 가지 힘을 한데 모으는 고술을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었다. 그들의 비술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때문에……."

진남은 여기까지 말하고 길게 말하지 않았다.

양대 무조는 정신을 차리고 안색이 변했다. 단청은 그들에게 너무 많은 놀라움을 주었다. 강한 법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술도 있었다. 이렇게 되면 그들이 어떻게 단청과 협력한단 말인가?

"단청, 너 진짜 비범하구나. 그러나 우리는 상역 동주를 휩쓸어 여러 금지에 가 보았고, 천기도에도 들어간 적 있고 수많은 비문을 알고 있다. 우리 둘이 회복하기만 하면 강대한 힘을 가지게 되고 너를 도와 강적들을 물리칠 수 있다."

시혈무조가 눈알을 굴리며 서둘러 말했다.

"맞는 말입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한 미소를 지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이 자식!'

시혈무조는 속으로 욕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어떠냐? 단청, 매일 우리에게 근원의 힘을 오백 개씩만 주거라. 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한 번 도와주는 데 근원의 힘을 삼천 개씩만 주거라."

시혈무조는 말하면서 진남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 그는 이 청년이 근원의 힘을 많이 얻어올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들이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근원의 힘이 무척 많이 필요했다.

"혼돈지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진남은 그의 속내를 알아차린 것 같았다. 첫 마디로 시혈무조의 걱정을 덜고 담담하게 말했다.

"매일 오백 개씩이요? 그리고 한 번 도와줄 때마다 한 분에게 삼천 개씩 달라고요? 어림도 없습니다. 한 번 도와주면 제일 많아야 한 분에게 천 개씩 줄 수 있습니다. 또 매일 열 개씩밖에 드릴 수 없습니다."

"뭐라고? 안 된다!"

양대 무조는 동시에 날카롭게 소리쳤다.

'하루에 열 개씩? 그리고 한 번 도와줄 때마다 천 개를 주겠다고? 그럼 우리는 언제 회복한단 말인가?'

"그럼 관둡시다."

진남은 몸을 돌려 가버렸다.

혼돈지기는 얼마나 진귀한 것인가? 전신의 왼쪽 눈이 태고세계와 소통해야만 얻을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그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은 얻을 수 없었다. 때문에 그는 양대 무조가 거절할 거라는 걱정이 없었다. 이정도 양을 제안한 것도 그는 이미 성의를 보인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양대 무조는 안색이 변하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이를 악물고 말했다.

"동의……. 동의한다."

양대 무조는 마음이 우울해졌다.

'전에는 그렇게 잘 나갔는데 지금 이 지경까지 추락하다니.'

그들은 동시에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나중에 경지를 회복하게 되면 단청이 신분이 어떻든지 반드시 그를 톡톡히 혼내주겠다!'

"협력하게 되어 기쁩니다."

진남은 진심 어린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소리 없이 굴러갔다.

시혈무조와 난해무조는 우연한 만남과 싸움 그리고 타협으로 그들이 운 좋게 후세의 통천대전(通天大戰)에 참여하게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여기 이천 개의 혼돈지기는 제가 선배님들을 처음 만난 기념으로 드리는 선물입니다."

진남은 손가락을 튕겨 천 개의 혼돈지기를 양대 무조의 체내에 주입했다. 그들이 몸을 떨자 희미한 빛이 다시 한데 뭉쳐 전보다 더 강해졌다.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한 번 훑어보았다. 양대 무조는 이미 무존 삼 단계에 도달했다. 만약 역천수단을 펼친다면 존자 칠 단계와 싸워도 전혀 문제없을 것이었다.

난해무조와 시혈무조는 얼굴에 희색을 띠고 기분도 유쾌해졌다. 진남을 보는 눈빛도 부드러워졌다.

'이 꼬맹이는 선배를 존경할 줄 아는구나.'

"선배님들은 저의 식해에 계십시오."

기분이 좋아졌던 그들은 진남의 말에 순식간에 몸서리를 치며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때려죽인다 해도 진남의 식해로 가지 않을 것이었다. 결국 양대 무조의 의지는 진남의 단전에 남았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시혈난해의 싸움터에서 얻은 조각들을 전부 꺼냈다. 몇만 개가 되는 조각들은 모두 기운이 강했다.

"이것들을 모아서 뭐 하느냐?"

난해무조 등은 살짝 의문이 들었다.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가락을 튕겨 끊임없이 혼돈지기를 조각 안에 주입했다. 엄청난 광경이 일어났다. 중상을 입고 오랜 세월 부식된 조각들이 되살아난 것처럼 빛을 뿜으며 연거푸 융합되었다.

천 개!

이천 개!

진남이 삼천 개의 혼돈지기를 내보내는 순간 윙 하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몇만 개의 조각들이 한데 뭉쳐 세 개의 지보를 이루었다. 세 개의 지보는 각각 창, 고리, 발톱이었다. 그 위에서 제문(帝紋)들이 불타며 끝없는 제위(帝威)가 뿜어 나와 수림 속에서 용솟음쳤다.

"좋아!"

