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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91화 (391/1,498)

391화 원석으로 바꾼다면 모를까

우르릉! 쾅!

진남의 몸속에서 폭발음이 연속 울려 퍼지더니, 영약들이 존자 정석에 연화되어 존자의 힘으로 변했다.

마지막 영약이 연화될 때 진남은 존자 칠 단계의 힘을 풍겼다.

"드디어 돌파했어!"

진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존자 칠 단계를 돌파했다는 것은 태고 싸움터의 모든 무인들 중에서 상위에 도달했다는 것을 뜻했다.

슉!

그는 힘껏 발을 굴러 골짜기로 돌아갔다. 난풍은 진남을 돌아보더니 깜짝 놀라서 저도 몰래 소리를 질렀다.

"존자 칠 단계를 돌파했어?"

같은 존자 경지인 그녀는 존자의 힘을 수련하려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았다.

'단청은 난해성에 왔을 때 고작 존자 오 단계였다. 그런데 고작 며칠 사이에 존자 칠 단계를 돌파하다니? 대단하구나! 설마 영약들 덕분인가?'

"운이 좋아 돌파했어."

진남은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혈옥 영패는 강한 보물이 있는 곳에 있어. 이제 시간이 없어. 또 어디에 강한 기우지기가 있지? 얼른 거기로 가자."

"아……."

난풍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또 한 곳이 있어. 전쟁이 끝난 후에 한 무성 경지 강자가 죽기 직전 최후의 수단으로 무덤을 만들었어."

"무성의 무덤?"

진남은 그 말을 듣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성의 무덤은 아무도 연 사람이 없어. 충분한 난해지기가 있어야 열 수 있기 때문이지."

난풍은 계속 말했다.

"난 전에 난해지기 쟁탈에서 백여 개밖에 못 얻었어. 턱없이 부족해. 하지만 너에게는 별로 큰 문제가……."

그녀는 더 말하지 않았다. 진남도 그녀의 말을 알아듣고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와서 보니 난해지기를 전부 삼킨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어서 가자!"

두 사람은 바로 떠났다.

가는 도중에 적지 않은 기우지기를 지났다. 진남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전부 거둬갔다. 존자의 힘은 방금 진급했을 때보다 더 늘어났다. 그 외에 그들은 팔십 개의 혈옥 영패를 더 찾아냈다.

"도착했어."

난풍은 걸음을 멈추고 긴장했다.

진남은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암홍색 토지에 이상한 나무들이 자랐는데, 그 뒤에 크고 작은 무덤들이 모여있었다. 방원 몇십 리를 차지하는 커다란 무덤의 위쪽에는 핏빛이 한층 덮여있었다.

"핏빛은 엄청난 금제구나. 무존 정상급이라도 다치면 순식간에 소멸할 수 있겠어……."

진남은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는 손을 들어 난해지기를 하나씩 내보냈다.

난해지기가 빛을 뚫고 들어가자 짙은 핏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팔백 개의 난해지기를 들여보내자 무덤을 덮고 있던 빛이 점점 투명해지며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수많은 사기가 무덤에서 솟구쳤다.

"이런!"

진남은 안색이 변해서 난풍을 데리고 뒤로 물러났다.

그는 전신의 왼쪽 눈으로 무덤의 중앙에서 어떤 힘이 깨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후, 엄청난 사기가 무덤의 중앙에서 솟구치더니 쿵쿵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사신이 포효하는 것처럼 소름 끼쳤다. 소리는 방원 몇백 리를 흔들었다.

"큰일 났어!"

난풍은 표정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이렇게 큰 움직임이면 주변의 무인들이 몰려올 거야……."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림자가 강림하여 그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내려왔다. 그림자는 존자 오 단계였는데 무성의 무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상한 현상을 목격한 그는 법보를 움직여 이곳으로 달려왔다.

"어? 단청이네?"

무인은 단청을 발견하고 눈을 찌푸렸다.

