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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405화 (405/1,498)

405화 삼대 봉주의 마음

지금의 형세는 매우 분명했다.

반보제기가 부서지면 이상 뇌겁의 공격으로 당청산은 죽을 게 뻔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다른 거물들은 아무 표정 없었다. 당청산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문도 노조만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상 뇌겁을 일으켰어? 이런 뇌겁을 일으키다니,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당청산을 잡아 괴롭히지 못하는 것이 문도 노조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예전의 원수가 뇌겁의 공격에 비참하게 죽는 걸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뻤다.

우르릉!

커다란 뇌겁이 문득 엄청난 위세를 폭발했다. 검광이 위에서 아래로 세게 내리쳤다. 마치 세상 만물을 자르려는 것 같았다.

'안 돼!'

진남은 속으로 외쳤다.

'당청산 선배님은 저 검을 어떻게 막지?'

"나는 살신의 후계자다. 그런데 뇌겁 주제에 감히 나를 다치게 하겠다고?"

당청산이 크게 외쳤다. 그의 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 나왔다. 커다란 형상을 이루어 허공에 우뚝 섰다.

형상은 살신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그의 체내의 살신경(殺神經)이 신위를 드러낸 것이었다.

화르륵!

뇌겁은 한 방에 살신의 형상을 부쉈다.

살신 형상은 아직 약했다.

그러나 살신 형상이 막았기에 당청산은 가벼운 상처만 입고 살 수 있었다.

쿵!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뇌겁이 다시 내리쳤다. 기세와 위력이 전보다 더 커져 세상을 파멸시킬 것만 같았다.

"하하하! 하늘이여, 내가 죽고 도가 사라진다 해도 나의 의지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당청산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미친 듯이 웃었다. 기세가 호방했다.

태고 싸움터의 무인들도 당청산의 호기를 느꼈다.

그들은 당청산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그들은 당청산이 하역에서 왔고 진남과 연관이 있고 문도산 등 세력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밖에 몰랐다.

'이런 상황에도 고개를 들고 미친 듯이 웃을 수 있다니…… 매우 대범하다. 우리라면 할 수 있을까?'

윙.

이때 당청산이 쥐고 있던 검은색 칼이 가볍게 떨리더니 어둑어둑하고 커다란 강물이 나타났다.

맹파하였다.

"이건 나의 뇌겁이다. 너는 참견하지 말거라!"

당청산이 화가 나 소리쳤다.

커다란 맹파하는 꿈쩍도 움직이지 않았다.

쿵!

뇌검이 다시 한번 강물을 내리쳤다. 강물은 빛이 어두워졌다. 하마터면 그대로 끊어질 뻔했다.

"안 돼!"

당청산은 눈이 시뻘게져 비명을 질렀다.

살황경을 얻었을 때부터 그는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다. 세상 모든 것들, 설사 무성, 무조, 무제, 무신 강자가 그를 공격한다 해도 그는 웃으며 칼을 휘두를 수 있었다.

건방진 건 그의 본성이 아니었다.

그의 본성은 죽이는 것이다. 세상에서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모두 죽이는 것이 살신이었다.

그러나 그가 온갖 고생을 하며 백 년이나 찾고 수련을 포기하고 굽실거리고 심지어 무릎을 꿇게 한 사람이 있었다. 당청산은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 때문에 자신의 앞에서 죽는 것이 두려웠다.

"맹강녀……."

이 광경을 본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그 상황에 처한 것처럼 마음이 세게 흔들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전에 묘묘 공주가 마음이 흔들려 본원을 드러내 자신을 구한 것과 같았다. 예전의 광경과 지금의 상황은 얼마나 비슷한가?

"사매!"

단목 봉주와 나 봉주, 장 봉주 등은 모두 안색이 크게 변했다.

마음의 흔들림이 그들의 체내 기운을 혼잡하게 만들었다.

쿵!

천도는 무정했다.