진남은 눈이 반짝거렸다. 세 가지 보물은 반보제기는 아니었지만, 반보제기와 반보밖에 차이 나지 않고 제위를 가지고 있어 가격이 무척 비쌀 것이었다.

"헉!"

냉정하기로 이름있는 시혈무조마저도 이 순간만큼은 참지 못하고 나쁜 말을 했다.

"낭비다! 나쁜 자식! 이건 진짜 낭비다."

난해무조의 얼굴에 원망이 가득했다.

'그렇게 많은 혼돈지기를 이 세 가지 반보제기도 안 되는 물건에 쓰다니. 차라리 우리를 회복하는 데 쓰는 게 낫겠다!'

진남은 이들을 무시했다. 그가 혼돈지기로 이 법보들을 회복한 것은 첫 번째는 팔아서 원석을 살 수 있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나중에 혼돈지기를 이용하여 상도맹을 혼내주고 상도맹을 공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도맹이 이렇게 그를 대하는데 그가 어찌 가만둘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는 갖고 있는 보물이 아직 너무나도 적었다. 더 많은 조각이 필요했다.

"맞다, 선배님들 문도보굴에 대해 아십니까?"

진남이 물었다. 양대 무조가 함께 하니 동주의 여러 가지 일을 바로 물어볼 수 있었다.

"문도보굴? 거기는 좋은 곳이다."

난해무조가 진남의 말을 듣고는 잠시 감탄하더니 말했다.

"문도보굴은 무척 크고 안에는 적어도 몇십만 개의 보물이 있다. 보물들은 천지가 만들어낸 것이고 모두 무척 강하다. 그리고 소문에 문도보굴 안에 지보가 있는데 그걸 얻으면 동주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옆에 있던 시혈무조가 한마디 보충했다.

"문도산은 문도보굴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문도산 제자들은 대대손손 문도보굴의 오묘함을 풀고 그 안의 보물을 얻으려 한다."

"문도보굴이 이렇게 대단합니까?"

진남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몇십만 개의 천지가 만들어낸 보물이라고? 얼마나 많은 양일까? 그리고 지보라……. 혹시 그 지보가 전신의 오른쪽 팔이 변한 것이 아닐까?'

"문도산은 문도보굴 안의 물건을 가질 수 없습니까?"

진남은 마음속의 의문을 가라앉히고 계속 물었다.

"쓸데없는 소리!"

난해무조는 진남을 흘겨보더니 무언가 생각난 듯 화를 냈다.

"문도보굴은 지보가 지키고 있고 삼 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는다. 경지가 무성을 초월해도 그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무조라도 억지로 침입하면 죽임을 당한다!"

진남은 이를 악물고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는 난해무조를 보고 그가 전에 억지로 문도보굴에 침입한 적이 있다는 걸 확신했다.

'문도산에 가봐야겠다. 전신의 오른팔이 그 지보가 맞는지 아닌지는 직접 보지 않고는 확정할 수 없다. 또 문도보굴이 어떤 상황인지도 직접 가서 알아봐야겠다.'

진남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결심했다.

그는 홍진변신술이 있어 적의 굴에 들어가도 안전할 수 있었다.

'만약 성공적으로 전신의 오른팔을 얻는다면 정말 좋겠다.'

"용호, 사마,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진남은 영패를 꺼내 그들에게 신념을 전하고 몸을 날려 허공을 가르며 백호성으로 돌아갔다.

* * *

한 저택에서 사마공의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 자네가 천기부조를 가지는 거에 나는 관심 없소. 그러나 양대 무조의 의지는 나에게 나눠줘야 하오."

"우리 둘이 한 개씩……."

용호가 허허 웃었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군!"

"흥!"

이때, 진남의 체내의 양대 무조의 기운이 폭발했다.

위압이 강림했다.

"헉!"

용호의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의 몸이 부풀어 올라 용호의 몸으로 변하였다.

사마공도 깜짝 놀라 눈썹 사이의 도제금인(盜帝金印)을 드러냈다.

"응? 천룡뇌호 혈통?"

"응? 도제의 후계자?"

양대 무조는 깜짝 놀랐다.

'이 둘도 내력이 평범하지 않구나. 단청 곁에 있는 사람들은 왜 모두 이런 괴물이지? 그런데 방금 이 뚱보가 단청을 진남이라고 부른 것 같은데…….'

"양대 무조의 의지는 아직은 드릴 수 없습니다."

진남은 사마공과 용호를 보며 입꼬리를 추켜올리고 말했다.

"전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두 분은 저를 도와 보물 조각을 많이 준비해주십시오. 성도지기면 됩니다. 제기면 더 좋습니다."

"조각? 설마 자네……."

사마공은 강황성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고룡 경매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는데 그 범인은 진남이었다.

"좋소! 나에게 맡기오!"

사마공의 눈에 사나운 빛이 스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상도맹을 다시 강탈하고 공격해야 하오."

"강탈한다고? 좋지! 그러나 이번에 나는 방패가 되지 않겠다!"

용호가 울부짖었다.

사마공은 용호를 흘겨봤다.

"소식을 기다리겠소!"

사마공이 말했다.

진남은 몸을 날려 사라졌다.

목표는 문도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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