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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61화 (361/1,498)

361화 마신포(魔神袍)

휙!

두루마기가 살아나 스스로 진남의 앞으로 날아왔다.

펑!

두루마기가 터져 수많은 검은 형상으로 변하더니 순식간에 진남을 감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진남은 차림새가 변하여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그의 등 뒤에서 혈색의 옷이 휘감겨 올랐다.

쿵!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기세가 진남의 몸에서 치솟아 올랐다. 두루마기는 갑옷처럼 수많은 검붉은 빛을 뿜었다.

진남은 구천에서 온 마신이 속세에 강림한 것 같았다.

크롸아아!

황금 방의 기영이 깨어나 용이 포효하는 것 같은 울음소리를 냈다. 포효 속에는 분노도 없고 두려움도 없고 오로지 놀라움과 기쁨만이 있었다.

"이건……."

진남은 살짝 당황했다.

그는 자신의 체내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용솟음치는 것을 뚜렷하게 느꼈다. 이 힘은 매우 난폭하고 포악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죽여 없앨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의 진남이 반보 무존이었다면 지금의 그는 무존 삼 단계 같았다.

"나의 전포를 후세에 전한다!"

이때 위엄 있는 목소리가 진남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이 두루마기는 마신포다! 예전에는 제기었다! 후에 나를 따라 싸우다 크게 손상되어 지금은 제기의 위력이 없다. 두루마기를 소중히 다루어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주길 바란다."

진남은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 목소리에 그는 머리가 터지는 것 같았다.

그가 전에 전신의 왼쪽 눈의 부르짖는 소리의 시달림을 받은 적 없었다면, 아마 기절했을 것이다.

한참이 지나서야 진남은 겨우 회복되었다.

"마신포라고? 예전에는 제기었다고? 머릿속에서 울린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하더니 바로 알아차렸다.

'공노가 황금 방 일곱 번째 층에 들어온 사람은 역사이래 분천고국의 선제뿐이라고 했었다. 그러니 마신포는 아마 선제가 남긴 것일 것이다!'

진남은 중얼거리더니 정중하게 말했다.

"선배님, 근심하지 마십시오. 마신포가 저에게 왔으니 반드시 지난날의 영예를 회복시킬 겁니다."

"마신포를 좀 보자!"

진남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눈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 나왔다.

'마신포는 지난날의 제기다! 설령 지금 중상을 입었다 해도 위력이 성도지기보다 더 강하다!'

"마신포는 이미 나와 하나가 됐다. 내가 마음을 먹으면 마신포를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체내의 존자의 힘이 아직 부족하여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진남은 마신포를 움직이려 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바로 깨달았다.

"아쉽다. 나중에 내가 마신포를 움직였을 때 어떤 힘을 발휘할지 기대되는구나."

진남의 눈에서 기대가 흘러나왔다.

그는 싸울 때 법보를 쓰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신포는 옷이기에 몸에 걸칠 수 있었다.

"이제 나가자!"

진남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마신포를 얻었기에 그는 기분이 엄청 좋았다.

그가 황금 방에서 나올 때 휙 하는 소리와 함께 공노가 그의 앞에 강림했다.

"단청, 일곱 번째 층에서 무슨 전승을 얻었느냐?"

공노는 호흡이 살짝 빨라져 다급히 물었다.

그는 진남이 걸치고 있는 검은 두루마기를 보고 눈을 찌푸리더니 놀라하며 물었다.

"설마 이 옷이 선제를 따라 싸우던 마신포냐?"

진남은 마신포가 아무런 위력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공노가 그것의 본 모습을 보아낼 줄은 몰랐다. 그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

"공노 눈썰미가 좋으십니다."

"정말 마신포라니……."

공노는 진남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혼자 중얼거렸다.

고개를 돌려 복잡한 눈길로 진남을 보며 말했다.

"마신포를 얻었으니 너는 선제에게 인정받은 거다. 단청아, 제천대전에서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말을 마친 공노는 진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단청이 마신포를 가져갔으니 선제의 영정 속의 신비한 지보도 이번 제천대전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제천대전이요?"

