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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354화 (354/1,498)

354화 부활시킵시다

"마지막 추격자를 드디어 처리했어."

강벽난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는 금술을 움직여 용연비경에서 도망친 뒤에 본 모습으로 바꿀 수 있었다.

굳이 무인들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은혜를 갚으려면 철저하게 갚아야 했다.

그녀는 경지가 약하지만 진남에게 적이 많으니 할 수 있다면 한 명이라도 더 죽이려고 했다.

강벽난은 일어나 숲의 깊은 곳으로 향했다.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더욱 아름다웠는데 마치 달과 별에 와 있는 것 같고 선경에 있는 것 같았다.

사방에서 요수의 포효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요수들은 그녀의 위엄을 알아차리고는 다가가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벽난은 숲속 깊은 호수 앞에 도착했다.

호숫물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사라지거라!"

강벽난이 손도장을 찍자 변신술은 완전히 사라졌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녀는 호수를 통해 자신을 보았다. 이목구비와 용모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연소한 수명이 너무 많아 검은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하게 변했다.

강벽난은 옷을 벗고 호수에서 목욕을 했다.

반 시진이 지난 뒤, 그녀는 호수에서 나와 옷을 입었다. 기운이 많이 회복되었다.

그녀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렸다. 그녀는 호수의 수면을 지켜보다가 한참 후 중얼거렸다.

"성주, 이번에 진남이 이황자를 죽이려 했는데 제가 대신 했어요. 그의 모습으로 변해 바보 같은 사대 세력을 속였죠. 사대 세력을 한바탕 휘젓고 많은 사람들도 죽였어요……."

말을 끝낸 강벽난은 눈에 복잡한 감정이 드러났다.

그녀는 왜 진남을 도왔을까?

오직 복잡한 감정 때문이었을까?

과거 하역의 죽음의 바다에서 폐인이 된 그녀는 절망하여 그곳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망대제에게 몸을 빼앗길 줄은 생각지 못했다.

폐인인 그녀가 어찌 반항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그 후 청룡 성주는 위엄을 드러내며 적들을 죽일 때 사망대제와 문도 노조를 죽이지 않았다.

왜일까?

문도 노조는 진남에게 남겨준 것이었다.

사망대제를 죽이지 않은 것은 청룡 성주가 강벽난에게 기회를 준 것이었다.

사망대제는 그녀의 몸을 빼앗아 버렸고 그녀는 반항할 힘이 없었다.

하지만 그 후 사망대제는 중상을 입었고 진남에게 맞아 영혼이 심한 타격을 받았다.

지금은 그녀가 주객전도가 되어 육신을 차지했고 서서히 사망대제의 영혼을 연화시켰다.

그렇게 사망대제는 사라지고 강벽난만이 남았다.

이렇게 큰 은혜를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로 이 때문에 그녀는 진남을 대신해 이황자를 죽여 사대 세력을 끌어들였고 그들을 농락했다.

"진남……."

강벽난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청룡 성주가 왜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는지 곰곰이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청룡 성주는 그녀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기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을 것이다.

"지금부터 이전의 강벽난은 존재하지 않아."

"이전의 사망대제도 존재하지 않아."

강벽난의 두 눈에는 단호함이 드러났다. 그녀가 손을 흔들자 죽음의 기가 장검에 모였다.

"앞으로 새로운 나를 만들자."

장검을 휘두르자 흰 머리카락 반이 잘려 나갔고 바람에 휘날렸다.

* * *

강벽난이 변한 진남이 몰고 온 폭풍은 닷새 동안 백호성을 뒤덮었다.

문도 노조 등 사대 세력은 포기하고 실망하며 각자의 종문으로 되돌아갔다.

문도 노조는 진남을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

그는 연속으로 두 번이나 진남을 잡지 못해 면목이 서지 않았다.

백호성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엿새째 되는 날, 분천고국 황실에서 선포했다.

'이번 용연비경에서 삼황자가 승리하여 태자로 책봉한다. 열흘 후에는 제천대전(祭天大典)이 열리는데 그가 정식으로 태자로 등극할 것이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분천고국이 발칵 뒤집혔다.

