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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63화 (363/1,498)

363화 단청은 죽었나?

허공에 떠 있던 천자인이 가볍게 떨리더니 금빛을 가득 쏟아 삼황자, 진남 등을 전부 안에 감쌌다.

금빛이 감싸자 그들은 온몸이 따뜻해졌다.

쿵!

천자인은 투명한 기운을 뿜으며 짙은 천자의 기를 싣고 내려왔다.

사방의 천지의 힘이 동시에 크게 흔들렸다.

천자는 본래 천도의 아들이기에 천자의 기는 당연히 천지의 힘을 움직일 수 있었다.

삼황자가 가운데에 섰다.

그의 머리 위에서 천삼백여 개의 천자의 기가 끊임없이 내려와 주입되었다.

제천도장의 모든 강자와 거물들은 이 광경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오늘 태자로 책봉되었기에 천자의 기를 가장 많이 얻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단청이 천자의 기를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른 천자의 기가 진남 등에게로 날려왔다.

용호의 머리 위에 아흔여덟 개가 있고 목성야의 머리 위에는 일흔세 개 있고 설몽은 예순두 개가 있었다. 백호영 대장의 위에는 예순다섯 개밖에 안 됐다.

다른 천재들은 모두 오십 개보다 적었다.

진남의 머리 위를 본 강자들은 몸이 떨리고 경악했다.

'오백…….'

'오백팔십 개?'

'오백팔십 개라니?'

'지금까지 오백팔십 개의 천자의 기를 얻은 천재는 한 명도 없었다!'

'이건 삼황자의 절반에 가깝다!'

제천도장에서 천자의 기의 도움을 얻자 진남의 눈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나타났다.

천자의 기가 그의 경지를 높일 수 있었다.

제천도장 사방의 주벽화, 임풍소, 제 일 제후 혹은 전에 봉황성에서 나온 강자들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음."

분천황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진남의 성적이 그를 놀라게 하지는 못했지만, 매우 훌륭했다. 천자인이 단청을 중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흥!"

적풍운은 침울한 표정이 시커메졌다.

단청이 대단해질수록 그는 더욱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진남은 강자들의 표정을 주시하지 않았다.

그는 천지의 기가 가져다준 놀라움과 기쁨에 완전히 빠졌다.

천지의 기는 매우 신비하고 깨끗했다. 그의 체내에 들어가 난류로 변하여 역천원신의 체내에 흘러들었다.

오백팔십 개의 천자의 기로 그의 체내에 서른 개의 존자의 힘이 많아져 모두 예순세 개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진남의 기운에도 조용히 변화가 생겼다.

그는 분천고국의 땅, 공기, 건물 등과 신비한 관계가 생겼다. 마치 혈맥이 융합된 것처럼 이 땅이 그에게 속하고 그의 고향인 것 같았다.

"천재들을 불러 천자의 기를 빨아들이게 한 것은 천재들과 분천고국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서였구나. 나중에 천재가 강자가 되면 분명 분천고국의 정을 생각하여 만약 큰일이 생기면 손을 써……."

진남은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분천고국이구나, 이렇게 천재들의 마음을 뺏는구나.'

그러나 그는 이런 수단에 대해 아무런 반감이 없었다. 그와 분천고국 사이에는 이미 매우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쉽다. 천자의 기가 조금 부족하구나. 그렇지 않으면 난 존자의 힘을 아흔아홉 개까지 올려 완전히 존자 일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남이 한탄했다.

존자 일 단계는 아흔아홉 개의 존자의 힘이 있어야 했다.

존자 이 단계는 백아흔아홉 개의 존자의 힘이 있어야 했다.

존자 삼 단계 등등, 경지를 한 단계 높일 때마다 백 개씩 늘어났다.

이때, 이변이 일어났다.

진남이 걸친 두루마기가 무언가 느낀 듯 가볍게 떨렸다. 신비한 기운이 두루마기에서 뿜어 나와 하늘 위의 천자인을 향해 날아갔다.

"응?"

진남은 당황했다.