'내 실력으로는 단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슉슉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열세 명의 무인들이 심상치 않은 걸 느끼고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들도 단청을 발견하자 안색이 변했다.

'모두 열네 명이다. 저들 중 셋은 무존 팔 단계이고 일곱은 무존 칠 단계이며, 나머지는 무존 오 단계 이상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진남은 전신의 왼쪽 눈으로 그들의 경지를 살펴보았다.

난풍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일이 이 지경으로 발전할 줄 몰랐다. 무인들이 전부 무성의 무덤에 모인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하하하, 여기는 무성의 무덤 같구나!"

그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공에 파문이 일더니 세 개의 그림자가 내려왔다. 그들은 거대한 무덤을 보더니,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석평, 석원, 석풍이었다.

"삼성자다! 삼성자가 왔어!

"재미있겠어. 삼성자와 단청은 서로 안 맞잖아."

무인들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기운을 드러내지도 않은 채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삼성자는 이내 반응했다. 그들은 신식으로 주변을 살피다가 진남을 발견했다.

"단청?"

셋은 어안이 벙벙했다.

진남은 삼성자를 보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인연이 있긴 한가 보구나."

"누가 너랑 인연이 있다는 거냐? 공격하자!"

석평이 고함을 질렀다.

삼성자는 형제라 그런지 합이 좋았다. 셋은 순식간에 보광을 번쩍이며 진남을 공격했다.

단청이 양공이나 옥나찰과 무슨 사이이든 상관없이 상도맹은 진남을 잡아야 했다.

"잘 왔다!"

진남의 눈에 전의가 스쳤다.

그는 이제 존자 칠 단계로 진급했기에 삼성자와 경지가 별로 차이 나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때, 이변이 벌어졌다.

슉!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무인이 온 힘을 다해 빠른 속도로 무덤에 달려들었다.

두 세력이 대치하자 싸움이 일어나면 시선이 그쪽으로 쏠릴 것을 예상한 그는 기회를 틈타 무성의 무덤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무성의 무덤이다! 무성의 전승만 얻어도 나 같은 존자에겐 충분해! 게다가 무덤에는 수많은 혈옥 영패가 있다!'

"이런!"

무인들은 안색이 변하더니 얼른 쫓아갔다.

삼성자도 눈을 찌푸렸다.

"어?"

진남은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는 저장 주머니에서 여섯 개의 고도를 꺼냈다. 고도들은 동시에 진동하며 빛을 뿜고 검법을 펼쳐 허공을 사이에 두고 적을 죽이려 했다.

이때, 또 이변이 벌어졌다.

우르릉! 쾅!

천지를 진동하는 큰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대한 무덤은 마치 사람이 온 것을 감지하기라도 한 듯이 천천히 세 장 넓이, 한 장 높이로 벌어졌다. 어두운 통로는 무덤의 깊은 곳까지 이어졌다.

"응?"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들은 모두 행동을 멈추었다.

통로가 열린 것은 이상했다.

맨 앞에서 달려가던 무인은 그 광경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그러나 무성의 무덤 앞까지 와서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크게 외치더니 왕도지기 세 개를 펼치고 몇십 장의 부적으로 몸을 보호하며 돌진했다.

그 무인이 통로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붉은 빛이 파도처럼 덮쳤다.

"아!"

무인을 감싼 보광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붉은빛이 그를 삼켜 목소리도 뚝 끊겼다.

붉은빛은 안으로 줄어들었고 어두운 통로는 조용해졌다.

주변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삼성자도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방금 뛰어든 무인은 존자 육 단계였다.

'존자 육 단계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어……. 우리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설마 무성의 무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인가?'

사람들은 의문스러웠다.

그때 통로에서 검은빛이 나오더니 무성의 위압을 풍겼다.

사람들은 표정이 변했다.

'무성 강자인가? 설마 죽지 않았나……?'

"저건 의지일 뿐이야!"