진남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공노께서도 제천대전에 참가하십니까?"

진남은 아직도 앞에 있는 공노가 지금의 분천황제이고 직접 제천대전을 주관할 것이란 걸 몰랐다.

"당연하지."

공노는 웃더니 손을 저으며 말했다.

"단청아, 네가 마신포를 얻은 일은 잠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을 거다."

"물론입니다."

진남은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가려 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생각나 그는 걸음을 멈추고 담담하게 물었다.

"공노, 제가 일곱 번째 층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공노께서 오해하시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건방진 것이 아니라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말을 마친 진남이 활개 치며 떠나갔다.

공노, 아니 분천황제만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분천황제는 정신을 차렸다.

'이 자식, 뒤끝 있구나. 그러나 이런 성격이…… 나는 마음에 든다!'

분천황제의 눈에 정광이 스쳤다.

분천황제는 한 발짝 성큼 내딛더니 사라졌다.

진남은 태자부로 돌아와 태자와 통쾌하게 이야기 나눈 후 오래 머물지 않고 떠났다.

"백호성을 떠나 허공을 갈라보자!"

진남은 부랴부랴 성문으로 걸어갔다.

지난번에 그는 반보 무존으로 진급하여 허공을 가르고 허공을 뛰어넘으려 했지만, 허공 속의 강기가 너무 강하여 존자의 몸으로도 당할 수 없었다.

이제 마신포를 얻었으니 움직일 수는 없지만 강기를 막는 데는 충분할 것 같았다.

"응?"

거리에서 진남은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몇 개의 기운이 그를 주시하는 걸 느꼈다.

"설마 나를 암살하려는 건가?"

진남은 돌아서 전신의 왼쪽 눈으로 몇 사람을 훑어보았다. 그들은 인파 속에 숨어 있었는데 경지가 존자 일 단계였다.

진남의 눈길을 느낀 그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런, 설마 발견되었나?'

그들은 서로 쳐다보았다. 이미 발견됐으니 숨을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본 모습을 회복하고 진남에게로 걸어갔다.

우두머리인 중년이 진남의 앞에 오자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단청 공자, 우리 집 대인께서 공자를 청하시오. 우리와 함께 갑시다."

진남은 움직이지 않고 물었다.

"대인? 누구요?"

"일단 그냥 따라오시오!"

중년이 소리쳤다.

"이상한 사람이군!"

진남은 몸을 돌려 귀찮은 듯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를 청하는데 태도가 이렇다니.'

"자네!"

중년과 다른 사람들은 표정이 일제히 변했다.

단청이 감히 그들을 무시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단청! 우리 집 대인은 신분이나 지위가 분천황제보다 낮지 않소! 그분이 자네를 청한다는 것은 영광이오. 한데, 감히 거절하는 거요?"

중년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 화가 가득했다.

"분천황제보다 낮지 않다고?"

진남은 어리둥절하여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면 어떻소? 난 관심이 없소!"

진남은 이들이 상도맹에서 왔고 생도맹 맹주가 자신을 찾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백호성에는 양대 세력이 있었다. 분천고국의 황실과 상도맹 본부였다.

'상도맹 맹주는 아마 이황자가 갖고 있던 지도 때문에 나를 만나려는 것일 것이다. 근데 상도맹 맹주면 어때서? 만나지 않겠다!'

"자네 감히……."

중년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살기를 뿜었다.

그들은 맹주의 최측근 호위무사였는데 감히 맹주의 요청을 거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무황 경지 정상의 젊은이가 거절하다니.

진남은 눈빛이 사나워졌다.

그의 옆의 방원 몇십 장의 허공이 얼어붙은 것처럼 서늘해졌다.

먹처럼 시커먼 마신포와 어울려 그의 기세가 시뻘건 입을 쩍 벌린 절세의 악마 같아졌다.

