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화 축항이 졌구나
"하하, 항아리라니!"
"웃기는구나, 칠신액을 항아리로 마시겠다는 사람은 처음 본다!"
"단청! 진짜 가지가지 하는구나."
무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비웃는 표정을 짓고, 일부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단청 이 자식은 자신이 무성 강자라도 된 줄 아나?'
"항아리로 마시겠다고? 진짜 우습구나. 먼저 세 병이나 마시고 다시 말하거라!"
삼성자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건방지구나!'
"미안하다, 단청 도우, 여기는 항아리가 없다. 병으로 마시거라."
난성걸도 표정이 평온해졌다. 난씨 가문에 어찌 항아리가 없겠는가? 그러나 그는 주지 않았다. 그는 단청이 객기를 부려 한 번에 다 마시곤 큰일이라도 낼까 봐 걱정되었다.
"좋습니다!"
진남은 주위의 수군거리는 소리들을 무시하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시간을 절약하고 싶었을 뿐인데 난 가주가 항아리를 내주지 않을 줄 몰랐다.
진남은 실망한 표정을 하곤, 번개처럼 한 병을 집어 한 모금에 마셔버렸다.
향기로운 술 향기와 함께 방대하고 깨끗한 힘이 진남의 체내로 들어갔다. 존자 정석이 신비한 권능을 펼쳐 칠신액의 힘을 연화하여 두 개의 존자의 힘을 만들었다.
"좋다!"
진남은 흥분되었다. 존자의 힘은 매우 얻기 힘든데, 단지 술을 한 병 마시는 것으로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휙!
그는 다시 번개처럼 빠르게 칠신액을 들어 연거푸 마셨다.
체내의 존자 정석이 끊임없이 움직여 네 개의 존자의 힘을 만들었다.
축항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눈빛이 흔들렸다.
'세 병이다! 한꺼번에 연속 세 병을 마셨다!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다니!'
'단청은 겨우 지급 팔품이고 경지가 존자 오 단계다. 그런데 어떻게 세 병을 들이키고도 멀쩡할 수 있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지?'
"재미있구나!"
축항의 입가에 담담한 미소가 걸렸다. 단청이 대단한 솜씨를 드러냈지만, 그는 이번 술내기는 자신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휙!
축항은 네 번째 병을 집어 한 번에 마시더니 다섯 번째 병을 집어 또 한 번에 마셨다. 그리고 또 손을 뻗었다.
"여섯 병을 연속 마시려는 건가?"
"와, 진짜 대단하구나!"
"나라면 한 병도 못 마셨을 거야!"
무인들은 모두 가슴이 떨렸다. 그들은 저도 모르게 단청을 바라보았다. 단청을 보던 그들은 일제히 안색이 변했다.
진남은 네 번째 병을 집어 한 번에 마셔버리고 빠르게 또 다섯 번째 병을 집어 한 번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여섯 번째 병을 집었다. 속도는 전혀 느려지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진남의 눈은 마시면 마실수록 더 밝아지고 더 흥분하는 것 같았다.
'연거푸 여섯 병을 마셨다!'
'단청도 해내다니!'
누구든 심지어 삼성자 그리고 난성걸도 그제야 깨달았다.
'단청은 범상치 않구나. 체내에 빠르게 술을 연화하는 수단이 있는 게 분명하다.'
"만약 우리들이라면……."
석평, 석원, 석풍은 저도 모르게 어떤 생각이 들어 몸이 떨렸다.
'축항 사형이 와서 다행이다. 우리는 절대 여섯 병을 연거푸 마실 수 없다. 사형이 오지 않았으면 창피를 당했을 것이다.'
"단청은 어떻게 이런 수단을 가지고 있지?'
석평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차분하고 느긋한 축항을 보자 마음이 안정되었다. 축항 사형이 있으니 단청이 아무리 대단해도 틀림없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하하, 단청, 너 고작 존자 오 단계가 이런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리 맹주가 이처럼 중시할 만하구나!"
