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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85화 (385/1,498)

385화 시혈난해

쿵!

남색 도장의 모든 무인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체내에서 강대한 공법, 고술, 그리고 무혼, 법보가 일제히 드러나 빛이 하늘 땅을 뒤덮었다. 몸은 전광처럼 왔다 갔다 하며 난해지기를 잡는 동시에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싸움은 기세가 놀라웠다.

진남의 왼쪽 눈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방원 몇백 장 되는 사람들의 자취를 전부 꿰뚫어 보았다. 그는 큰 걸음으로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고 아무도 그를 공격할 수 없는 구석진 곳에 왔다.

"난해술을 시험해보자."

진남은 체내에서 난해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체내에서 파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성걸과 난씨 가문의 장로들은 모두 놀라 의문을 드러냈다. 그들은 매우 대단한 수계 고술을 느낀 것 같았다.

"응?"

진남은 난해술을 움직인 후 깜짝 놀랐다.

그의 신식은 마치 커다란 그물로 변한 것처럼 하늘에서 내려와 몇만 개의 혼잡한 기운을 전부 감쌌다. 그가 조금만 힘을 쓰면 모든 난해지기를 전부 체내에 빨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난해는 너무 강하잖아!"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공주는 특별히 그를 위해 이 고술을 찾은 것이었다.

"관두자. 이렇게 많은 무인들이 시혈난해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들의 길을 끊어서는 안 된다. 나는 당청산 등을 찾아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게만 하면 된다."

진남은 고개를 저으며 난해지기를 전부 빨아들이려던 생각을 접었다. 그는 마음을 움직여 난해술의 현묘함으로 열 개의 난해지기를 잡아 체내에 빨아들였다.

행동이 너무 빨라 다른 무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난해지기를 빨아들인 후 진남은 도장을 떠나려 했다. 얽히고 싶지 않았다.

이때, 하늘을 가르는 소리가 다급하게 울려 퍼졌다.

휙! 휙! 휙!

석평, 석원, 석풍이었다. 순식간에 상도맹의 제자들이 가득 몰려왔다. 스무여 명이나 되었다.

"단청, 난해지기를 얻으려고? 어림도 없다!"

석평이 흉악하게 웃으며 제일 먼저 큰 걸음을 내디뎠다. 도도한 위세가 진압해 왔다.

그를 따라 상도맹의 제자들도 따라 움직였다.

사람들은 마치 강대한 전진을 이룬 것처럼 사방을 막아 진남을 못 도망가게 했다.

"지금의 나는 전과 다르다. 너희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하지만 여기 상도맹 태상 장로도 있으니 너희들하고 싸우지 않겠다. 시혈난해에 들어간 후엔 너희들이 전부 덤벼도 전부 싸워주마!"

진남은 냉소를 지었다. 전신의 왼쪽 눈에서 전광이 용솟음쳐 사람들의 몸을 전부 꿰뚫어 보았다.

그는 순식간에 움직였다. 청룡성지의 문도어처럼 여러 가지 공격 속에서 가볍게 헤엄치며 그림자를 남겼다.

그는 석평 등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는 사람들의 포위에서 벗어났다.

'어떻게 된 일이지? 단청의 경지가 강해졌어!'

석평 등은 안색이 일제히 어두워졌다. 군룡회에서 그들은 단청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아차! 그를 도망가게 해서는 안 된다!"

석평은 정신을 차리고 눈빛이 반짝이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아직도 공격하지 않고 뭐 하고 있는 거냐! 단청을 막아라!"

그의 말에 순식간에 사람들 속에서 몇십 명의 무인들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 시선이 진남의 몸에 쏠렸다. 눈길에서 사나움이 반짝였다.

"단청 도우, 미안하오!"

"잠깐만 자네를 막는 거요. 자네를 다치게 할 생각 없소!"

"진짜 미안하오!"

무인들은 말하면서 크게 한 발 내딛더니 진남을 공격했다.

