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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55화 (355/1,498)

355화 간이 부었구나!

공법전이 요란하게 울리며 흔들렸다. 곧 무너질 것 같았다.

공법전은 위압을 견뎌낼 수 없었다.

"부활……. 부활했어."

이를 본 주벽화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입술이 떨리기 시작했다.

'얼마 만이야……. 대체 얼마 만에 부활하는 거야!'

"하하하! 주벽화, 네놈이 이렇게 추태를 부릴 줄 몰랐다."

혈익봉황은 대전 가운데 서서 크게 웃었다.

"스, 스승님……."

주벽화는 꿈을 꾼 듯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흐느끼며 말했다.

"제자가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백 년 만에야 부활시켜드립니다."

혈익봉황은 주벽화의 스승이었다.

혈익봉황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쓸데없이 울지 말거라, 내가 지금 부활하지 않았느냐? 흠, 흠……."

혈익봉황은 진남을 바라보더니 엄청난 살기를 뿜어냈다.

"단청, 소일백호 그놈이 너한테 한 짓 다 알고 있다. 네 덕분에 내가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되었구나. 이 목숨은 네가 준 것이다. 네 말 한마디면 내가 백호영에 가서 소일백호를 죽이겠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거친 파도 같았다.

혈익봉황의 자태를 본 진남은 감동했다.

혈익봉황은 그의 진짜 신분을 알았다.

완전히 부활한 혈익봉황은 진남을 도우려 했다.

혈익봉황이 인정과 의리를 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배님, 이제 괜찮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혈익봉황은 방금 부활하여 무성 경지 일 단계밖에 안 되었다.

혈익봉황이 지금 백호성을 공격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게다가 진남은 봉황영에 의지하고 있으면 안 되었다. 그 자신의 실력도 높여야 했다.

"사부님, 충동하지 마십시오."

주벽화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다!"

혈익봉황도 상황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생각 난 듯 물었다.

"진남아, 너 근원의 힘이 아직 더 있느냐?"

"네."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혈익봉황은 표정이 흔들렸다.

주벽화도 놀라움이 스쳤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그는 근원의 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사람과 요수는 수련방식이 다르다. 사람은 무혼으로 수련하고 요수는 혈맥에 의지한다. 그리고 요수의 체내에는 또 근원의 힘이 있다. 근원의 힘이 충분하기만 하면 혈맥을 변화시키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만약 진남이 근원의 힘을 많이 가지고 상역 서주로 간다면…….'

여기까지 생각하자 혈익봉황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아직 진남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지금의 진남은 경지가 아직 많이 낮아 상역 서주로 갈 때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현무영으로 가자!"

혈익봉황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삼대 신수들 중, 소일백호가 제일 살벌하고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다. 만약 선제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그놈은 아마 반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진국현무는 시대에 뒤떨어졌지만, 품행이 괜찮다. 지금 진국현무도 원신의 상태에 처해 매우 허약하다. 하지만 네 근원이라면 진국현무를 부활시킬 수 있다!"

진남은 눈이 번쩍 띄었다.

'만약 진국현무를 부활시킨다면 현무영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나는 분천고국에서 커다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승님 진국현무가 부활한 후 태도를 바꾸면 어떻게 합니까?"

주벽화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는 진작에 이 문제를 생각했었다.

"이 깃털을 가져가라, 진국현무를 부활시키기 전에 그것으로 정화하거라!"

혈익봉황은 냉랭하게 말했다.

"만약 그것이 감히 태도를 바꾸면 내가 다시 중상을 입힐 수 있다!"

말하는 사이 주홍색 깃털이 진남의 손에 떨어졌다.

"벽화, 네가 진남과 함께 가거라. 나는 부활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허하구나. 폐관 수련해야겠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만 예전의 정상급으로 회복될 수 있다."

혈익봉황이 말했다.

"좋습니다!"

주벽화의 눈에 설렘이 가득했다.