허공에 떠 있던 천자인은 무언가 느낀 것처럼 금빛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매우 놀라고 기뻐했다.

이런 이변을 강자들이 발견하지 못할 리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천자인의 기운이 왜 난잡해졌지?"

주벽화 등등 강자들도 눈에 묘한 빛이 드러났다.

천자인은 분천고국의 보물 중 하나였다. 선제가 남겼고 매우 강하며 지금의 황제가 관리하고 있었다.

"응? 이건 설마……."

분천황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천자인은 그가 관리하고 있기에 그는 제일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문득 무언가 생각나 진남이 걸치고 있는 두루마기를 바라봤다.

분천황제은 안색이 크게 변했다.

'아, 마신포를 잊고 있었구나!'

쿵!

천자인의 위에서 엄청난 기세가 폭발했다. 기세가 검처럼 하늘을 갈랐다.

천자인이 다시 한번 천자의 기를 내뿜었다.

백 개!

이백 개!

오백 개!

천자의 기가 급격하게 뿜어 나왔다. 순식간에 사천 개의 천자의 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사천 개의 기가 순식간에 진남에게 주입되었다.

"천자의 기가 어떻게 이렇게 많지?"

진남은 살짝 놀라더니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마신포는 선제의 유물이고 천자인도 선제의 유물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전에 선제와 함께 오랫동안 싸웠기에 서로를 알고 있었다.

"마신포, 고맙습니다."

진남은 기쁜 마음에 인사했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천자의 기를 연화하기 시작했다.

마신포는 가벼운 소리를 내며 옷깃을 흔들었다. 마치 진남의 칭찬에 뿌듯하고 매우 자랑스러운 것 같았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

'사천 개의 천자의 기다!'

'게다가 좀 전에 얻은 오백팔십 개까지 합하면 사천오백팔십 개다. 이렇게 방대한 천자의 기는 이미 삼황자가 얻은 것의 세배나 된다!'

'도대체 삼황자를 태자로 책봉하는 거야? 아니면 단청을 태자로 책봉하는 거야?'

"이게 무슨……."

삼황자는 이 광경을 보고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단청은 항상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방법이 있는 것 같구나. 그런데 이번의 놀라움은 좀 두려운데…….'

삼황자는 태자로 등극하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에게 비교가 되었다.

소문나면 아마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

다행히 삼황자는 마음이 넓어 단청을 형제로 생각하였기에 잠시 우울하였지만 바로 회복했다.

다만, 삼황자는 그의 아버지가 그보다 더 우울하고 안색이 새파랗게 된 건 몰랐다.

'마신포를 잊다니! 이번에 단청을 올려보내는 것이 아니었어!'

분천황제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많은 천자의 기를 잃었으니 수많은 정력과 영약으로 천자의 기를 보충하여 천자인을 회복시켜야 했다.

진남은 방금 전의 행동이 얼마나 큰 반응을 일으켰는지 몰랐다.

그는 빠르게 천자의 기를 연화했다. 체내의 존자의 기가 빠른 속도로 많아졌다.

잠시 후 천자의 기는 완전히 그의 몸에 융합되어 존자의 힘이 아흔아홉 개에 도달했다.

방대한 천자의 힘이었지만, 존자의 힘을 이 이상 만들지 않고, 진남은 육신을 단단히 하는 걸 선택했다.

윙.

가볍게 떨리더니 진남의 몸이 보옥으로 변한 것처럼 깨끗해졌다. 완전한 존자의 몸이 만들어졌다.

그는 분천고국의 땅에서 커다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모두 천지의 힘과 연관됐다.

파.

진남의 반존의 기운이 무존으로 변했다.

그가 이룬 무존은 보통이 아니었다. 체내의 원신이 아직 완전히 변하지 않고 여전히 사람 형상이었다. 나중에 진남이 존자의 힘을 충분하게 모은 후 천지뇌겁을 일으켜 원신을 진급하면 무적 존자가 될 수 있을 것이었다.

"역천원신, 존자 일 단계……."