중년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몸과 마음이 떨렸다. 한기가 꼬리뼈부터 솟아올라 심장을 찔렀다.

'단청의 기세가 엄청나구나!'

"나를 따라오지 마시오!"

진남은 한마디 던지고 돌아서 활개 치며 걸어갔다.

중년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 따라가려 하는데 신념이 빠르게 그들의 머릿속에 울려 퍼져 따라가려던 생각을 포기했다.

진남이 백호성을 떠나려고 할 때, 위엄 있는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단청, 난 상도맹 맹주다. 어서 상도맹 본부로 오거라. 너하고 이황자 손에 있었던 그 지도에 대해 상의하려 한다!"

진남은 표정이 변하지 않고 바로 전음했다.

"맹주, 저는 그 지도를 상도맹에 주지 않을 것입니다. 상도맹에서 어떠한 조건을 건다고 해도 난 상도맹에 주지 않을 겁니다. 만약 갖고 싶으면 한 달 후를 기다리십시오."

지도는 시혈난해와 연관 있었다.

지금 당청산, 단목 봉주 등이 시혈난해 안에서 폐관하고 무성으로 진급하고 있었다. 만약 상도맹의 사람들을 끌어간다면 그들은 폭로될 가능성이 있었다.

"단청, 그 지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느냐?"

위엄 있는 목소리가 조금 차가워졌다.

"그 지도는 네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우리 상도맹으로 가져다 주면 난 너에게 엄청난 이익을 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너는 우리 상도맹과 원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럼 원수가 되겠습니다."

진남은 조금도 사정없이 대답했다.

그는 줄곧 상도맹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

게다가 이 지도는 당청산, 단목 봉주 등의 안위하고 관련됐기에 상도맹이 아니라 사대 세력과 원수가 된다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위엄 있는 목소리의 주인은 진남의 태도가 이렇게 강경할 줄은 생각지 못한 듯했다. 계속 말하지 않았다.

진남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백호성을 걸어 나오더니 존자의 힘을 순식간에 폭발했다.

"허공을 가르라!"

그는 커다란 손에 존자의 힘을 모아 허공에 집어넣었다.

진남이 허공을 힘껏 당겨 찢었다. 찢어진 구멍에서 강풍이 불어 나왔다. 난폭하고 맹렬했다.

진남이 입고 있는 마신포가 스르륵 스르륵 소리를 냈다.

위력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강풍이 아무리 불어도 마신포를 찢을 수 없었다.

"역시 마신포는 대단하구나!"

진남은 기쁜 표정으로 몸을 날려 허공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허공 안은 끝없이 까맸다. 또 엄청난 광풍이 불고 있었다.

경지가 존자에 도달하면 자신의 기억을 통해 위치를 정한 후 허공에서 빠르게 떠돌아 목적지에 도착한 후 다시 허공을 부수고 허공에서 뛰어오를 수 있었다.

허공에서 뛰는 거리는 자신의 경지와도 큰 관계가 있었다.

진남의 체내의 존자의 힘은 서른세 개밖에 안 되어 그가 허공에서 뛰어오른다 해도 한 번에 봉황영에 도착할 수 없었다. 세 번 뛰어야만 도착할 수 있었다.

쿵!

진남이 허공을 부수고 나타났다.

아래는 바로 봉황영이었다.

그는 이제 백호성에서 봉황영까지 오는데 반 주 향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별로 중요한 일이 없다. 그러니 일단 폐관하여 수련하자."

진남은 황토 도장의 목성야, 설몽 등을 훑어보고는 결심한 듯 몸을 날려 안으로 들어갔다.

* * *

여덟 날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났다.

여덟 날 동안, 점점 더 많은 강자들이 사방에서 백호성으로 왔다.

백호성도 곳곳마다 초롱을 달고 오색 천으로 장식했다.

아홉 번째 날 새벽이 되자 태고의 종소리가 백호성에 울려 퍼졌다.

여러 세력들의 눈에 예리한 빛이 스쳤다.

제천대전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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