진남은 왼쪽 눈으로 살피더니 긴장을 풀었다. 의지라면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

"나는 역왕(力王) 무성(武聖)이다. 죽기 전에 이 무덤을 만든 것은 후대에게 전승을 남겨주기 위해서이다. 다만 시혈난해의 악기가 너무 강해서 몇백 년 동안 내 의지는 침식이 되었다."

검은빛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나는 금제를 바꿔 난해지기가 있어야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지. 후배들아, 무덤에 들어오고 싶으면 백 개의 난해지기를 내놓거라. 난해지기가 있어야 내가 벗어날 수 있다."

검은빛은 말을 마치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난해지기가 필요하다고?'

"역왕 무성의 말이 맞을 거야. 우리가 조금 전에 만난 도의는 경지가 보통이 아니다. 그래서 시혈난해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왕 무성은 경지가 부족하고 의지가 약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난풍은 진남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진남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

'난해지기라! 태고 싸움터에서 이렇게 묘한 작용이 있을 줄 몰랐네.'

무인들은 계속 몰려들어 이내 서른여 명이 되었다. 그중 셋은 존자 구 단계였다. 다만 그들은 역왕 무성의 말을 전해 듣자 안색이 어두워졌다.

'어디서 백 개의 난해지기를 얻는다는 말인가!'

"난해지기……. 단청! 난해지기를 내놓거라!"

삼성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살기등등하게 진남을 보며 말했다.

그들은 진남이 난해지기 대부분을 가져간 일이 생각났다.

"맞아, 단청에게 난해지기가 있다!"

"생각났어, 난해성에서 몇천 개나 흡수했잖아!"

"뭐? 그렇게나 많이?"

서른여 명의 무인들은 진남을 바라보는 시선에 적의가 가득했다.

양공과 옥나찰의 위협 때문에 그들은 단청을 공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성의 무덤이 앞에 있는데 난해지기가 있어야 보물을 얻을 수 있고 전승을 얻을 수 있었다.

진남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덤으로 달려갔다.

그 광경에 무인들은 안색이 변했다.

"단청, 혼자서 무성의 전승을 삼키려는 거냐?"

"단청, 네가 이렇게 나오면 우리도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

"맞아!"

눈 깜짝할 새에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인들이 진남의 주변에 나타났다. 그들은 진남을 둘러싸고 살기를 풍겼다. 만약 진남이 난해지기를 내놓지 않으면 언제든 공격할 기세였다.

삼성자는 그 모습을 보더니 냉소를 지었다.

'단청이 난해지기를 내놓지 않는다면 반드시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재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고작 너희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진남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인들은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여기저기서 고술 빛이 번쩍거리고 온갖 수단들이 동시에 나타났다. 이내 하늘을 뒤덮는 살초가 이루어졌다.

진남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빠르게 빠져나갔다.

공격들을 예측이라도 한 듯, 하나도 다친 데 없었다.

슈슈슉!

진남은 폭풍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잠시 후, 사람들은 눈을 가늘게 떴다. 진남은 훌쩍 뛰더니 공격을 벗어나 무덤의 입구에 도착했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통로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

무인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어떤 신법을 펼쳤기에 서른여 명의 무인들의 공격을 모두 피한 거지?'

"어? 단청의 경지가 존자 칠 단계를 돌파했어!"

석평, 석원, 석풍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고작 며칠 만에 단청이 두 단계나 돌파했다고……?'

"나는 혼자서 모든 것을 차지하는 사람이 아니다!"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무성의 무덤은 우리가 함께 탐험하는 것이 맞다. 다만, 너희들도 난해지기가 얻기 힘든 걸 알잖느냐? 그러니 공짜로 너희들에게 나눠줄 수 없다. 원석으로 바꾼다면 모를까."

어쩔 수 없었다. 보물과 영약이 아무리 많아도 그에게 필요한 것은 원석이었다.

원석이 없으면 전신의 혼을 진급시킬 수 없었다.

그래서 진남은 머리를 굴려 난해지기를 팔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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