어제 상도맹에서는 거금을 들여 이들의 지지를 얻고 무인들더러 도장에서 공격하도록 했다. 단청의 신분이나 지위가 매우 높지만, 이들은 상도맹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석평 등은 차갑게 웃으며 다시 한번 제자들을 거느리고 일제히 달려들었다.

"상도맹은 참 대단하구나. 내가 난해지기를 가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이렇게 큰 판을 벌이다니. 그럼 나도 사양하지 않겠다!"

이 광경을 본 진남의 눈에 한기가 스쳤다.

그는 난해지기를 많이 얻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상도맹 그리고 무인들이 막으려 하자 그는 기분이 나빠 바로 자극을 받았다.

'내가 난해지기를 얻는 것을 방해한다면 더 많이 가져 가주마!'

"난해술!"

진남은 크게 소리 질러 체내의 난해술을 움직였다.

잠깐의 쟁탈을 거쳐 도장에는 난해지기가 육천여 개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찰나의 순간, 나머지 난해지기가 보이지 않는 힘에 전부 잡힌 것 같았다.

"전부 나에게로 오거라!"

무인들은 멈추지 않고 진남을 공격했다. 상도맹과 무인들은 마치 두 개의 대군처럼 그를 협공해 왔다.

쿵!

이변이 일어났다.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모든 난해지기가 흡인력에 끌린 것처럼 진남에게로 꿈틀거리며 왔다.

"아니……?"

난성걸과 난씨 가문의 사람들은 경악했다.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행동을 멈추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모든 난해지기가 진남의 체내로 흡입되고 한 개도 남지 않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난성걸, 상도맹 태상 장로, 축항 일행, 그리고 다른 무인들의 머릿속에 거의 동시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석평이 거느린 상도맹의 많은 제자들과 다른 한 무리의 무인들도 눈이 휘둥그래지고 어안이 벙벙했다.

'육천여 개의 난해지기를 혼자서 전부 삼키다니!'

"허허, 난해지기를 얻었으니 더 이상 너희들과 장난하지 않겠다!"

진남은 차갑게 웃으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발끝을 튕겨 도장 아래로 내려가더니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이건 설마……"

오직 난성걸과 난씨 가문의 장로만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이 생각났다.

'난해지기를 전부 빨아들일 수 있다는 건 단청이 시혈난해와 연관이 있는 수계고술을 수련했다는 걸 설명한다. 그렇지 않다면 절대 불가능하다.'

"여러분, 저자가 모든 난해지기를 가져가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석평, 석원, 석풍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화가 나 소리쳤다.

무인들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 특히 난해지기를 얻지 못한 무인들은 두 눈에서 불이 났다.

"단청, 어떻게 혼자서 이렇게 많은 난해지기를 가져갈 수 있느냐!"

"난해지기를 내놓거라!"

석평 등의 선동에 전체 도장의 무인들이 모두 폭주하려는 기세를 뿜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진남에게 쏠렸다. 기세가 대군처럼 밀려왔다.

"모두 간이 부었구나!"

이때, 분노한 외침이 천지를 흔들었다.

하늘에 떠 있던 진국현무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커다랗게 변하여 그림자를 드리우고 커다란 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위엄이 넘쳤다.

"감히 움직인다면 누구든지 죽여버리겠다!"

진국현무가 포효하는 소리가 장내를 흔들었다.

방금 노기등등했던 석평 일행과 많은 무인들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순식간에 정신을 차리더니 눈에서 짙은 두려움이 나타났다.

'진국현무가 단청을 호송하다니!'

"여러분, 안녕히!"

진남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난해지기를 열 개만 가져가려 했는데 상도맹과 무인들이 그를 막으려고 했기에, 홧김에 모두 빨아들여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고? 흥! 그렇다면 내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

휙!

진남은 몸을 날려 진국현무의 머리 위에 올라갔다. 검은 도포가 스륵스륵 소리를 내며 위엄을 펼쳤다.

크라아아!