진남의 등장으로 세력들이 용연비경의 일에 신경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황자의 책봉이 정해지자 세력들은 용연비경에서 일어난 모든 것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에 모두들 놀랐다.

소일백호의 분신이 나타나 공격을 했지만, 단청을 죽이지 못했다.

단청은 너무나도 대단했다.

단청이 유명세를 타면서 백호영의 명성이 여지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단청과 적풍운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 * *

봉황영, 수행대전.

진남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수련했다. 숨을 쉴 때마다 수많은 원기가 그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이번 용연비경에서 그는 중상을 입었다.

외부에서 '진남'을 추격할 때, 그는 폐관하고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해 이제야 상처가 모두 나았다.

"강벽난, 나중에 만나면 적은 아니겠지만 친구는 될 수 없어."

진남은 중얼거렸다.

그와 강벽난 사이에는 은혜와 원한이 너무 많아 내려놓을 수 없었다.

강벽난이 이번에 왜 그를 도와줬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적도 친구도 아니었다.

"이번에 강벽난이 나로 변해 백호성에 나타났을 때, 반 시진 만에 사대 세력, 문도 노조 등 강자가 전부 왔어. 때문에, 사대 세력이 나에 대한 살의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어."

이번 풍파로 진남도 사대 세력이 그를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난 사대 세력에 맞설 수 없어. 지금은 분천고국을 기반으로 잡고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야. 분천고국에서 자리를 잡아야 사대 세력과 싸울 수 있을 텐데……."

진남은 한 번 생각해 보더니, 생각이 더욱 명확해졌다.

이제 그와 봉황영은 관계가 철판처럼 단단했고 태자는 그의 친구가 되었다.

유일한 적은 소일백호와 적풍운이었다.

"두 놈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남은 이번 용연비경에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는데, 가장 큰 원흉이 그 두 사람이었다.

게다가 용연비경을 통해 소일백호와 적풍운이 그에 대한 강한 살의를 알 수 있었다.

진남이 그들을 먼저 건드리지 않아도 언젠가 그를 죽이려 할 것이었다.

"소일백호와 적풍운에 맞서려면 지금의 실력으로 부족해. 유일한 희망은 바로……."

진남은 생각하면서 눈을 더욱 밝게 빛냈다.

혈익봉황이 부활할 때가 된 것 같았다.

분천고국은 개국할 때 삼대 신수의 도움을 받았다.

삼대 신수는 상역 서주에서 왔는데 소일백호, 혈익봉황, 진국현무였다.

그러나 처참한 싸움에서 혈익봉황과 진국현무의 육신은 사라지고 원신만이 남았다. 오직 소일백호만 육신이 아직 살아 있었다.

그것 때문에 백호영은 최강이 될 수 있었다.

만약 진남이 혈익봉황을 부활시킨다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었다.

봉황영 내에는 무성 경지의 강자가 이미 두 명 있었다.

백호영은 그와 비교되지 않았다.

"원석을 삼키자."

진남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저장 주머니에서 오백팔십만 개의 원석을 전부 꺼냈다.

거대한 원석이 쌓여 작은 산이 되었다.

진남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손을 내밀어 빠른 속도로 원석을 덥석 집어 입에 넣었다.

십만 개!

삼십만 개!

육십만 개!

백만 개!

한 시진이 지나자 진남은 무려 이백만 개의 원석을 삼켰다.

진남이 방대한 양의 원석을 삼켰지만, 전신의 혼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았고 진급도 하지 못했다.

"계속하자."

진남은 마음을 추스르고 계속 손을 뻗어 원석을 잡았다.

삼백십만!

삼백팔십만!

사백만!

사백오십만 개의 원석을 잡았을 때, 거대한 전신의 혼이 금빛을 반짝이고 강한 위압은 더욱 강한 힘을 발휘했다.

지급 팔품!

"지급 육품은 최고급 천재이고 지급 칠품은 초월급 천재야. 지급 팔품은 상역 동주에서 종자천재라고 할 수 있어."