뇌검이 다시 한번 내리쳤다. 검에 맞으면 맹강녀는 죽고 말 것이었다.

"감히!"

당청산은 미친 것처럼 검은 머리카락이 날리고 살기가 흩날렸다.

"난……. 너를 사랑한다! 제발 끝까지 버틸 거라고 약속하거라!"

맹파하에서 맹강녀가 형상으로 나타나 당청산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큰 검이 내리쳤다.

무인들은 물론 진남도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무도를 수련할 때는 이익을 위해 서로 공격하지만, 그들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태고 싸움터의 거물들도 침묵했다.

그들은 이건 그저 작은 도겁이고 마지막에 당청산은 틀림없이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쿵!

그때 엄청난 광경이 벌어졌다.

단목 봉주, 나 봉주, 장 봉주 등은 눈길이 단호해졌다.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몸에 방금 생겨난 성자의 힘을 움직였다. 아래의 반보제기를 움직여 커다란 기운을 일으켜 뇌검에 부딪쳤다.

쿵!

잠시 후 뇌겁이 그대로 밀렸다.

그러나 반보제기 위의 단목 봉주, 나 봉주, 장 봉주 등은 모두 안색이 창백해지고 핏기가 전혀 없었다. 입가에 피가 흘렀다.

그들은 아직 자신의 무성뇌겁도 마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무성의 힘을 움직여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사형……."

맹강녀는 그들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아래에 있던 당청산은 눈이 커졌다.

"너는 이미 한 번 죽었다. 지난번에 우리는 도울 힘이 없었지만, 이번에도 네가 죽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느냐?"

단목 봉주, 장 봉주, 나 봉주의 얼굴에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

스르륵.

불꽃이 그들의 몸에서 타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명을 태우고 있었다.

"자네들……."

당청산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멈춰요!"

맹강녀는 가녀린 몸을 떨며 안색이 크게 변해 소리쳤다.

아래에 있던 진남은 이 광경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단목 봉주 일행이 자신들이 무성으로 진급할 상황에 기회를 포기하고 억지로 경지를 움직여 당청산과 맹강녀를 도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수명을 태우면서 말이다.

'잠깐! 저들이 어떻게 수명을 태우는 금술을 알지?'

진남은 강벽난을 바라봤다. 강벽난도 진남을 힐끗 봤다.

강벽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진남은 깨달았다.

단목 봉주, 잘 봉주, 나 봉주 등은 수명을 태우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모든 힘과 수명과 영혼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들의 모든 것을 다 드러내고 나면 사라질 것이었다.

단목 봉주, 나 봉주, 장 봉주의 몸에서 엄청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끝없이 어두운 허공 속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어둠을 밝혔다.

그들은 아직 도겁에 성공하지 못했기에 아직은 무성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의 힘은 현재 무성을 훨씬 뛰어넘었다.

"전에 우리 다섯 명은 청룡 성지에서 만났다. 우스운 일로 함께하게 되었다."

세 사람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 추억을 회상하며 천천히 말했다.

그들은 훌쩍 날아 반보제기를 움직여 뇌겁대검(雷劫大劍)을 공격했다. 엄청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들은 한 번에 뇌검을 제압했다.

"당청산, 우리는 네가 매우 부럽다. 너를 질투한다. 너의 경지, 천부가 나보다 높아서가 아니다. 네가 어떤 무슨 잘못을 했든 사매의 눈에 너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에 마왕곡에서도 너의 잘못으로 우리는 상처를 크게 입었다. 그러나 사매는 너를 두둔했다. 성주조차 너를 벌 할 수 없었다."

"또 요수 산맥에서도……."

단목 봉주 일행은 싸우면서 예전의 지난 일들을 천천히 말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들은 줄곧 속으로 참고만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마지막이니, 그들은 속에 담아뒀던 생각들을 털어놓고 있었다.

무인들과 거물들은 이 광경을 보고 조용해졌다.