진국현무는 다시 한번 사람들을 향해 포효했다.

그는 엄청난 강풍을 뿜어 무인들을 쓰러뜨리고는 시혈난해로 날아갔다.

난해지기를 얻었으니 시혈난해가 열리기를 기다리면 됐다.

"단청!"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하던 축항이 정신을 차렸다. 그는 안색이 매우 어두웠다.

"모두 난해지기를 가졌느냐?"

상도맹 태상 장로가 모두를 힐끗 보더니 물었다. 그는 무인들이 대답하자 말했다.

"우리도 가자!"

그는 옷을 휘저어 성광을 휘감더니 축항, 삼성자 등을 데리고 허공을 가르고 날아갔다.

"가자!"

"아아, 무성 강자가 오다니……."

"아이고, 이번에 우리는 건너갈 수 없겠구나."

무인들은 정신을 차렸다. 난해지기를 얻은 무인들은 모두 몸을 날려 다급히 날아갔다. 난해지기를 얻지 못한 무인들은 한숨을 쉬며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가주……."

난씨 가문의 장로가 입을 열었다.

난성걸은 몸을 떨더니 무언가 생각 난 듯 사납게 외쳤다.

"어서, 난풍에게 준비하고 시혈난해로 가라고 하거라. 명심하거라. 어떻게든 단청을 잘 도와야 한다!"

"네!"

난씨 가문 사람들은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난성걸은 당황하여 중얼거렸다.

"진짜로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복인지 화인지 모르겠구나……."

난성걸이 신음을 흘리더니, 그의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

동시에 그의 체내의 신비한 동정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 * *

시혈난해의 바닷가.

진남은 현무의 머리 위에 서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커다랗고 끝없는 바다에는 옅은 광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마치 세상과 단절한 것 같았다.

"아직도 열리지 않았나?"

진남은 뒤따라오는 상도맹 사람들을 힐끗 보더니 두 눈을 살짝 감고 수불식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미래를 준비하려면 반드시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뒤따라오던 축항, 삼성자 등은 그의 위엄을 보자 눈에서 살기가 용솟음쳤다. 특히 축항은 살기가 더 강했다.

지난번의 술 내기까지 하면 그는 벌써 두 번이나 단청에게 졌다.

다른 무인들은 눈빛을 반짝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 순식간에 우르릉하는 진동 소리가 시혈난해의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높아졌다.

진남은 눈을 번쩍 뜨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혈난해를 바라보았다.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넓고 끝없는 바다 위에 바닷물이 위로 꿈틀거리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바다 밑에서 떠오르려는 것 같았다. 이어 부르르하는 진동 소리와 함께 태고의 검은 땅이 깊은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왔다.

"이건……?"

진남은 눈을 찌푸렸다.

검은 땅은 멀리서 보면 검은 반점 같았다. 하지만 그는 전신의 왼쪽 눈을 통해 이 땅이 적어도 방원 몇만 리는 된다는 걸 알았다.

또 살벌한 기운이 땅에서 퍼져왔다.

태고의 싸움터였다.

찰칵!

문득 부서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다를 덮고 있던 광막이 찢어져 틈이 생겼다. 틈으로 시혈난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르릉.

틈에서 바닷물이 꿈틀거리더니 금빛이 반짝이는 배가 나타났다. 배마다 모두 검은 그림자가 서 있었고 손에 노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무언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시혈난해가 완전히 열렸다.

"여기가 시혈난해입니까? 선배님, 어떻게 된 일입니까?"

진남은 당황했다. 시혈난해는 그가 상상했던 것과 너무 차이가 컸다.

"아, 잊어먹고 말하지 못했다."

진국현무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해지는 기록에 의하면 상고시기에 동주에서 큰 싸움이 일어났었다고 한다. 싸움에서 많은 강자들이 여기서 죽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곳을 태고의 싸움터라고 부른다. 시혈난해의 전승은 이 태고의 싸움터와 연관이 있단다."

"그렇군요."

진남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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