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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06화 (406/1,498)

406화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말거라!

진남의 머릿속의 구리거울이 빛을 반짝거렸다.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가 구천에서 온 것처럼 허공과 태고 싸움터와 천지에 울려 퍼졌다.

"나는 전에 살신에게 빚을 진 적 있다. 네가 그의 후계자이니 내가 네가 도겁하는 걸 도와주겠다."

그녀의 짧은 한마디는 매우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어 무인들과 거물들의 마음속에 천둥이 일었다. 그들의 영혼은 무엇 때문인지 격렬하게 떨기 시작했다.

"응?"

진남은 얼떨떨했다.

쿵!

문득 허공의 깊은 곳에서 수많은 얼음 빛이 반짝이더니 한데 뭉쳐 서리로 변해 당청산과 맹강녀의 몸을 안에 감싸고 빙하를 이루었다.

팡!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뇌검이 내리쳤다. 그러나 빙하를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뇌겁 주제에! 적당히 설치고 꺼지거라!"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스르륵!

희미한 옥으로 된 손이 마치 구천 위에서 떨어져 내려온 듯 뇌검을 꽉 잡았다. 뇌검에서 검은 기가 뿜어 나왔다.

옥으로 된 손이 잡자 검은 기는 폭발하더니 사라졌다.

"악!"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뇌검에서 울려 퍼졌다. 천지를 멸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뇌검은 기운이 빠르게 떨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전의 십 분의 일도 안 되게 떨어졌다.

방금 옥으로 된 손이 잡으면서 뇌겁의 힘이 부서진 것 같았다.

"도겁하거라!"

옥손은 뇌검을 내리치자 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커다란 뇌검에 금이 가며 순식간에 부서져 깨끗한 힘으로 변하더니, 빙하와 당청산의 체내로 돌진했다.

당청산의 기운이 변하더니 그의 몸에 성광이 터져 나왔다.

무성의 기운이 불어왔다.

거물들과 무인들은 모두 경악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어디서 뻗어 나온 옥 손이지? 이렇게 쉽게 뇌겁을 부수고 또 당청산이 성공적으로 도겁하게 하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이럴 수가!"

문도 노조는 안색이 매우 보기 흉해졌다. 그는 무성 정상의 존재인데도 옥 손이 나타나고 또 방금 전의 행동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이건 손을 쓴 사람이 매우 강하고 무조를 초월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제일 중요한 건 당청산이 성공적으로 도겁했다는 것이다.

'이 죽일 자식이 성공하다니!'

"당청산, 지금 무성이 안 되면 언제 되겠느냐?"

여인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맹강녀와 당청산은 어안이 벙벙했다. 연거푸 일어난 이변에 그들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게 분명했다. 하지만 체내의 깨끗한 성자의 힘과 아무런 파동이 없는 허공을 보고서야 당청산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그는 대겁을 넘었다.

갑자기 나타난 신비한 강자가 예전에 살신에게 빚을 졌기에 자신을 도와 뇌겁을 넘게 한 것이었다.

"선배님……."

당청산은 뭔가 생각난 듯 목청을 돋우어 소리 질렀다.

"선배님께서는 왜 저의 사형들을 구하지 않으셨습니까? 전 선배님께서 저를 도와주지 말고 그들을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사형들의 죽음은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그의 영혼을 찔렀다. 그는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건 너의 운명이고 또한 그들의 운명이다. 난 운명을 바꿀 수는 없다."

여인은 목소리가 차가웠다.

"네 사형이 한 부탁을 저버리지 말거라."

그녀의 한마디에 당청산은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사형의 부탁이라면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맹 사매를 저버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꿈을 이뤄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당청산은 문득 깨달았다. 단목 봉주 등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그의 도겁을 도운 것은 맹강녀를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그를 위한 것이었다.

창람 대륙, 창람혼한에는 철 같은 법칙이 있었다. 그들 다섯 사람 중에서 당청산은 살신의 후계자이고 살신경을 얻었으니 운명이 비범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니 그들 셋은 사형으로서 어찌 당청산이 죽는 걸 보고 있을 수 있겠는가?