진남의 눈에 빛이 반짝거렸다.

창람혼한으로 인해 지급 팔품의 무혼만이 반보 무조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그래서 무혼이 지급 팔품이 되는 천재들은 사대 세력이 중점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키웠다.

사대 세력에는 분천고국의 천재가 극히 드물었다.

지급 팔품 무혼의 적풍운은 이미 제 일 천재가 되었다.

이제 진남은 무혼만 놓고 보면 적풍운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충분했다.

"계속 삼키자."

진남은 머뭇거리지 않고 남은 원석을 모두 삼켰다.

그의 체내에는 무려 만 구천여 개의 혼돈지기가 생겨났다. 앞서 남아 있던 혼돈지기까지 더하면 무려 이만 천 개가 되었다.

"이렇게 많은 혼돈지기라면 혈익봉황을 부활시키기에 충분할 거야."

진남은 속으로 중얼거렸고 일어나 주벽화를 찾아갔다.

가던 중 황토 도장에서 목성야, 설몽, 심비를 마주쳤다.

그들은 열심히 수련하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들은 진남을 보고 동시에 멈춰 서서 말했다.

"영장."

목성야도 다른 사람과 똑같았다.

목성야는 진남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소일백호의 공격에 목성야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었다.

단청이 그들의 영장이 되자 그들은 진심으로 승복했다.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수련하거라."

진남은 웃으면서 몇몇과 대화를 나눈 뒤 곧장 공법전으로 들어갔다.

공법전에는 수피 외투를 입은 주벽화가 고적을 열심히 읽는 중이었다.

"왔느냐?"

주벽화는 책을 덮고 눈을 가늘게 떴다.

"잘했다."

진남은 멋쩍게 웃었다.

주벽화가 칭찬하는 것을 처음 보고 그는 왠지 이상했다.

"열흘 뒤면 제천대전이 열린다. 분천고국에서 가장 성대한 날이지. 그때 소일백호와 적풍운이 너를 공격할 것이다."

주벽화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제천대전이요?"

진남은 제천대전은 성대하고 삼황자가 정식으로 즉위해 태자가 되는 자리라고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삼황자의 초대를 받았다.

"선배님, 그렇다면 오늘 혈익봉황을 부활시킵시다."

진남은 직접적으로 말했다.

"부활 말이냐?"

주벽화는 얼떨떨하더니 곧이어 숨을 몰아쉬었다.

"자신 있느냐?"

진남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벽화는 그의 모습을 보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주벽화는 흥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수피 외투를 벗어 등을 드러냈다.

그의 등에는 봉황이 도사리고 있었고 짙은 열기를 뿜었다.

그것은 마치 살아 돌아온 것 같았다. 봉황의 패기 넘치던 눈빛은 진남을 보자 부드러워졌다.

"혼돈지기."

진남은 손을 흔들며 삼천 개의 혼돈지기를 움직여 주벽화의 등에 주입했다.

쿵!

봉황도가 놀라운 기세로 폭발했다 봉황은 기운이 빠르게 상승했다. 봉황은 근원의 힘을 회복하고 날개를 천천히 움직이더니 곧 날아갈 것 같았다.

"아직 좀 모자라."

진남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칠천 개의 혼돈지기를 주입했다.

웅!

가벼운 진동이 느껴지더니 공법전의 시공간은 멈춘 것 같았다.

주벽화 등 뒤에 있던 봉황도는 조금씩 소각되어 불꽃으로 변하더니 흩어졌다.

그림이 완전히 타버릴 때까지 공법전은 많은 불꽃으로 가득 찼다.

쿵! 쿵! 쿵!

힘찬 심장박동 소리가 울려 퍼졌고 소리는 점점 더 격렬해졌다.

"이건……."

주벽화는 뭔가를 느낀 듯 동공이 바늘처럼 가늘어졌다.

쿵!

수많은 불꽃이 한데 모여 거대한 그림자를 이루었다.

그림자는 기세가 엄청났고 날개는 피처럼 붉었으며 몸은 거대했다.

불꽃과 같은 두 눈은 천지를 뒤흔드는 패기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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