진남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의 경지로도 그는 일반적인 존자 오 단계와 싸우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진남의 마음속에서 경고가 떠올랐다.

경고는 약하여 쉽게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진남이 수불식을 수련하여 심신이 매우 민감해졌기에 경고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지고 긴장한 상태로 사방을 둘러봤다.

쿵!

방대한 기세가 아무런 징조도 없이 폭발했다.

이어 엄청난 검광이 용왕매진하는 기세로 삼황자에게 달려들었다.

'누군가 삼황자를 암살하려 한다!'

"큰일 났어!"

진남은 순식간에 반응하고 한 발 성큼 내디뎌 몸을 방패 삼아 삼황자의 앞을 막았다.

온 분천고국의 모든 강자들이 제천대전에 모였다. 이런 상황에 누군가 암살을 시도할 줄 예상치 못했다.

강자들은 거의 동시에 안색이 크게 변했다.

쿵! 쿵! 쿵!

몇 개의 무성 강자의 기운이 곧게 하늘로 솟아오르자 방원 몇 리에서 천둥이 울리고 온 세상이 어두워졌다.

암살을 시도한 자는 경지가 존자 정상급이었다.

무성 경지의 강자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 살수는 싸늘한 빛이 반짝이는 비수를 들고 엄청난 기운을 뿜어 삼황자의 심장을 찔렀다.

이 공격을 맞는다면 삼황자는 틀림없이 죽을 것이었다.

휙!

살수의 행동이 빠르고 갑작스러웠지만, 반응한 사람이 있었다. 진남이었다.

"전신의 왼팔!"

진남은 큰소리로 외치며 왼쪽 손을 들어 가슴을 막았다. 마신포는 위험을 느낀 듯 옷자락을 펄럭거렸다. 암홍색 장옷이 펼쳐졌다.

"죽어라!"

순식간에 살수가 비수를 세게 찔렀다.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진남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날려나 벽에 부딪혀 먼지를 일으켰다.

살수는 멈칫했다. 그가 다시 비수를 휘두르려 할 때 엄청난 위압이 분노한 파도처럼 강림했다.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분천황제, 주벽화, 소일백호 삼대 거물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엄청난 성자의 힘이 휩쓸어와 순식간에 살수를 진압했다.

"악!"

살수는 처참하게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했다.

바닥에 눌려 움직일 수 없었다.

화르륵!

그의 몸에서 녹색 불꽃이 일어 잠깐 사이에 그를 태워 한 줌의 재로 만들었다.

살수는 사시였다.

제천대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천대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단청!"

주벽화는 안색이 변하여 서둘러 날아갔다.

그뿐만 아니라 임풍소, 왕노 등도 일제히 날아왔다. 그들은 방금 일어난 일을 정확히 보았다. 단청이 삼황자의 앞을 막았다.

"어림군(御林軍)! 질서를 지켜라!"

분천황제는 허공에 떠서 위엄을 폭발했다.

제천대전의 사방에서 갑옷을 입은 무사들이 나타나 사람들 사이를 드나들었다. 대신이든 다른 세력이든 모두 통제되었다.

"명을 전하거라. 황궁을 샅샅이 뒤져 남은 세력을 찾아내거라!"

"형부상서 명을 받습니다. 살수의 내력을 알아보고 배후를 찾아내겠습니다!"

"……."

명령은 잠깐 사이에 모두 전달되었다.

아수라장이 되었던 제천대전은 잠깐 사이에 조용해졌다. 시끄럽긴 했지만 혼란스럽지 않았다.

"간이 부었구나. 감히 태자를 죽이려 하다니! 황제, 이번 일은 꼭 잘 조사해야 합니다. 누구든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소일백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엄청난 악기를 뿜었다.

"백호 대인 신경 써줘서 고맙소."

분천황제는 소일백호를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소일백호는 돌아서 가버렸다.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게 어두운 표정으로 적풍운과 눈을 마주쳤다.

'단청 이 자식이 또 우리를 방해했구나. 그런데…… 단청은 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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