당청산은 단목 봉주, 나 봉주, 장 봉주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청산아, 너는 우리의 사제이고 미래에 전체 대륙에서 강자가 될 사람이다. 그러니 사형으로서 어찌 너를 여기서 죽게 할 수 있겠느냐?'

"사형……."

당청산이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을 쏟았다.

남자의 눈물은 쉽게 흘리는 것이 아니었다. 사형들이 줄곧 그를 질투하고 부러워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사형들은 사제를 지키는 걸 선택했다.

"저는 사형들의 꿈을 싣고 반드시 정상에 오를 것입니다!"

당청산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쿵!

그의 몸에서 오래 축적되었던 기운이 마치 제방이 열린 것처럼 치솟았다.

무성 일 단계!

무성 이 단계!

무성 삼 단계!

무성 사 단계!

그의 경지는 무성 육 단계가 돼서야 멈췄다.

당청산은 혼자 허공에 서 있었다. 그의 옆에는 맹파하가 있었다. 마치 그의 예리한 눈에서 끝없는 살기가 뿜어져 나와 세상 만물을 찌를 것 같았다.

"죽어라!"

머리카락을 날리는 당청산의 끝없는 살기가 천지에 용솟음쳤다. 허공에서 암홍색 빛이 뿜어져 나와 그를 덮고 천천히 암홍색 장포를 이루었다. 장포의 중앙에 쓰여있는 혈색의 살 자가 엄청 눈에 띄었다.

살신의 후계자가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선배님……."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속으로 감탄했다. 당청산은 이번에 무성뇌겁(武聖雷劫)을 넘은 후 경지가 강해졌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인생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구리거울은 도대체 어떤 내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 어떻게 살신과 연관이 있는 거야? 그리고 이번에 스스로 손을 쓰다니?'

진남의 머릿속에 의문이 가득했다. 그는 왠지 구리거울이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응?"

진남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 시각, 태고 싸움터에서 무인들의 몸을 속박하고 있던 현묘한 힘이 어느새 전부 사라졌다. 다시 말해 무인들은 모두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선배님이 도겁에 성공하니 천기 할멈의 수단이 전부 사라지는구나!"

진남은 안색이 변했다.

태고 싸움터가 광막에 덮여있어 밖에 있던 거물들이 들어올 수 없었다. 도겁이 끝나고 광막이 깨지면 상도맹 맹주를 포함한 거물들이 틀림없이 그의 천기부조를 욕심낼 것이었다.

'거물들은 틀림없이 공격할 것이다.'

찌직, 찌직.

태고 싸움터를 덮은 광막에 점차 금이 가더니 잠시 후 전체 싸움터에 퍼졌다.

쿵!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광막이 완전히 부서지고 사라졌다.

"응?"

상도맹 맹주, 문도 노조, 만향루 루주, 분천황제 등 거물들은 동시에 정신을 차렸다. 그들의 두 눈에 예리한 빛이 반짝거렸다.

"아차……!"

진남은 태고 싸움터의 상도맹의 거물들이 전혀 망설이지 않고 홍진변신술을 펼쳐 몸집이 쇠약한 무인으로 변하더니 몸을 날려 무인들 속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

무인들도 정신을 차렸다.

"자유를 찾았다!"

"단청을 가두거라! 그를 달아나지 못하게 하거라!"

"맞다, 단청이 달아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많은 무인들의 눈에 살기가 드러났다. 축항, 고응 등등 천재도 마찬가지였다.

쿵! 쿵! 쿵!

상도맹 맹주, 만향루 루주가 거느린 거물들이 일제히 강림했다. 엄청난 무성위압(武聖威壓)이 폭풍처럼 싸움터를 내리눌렀다.

무성강자들 앞에서 무인들은 말할 가치가 없었다.

"거물들이 싸움에 참가했다!"