축항은 여섯 번째 병을 마신 후 일곱 번째 병을 집어 한 번에 마셨다.
그러자 진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일곱 번째 병을 들어 마셨다.
진남이 일곱 번째 병을 마신 것을 보자 축항은 눈꺼풀이 뛰었다.
진남은 여덟 번째 병도 한번에 마셨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단청 대단하구나! 여덟 병을 한 번에 마시고도 안색이 변하지 않다니!'
축항은 진남을 따라 여덟 번째 병을 마시더니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는 입 안에 술 향기가 가득했다.
축항은 단청의 차분한 표정을 보고 긴장되었다.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능력이 대단하다 해도 연거푸 여덟 병 마시고도 안색이 변하지 않다니……. 더 마실 수 있는 척하는 건가? 아니면 진짜 계속 마실 수 있나?'
"자, 이건 아홉 번째 병이다!"
축항은 아홉 번째 병을 들었다. 그는 칠신액의 향기를 맡기만 해도 역겨웠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아홉 번째 병을 한 번에 마셨다!
방대한 힘이 그의 육신에 퍼졌다. 그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살짝 기운이 흔들렸다. 그는 공법을 써 힘을 눌렀다.
진남은 담담하게 웃더니 아홉 번째 병을 들어 한 번에 마셨다. 그의 안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허……."
이 광경에 사람들은 모두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홉 병을 마셨다. 축항도 이미 반응이 온 것 같은데 단청은 어떻게 된 거지? 아무렇지도 않은 거 같은데……?'
"하하, 열 번째 병은 내가 먼저 마시겠다!"
진남은 열 번째 병을 집어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마셨다. 기운이 체내에서 세게 흔들리더니 존자의 힘이 또 생겼다.
열 번째 병을 마신 후 그의 체내에 존자의 힘이 스무 개나 많아졌다.
"어……."
축항은 살짝 당황했다.
'열 번째 병이다, 어떻게 아직도 아무런 반응이 없지?'
"좋다!"
진남은 기분이 좋았다.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난 가주, 술을 가져오십시오!"
그는 더 많은 칠신액을 마시고 싶었다. 그러면 그의 실력은 크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었다.
"더, 더 가져오라고?"
난성걸은 어리둥절했다.
'열 병이다. 연속 열 병을 마시고도 계속 마실 수 있단 말인가?'
다른 무인들은 진작에 할 말을 잃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무인들은 단청이 건방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술을 가져오십시오!"
이 광경을 본 축항은 낮은 소리로 외쳤다. 눈이 사나워지더니 열 번째 칠신액을 집어 한꺼번에 마셨다. 펑! 펑! 펑! 하는 미약한 폭발음이 처음 그의 몸에서 울려 퍼졌다.
축항은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는 체내의 공법을 움직여 술기운을 눌렀다.
"사형……."
석평 등은 모두 안절부절못했다. 그들은 일이 이 지경이 될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
"듣지 못했느냐? 술을 가져오거라!"
축항은 몸에서 강한 기운이 용솟음쳐올라 단호하게 소리쳤다. 그는 자신이 단청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단청을 이기고 말 거라고 결심했다.
"저……."
난성걸도 당황했다. 그는 일이 이 정도로 커질 줄 몰랐다. 그는 단청이 먼저 잘못했다고 빌 줄 알았다. 그러나 축항의 단호한 표정을 보자 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저으며 소리쳤다.
"듣지 못했느냐? 빨리 가서 술을 가져오거라!"
시녀와 시위들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술을 가지러 갔다. 잠시 후 칠신액을 가져왔다.
이번엔 스무 병이 아니라 오십 병을 가져왔다.
짙은 술 향기가 술병에서 흘러나와 실체를 이룬 것처럼 대전을 휩쓸더니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갔다.
이 광경을 보자 진남은 눈이 반짝거렸다.
오십 병이면 그는 존자의 힘을 존자 육 단계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었다.
"단청, 우리 계속 마시자!"