몇백 년 전에 청룡 성주의 지시를 듣고 주벽화는 줄곧 준비하고 있었다.

혈익봉황이 경지를 회복하는 데 쓰려고 봉황영 내에 이미 많은 자원도 준비했다.

주벽화는 혈익봉황의 부활을 몇백 년이나 기다렸다.

그는 예전처럼 봉황이 혈익을 펄럭이며 창공에서 돌고 세상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진남, 가자!"

주벽화는 설레는 마음을 참으며 허공을 찢더니 진남을 데리고 현무영으로 향했다.

* * *

현무영도 마찬가지로 산맥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다만 현무영은 봉황영과 달리 규모가 작지 않은 성이었다.

성 자체가 성품도기였다.

현무영 성 중앙의 도장.

용호는 뒷짐을 쥐고 눈에 갈망이 가득 찬 청년들을 보며 일부러 머뭇거리더니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그날 소일백호의 분신이 강림했다! 너무 갑자기 나타났지. 그러나 내가 또 총명하지 않느냐? 소일백호가 온 걸 보자 단청을 죽이려 한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젊은 제자들은 흥미진진해서 들었다. 그들은 숭배하는 눈길로 용호를 바라보았다.

찍!

허공이 찢어지고 두 사람이 그 속에서 나왔다.

주벽화와 진남이었다.

용호와 젊은 제자들은 모두 얼떨떨하더니 온 사람을 확인하자 안색이 크게 변했다.

'주벽화가 어떻게 왔지?'

'그리고 단청은 왜 여기로 왔지?'

"용…… 호?"

진남도 용호를 보고는 어리둥절해 했다.

이어 웃으며 다른 제자들을 둘러보았다. 제자들은 자질이 괜찮았다. 모두 지급 삼품 무혼의 존재였다.

"너……? 왜 현무영에 왔느냐?"

용호는 진남 옆의 주벽화를 보자 목소리가 살짝 낮아지고 방금 전의 위엄이 사라졌다.

청년들은 눈앞의 상황에 놀라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주 영장 어서 오십시오. 마중 나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때,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웅 부 영장이었다.

"너희들 영장한테 안내하거라. 중요한 일이 있다!"

주벽화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저……."

웅 부 영장은 어안이 벙벙했다.

'주 영장이 왜 오늘 우리 영장을 만나겠다는 거지? 만나면 싸우기밖에 더 할까?'

"응?"

주벽화의 눈빛이 사나워지더니 엄청난 위압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커다란 성 전체가 떨리는 것 같았다.

"주벽화!"

이때, 분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네는 매번 이런 태도요! 도대체 뭐 하는 짓이요? 설마 우리 현무영을 무너뜨리려는 거요?"

휙!

그림자가 성 안에서 하늘로 떠올랐다.

중년 사내였다.

중년 사내는 평상복을 입었는데 얼굴은 새하얗고 오관이 준수했다. 위풍당당한 중년 사내는 분노하여 얼굴이 일그러졌다.

진남은 당황했다.

'선배님과 현무영 영장은 원한이 있나?'

"오늘은 자네와 쓸데없이 다투러 온 것이 아니오. 자네들 현무영의 미래와 연관된 아주 중요한 일이오!"

주벽화가 담담하게 말했다.

"임풍소, 나를 핵심대전으로 안내하시오!"

웅 부 영장과 용호는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핵심대전?'

'주벽화가 핵심대전으로 가려고 하다니?'

'그곳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오직 현재의 현무영 영장만 들어갈 수 있다! 설사 분천 황제가 직접 온다고 해도 핵심대전으로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핵심대전?"

임풍소는 당황하더니 두 눈에서 엄청난 분노가 뿜어 나왔다.

"주벽화! 자네 오늘 나를 놀리러 온 거요? 핵심대전에 들어가겠다고? 어서 썩 꺼지오."

쿵!