무인들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들 마음속의 마지막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거물들이 나섰으니 천기부조는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게 되었다.

"감히!"

분천황제, 혈익봉황, 진국현무 삼대 거물들은 화가 나 소리쳤다. 천지를 진동하는 봉황지화, 현무지광(玄武之光), 천자지망(天子之芒)이 반짝이며 상도맹 맹주, 만향루 루주를 공격했다.

혈익봉황, 진국현무는 예전에 모두 반보 무조의 존재라 경지가 엄청났다.

지금 아직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았지만, 연합하여 분천황제와 협력하면 상도맹 맹주와 만향루 루주 등 거물들을 막을 수 있었다.

"문도 노조! 아직도 공격하지 않소?"

상도맹 맹주가 사납게 외쳤다.

문도 노조는 고민하는 듯했다. 당청산이 무서운 잠재력을 펼치자 그는 당청산을 없애버리거나 혹은 진압하여 진남이 있는 곳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천기부조는 너무 진귀했다. 그는 분천고국에 대단한 천재가 나타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문도 삼노를 파견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분천황제를 이길 수 없었다. 적어도 짧은 시간 내에는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만약 문도 삼노에게 당청산을 상대하라고 하면 그를 놓칠 게 분명할 것이었다.

휙!

이때, 엄청난 칼 빛이 용처럼 허공을 가르고 날아왔다.

당청산이었다.

당청산은 문도 노조를 보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

그의 경지로 문도 노조를 이길 수는 없었지만, 맹강녀가 변한 칼이 있었기에 아무리 강한 상대라 해도 그는 벨 수 있었다. 문도 노조같이 청룡 성지를 멸망시킨 사람을 그는 가만둘 수 없었다.

"네가 감히 나를 찾아오다니! 자네들은 상도맹을 도와주시오!"

문도 노조는 순식간에 두 눈에서 불을 뿜으며 무성 정상급의 경지를 펼쳐 당청산과 싸우기 시작했다.

허공이 끊임없이 무너져 내렸다.

두 사람의 싸움은 엄청났다. 얼마 안 돼 그들은 끝없는 허공 속으로 솟아올라 싸우고 있었다.

"문도대진(問道大陣)!"

문도 삼노는 크게 소리치더니 대진을 이루어 분천황제 일행을 진압했다. 상도맹 맹주, 만향루 루주, 상도맹 부 맹주 만향루 부 루주, 거기에 문도 삼노까지 모두 일곱 명의 무성강자가 분천황제 일행을 공격했다.

분천황제 일행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그들의 공격에 연거푸 뒷걸음질 쳤다.

"신외화신(身外化身)!"

상도맹 맹주의 몸에서 보광이 번쩍이더니 연기가 뿜어 나와 태고 싸움터의 아래쪽으로 날아가더니 천천히 그의 형상을 이루었다.

화신은 경지가 무성 경지밖에 안 됐지만, 단청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했다.

"큰일 났다!"

분천황제 등은 안색이 변했다. 그들은 수단을 펼치려 했지만, 거물들이 연합하여 막아버렸다.

"응? 단청은?"

상도맹 맹주의 화신이 싸움터를 훑어보았다.

거물들의 싸움이 일어나면서 태고 싸움터에 모였던 무인들은 진작에 술법을 펼쳐 빠르게 떠나갔다. 그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고 싶지 않았다. 싸움터는 매우 혼잡했다.

"만보안(萬寶眼)!"

상도맹 맹주의 화신이 사납게 외치자 그의 미간에 눈동자가 생기더니 엄청난 신광을 뿜었다. 화신이 예리한 검처럼 싸움터를 훑어봤다.

그러나 훑어보고 난 화신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왜냐하면 무인들 중에 단청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자식은 아직 아무 데도 가지 않았어. 나의 만보안이 보아낼 수 없는 변화술을 펼친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태고 싸움터의 무인들은 한 명도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말거라!"

상도맹 맹주의 화신은 두 눈이 매우 흉악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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