축항이 큰소리로 외쳤다. 금빛이 그의 체내에서 뿜어 나와 점차 금색 뱀으로 변하여 그를 감쌌다. 뱀은 머리를 축항의 어깨에 걸치고 금색 혀를 날름거렸다. 위압이 사방으로 퍼졌다.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떨렸다.
'이렇게 강한 고술마저 펼치다니. 축항은 끝장을 보려는 거구나!'
"기꺼이!"
진남은 술병을 잡더니 바로 고개를 들고 마셨다. 두 개의 존자의 힘이 체내에 생겼다.
축항은 눈꺼풀이 파들거렸다. 그는 빠르게 손을 뻗어 진남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로 연거푸 두 병을 마셨다. 체내의 기운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계속 마시자!"
축항은 크게 소리치더니 세 번째 병을 집었다.
진남은 두 번째 병을 들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한 병 한 병 들이켰다.
네 번째 병!
다섯 번째 병!
여섯 번째 병!
여덟 번째 병을 마시자 사람들은 모두 정신을 차렸다. 그들은 문득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항이 강한 고술을 펼쳐 몸을 보호하고 있었지만, 체내의 술기운이 여전히 모공에서 뿜어 나왔고 안색도 시뻘게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진남은 눈이 더욱더 반짝이고 점점 더 흥분되었다. 나머지 칠신액을 전부 마셔버리려는 것 같았다. 제일 중요한 건 그의 체내의 기운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미 열여덟 병을 마셨다. 그런데 기운이 여전히 조금도 흔들리지 않다니?'
축항은 눈썹을 움찔거렸다. 그는 억지로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홉 번째 칠신액을 잡더니 한 번에 마셨다.
쿵!
방대한 힘이 축항의 체내에서 폭발했다. 방대한 힘이 그의 몸을 억지로 터뜨릴 것만 같았다.
"욱!"
축항은 더 이상 침착할 수 없었다. 안색이 변하더니 체내에서 보물의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보력(寶力)이 커다란 산처럼 억지로 방대한 술기운을 눌렀다.
그런데도 그는 머리가 어지럽고 의식이 뚜렷하지 않았다.
"사형!"
석평 등은 일제히 표정이 변했다.
"축항 도우……."
난성걸도 숨을 가다듬었다.
무인들은 진작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길 수 없겠는데……?'
'단청이 더 세구나!'
진남은 축항을 힐끗 보더니, 헛기침하며 말했다.
"흠, 흠! 축항 도우, 계속 마실 수 있겠느냐?"
그는 축항이 계속 마실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야만 그는 더 많은 칠신액을 마실 수 있었다.
"허튼소리!"
축항이 차갑게 말했다.
"단청, 네가 무슨 수단을 펼쳤는지 모르지만 너 따위가 나를 이기겠다고? 꿈도 꾸지 말거라.'
"응."
진남은 그와 쓸데없는 말을 하기 귀찮아 열 번째 병을 집어 한 번에 마셨다.
진남은 술병을 비우고는 입을 쩝쩝 다셨다. 칠신액은 마시면 마실수록 더 맛있었다.
'연속 스무 병을 마셨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의 머릿속에 스물이라는 숫자가 스쳤다.
그들은 이제 무감각해져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
"흥! 좋다!"
축항은 진남의 표정을 보더니 이를 악물고 열 번째 병을 집어 마셨다.
두 사람은 이렇게 한 병 또 한 병, 끊임없이 마셨다.
그러나 이미 큰 싸움을 벌이고 있는 분위기가 전혀 없었다. 축항은 이를 악물었다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나중에는 시커메졌다.
반면에, 진남은 통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점점 더 기분이 좋아졌다.
꺼억!
열여섯 번째 영주를 마시자 진남은 시원한 트림 소리를 냈다.
푸!
축항은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메스꺼웠다. 억지로 술을 넘기려던 그는 구역질이 나 마지막 한 모금을 뱉었다.
'어…….'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축항이 졌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