진남은 마음이 떨렸다. 그는 예전에 풍채가 늠름하던 네 청년과 귀엽고 장난기 많던 여자아이가 운명적으로 한곳에 모여 하역에서 함께 싸우고 웃고 떠들던 호탕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하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던 삼대 봉주의 마음속에 이런 아픔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당청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맹강녀도 어안이 벙벙했다. 당청산은 사형들이 모두 사매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의 사랑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사실 맹강녀는 느끼긴 했지만, 전에 그녀에게는 한 사람뿐이었다.

"당청산, 이번에 우리가 모든 걸 포기하고 네가 도겁하는 걸 도운 건 너 때문이 아니다. 사매 때문이다. 사매는 이미 칼이 되어버렸지만, 얼마나 힘들게 다시 태어났느냐? 너 잘 듣거라. 사람들과 사매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화르륵!

단목 봉주 등은 엄청난 힘을 뿜어 반보제기와 하나가 되더니 뇌검을 내리쳤다.

쿵!

허공이 떨리더니 수많은 불꽃이 하늘을 뒤덮었다.

공격은 이미 가늠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이 세계는 이러했다. 사람의 의지와 감정이 강해지면 상상할 수 없는 힘이 생겼다.

무인들과 거물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호흡이 멎었다.

'뇌겁을 막았나?'

"사형……."

맹강녀는 하늘에 가득 퍼진 불꽃을 바라보았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녀를 그토록 아끼던 세 사형이 오늘부터 그녀의 곁을 떠났다.

"사형!"

당청산은 두 눈이 시뻘게져 하늘에 대고 울먹거리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 그의 영혼은 마치 커다랗고 예리한 발톱에 긁힌 것처럼 하얘지고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뇌겁을 넘었으면 뭐 해? 사형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쿵!

이때 수많은 불꽃 속에서 엄청난 뇌정지의(雷霆之意)가 솟아올랐다. 뇌검이 사람들의 눈에 들어왔다. 봉주들의 공격을 받았지만, 뇌검은 더 대단해졌다.

뇌검 위에 꽃무늬가 생겼다. 그 모습이 마치 신검 같았다.

뇌겁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강해졌다.

"어……."

무인들과 거물들은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

'어떻게 더 세진 거지?'

"좋았어!"

이 광경을 본 문도 노조는 정신이 번쩍 들어 두 눈이 반짝거렸다. 그는 당청산 일행과 맹강녀 사이에 어떤 애증과 원한이 있었는지 몰랐다. 그는 당청산이 죽어야 한다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분노가 그의 마음속에서 용솟음쳤다.

뇌겁은 당청산이 도겁하는 걸 허락하지 않고 반드시 당청산을 죽이려는 것이었다.

쿵!

커다란 뇌검은 끝없는 한기를 뿜었다. 전혀 감정이 없고 엄청난 위력을 품고 하늘에서 내려와 맹강녀와 당청산을 내리쳤다. 수많은 뇌광이 허공을 꽉 채웠다.

검은 전보다 더 대단했다.

이 검에 맞는다면 당청산뿐만 아니라 맹강녀도 죽을 수 있었다.

당청산은 고개를 들고 맹강녀를 바라봤다. 맹강녀는 고개를 숙이고 당청산을 내려다봤다.

그들은 반항할 힘도 없었다.

"우리 사형들을 만나러 가자. 다음 생에 우리 다시 사형제가 되고, 다음 생에 우리 다시 연인이 되자."

당청산의 눈에 핏기와 수많은 미친 듯한 빛이 사라지고 표정이 평온해졌다. 그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 원망스럽고 자신이 이 모든 걸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분했다. 그러나 실력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죽는 것도 괜찮겠다.'

"좋아요."

맹강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녀는 왼쪽 손바닥을 천천히 들어 현공을 움직였다. 그녀는 사형들을 만나러 가더라도 당청산은 살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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