임풍소의 몸에서 존자 정상의 기세가 용솟음쳤다. 한바탕 크게 싸우려는 것 같았다.

주벽화는 임풍소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네는 나의 상대가 못 되오!"

펑!

임풍소는 가슴이 심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단청이 진국현무를 부활시킬 수 있소. 그러니 빨리 나를 핵심대전으로 데려다주시오!"

주벽화는 임풍소에게 신념을 전했다.

"뭐……? 뭐, 뭐라고 했소?"

임풍소는 분노가 사라지고 화들짝 놀랐다.

'부활……? 진국현무를 부활시킨다고?'

"이자가?"

임풍소는 단청을 쳐다봤다.

그는 단청을 바라보더니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그는 단청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번 용연비경에서 거대한 풍파를 일으켰다. 처음에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임풍소는 믿을 수 없었다.

후에 여러 방면의 조사를 통해 단청을 인정했다. 하지만 단청을 좋게 보지는 않았다.

아직까지 백호영은 제일 강했다.

단청은 적풍운과 소일백호의 목표가 되었으니 주벽화가 보호해 준다고 해도 죽음을 면하기 어려웠다.

"그렇소!"

주벽화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자네 설마 믿지 않는 거요?"

"그럼 그 말을 믿으라고?"

임풍소의 입가의 냉소가 더욱더 짙어지고 시선도 조롱으로 바뀌었다.

'진국현무를 부활시킨다고?'

'오랜 세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수단과 영약을 썼는지 모른다. 모두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했다! 부활은 더 말할 나위 없고 진국현무의 기운조차 안정시킬 수 없었다.

그런데 고작 무황 정상의 경지의 단청이 진국현무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주벽화는 화를 내지 않았다.

만약 청룡 성주가 엄청 강하지 않다면, 그도 진남이 진국현무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정중하게 말했다.

"임풍소, 자네와 나는 갈등이 있소. 그러나 이번에 나는 진심이오. 단청은 진짜 진국현무를 부활시킬 수 있소! 설사 자네가 믿지 않는다고 해도 단청에게 들어가 해보라고는 할 수 있지 않소?"

"들어가서 시험해 본다고? 주벽화, 나를 놀리는 거요? 핵심대전은 영장 외에 아무도 들어갈 수 없소! 난 자네가 무슨 꿍꿍이로 왔는지 모르겠소. 하지만 핵심대전에 들어가려는 건 꿈을 꾸는 거요."

임풍소가 차갑게 웃었다.

"잘 가시오, 배웅하지 않겠소!"

'바로 사람을 쫓아내다니!'

주벽화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는 임풍소가 이렇게 고집이 셀 줄 몰랐다.

그들은 신념으로 소통하여 다른 사람은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옆에 서 있던 진남은 자신을 보는 임풍소의 하찮고 조롱 섞인 눈길에서 자신이 진국현무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임 영장님, 제 말을 들어보시겠습니까?"

진남이 입을 열었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하거라!"

임풍소가 차갑게 말했다.

이번 일 때문에 그는 단청에게 반감이 생겼다.

용호, 웅 부 영장 등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좀 과분하고 무례하지만 그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남은 한참 뜸을 들이더니 진지하게 말했다.

"몇백 년을 실패하셨습니다. 그런데 영장님, 시도조차 해보지 않을 겁니까?"

이 말에 웅 부 영장, 용호 등은 안색이 변했다.

임풍소의 차가운 표정도 완전히 굳었다.

이 말은 비수처럼 그들의 가슴을 찔렀다.

현무영이 몰락한 건 모두 다 알고 있었다. 삼영 중에서 가장 지위가 낮았다.

그러나 진남이 이렇게 대놓고 그들의 실패를 언급하니 가리고 있던 천을 들어낸 것처럼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간이 부었구나!"

웅 부 영장이 화를 냈다.

용호도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가 현무영에 들어온 것은 여인 때문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현무영을 이 정도로 말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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